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茶 이야기

여민류혜숙 2011. 4. 3. 15:44

1. 감후(甘侯):
중국 당나라 때 한유(韓愈, 자는 退之)라고 하는 이름난 학인이 있었습니다. 사실상
그는 성리학의 사상적 단초를 제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당시 한유는 차를 매우
즐겼는데, 그의 차벗 가운데 손초(孫樵, 자는 可之)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차를
이렇게 달콤한 군주'로 부르면서 차를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타일렀다고 합니다. 물론 그가 그런 뜻에서 지은 문장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그 문장은 임금에게 올린 것이니, 차에 대한
그의 존중이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또 이것은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차를 우리 몸을 드나드는 하나의
신(精氣神의 神)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삼백(森伯):
수풀의 최고어른'이라 옮기면 뜻으로는 적당할 듯(더 좋은 옮김이 있으면 좋겠지만)
도 싶은데, 이 또한 차를 신격이나 인격으로 보는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중국 남북조
시대의 사람인 은숭의(殷崇義)라는 이가 붙인 것으로, 그는 혼란스런 그 때 출신지가
아닌 나라에 벼슬을 살면서 성과 이름을 바꾸어 양열(湯悅)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그의 문장도 남아 있지만,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3. 청우(淸友):
말 그대로 '맑은 벗'이라는 별칭입니다. 이 별칭을 처음 붙인 사람은 중국 송나라 초기
의 사람인 소이간(蘇易簡, 자는 太簡)이라는 학인인데, 그는 '맑은 벗'이라는 애칭과
더불어 '옥천선생'(玉川)이라는 존칭까지 함께 붙인 바 있습니다. 사람의 생로병사에서
늙음을 달래주니 맑은 벗이라 부를만 하고 병을 막아주거나 다스려주니 '맑은 물 선생'
이라 부를 법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4. 낙노(酪奴):
좀 특이한 별칭인데, '락'(酪)자가 젖끓인 물이나 과즙을 끓인 물을 뜻하므로, 낙노는
'젖동'(乳童)이라는 뜻으로 풀 수도 있겠습니다. 즉 책을 보살피는 심부름꾼을 '서동'
이라 하고, 데리고 나는 심부름꾼 아이를 '시동'(侍童)이라 부르는 것과 견줄 수 있습니다.
이 이름을 처음 붙인 사람은 중국 후위(後魏)의 왕숙(王肅)이라는 사람<인데, 여기에는
좀 복잡한 고사가 얽혀 있지만, 일단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5. 소독신(消毒臣):
말 그대로 '소독을 해주는 신하'라는 뜻인데, 이 이름을 처음 붙인 이는 당나라 때 고위
관직에 있었던 이덕유(李德裕)입니다. 이것은 그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이름인데,
차가 모든 음식의 독을 풀어주는 존재라는 뜻을 강조한 것입니다.


6. 척번자(滌煩子):
'번거로움을 앃어내는 님'이라는 뜻의 별칭인데, 차가 정신적으로 맑음을 주는 것을 높여서
부른 이름이라 하겠습니다. 이 이름을 처음 붙인 사람은 육우와도 친밀했던 당나라 사람
상백웅(常伯熊)입니다. 상백웅은 평소에 차를 우려마시는 것이 아니라 끓여마시기를 즐겼던
사람인데, 이 별칭은 뒷날 유명세를 타고, '차는 번뇌를 앃어내는 척번자요, 술은 근심을
털어내는 망우군(忘憂君)'이라는 말을 낳기도 했습니다.


7. 불야후(不夜侯):
이 이름은 장화(張華)라는 사람이 붙인 것인데, 차가 정신을 맑게 하여 잠을 줄이게 한다는
뜻에서 붙인 것입니다. 즉 '밤을 없애는 군주'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는 가끔 차를 '잠을
깨우는 스승'이라는 뜻으로 '파수자'(破睡子)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잠을 줄여 배움을
이루려는 선비들의 마음이 지어낸 이름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