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이관순의 손편지 (201) 나는 인생을 헛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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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리고 좋은 글들

2021. 1. 22.

아름다운 물안개와 흰눈도 잠시 후면 사라진다

이관순의 손편지[201]

2021. 01. 21(목)

 

 

나는 인생을 헛살았다

 

 

솔로몬이래 세계최고의 부를 획득한 소수의 사람들만 알아온 성공

비결과 의미를 풀어낸 책이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입니다. 2011년

처음 대했는데,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어요.

 

‘캅베드’는 ‘공경하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유대교 랍비들이 신을 경외

한다는 의미로 쓰지요. 또한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적용한 열 가지

원리 중 하나를 기록한 양피지 두루마리 이름이기도 하답니다.

 

터키를 여행하던 주인공 윌리엄이 우연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인을

도와주었어요. 그러자 자신을 선박왕 오나시스로 밝힌 노인이 그

보답으로 세계의 거부로 만들게 한 비밀의 양피지를 선물합니다.

 

책의 내용을 집약하면 ‘헛되이 살지 마라.’ ‘진심을 다해 공경하라.’

메시지가 간결합니다. 억만장자 선박왕 오나시스처럼 원 없이 살아도

그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말은 “나는 인생을 헛살았다”였어요.

 

무대에서 매혹적으로 노래하는 마리아 칼라스에 매료돼 결혼하지만,

여자로서 부족함에 실망한데다 권태감만 키워 8년만에 이혼을 합니다.

그리고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을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하죠.

 

어떻게 그럴 수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이 결혼도 1년도 못 가서

“내가 큰 실수를 했다”며 남자가 가슴을 칩니다. 오나시스는 이혼을 위해

자문을 받지만 여자가 요구하는 위자료가 엄청나 포기하지요.

 

한 달에 수십억 씩 펑펑 써대는 소비벽도 문제지만 온 종일 책만 붙들고

있는 것도 불만입니다. 재클린은 아랑곳 하지 않았어요. 독서는 그녀의

빛나는 자존감이었고, 세상 어디서 누구와 만나도 풍성한 얘깃거리를

만들어 주니까.

 

하지만 이들에게도 불행은 찾아 옵니다. 사랑했던 외아들을 비행기 사고로

잃자 충격을 받은 오나시스는 오래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재클린도 드센 팔자로 불운한 삶을 살긴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남자를 남편으로 맞고도 둘 다 세상을 앞세워 보낸 재클린은

또 다른 남자와 세 번 째 결혼을 했어요. 이마저 얼마 가지 못하고 낙마

사고로 고생하더니, 끝내는 림프종암으로 쓸쓸하게 생을 마칩니다.

 

천하의 바람둥이요, 천부적 사업 수완으로 억만장자의 호사를 다 누린

오나시스도 죽음을 앞두고 자책합니다.

“나는 인생을 헛살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쓰레기처럼 던지고 간다.”

 

천사처럼 노래를 잘하는 여자와 살아도, 당대 최고의 여인과 만나도, 남는

것은 후회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인생을 생각한 사람입니다. 오나시스가

남긴 삶의 긴 서사에는 간결하지만 확실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공경이란 무엇인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한 창조의 비밀인

캅베드는 공경의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죠. 첫째, 공경하는 대상의

말을 잘 들어라. 둘째, 공경할 대상을 기쁘게 하라. 셋째, 그렇지 않아도

그런 것 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지요.

 

공경해야 할 대상도 알려줍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남은 하나는 신이라 했습니다. 진심으로 공경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창조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존경은 그것을 받을 만한 상대에게 바치는 정성이요, 대가가 없소.

그러나 공경은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바치는 정성이요.

따라서 언제나 대가가 있소. 난 처칠을 존경하지 않고 공경했소.

난 그에게서 원한 것은 다 얻었소. 사람들이 모를 뿐이지.

 

놀랍지 않소? 사람의 미래는 그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된다는 사실

말이오. 신이 그런 방식으로 인간을 창조해놓았다는 사실이 놀랍소.

그러나 사람들은 모르오. 알려줘도 믿으려 하지 않소.

 

지금 내 밑엔 수백 명의 사장들이 있소. 그 밑엔 수만 명의 사원들이 있소.

재미있는 것은 사장은 늘 사장처럼 생각하며 일하고, 사원은 늘 사원처럼

생각하며 일한다는 것이오. 작아보이나 사실은 큰 차이를 만든다오.

 

생각에서 말이 나오고 행동이 나오며 그것이 결과로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이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실제로는 그대로인 것이오.

 

사람의 입장이란 같은 걸 보면서 전혀 다른 사실을 만들어요. 예를 들어

보겠소. 여기 이 컵을 보시오. 내 쪽에서 보면 컵의 손잡이가 오른쪽에

붙어 있소. 하지만 당신 쪽에서 보면 왼쪽에 붙어 있잖소?

 

하나 더 예를 들겠소. 사장 입장에서 보면 사원은 돈만 밝히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으로 보이나, 사원 입장에선 다르오. 사장이 돈은 조금 주고

일만 많이 시키는 것으로 보인다오.❞

 

캅베드의 결론은 이렇게 귀결됩니다. 공경이란 언제나 받는 쪽보다 하는

쪽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죠. 진정한 공경은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캅베드의 근본 원리라고 밝혔습니다. 내가 존재하는 근거이자

이유이기도 하죠.

-글 이관순 소설가/ daumcafe/ lee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