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다름/청각장애인고용

정진한 2006. 11. 28. 18:40
첨단IT산업에서 일군 장애인고용 (주)이수페타시스
자료출처 장애인과일터 등록일 2006/10/16

산업화 시대, 섬유 산업의 메카로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산업 도시로 성장한 곳이 바로 대구이다. 이런 바탕으로 대구는 건실한 향토 기업과 걸출한 기업인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전통 제조업이 쇠퇴하는 일반적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전통 산업과 IT 산업을 접목해 새롭게 변화해가며 국내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대구 달성공단에 위치한 (주)이수페타시스 또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기업이다.
도전과 화합을 발판으로 첨단 PCB 시장 선도

이수페타시스는 1988년 남양정밀(주)로 출발해 1995년 이수그룹에 편입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직원 1000여 명, 전년도 매출 1600여 억 원 규모의 세계 50위권 PCB 업체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이수페타시스는 첨단 IT제품에 사용되는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회로기판)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PCB란 정밀한 회로 패턴을 막으로 형성시킨 판으로, 각종 반도체 소자와 전자 부품들이 이 판에 장착된다. 최근에는 반도체의 고집적화와 제품의 소형화로 PCB도 소형화, 고밀도화 되어 0.001mm에 해당하는 미크론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데, 이수페타시스는 현재 네트워크 장비용 고다층 PCB와 휴대폰용 빌드업 그리고 경연성 PCB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시스템즈사의 PCB 수요량의 17%를 공급할 정도로 이수페타시스의 기술력은 동종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이수페타시스의 모범적인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회사설립 이후 지금까지 이수페타시스는 18년간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1996년 노사협력 우량기업, 2002년 신노사문화 우수기업 그리고 2003년 남녀평등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간존중과 환경친화를 추구하는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노사가 하나로 화합한 결과라고 한다.


적극적인 직무 분석으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

이수페타시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데도 모범을 보이고 있는 업체이다. 장애인고용에 인색한 여타 대기업과 달리, 이수페타시스는 현재 전체 근로자의 3% 해당하는 27명의 장애인 사원을 고용하고 있다. 장애인 사원들은 지체장애?시각장애?청각장애?뇌병변장애?정신지체 등 다양한 장애유형을 갖고 있으며, 장애 정도 또한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다.

장애인직업생활상담원을 맡고 있는 경영지원팀 김기대 차장은 "일반 제조업도 아니고 IT업종에 정신지체인이 어떻게 근무하느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며 그러나 "고용의지만 있다면 IT업종에도 얼마든지 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는 직무 영역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수페타시스의 경우 철저한 직무분석과 대상 장애인의 능력 및 적성 파악을 통해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맞는 적절한 직무배치를 하고 있다는 게 김기대 차장의 설명이다.

일례로 업무 집중도가 높은 청각 장애인은 주로 자동광학검사(AOI) 공정에 배치하고 있으며 지체장애인의 경우 장애 부위에 따른 활동 제약을 고려해 출하 및 수입검사, 인쇄, 도금 등 적절한 공정에 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신지체인의 경우 동일 공정을 다시 업무 난이도에 따라 세분화한 후 개인별 능력차를 파악해 적절히 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경영자의 의지, 실무자의 추진력이 일궈낸 고용 성과

김기대 차장과 함께 직업생활상담원을 맡고 있는 정유재 대리는, 이수페타시스가 고용장애인의 37%에 해당하는 중증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선 계기는 현 김용균 대표이사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 경영자 입장에서는 장애인 고용이 늘면 생산성이나 직원 융화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채용업무 실무자들이 아무리 적극적으로 장애인 고용의 필요성을 주장해도 경영자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죠."

그러나 김용균 대표이사는 장애인 사원과 비장애인 사원이 함께 근무하면 획일화되기 쉬운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고, 직원 상호간에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자리 잡아 결속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김기대 차장과 정유재 대리의 적극적인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한다. 이런 경영자의 지지를 바탕으로 중증장애인이 근무할 공정의 파트장들을 설득하고 사원들의 장애 인식 개선을 유도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수페타시스는 9월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와 함께 고용지원프로그램을 통해 4명의 중증장애인을 더 채용할 계획이며, 전산설계직에 추가로 장애인을 채용할 계획이란다.

"시멘트와 물만 섞어도 구조물이 만들어지지만 거기에 모래와 자갈을 섞으면 더 튼튼한 구조물이 되죠. 가치 있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 이질적인 것들, 이런 것들이 더불어 섞여 하나가 될 때 그 조직이 콘크리트처럼 굳건해집니다. 개중에는 생산성이 좀 부족한 장애인도 있겠지만 비장애인 사원과 함께 낼 수 있는 시너지효과는 생산성 부족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고도의 기술력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IT산업에서 이수페타시스가 일궈낸 장애인고용은 이러한 이수페타시스 가족들의 믿음의 산물로 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