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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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배우 문태준_<물린 값으로> 외 1편

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 에서 물린 값으로 술 받으러 구멍가게에 갔다 덜컥 개에게 물렸다 헐렁한 몸빼의 여주인이 개에게 이 계집이, 이 다 큰 계집이, 야윈 어미 개를 내 앞에서 큰딸 혼내듯 했다 내개 되레 잘못한 일이 있었나 뜨끔했다 술을 받아 나올 때 여주인은 여태 눈도 못 뜨는 두 마리의 하얀 새끼 개를 들어 보였다 따뜻한 배를 각각의 손으로 받쳐 들어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 집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겨우 다시 돌아보았을 때에도 나와 거북 2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 내가 막 들어섰을 때 나의 거북이 작은 몽돌 위에 올라 앉아 사방으로 다리를 벌리고 몸을 말리듯이 저 마른 빛이 거북의 모든 소유(所有)이듯이 걸레처럼 축축하게 밀고 가는 ..

27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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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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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배우 >좋은 수필< 이기주_바람도 둥지의 재료 외1편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중에서 바람도 둥지의 재료 흐린 가을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꼭꼭 눌러 담아 하늘에 편지를 쓰고 싶은 그런 알이었다. 운전 중에 신호를 기다리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미루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짓는 모습을 보았다.녀석은 제 몸길이보다 기다란 나뭇가지를 쉴 새 없이 운반하며 얼키설키 보급자리를 엮고 있었다. 기특해 보였다. 차를 멈추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때였다. 휙 하고 한 자락 바람이 불었다. 미루나무가 여러 갈래로 흔들리자, 녀석이 애써 쌓아 올린 나뭇가지에서 서너 개 가지가 떨어져 나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궁금했다. 녀석은 왜 하필 이런 날 집을 짓는 걸까, 날씨도 좋지 않은데 ···. 집에 돌아와 조류 관련 서적을 뒤적였다. 일부 조류는 비바람이 부는 날을 일부러..

20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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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시도다 노을 속의 방울방울

알롱알롱 아가는 방울에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폭염으로 힘들었던 지난 17일 저녁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졌습니다. 저녁 설거지를 하며 내다본 하늘은 유난히 화려하고 맑게 보였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미쳐 땅으로 스며들지 못한 소낙비가 서성이듯 고여 있었습니다. 그곳에 저물 녘의 노을 빛이 쏟아 내려와 함께 있더라고요 넓은 탄천변 주위가 얼마나 붉고 아름다운지요 그런데 바로 그 노을 빛 빗물에서 알롱알롱한 옷을 입은 아가가 아빠 엄마와 함께 물방울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무지개 빛 행복을 보는 순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멈추는 듯. ‘사진 찍어도 될까요?’ 묻고는 폰을 꺼내 몇 컷을 찍는데 그만 쏟아 놓던 아빠의 비눗물이 끝이 났습니다 창조주가 주신 피조..

19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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