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다도이야기

여민류혜숙 2011. 4. 3. 13:14

한국의 다도사상

 

                                                                                                                                    글:정영선

 

다도사상이란 다도문화 전반에서 추구되는 의의나 관념적 목표를 말한다. 즉, 제다製茶, 팽다烹茶, 공다供茶, 음다飮茶,등의 다사茶事와 다례행위와 다구와 다회진행과 설치 미술 등의 다도문화 전반에 걸쳐 지향하고자 하는 중심적 의지를 말한다.


우리의 다도사상은 현대적 의미의 '정正'과 '중中'으로 요약된다. 일반적 의미에서 正은 올바름이고 中은 알맞음이다. 正, 中의 다도사상은 우리 선조들의 다도사상을 총괄하여, 이 시대를 사는 다인들에게 철학적 기초가 되며 이상적 지표가 될 수 있는 이념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유교, 불교, 선도, 민속 등의 사상 이 모두 내포되어 있으며, 다양한 다른 문화양식에도 적용될 수 있다. 正과 中의 개념을 고전적 관점에서 넓게 보면, 유가에서는 '中'(혹은 中正)을 통한 '和'의 의미로서, 正은 '무사無邪'이고 '집중執中'이며. 中은 '和'의 달도達道를 뜻한다.


正과 中을 선도에서 보면 正은 '리화理化'의 과정이고 中은 '弘益'의 극치이다. 正. 中사상의 현대적 의미는 正의 기초이며 뿌리이다.  中은 독립적으로 생겨나지 않고 正을 근거로 할 때만 존재한다. 


正과 中은 둘이 아닌 하나의 몸체이며, 正이 충분히 반복되면 中은 저절로 생길 수 있다.그리고 中은 항상 正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正은 분별이고 中은 포용이며, 正은 개성이고 中은 사랑이다.  그리고 正은 이치를 따르는 합리성이 있고, 中은 조화를 따르는 자연성이 있다. 正과 中은 다사茶事나 다례茶禮의 원리가 된다.


다사의 正은 다의 성을 따라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행하는 방법이고, 中은 차와 다구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正은 정갈한 차와 좋은 물을 가지고 알맞은 분량과 열기로 섬세하게 다루는 솜씨이며, 中은 모임의 목적과 날씨와 손님의 흥취에 알맞도록 다탕의 농도와 향미를 얻는 것이다.


행례行禮에서 正은 바른 자세인 동시에 주인과 손님의 기본 범절인 절대예절이며, 中은 자연스럽고 온화한 태도이며, 상대예절을 뜻한다.


正과 中은 다구나 다실의 美의식 기준으로도 적용된다. 인간을 위한 실용이라는 正을 통해, 자연적 아름다움이 표현된 것이 中의 美이다. 즉 우리 다구는 찻물이나 쓰는 사람을 주인공 되게 하는 正의 인간공학에 근거하며, 스스로 푸근함을 지니고 의연하면서 자연과 같은 조화를 이룬 모습이 中이다.

 

훌륭한 다완은, 좋은 흙과 정성으로 빚고 굽은 숙련된 솜씨의 正이 있고, 인간의 마음과 다탕을 하나 되게 하는 아름다움이 中이다.


다실은 손님을 맞고 공부하고 수양할 수 있는 실용적 구조와 모양새가 正이며, 다茶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질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짐이 中이다. 다실의 분위기는 주인의 세밀하고 빈틈없는 배려가 正이며, 주객이 하나 되어 온화한 분위기로 되는 것이 中이다.


명석茗席의 대화는 예의와 주제를 따르되, 자유롭고 담담한 즐거움이 있는 것이 正이고 中이다. 또한 '茶'자의 발음을 '차'와 '다'로 구분하여 쓰고자 노력하며 평상시의 말도 조심하는 것이 正이며, 또한 '차'와 '다'에 대해 자기 나름의 질서가 잡히어, 섞어 써도 편안하며 다른 대화에서도 자신의 중심생각과 가지런한 것이 中이다.


손님으로서 명주茗主가 되었을 때는 다회의 목적과 손님을 파악한 후 찻감과 다구와 찻자리의 형편을 확인한 후 최선의 자미滋味를 내며 자연스러운 행례를 하는 것이 正中정신이다.


손님의 正中정신은 초대한 방주의 다회 목적을 알고 그러한 예에 맞는 복장과 준비물을 지참하며, 명석茗席에서는 삼가며 공부하는 자세로 즐겁고 온화한 분위기가 이끌어지도록 하는 것이 正中정신이다.


다도의 正中사상은 다른 문화에도 관념적 기초가 될 수 있다.다도의 正中사상은 윤리적 삶에도 적용된다. 正은 생각의 바름이며 中은 생각의 유연함이다.  그리고 正은 마음의 의로움이며, 中은 상황적 다스려짐이며 온화함이다. 

 

正은 자신의 처지와 마음을 용기 있게 꿰뚫어 보는 것이고, 中은 부족한 형편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또한 正은 자기 능력의 최상과 최하를 아는 것이고, 中은 그 양끝을 통섭하는 가운데의 자리이다.


다도의 '正. 中'은 물의 道에 비유된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고요하면 항상 수평을 유지하며 맑아지고자 함이 正이고, 부드러우면서 차분하고 자유로워 생명의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