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다도이야기

여민류혜숙 2011. 4. 3. 13:09

 

한국 다도의 정신  



 


신라인들은 신체미를 숭상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러므로 미모의 남자를 뽑아서 곱게 꾸민 화랑은 신체미 숭배사상의 표상이었다. 그러나 화랑도가 다도를 수련한 것은 이러한 외형미 못지않게 내면의 심성까지 미화하기 위한 구도적인 정신에서였다. 이렇게 수련된 화랑도의 아름다운 정신은 아름다운 덕행으로 점철되었다. 따라서 신라의 다도정신은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고려의 다도정신은 다가들이 읊은 차시에 많이 보이는 망형(망형)의 경지이다. 망형이란 자신의 형체를 잊고 무위자연의 도를 깨치는 것으로서 망기(망기) 또는 좌망(좌망)이라고도 한다. 좌망이란 단정하게 앉아서 잡념을 떨쳐버리고 무차별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망형의 다도정신은 고려청자의 다기에도 투영되었다.

  

다도에는 오관이 동원되는 외에도 그림 노래 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잎차 중심의 조선시대에는 다가들이 차를 마시면서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청담을 나누는 취미를 즐겼다. 다가들은 소요 자득, 무집착, 비우사상 등의 심상으로 다도를 수련하였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읊은 차시에는 극한 상황을 소요와 자득의 정신으로 극복한 모습이 드러난다. 소요정신이란 온갖 욕망을 버리고 유유자적할 때 누릴 수 있는 자유로서, 현실을 관조하고 긍정하는 달관의 경지이다. 무집착은 정약용의 제자인 승려 의순이 읊은 “산천도인의 사차시를 받들어 화답하여 짓다(奉和山泉道人謝茶之作)”라는 차시에서 집착하지 않는 것을 바라밀(波羅蜜)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불가의 무집착은 유가나 도가의 좌망에 담겨 있는 무집착과 개념이 같다.

  

비우사상에 의한 다도정신은 안빈낙도와 청백리 사상을 함께 담고 있는 차때[茶時]라는 미풍양속으로 표출되었다. 비우사상이란 정승 유관(柳寬)이 장마철에 비가 새는 방에서 우산을 받고 살았다는 우산각(雨傘閣)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그의 외증손인 이희검으로 이어지고, 그의 아들인 이수광 이 재건한 비우당에 이르러 성숙된 청빈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