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能書不擇筆(능서불택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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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한국)

2021. 1. 6.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能:능할 능. 書:글 서. 不:아니 불. 擇:가릴 택. 筆:붓 필.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
곧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데 종이나 붓 따위의 재료 또는 도구를 가리는 사람이라면
서화의 달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


당나라는 중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나라의 하나였다.
당시 서예의 달인으로는 당초 사대가(唐初四大家)로 꼽혔던 우세남(虞世南) 저수량( 遂良)
유공권(柳公權) 구양순(歐陽詢) 등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의
서체를 배워 독특하고 힘찬 솔경체(率更體)를 이룬 구양순이 유명한데
그는 글씨를 쓸 때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저수량은 붓이나 먹이 좋지 않으면 글씨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그 저수량이 우세남에게 물었다.
"내 글씨와 구양순의 글씨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낫소?"
우세남은 이렇게 대답했다.
"구양순은 '붓이나 종이를 가리지 않으면서도[不擇筆紙]' 마음대로 글씨를 쓸 수 있었다
[能書]고 하오. 그러니 그대는 아무래도 구양순을 따르지 못할 것 같소."
이 말에는 저수량도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또 '능서불택필'은 ①《왕긍당필진(王肯堂筆塵)》과
②주현종(周顯宗)의 《논서(論書)》에 각각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①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속설은 구양순까지이고,
그 이후의 사람들은 붓이나 종이를 문젯거리로 삼게 되었다."
②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니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통설이라고 할 수 없다.
행서(行書)와 초서(草書)를 제외한 해서(楷書) 전서(篆書) 예서(隸書)를 쓰는 경우는 붓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붓을 가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림이나 글씨에 능한 달인은 종이나 붓 등의 도구에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출전]《唐書》의 <구양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