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산행(山行) - 두목(杜牧) 만당(晩唐) 시인(80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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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한국)

2020. 11. 4.

산행(山行) - 두목(杜牧) 만당(晩唐) 시인(803-853)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멀리 가을산 돌비탈길 오르는데 ,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뽀얀연기 피어나는걸 보니 인가가 있나보다.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가던길 멈추고 단풍에 흠뻑빠져 날이저무네,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서리맞은 나뭇잎새들 이월의 꽃보다 곱구나.

      경(俓) : 길 경
      풍(楓) : 단풍나무 풍
      만(晩) : 늦을 만
      상엽(霜葉) : 서리 맞은 단풍
      한산(寒山) : 가을이 깊어 쓸쓸해진 산
      좌애(坐愛) : 坐는 因也. 사랑하기 때문에 라고도 한다.

가을만큼 짧은 계절이 있을까. 여름이 끝났는가 싶으면 어느새 늦가을이다.

이러다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겨울이 오겠다 싶어 親舊들과 가까운 南漢山城에

올라가늦가을( 晩秋)를 만끽하고 식사는 퇴촌의,한적한 분위기 좋은곳에서

(適友)마음에 맞은 친구들과 즐겼다.

인생의 가을에 들어선 사람이 보는 단풍은 그저 감상하기 좋은 배경으로서의 풍경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철학적 풍경이다. 사람의 인생도 가을과 다르지 않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

※ 풍림정거 안중식, 비단에 색, 29.5 x 29.4㎝, 간송미술관)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낙엽이 꽃이라면,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Autumn is a second spring when every leaf is a flower)’라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엘리엇 부의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중에서) 카뮈의 글을 읽는 순간,

작가는 동서양이 따로 없이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두목이 단풍을 봄꽃에 비유함으로써 그 진한 단풍색을

선명하게 떠오르도록 했다면 까뮈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가을을 봄이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첫 번째 봄이 아니라 두 번째 봄이다. 서툴고 막막함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꽃을 피워내야 하는

첫 번째 봄이 아니라 경험이 있어 한결 느긋하고 여유로운 두 번째 봄이다.

인생의 가을을 보내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풍림정거’에서 단풍나무처럼 앉아 있는 선비는 꽃과 같은 사람이다.

두목은 시(詩)를 잘 지어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소이두(小李杜·작은 이백, 두보)’라는 칭송을 받았다.

가을 낙엽을 봄꽃에 비유함으로써 나이 드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준 시인도 꽃과 같은 사람이다.

시는 쓰는 것보다 시처럼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행여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어 쓸쓸하다고 느낀다면 그림 속 선비처럼 살 일이다. 우리의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 현대 여류 중국화가 진하(秦霞)의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杜牧 두목(803-852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자는 목지(牧之) 828년 진사(進士)에 급제했다.

후에 황저우[黃州]·츠저우[池州]· 무저우[睦州]·후저우[湖州] 등에서 자사(剌史)를 지냈고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었다.

시(詩)에서 이상은(李商隱)과 나란히 이름을 날려 '소이두'(小李杜 : 작은 李白·杜甫)라 불렸다.

선명한 색채와 화려한 어휘로 술과 여인을 테마로 한 시를 많이 지었다.

그 자신이 일생 동안 풍류를 즐기며 청루를 출입하였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섬서성 서안(西安) 사람으로, 집안은 魏晉 이래의 명문으로 할아버지 두호(杜祜)는 재상, 그는 스물여섯살 때(828)

진사가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소두(小杜)라 하여 두보(老杜) 와 구별지었다.

호북성 黃州, 절강성 湖州 등 여러 고을의 자사刺史(太守)를 역임하고, 벼슬은 중서사인까지 이르렀다.

죽기 전에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불태워버렸다 한다.

-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절구, 실제로 이 절구를 주제로 한 그림도 많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이백, 두보의 기백이 사라진 나약한 구절은 이제 쇠락하는 唐詩의 모습을 상징한 듯.

晩秋, 더구나 저녁 단풍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몰락을 앞둔 경치가 아닐 수 없다는 평이 있다.

 

- 저녁이 좋아서(愛晩) : 호남성 장사시(長沙市) 악록산(岳麓山)에 있는 愛晩亭은 이 구절에서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이 정자는 단풍이 특히 유명하다.

※ 현대 중국화가 이신(李新)의 <정거좌애풍림만(停車坐愛楓林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