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God bless you 2021. 4. 29. 03:47

"흐뭇하고 값진 세월".. '수학의 정석'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 퇴임

김동욱 입력 2021. 04. 28. 21:01 수정 2021. 04. 28. 22:15 댓글 401

 

전주 상산고를 세우고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매진한지 40년만인 27일 공식 퇴임한 홍성대 이사장

 

 

“역경의 연속이었지만, 더없이 흐뭇하고 값진 세월이었습니다.”

‘수학의 정석’ 저자이자 전북 전주에 상산고를 설립한 홍성대(83) 상산학원 이사장이 

27일 퇴임 자리에서 이런 소감을 밝히고 학교 운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수학 교재를 팔아 번 돈으로 학교를 세우고 후학 양성에 매진한 지 40년 만이다.

 

홍 이사장은 이임사에서 “개교 이래 오로지 학교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렸다”며

 “불굴의 의지와 열성으로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쌓는데 함께 해준 모든 구성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학이 본연의 건학이념을 구현하려면

운영의 자유가 보장되야 하지만 정부가 마치 국공립학교나 다름없이 획일적인 규제의 틀 속에 묶어놓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결코 용기를 잃거나 좌절하지 않고 모두가 불굴의 의지와 열성의 화신이 돼

오늘의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쌓기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이어 “어느덧 세월이 흘러 80세 중턱에 서게 돼 이사장직에서 벗어나

상산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스러운 미래를 지켜보며 살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맨 가운데)이 2016년 6월 강원도 한 중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친필 서명한 '수학의 정석'을 선물한 뒤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상산학원 제공

 

홍 이사장은 정읍 출신의 수학 교육자로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30세였던 1966년 수학 참고서 ‘수학의 정석’을 첫 출간했다.

 

대학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고

학원에 출강하며 ‘족집게 강사’로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 수학참고서의 열악한 수준에 실망해 직접 엮기로 마음먹었다. 

미국·프랑스·일본 등의 자료를 섭렵한 그는 

1963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3년을 꼬박 매달린 끝에 초판을 내놨다.

 

‘수학의 정석’은 출간 첫해부터 불티나게 팔려나가 3만5000권을 기록했다. 

1980∼90년대에는 한해 150만∼180만권씩 팔릴 정도로 히트쳤다. 

그동안 누적 판매량은 4600만부 이상이다. 

이를 쌓아올리면 에베레스트산(높이 8848m) 156개에 해당하는, 초대형 스테디셀러다.

 

홍 이사장은 정석 시리즈로 번 돈으로 ‘인재의 요람’을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을 품었다. 

학생들 덕분에 번 돈이므로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려는 뜻이었고, 

기왕이면 국가와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는 곳에 써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1981년 439억원을 교육에 투자해 전주에 상산고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40년간 후학 양성의 외길을 걸어왔다.

상산고는 2002년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해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됐다.

 

홍 이사장 후임에는 그의 장남으로 ‘수학의 정석’을 출판하는 성지출판사 대표이자 

지난 30년간 상산학원에서 이사로 활동한 홍성욱(57)씨가 이임식 직후 취임했다.

 

홍 신임 이사장은 “건학의 뜻을 깊이 새기며

더욱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쌓아갈 것”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