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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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배우 안도현_ 일월의 서한(書翰)

안도현의 「일월의 서한(書翰)」 어제 저녁 영하 이십도의 혹한을 도끼로 찍어 처마 끝에 걸어 두었소 꾸덕꾸덕하게 마를 때쯤 와서 화롯불에 구워 먹읍시다 구부러지지 않고 요동 없는 아침 공기가 심히 꼿꼿한 수염 같소 당신이 오는 길을 내려고 쌓인 눈을 넉가래로 밀고 적설량을 재보았더니 세 뼘 반이 조금 넘었소 간밤에 저 앞산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가 숨깨나 찼을 것이오 좁쌀 한 줌 마당에 뿌려놓았으니 당신이 기르는 붉은 가슴딱새 몇 마리 먼저 이리로 날려 보내주시오 또 기별 전하리다, 총총 ( 안도현 시집_《북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