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자료실/대정장

마성 2016. 4. 3. 00:23

대정장/3권/187_방광대장엄경_4

 

방광대장엄경(方廣大莊嚴經)

 

방광대장엄경 제4

 

대당(大唐) 천축(天竺)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8. 천사에 들어가는 품[入天祠品]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탄생하자 모든 찰제리와 바라문거사장자며 세력을 지닌 부자 집 들에서 2만의 계집아이들이 모두 다 보살의 채녀가 되려 하였으며, 왕과 대신에서도 각각 2만의 계집아이들이 보살의 채녀가 되려 하였나니, 이 계집아이들은 모두가 보살과 함께 같은 날에 태어났느니라.

  이 때 석가 성바지의 장로들이 수단왕에게 나아가서 아뢰었느니라.

  ‘대왕이시여, 이제 태자를 데리고 선묘(先廟)에 참배하여 끝까지 길하기를 빌어야겠사오니, 왕은 이에 허락하시옵소서.’

  즉시 벼슬아치들에게 모든 성곽과 가게와 거리를 깨끗이 하며, 모든 장님과 귀머거리벙어리 등 감관이 갖추어 있지 못한 이며, 기와와 조약돌과 더러운 것의 여러 가지 불길하고 상서롭지 못한 것들을 죄다 없애고 치우게 하면서 복덕(福德)의 북을 울리고 좋은 모양의 경쇠를 치며, 지나가야 할 문은 모두 꾸미게 하였느니라.

  또 국왕과 장자거사바라문 등은 굳게 기일을 정하여 같이 보이고, 한량없는 채녀들은 수레에 붙고 기마에 따르며, 여러 길하고 상서로운 병과 향유와 향수를 죄다 가득 채우게 하였으며, 바라문 아들들은 길거리에 끼어서 길하고 상서로운 소리를 읊고, 그 천묘를 모두 엄정하고 좋게 하는 이런 일들을 모두 마쳤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후궁에 들어가서 마하파사파제에게 말하였다.

  ‘태자를 데리고 천묘에 가려고 하니, 궁인들에게 명하여 같이 꾸며야겠습니다.’

  그러자 마하파사파제는 여러 가지의 보배 옷으로 보살을 장엄하였다.

  이 때 보살은 기뻐하며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였다.

  ‘지금 어디를 가려고 하나이까?’

  이모는 말하였다.

  ‘태자를 데리고 천묘에 참배하리라.’

  그 때 보살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제가 처음 태어날 때부터

  삼천세계가 진동하였고

  해와 달과 사천왕이며

  범왕제석과 하늘과 용들이

  모두 남염부제에 내려와

  다 와서 저에게 예배하였나이다.


  어떤 하늘이 저를 상대할 이 있기에

  저를 데리고 그곳으로 가려 합니까?

  저는 바로 하늘인지라

  하늘 가운데서도 가장 훌륭합니다.


  하늘로선 저와 같을 이가 없거늘

  누가 다시 보다 나을 이 있으리오.

  세상의 풍속을 따르기 위해

  그 때문에 여기 와서 태어났나이다.


  저의 거룩한 신력을 보고

  일체의 모두가 기뻐했거니

  그러므로 저야말로 홀로

  하늘 중의 하늘임을 아셔야 하오리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모인 군사와 대중들이 길하고 상서로움을 찬탄하며 성궐(城闕)과 거리가게의 모든 문들을 모두 깨끗이 한지라, 때에 수단왕이 몸소 보살을 데리고 수레를 타고 나가매, 여러 바라문과 찰제리대부 장자거사대신이며 여러 국왕과 석가 권속들은 앞뒤에서 모시며 향을 사르고 꽃을 뿌려 길거리를 채웠으며, 코끼리와 말과 수레에 탄 한량없는 군사와 대중들은 죄다 보배의 당기번기일산을 가지고 갖가지로 북을 치고 연주하며 노래하고 춤추었으며, 백천 하늘들은 보살 수레를 모셨고,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천자와 하늘의 채녀들은 공중에서 여러 가지 하늘 꽃을 흩으며 치고 타면서 노래하였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위력도 이렇게 천묘에 나아갔고, 천묘에 닿자 왕은 몸소 보살을 안아 가지고 천묘 안에 들어갔는데 발이 문지방을 넘자마자 모든 하늘들의 초상이 죄다 자리에서 일어나 보살을 맞이하며 공경하고 예배하였느니라.

  때에 여러 모임 안의 백천 천인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여 웃으며 한량없이 뛰놀면서 외치기를, ‘거룩하고 거룩하오며, 매우 희유하옵니다라고 하였으며, 가비라국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여러 하늘의 행상들은 저마다 본래의 몸을 나타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겨자씨가 수미산과 나란히 하고

  소 발자국 물이 큰 바다와 견주게 되며

  해와 달이 반딧불과 마주 대하는데

  어찌 짝이 된다 하겠나이까?


  저희들은 이제 겨자씨 같고

  그리고 또 소 발자국 같으며

  또한 반딧불과 똑같기에

  저희들은 그를 공경해야 하옵니다.


  보살이야말로 해와 달과 같으며

  또다시 크나큰 바다와 같고

  그리고 수미산과 똑같은데

  저희들을 공경함은 마땅하지 않나이다.

  복과 지혜와 거룩한 힘에

  예배하면 커다란 이익 얻으며

  만약 사람이 교만을 버리면

  하늘에 나며 열반을 증득하리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나투어서 천묘에 들 때에 32천의 천자와 한량없는 중생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나니, 비구들이여, 이 인연으로 나는 그 때에 참고 천묘에 들어갔느니라.”

 

  9. 보배 꾸미개 품[寶莊嚴具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대신이 있었는데, 이름은 우다연(優陀延)이었느니라. 그 사람은 천문(天文)과 역법(歷法)에 익숙하였는데, 5백의 권속들과 함께 달이 진()1)을 떠나고 각()2)의 별이 합할 때에 왕이 있는 곳으로 와서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청컨대 태자를 위하여 보배 꾸미개를 만드소서.’

  이 때에 왕이 대답하였다.

  ‘빨리 만들지어다.’

  5백의 석가 성바지들도 각각 받들어 보살을 위하여 꾸미개를 만들었는데, 이른바 가락지와 보배 목걸이와 귀걸이보배 띠와 영락보배 나막신과 보배 방울보배 금탁(金鐸)과 금 그물 등 이러한 꾸미개[莊嚴具]들이니, 이룩하여 마치자 불사성(弗沙星)이 똑바로 달과 합해졌느니라.

  이 때 여러 석가 권속들은 이 보배 꾸미개를 가지고 왕에게 나아가서 저마다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희들이 만든 꾸미개를 원컨대 태자에게 올리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잠깐 기다리라. 너희들이 먼저 갖가지로 공양하라. 나 역시 이제 태자를 위하여 꾸미개를 만들리라.’

  그러자 여러 석가 권속들은 거듭 왕에게 아뢰었다.

  ‘우리들이 드리는 것으로 어찌 기이하게 장엄할 수 있겠습니까? 태자께서 허락하시어 각각 이레 동안만이라도 쓰시게 하오. 그것이 소원일 뿐이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마하파사파제는 때 없는 광명원[無垢光明園]에 나아갔는데, 여러 보배 꾸미개로써 보살을 꾸미어 안아 바치고는 동산 가운데 닿자, 때에 84천의 채녀들은 보살을 맞이하였으며, 1만의 계집아이들은 보살을 자세히 쳐다보았으며, 1만의 석가 성바지의 계집아이들은 보살을 우러러 공경하였으며, 5천의 바라문들은 보살을 찬탄하였나니, 이러한 이들의 존경과 사모하는 마음은 모두가 싫증내는 일이 없었느니라.

  때에 석가 성바지에 발타라(跋陀羅)라는 이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로 만든 보배 꾸미개로써 보살에게 입히매 그 때에 보살의 몸빛은 뭇 보배가 지닌 광채를 압도하여 죄다 나타나지를 못했나니, 마치 먹[] 무더기가 염부단금(閻浮檀金)을 마주 대하는 것과 같았느니라.

  그 때 동산 가운데에 이구(離垢)라는 신이 있다가 그 형상을 나타내며 수단왕과 여러 석가 성바지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설령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순금을 가득히 담았더라도

  염부단금의 1()의 양은

  그것을 압도하여 빛깔조차 없애네.


  설령 염부단금이

  삼천세계에 가득히 찼더라도

  보살이 지닌 한 터럭 광명은

  그것을 압도하여 또한 빛깔 없애네.


  광명이 매우 원만하여서

  백 가지 복상(福相)으로 장엄했나니

  이와 같이 깨끗한 몸이

  어찌 바깥 치레를 의뢰하리오.


  해와 달과 별과 구슬의 채색이며

  범왕과 제석과 모든 하늘 광명이

  만약 보살 몸을 마주 대하면

  모두 다 나타나지 못하느니라.


  먼저부터 깨끗한 업보의 감응으로

  뭇 상호가 저절로 장엄한데

  못난 사람들이 바치는 바의

  꾸미개를 기다리지 아니하니라.


  그대들이 바친 것을 물리칠지니

  장엄하는 여러 가지 값진 보배를

  그대들은 스스로 아름답다 하려니와

  보살로서는 구하는 바 없으며

  보살에게는 필요한 것 아니므로

  가져다 차닉(車匿)에게 줌이 마땅하리라.


  천신이 게송을 말해 마치고

  홀연히 숨어 버리매

  왕과 석가의 성바지들은

  희유한 마음을 깊이 내면서

  날뛰고 기뻐하며 말하기를

  석가 성바지는 흥성하리라.”

 

  10. 글을 나타내는 품[示書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의 나이 일곱 살이 되자, 이 때 백천의 길하고 상서로운 위의를 갖추고서 보살을 데리고 학당(學堂)에 나아가려 할세, 십천의 사내아이와 1만의 계집아이들이 둘러싸고 시중하였으며, 수레 1만 개에 맛 좋은 음식과 여러 보물을 싣고서 가비라성 네거리와 여러 가게들의 곳곳에 흩어 보시하였으며, 또 백천의 음악은 한꺼번에 울리고 뭇 하늘 꽃은 비처럼 내렸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 채녀들은 뭇 보배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혹은 누각의 난간에 있기도 하고 혹은 전당의 창문에 있기도 하면서 보살을 우러러보며 여러 묘한 꽃으로 멀리서 뿌렸느니라.

  또 백천 하늘의 채녀들은 그 몸을 장엄하고 저마다 지닌 보배의 병에 향수를 담아다가 앞에서 길게 뿌렸으며, 하늘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 등은 저마다 허공에서 반몸만 나타내어 손에 꽃다발과 영락과 구슬 보배를 가지고 그 위에 드리웠으며, 모든 석가 성바지들은 앞뒤에서 둘러싸고 수단왕을 따르면서 보살을 데리고 학당에 나아갔느니라.

  그 때 보살이 학당을 올라가려 하매, 박사(博士) 비사밀다(毘奢蜜多), 보살이 오는데 거룩한 덕이 더할 나위 없음을 보고, 자신의 생각에 보살의 스승 되기에 적임이 아닌지라, 크게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여 땅에 넘어지며 기절해 버렸느니라.

  때에 묘신(妙身)이라는 도솔천의 천자가 부축하며 일으켜서 자리 위에 편히 두고는 몸은 허공에 올라가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모든 세간의 여러 가지 재주를

  한량없는 겁 동안에 이미 닦아 익혔지만

  동자들을 이룩하려 하기 위하여

  세속의 법 따라 학당에 오르셨네.


  또 모든 중생들을 조복시키어

  대승의 참된 법에 들게 하려 함이며

  인연을 잘 알고 네 가지 진리 알아

  모든 존재[] 없애며 시원함 얻게 하네.


  하늘 중의 하늘이라 가장 높아서

  단 이슬 베풂에 더 나을 이 없으며

  일체 중생들의 마음 행 다름을

  한 생각 가운데서 죄다 능히 알거니

  적멸법(寂滅法)도 오히려 깨치셨거늘

  하물며 문자로써 배움이겠는가.”


  그 때 천자는 이 게송을 읊어 마치고 바로 하늘의 묘한 향과 꽃으로 보살에게 공양하고 홀연히 숨어 버렸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여러 동자들과 그 부모들에게 신칙하여 보살을 보살피라 하고, 왕은 본래의 궁전으로 돌아갔느니라.

  보살은 그 때에 하늘 향을 바르고 마니명주(摩尼明珠)로 꾸민 전단(旃檀)의 책인 천서(天書)를 손에 잡고 스승에게 물었다.

  ‘범매서(梵寐書)와 가로슬지서(佉盧虱底書)포사가라서(布沙迦羅書)앙가라서(央伽羅書)마하지서(摩訶底書)앙구서(央瞿書)섭반니서(葉半尼書)사리가서(娑履迦書)아파로사서(阿波盧沙書)답비라서(畓毘羅書)계라다서(罽羅多書)다차나서(多瑳那書)욱가라서(郁伽羅書)승기서(僧祇書)아발모서(阿跋牟書)아노로서(阿奴盧書)달라다서(達羅陀書)가색서(可索書)지나서(支那書)호나서(護那書)말제악찰라서(末提惡刹羅書)밀달라서(蜜怛羅書)불사서(弗沙書)제바서(提婆書)나가서(那伽書)야차서(夜叉書)건달바서(乾闥婆書)마후라서(摩睺羅書)아수라서(阿修羅書)가루라서(迦婁羅書)긴나라서(緊那羅書)밀리가서(密履伽書)마유서(摩瑜書)폭마제바서(暴磨提婆書)안다력차제바서(安多力叉提婆書)구야니서(拘耶尼書)울단월서(鬱單越書)불바제서(弗婆提書)옥게바서(沃憩婆書)익게바서(匿憩婆書)반나게바서(般羅憩波書)바갈라서(婆竭羅書)발사라서(跋沙羅書)여가발라지예서(戾佉鉢羅底隸書)비게바서(毘憩婆書)안노발도다서(安奴鉢度多書)차사살다바서(差舍薩多婆書)갈니나서(竭膩那書)오차파서(嗚差波書)익차파서(匿差波書)파타려가서(波陀戾佉書)지달오산지서(地怛烏散地書)야바달서(夜婆達書)발타산지서(鉢陀散地書)말제하리니서(末提訶履尼書)살바다증가하서(薩婆多增伽訶書)바시서(婆尸書)비타아노로마서(比陀阿奴路摩書)니사답다서(尼師答多書)호로지마나서(乎盧支磨那書)다라니폐차서(陀羅尼閉瑳書)가가나필리기나서(伽伽那必利綺那書)살바옥살지이산타서(薩婆沃殺地儞産陀書)사갈라승가하서(娑竭羅僧伽訶書)살바부다후루다서(薩婆剖多睺婁多書) 등의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예순네 가지의 글[]이 있는데, 어느 글로써 가르치려 하십니까?’

  이 때 비사밀다는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것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스스로 높은 체함을 버리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희유하고 깨끗하며 뛰어나게 지혜로운 이시여

  이미 절로 온갖 법을 널리 통달하셔서

  학당에 드시어 물으시며 보이신데

  말씀하신 글의 이름 아직 듣지 못했소.


  정수리를 볼 수 없는 상호 아주 높디높고

  얼굴 모양과 위엄 능히 볼 수 없나니

  지혜와 신통력 가장 첫째라

  좋은 수단으로 저를 가르쳐 주옵소서.


  자신을 돌보건대 미천하여 못 배워서

  글의 이름 들어도 실로 아직 모르오니

  바로 맨 위의 하늘 중의 하늘이라

  세간 가운데서 둘도 없으리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10천의 동자들은 보살과 함께 스승 앞에 있으면서 같이 자모(字母)를 배우는데, ‘()’ 글자를 부를 때에 일체의 모든 행은 무상하다는 소리를 내고, 장음 ()’ ()를 부를 때에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리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모든 근본은 넓고 크다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세간에는 여러 가지 병이 많다는 소리를 내고, ‘(烏上聲)’ 자를 부를 때에 세간은 모두 괴롭고 어지러운 일 뿐이다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모든 세간의 일체 중생들은 지혜가 좁고 낮다는 소리를 내느니라.

  ‘()’ 자를 부를 때에 바라고 구하는 것은 모든 허물이며 근심되는 일이다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훌륭한 위의다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죽음의 세찬 흐름이 저 언덕에 이른다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모두가 화()하여 난다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물건은 모두 나와 내 것[我所]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법은 모두 사라져 없어지느니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迦上聲)’ 자를 부를 때에 업의 과보에 드나이다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모든 법은 허공과 같으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매우 깊은 법의 연기(緣起)에 드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무명(無明)과 어두움과 두텁고 중하게 가린 꺼풀을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중생들의 열두 갈래[十二支]를 녹여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네 가지 진리[四諦]를 자세히 살피라라는 소리를 내었느니라.

  ‘(車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탐욕을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온갖 생사의 저 언덕을 건너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악마 군사들을 항복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중생들을 깨우치리라라는 소리를 내며, ‘(吒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온갖 갈래[]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대답을 그만두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荼上聲)’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악마의 시달림을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일체 경계가 모두 이는 부정한 것이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작고 가는 번뇌를 뽑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多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법과 진여(眞如)는 다름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他上聲)’ 자를 부를 때에 세력은 두려움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陀上聲)’ 자를 부를 때에 보시하고 계율 지니고 질박 정직하라라는 소리를 내었느니라.

  ‘()’ 자를 부를 때에 일곱 가지 거룩한 재물[七聖財]을 바라고 구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那上聲)’ 자를 부를 때에 두루 이름과 물질[名色]을 알라라는 소리를 내며, ‘(波上聲)’ 자를 부를 때에 첫째가는 이치의 진리[第一諦]를 증득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깨달음[]을 얻어 현증(現增)에 들어가라라는 소리를 내며, ‘(婆上聲)’ 자를 부를 때에 모든 얽매임을 해탈하라라는 소리를 내었느니라.

  ‘()’ 자를 부를 때에 일체의 존재[]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摩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교만을 녹여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일체 법을 통달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생사를 싫어하여 여의고 첫째가는 이치의 진리를 기뻐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羅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생사의 가지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婆上聲)’ 자를 부를 때에 가장 훌륭한 법[]이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일체가 사마타(奢摩他)며 비발사나(毘鉢舍那)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沙上聲)’ 자를 부를 때에 육처(六處)를 눌러 조복하고 육신통을 얻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실제로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온갖 업의 번뇌를 해치라라는 소리를 내며, ‘()’ 자를 부를 때에 모든 문자는 온갖 법을 설명하여 나타낼 수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여러 동자들과 함께 학당에 있을 때에 같이 자모를 부르면 한량없는 백천 법문의 소리를 연출하여 32천의 사내아이들과 32천의 계집아이들에게 죄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나니, 이 인연을 나타내 보이기 위하여 학당에 들어갔느니라.”

 

  11. 농사일을 자세히 살펴보는 품[觀農務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나이 점점 들어 커지자, 곧 어느 때에 여러 석가 아들들과 같이 성을 나와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동산 가운데에 이르러 여러 농부들이 애쓰면서 일을 하는 것을 보았느니라.

  보살은 본 뒤에 자비심을 일으키며 세간에는 이러한 고통이 있음을 한탄하면서 생각하였다.

  ‘어디가 한적할까? 나는 거기서 고통을 여읠 것을 생각해야겠다.’

  그러다가 동산 가운데 염부수(閻浮樹)가 있음을 보고 가지와 잎이 우거져서 산뜻하고 무성하여 사랑할 만한지라, 보살은 그 때에 그 나무 아래 가부하고 앉아서 모든 욕계의 악인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떠나며, 욕계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운 느낌을 내면서 초선(初禪)에 머무르고, 안으로 한마음을 깨끗이 하여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없애며 욕계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운 느낌을 내면서 2()에 머무르고, 기쁜 느낌을 떠나 성인이 기뻐하는 자리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버리며 몸으로 즐거운 느낌을 증득하면서 삼선(三禪)에 머무르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끊어 없애면서 근심스럽거나 기뻐하는 느낌을 없애고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아니하여 생각이 깨끗해지면서 사선(四禪)에 머물렀느니라.

  때에 외도의 오통(五通) 선인들이 허공을 날면서 남쪽으로부터 북쪽으로 가다가 염부수에 이르자 더 날면서 지나갈 수가 없으므로 함께 서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이제 어째서 이 염부수를 날며 지나갈 수가 없을까?’ 하고는 마음으로 놀라서 털이 곤두서는지라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우리들은 옛날에

  수미산과 금강산을 능히 통과하였으며

  이와 같은 견고한 산일지라도

  오고 감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마치 큰 코끼리가

  작은 숲을 마구 건너갈 적에

  거기에서 걸리거나 어려움이 없듯이

  그 일 또한 그와 똑같았습니다.


  또 일찍이 모든 하늘과

  용과 신의 궁전을 날며 통과함에도

  모두가 다 어렵지 아니하며

  온갖 것에 장애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바로 누구의 함이 와서

  나의 신통을 억누르기에

  여기에 염부수 숲에서

  지정지정 돌면서 통과할 수 없을까.

  그 때 숲 속에 신()이 있다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수단왕의 태자께서는

  원만하여 마치 깨끗한 달과 같고

  몸매는 해가 처음 돋음 같으며

  얼굴의 모습은 연꽃이 핌과 같네.


  이 염부수의 그늘 아래서

  바로 앉아 매우 깊은 선정 생각하는데

  오랜 겁에 이미 선한 행을 닦았기에

  뜨거움을 없애고 시원함 얻었나니

  이 대사(大士)의 거룩한 신력 때문에

  그대들을 여기에서 통과할 수 없게 하네.


  그 때 선인들은 이 게송을 듣고서 멀리서 보살의 거룩한 빛이 번쩍거리며 상호가 견줄 데 없음을 보고 저마다 희유하고 기특한 마음을 내어 모두가 말하였느니라.

  ‘이 분은 어떤 사람이기에 위엄 있는 모습이 저러하실까, 이는 제석천일까, 이는 사천왕일까, 이는 악마왕일까, 이는 용왕일까, 이는 마혜수라천일까, 이는 비뉴천(毘紐天)일까, 이는 전륜성왕일까?’

  때에 그 선인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몸 빛깔은 사천왕과 제석범왕과

  일천(日天)월천(月天)자재천보다 뛰어났으며

  복덕과 상호도 넘을 이 없으므로

  깨끗하고 때 여읜 부처님이시라.


  그 때 숲의 신은 게송(偈頌)으로 선인들에게 대답하였느니라.


  석제환인과 호세천왕(護世天王)

  범왕과 비뉴천자재천들이

  보살의 거룩한 빛과 만약 견주면

  백천만 분의 일도 못 되리.


  그 때 그 선인들은 이 게송을 듣고 공중에서 내려와 보살의 앞에 이르러도 보살이 깊은 선정에 들어 몸과 마음이 움쩍하지 않음을 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세간은 번뇌의 불인데

  높은 이는 바로 시원한 못이니

  당연히 위가 없는 법으로써

  그들에게 타는 번뇌 없게 해야 하오리다.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세간은 무명(無明)으로 덮였는데

  높은 이는 지혜의 등불이시매

  당연히 훌륭하고 깨끗한 법으로써

  그들 위해 어둠을 없애야 하오리다.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세간은 근심과 괴로움의 바다인데

  높은 이는 큰 배요 떼이시매

  당연히 으뜸이며 뛰어난 법으로써

  구제하여 저 언덕에 올려야 하오리다.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세간은 늙고 병든 괴로움인데

  높은 이는 큰 의왕(醫王)이시매

  당연히 미묘한 법으로써

  구원하여 낫게 해야 하오리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그 선인들은 보살을 찬탄하고 예배하며 둘러쌌다가 공중으로 올라 떠나갔느니라.

  그 때 수단왕은 잠깐 동안에 보살을 못 본지라 우울하여 언짢아하면서 말하였느니라.

  ‘태자는 지금 어디 있을까?’

  그리고는 곧 여러 신하들을 보내어 곳곳을 찾게 하였느니라. 어느 한 대신이 염부수에 이르러서 보살이 그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생각하고 있음을 보았는데, 모든 나무들에 진 그늘은 해를 따르면서 옮기거늘 유독 염부나무의 그림자만은 잔잔하여 옮아가지 않는지라, 때에 그 대신은 이러한 일을 보고 마음에 희유함을 내며 돌아가서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태자께서 앉아 계신 염부수는

  때가 지나가는데도 그림자는 그대로이며

  갖가지의 상호는 뛰어나게 장엄되어

  거룩한 덕의 빛은 제석과 범왕보다 뛰어났더이다.


  그 때 수단왕은 이 말을 듣고 염부수 아래 가서 보살 몸의 상호가 장엄하여 거룩한 빛이 번쩍거림을 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봉우리에서 밤에 타는 횃불과 같고

  밝은 달이 허공에 있음 같으며

  태자가 안온하게 깊은 선정에 들매

  나는 이제 보며 기뻐하면서도 두려워하네.”

 

  12. 재주를 나타내는 품[現藝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보살은 나이 이미 장대하였느니라. 또 어느 때에 수단왕은 여러 석가 성바지에서 덕을 갖춘 장로들과 같이 서로 의논을 하는데, 때에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대왕에게 아뢰었느니라.

  ‘태자의 나이가 점차로 많아졌나이다. 한량없는 신선들과 상을 잘 보는 이들이 모두 말하기를, (태자께서 만약 집을 떠나면 반드시 부처님이 될 것이요, 만약 집에 있으면 당연히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되, 열 가지 선으로 만물을 부리고 법으로써 왕이 되어 칠보(七寶)를 이룩할 터인데, 칠보라 함은, 첫째가 윤보(輪寶), 둘째가 상보(象寶), 셋째가 마보(馬寶), 넷째가 주보(珠寶), 다섯째가 여보(女寶), 여섯째가 주병신보(主兵臣寶), 일곱째가 주장신보(主藏臣寶)이며, 천의 아들을 완전히 갖추고 단정하며 씩씩하여 적을 잘 항복시키리라) 하였다고 하였나이다.

  대왕이시여, 만약 태자가 집을 떠나지 않게 하면 전륜성왕으로서 틀림없이 이어받아 모든 작은 왕들을 다 항복시킬 터이므로, 마땅히 혼처(婚處)를 구하여 물들고 집착하게 해야 하리니, 이로 연유하여 저절로 집을 떠나지 아니하오리다.’

이 때 수단왕은 여러 석가에게 말하였다.

  ‘누구의 딸이 덕을 갖추었고, 그 비()가 될 만합니까?’

  때에 5백의 대신들이 있다가 저마다 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딸이 덕이 있고 태자의 비가 될 만하옵니다.’

  수단왕은 말하였다.

  ‘태자의 비는 진실로 선택하기 어렵겠구나. 누구의 따님이 잘 그의 뜻에 맞을지 모르겠으니, 태자에게 (어떠한 여인을 비로 삼겠는가?)라고 물어야 하겠도다라고 하자, 이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보살에게 가서 저마다 물었다.

  ‘태자께서는 어떠한 여인을 데려다가 비로 삼으시겠습니까?’

  이 때 보살은 여러 석가에게 대답하였다.

  ‘이로부터 이레 후에 그 뜻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하고는 보살은 생각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애욕은 그지없는 허물이 있어

  모든 괴로움의 인()이 되나니

  마치 독이 있는 나무 숲 같고

  또한 훨훨 타는 불더미 같네.


  지금 깊숙한 궁전 안에 있으면서

  채녀와 함께 서로 즐기거니와

  이곳은 매우 살기 어려운 것이

  마치 날이 시퍼런 칼을 밟음 같나니

  산과 숲에서 혼자 살면서

  선정에 머무름만 같지 못하리.


  그 때 보살은 이레를 지난 뒤에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생각하며 방편으로 중생들을 제도하려고 대신들에게 말하면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연꽃은 흙탕에서 나고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아니하나니

  왕이란 덕망이 백성에게 감통(感通)해야

  바야흐로 모두가 존숭(尊崇)하니라.


  세간의 한량없는 모든 중생은

  나에게 단 이슬을 증득해야 하므로

  처자를 가지는 것 보이지마는

  다섯 가지 욕심[五欲]에 물듦은 아니니라.


  나는 이제 과거의 부처님을 따르면서

  모든 선정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니

  혼인은 마땅히 좋은 짝을 선택하고

  범녀(凡女)로 비를 삼지 말아야 하리.


  상호를 두루 갖춘 깨끗한 사람이며

  하는 말이 맘과 맞고 방일함이 없을지니

  나는 이제 글로써 좋은 것을 말하면

  그대들은 글을 쫓아 잘 찾아야 하리.


  젊고 한창이며 위의가 좋거나

  잘난 체 뽐내지 않으며 난 체하지[] 아니하고

  교만과 인색과 시새움이 없으며

  아첨과 속임수와 병이 없어야 하오.


  늘 질박 정직하고 인자한 맘 일으키어

  중생 가엾이 여기기를 아들 사랑하듯 하고

  보시하기 좋아하고 모든 허물없으며

  사문과 바라문을 공양하여야 하오.


  꿈꾸는 데까지도 삿된 맘 없고

  아이 배지 못했었고 지극히 정결하며

  늘 맘을 스승 삼아 젠 체하지 아니하고

  뜻을 낮춰 겸손하기 천인[賤人] 같아야 하오.


  좋은 맛과 욕락(欲樂)을 탐내지 않고

  부끄러움이 있고 해침 없으며

  일찍이 외도에게 귀의함 없고

  늘 참되고 바른 이치와 서로 응해야 하오.


  몸과 말과 뜻의 업이 언제나 깨끗하고

  흐리마리 잠자는 것 모두 멀리 떠났으며

  하는 일은 모두 다 잘 생각하고

  선한 행을 항상하여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오.


  시부모 섬기는 일 자기 부모같이 하고

  좌우를 돌보는 것 자기 몸과 같이 하며

  남편보다 늦게 자고 더 먼저 일어나고

  모든 이치 아주 잘 알아야 하오.

  이와 같은 여자라야 나는 장가들 것이요

  어찌 보통 사람으로 비를 삼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대신들은 이 글을 전해 받고 수단왕에게 이르매, 왕은 이 글을 보고 신하들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글을 가지고서 가비라성에서 여러 성바지인 찰제리거나 바라문이거나 비사(毘舍)수타라(首陀羅)의 성바지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살펴야 하며, 반드시 여인으로서 이런 여러 가지 덕을 갖추었으면 이 여인을 데려다가 태자의 비를 삼게 하여야 하리라.’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찰제리거나 바라문이거나

  비사거나 수다라거나

  여인으로서 이런 덕을 갖추었으면

  빨리 와서 나에게 알려야 하리.


  태자가 마음으로 좋아한 바는

  법 받듦을 가지고 우선 삼나니

  그대들은 이제 살펴야 하며

  성바지에 관해서는 말할 것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대신들은 왕의 칙명을 받들고 가비라성에서 이와 같은 훌륭한 덕을 지닌 여인을 찾았느니라.

  어느 한 대신의 이름은 집장(執杖)이요, 그 사람에게 딸이 있는데 이름은 야수다라(耶輸陀羅), 상호가 단정 엄숙하여 예쁘며 젊고 으뜸이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퉁퉁하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아니하여 여자의 몸차림과 몸가짐이 완전히 갖추어져서 마치 보녀(寶女)와 같았느니라.

  이에 대신은 집장의 집에 나아가 야수다라를 만나보자, 그 때 야수다라는 대신에게 절을 하며 물었다.

  ‘무슨 일 때문에 여기까지 오셨나이까?’

  그러자 대신은 보살의 글을 야수다라에게 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석가 대왕의 태자야말로

  얼굴이 단정하여 사랑할 만하오며

  거룩한 이들의 서른두 가지 상()

  여든 가지 좋은 모습 다 원만하신데

  태자는 글 가운데 부덕(婦德)을 말하여

  이러한 여인으로 비를 삼겠다 합니다.


  그 때 야수다라는 보살의 글을 보고 가져다 읽다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신에게 답하였다.


  글에 실린 덕행을 지금 죄다 갖춘지라

  태자만이 나의 남편 되어야 하니

  이런 뜻을 빨리 알려 주어서

  못난이와 같이 삶이 없게 해야 하오리다.


  그 때 대신은 이러한 일을 보고서는 돌아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저는 가비라성을 곳곳마다 찾아다니다가 한 어진 여인을 보았사온데 태자의 비가 될 만하옵니다. 단정하고 예쁘며 맵시가 제일이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아니하여 여인의 몸차림과 몸가짐이 완전히 갖추어져서 마치 보녀와 같았나이다.’

  그러자 왕은 말하였다.

  ‘그대가 칭찬하는 이는 누구의 딸인고?’

  신하가 아뢰었다.

  ‘집장(執杖) 대신의 딸로서 이름은 야수다라이옵니다.’

  왕은 생각하였다.

  ‘태자의 상호가 세간에서 뛰어난지라, 덕과 모습이 두루 갖추어졌어야 태자의 비로서 넉넉하겠거늘 그대가 칭찬하는 이가 틀림없이 미덕(美德)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무우보(無憂寶)로 그릇을 만들어 태자의 뜻대로 오는 이에게 주게 하고, 몰래 엿보면서 그가 좋아하는 이를 자세히 살피다가 그 좋아하는 이를 데려다 비로 삼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금공(金工)을 시켜 무우보의 그릇을 많이 만들게 하고, 다시 칠보(七寶)로써 꾸미고는 북을 치며 널리 칙령하여 가비라성에 알렸다.

  ‘스스로 여인으로서 덕망과 용모가 갖추어져서 태자의 비가 될 만하다고 여기는 이는 일곱째 날까지 다 왕궁으로 모여라.’

이레가 다 차자 모든 여인들은 죄다 모였느니라.

  보살은 그 때에 대전(大殿)의 인현상(仁賢床)에 의거하여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느니라.

  수단왕은 은밀히 나인(內人)을 시켜 보살의 뜻이 가는 곳을 자세히 살피다가 빨리 왕에게 알리게 하였느니라.

  때에 가비라성의 모든 미녀들은 모두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보살 앞에 이르러서는 잠깐 동안 거룩한 빛을 보기만 하면 우러러보지를 못하였느니라.

  그 때 보살은 무우보의 그릇을 차례대로 주었으므로 모두가 후한 예물만을 받고 얼굴을 숙이고서 떠나갔느니라.

  그 때 야수다라는 시중에게 둘러싸여 맨 나중에 이르렀는데, 자태가 단정하고 맵시가 둘도 없었다. 보살을 자세히 살피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다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였다.

  ‘어찌 저만 무우보를 내려 주시지 않나이까? 저의 몸을 뽑지 않으려 하심은 아니옵니까?’

  보살은 대답하였다.

  ‘내가 이제 그대가 참으로 싫어서가 아니라, 그대 스스로가 뒤에 왔기에 보배 그릇이 다하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곧 가락지를 뽑아서 주었느니라. 그 가락지의 값어치는 백천 냥이나 되는데 야수다라는 가락지를 받고 또 말하였다.

  ‘주시는 물건이 어찌 그리 적나이까? 저의 몸이 비록 못났다 하더라도 그 값어치뿐이겠나이까?’

  이 때 보살이 입었던 여러 가지의 보배 영락을 다 벗어 주는지라, 야수다라는 말하였다.

  ‘제가 이제 어찌하여 태자께서 장엄하신 보배를 빼앗겠나이까? 스스로 모든 보배 장식물을 태자에게 받들어 올려야 하오리다.’

  그리고는 받으려 하지 않고 본래 처소로 돌아갔느니라.

  때에 왕의 사자(使者)가 자세히 위의 일을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아셔야 하오리다. 태자의 뜻은 집장 대신의 따님 야수다라에게 있었나이다.’

  그러자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국사(國師)를 보내며 집장의 집에 가서 듣건대 경에게는 딸이 있는데, 태자의 비가 될 만하다 하므로 재상을 보내어 구혼을 하게 하니, 이 뜻을 알아야 하리라라고 말하게 하였다.

  그 때 국사는 왕의 칙명을 받들고 집장의 집에 닿아서 자세히 이 일을 말하였더니, 그 때에 집장은 국사에게 대답하였다.

  ‘우리 집의 법은 오랜 대()를 이어오면서부터 기능이 남보다 뛰어나는 이어야 사위를 삼았습니다. 태자는 깊숙한 궁전에서 생장하여 아직도 문무(文武)의 글과 산수도화전쟁의 기밀과 권모며 () 등 세간의 여러 가지 재주를 일찍이 익혔거나 배우지 못하였을 터이니, 어찌하여 저의 딸을 재주 없는 사람에게 가게 하겠습니까? 마땅히 여러 석가들을 모아서 기능으로 선택하여 누구든지 가장 우수한 이에게 이 딸을 얻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 때 국사는 이 말을 듣고 돌아와서 왕에게 아뢰었으며, 왕은 이 말을 듣고 근심 걱정하면서 언짢아하다가 가만히 생각하였다.

  ‘내가 먼저 여러 석가 성바지들에게 명하여 태자를 친히 모시게 할 때 모두가 나에게 말하기를, (태자가 용맹스럽지 못하다)고 하더니, 집장이 이번에 사양한 것이 혹은 이 때문일까?’

  그 때 보살은 부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무엇 때문에 조심하고 걱정하시나이까?’

  그러나 왕은 잠자코 있다가 세 번이나 물어서야 왕은 다른 사람을 시켜 그를 위하여 이 뜻을 말하였더니, 이에 보살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며 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세간에서 묘한 재주가 자못 능한 이가 있다 하더라도 어찌 저와 똑같은 이가 있겠나이까?’

  그러자 왕은 문득 기뻐하며, 자세히 물었다.

  ‘네가 지금 다른 사람들과 재주를 겨룰 수 있겠느냐?’

  그리고는 이렇게 세 번이나 물었다.

  보살은 대답하였다.

  ‘다만 빨리 특이한 재주 있는 사람만을 부르시옵소서. 제가 앞에서 여러 재주를 잘 나타내야 하겠나이다.’

  때에 수단왕은 가비라성 밖에 하나의 시험장을 마련하고 두루 천하에 알렸다.

  ‘7일을 지난 뒤에 만일 기술이 좋은 이면 모두 이 장소에 모여라. 함께 태자의 여러 가지 재주 부림을 구경하리라.’

  드디어 제7일이 되자 5백의 석가 자제들은 보살을 우두머리로 삼아 함께 성을 나와 시합 장소에 갔다.

  이 때 집장 대신은 그 딸을 장식하여 보배 수레에 싣고 시중들에게 둘러싸여 와 재주를 구경하면서 표지를 세우고 외쳤다.

  ‘만약 재주가 남보다 뛰어난 이가 있으면 사위를 삼으리라.’

  때에 수단왕은 가장 훌륭한 흰 코끼리를 보내어 보살을 영접하였는데, 제바달다(提婆達多)가 먼저 성문에 도착하여 이 훌륭한 코끼리의 장엄이 제일임을 보고 물었다.

  ‘이는 누구의 코끼리냐?’

  대답하였다.

  ‘대왕께서 이 코끼리를 보내시어 태자를 영접하려 합니다.’

  그러자 제바달다는 이 말을 듣고 질투심을 내어 힘만 믿고 교만스럽게 나아가 코끼리 코를 붙잡고 손으로 쳐서 그만 죽여 버렸느니라.

  난타(難陀)가 이어 도착하여 성문을 나가려고 하다가 그 흰 코끼리가 길에서 죽어 넘어져 있음을 보고 물었다.

  ‘누가 죽였느냐?’

  대답하였다.

  ‘제바달다입니다.’

  그러자 난타는 손으로 거꾸로 끌어다 길 곁에 두었는데, 보살이 바로 이르러서 물었다.

  ‘누가 코끼리를 죽였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제바달다가 왼손으로 코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치니까 그 코끼리는 그 때 손이 닿자마자 죽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보살은 탄식하며 말하였다.

  ‘제바달다는 매우 착하지 못한 일을 하였구나.’

  그리고는 다시 마부에게 물었다.

  ‘누가 옮겼느냐?’

  대답하였다.

  ‘순타가 손으로 거꾸로 끌어다가 길 곁에 놓아두었습니다.’

  보살은 감탄하며 말하였다.

  ‘착하도다. 순타여!’

  그 때 보살이 보배 수레에 앉아서 왼 발가락으로 그 흰 코끼리를 가져다 천천히 허공에 던지자 일곱 겹의 성을 넘어 1구로사(拘盧舍)를 지나가서 그 코끼리가 떨어져 큰 구덩이가 생겼는데, 그 뒤에 사람들이 여기를 코끼리 구덩이라 불렀느니라.

이 때 허공에서 모든 하늘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며 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보살은 수레에서 왼발을 드리워

  발가락으로 코끼리를 겹성[重城] 밖까지 던졌나니

  틀림없이 능히 지혜의 힘으로써

  중생들을 옮겨다 죽음의 성을 넘기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수단왕은 여러 석가 성바지에서 덕을 갖춘 장로들과 국사와 대신이며 한량없는 대중의 모임과 함께 재주 겨루는 장소에 모였으며, 5백의 석가 성바지의 동자들도 모두 이 장소에 닿았느니라.

  때에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비사밀다(毘奢蜜多)를 청하여 재주를 시험하는 스승으로 삼고 비사밀다에게 말하였다.

  ‘우리의 여러 동자들 가운데서 누가 가장 글을 잘하고 누구의 학문이 우수한가를 자세히 살펴 주셔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비사밀다는 먼저 보살이 온갖 글을 알며 그보다 뛰어날 수 있는 이가 없음을 아는지라, 이에 빙그레 웃으면서 여러 동자들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천상과 인간에서

  있는 바의 문자들을

  태자는 연구하여

  그의 끝까지 다했는지라

  나와 그대들에서


  그 누가 미칠 수 있는 이 있으리.

  나에게 글을 말하는데

  그 이름조차도 알지 못했거니

  아마 거듭 생각하건대

  인간과 천상에서 가장 훌륭하리라.


  그 때 5백의 석가 성바지들은 나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먼저 태자께서 글의 재능이 통달하여 미칠 수 있는 이가 없는 줄 알고 있사오나 산술에서는 남보다 아직 뛰어나지 못할 것이옵니다.’

  때에 알순나(頞順那)라 하는 대신이 아주 산술에 이숙한지라 수단왕은 알순나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여러 동자들이 산수에서 누가 가장 우수한가를 살펴 주셔야겠소.’

  그 때 보살은 자신이 숫자를 부르고 여러 동자들은 차례대로 산가지를 놓게 하였는데, 보살이 부르는 대로 계산을 못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자에서 5백 동자에 이르기까지 죄다 틀렸느니라.

  보살은 이 때 동자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숫자를 부르라. 내가 계산하리라.’

  그러자 그 동자들은 차례로 숫자를 부르고 보살은 산가지를 놓았는데, 부르는 것이 미처 따르지 못하였느니라. 도무지 틀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5백의 동자들이 한꺼번에 같이 불러도 틀리지 않았느니라.

  때에 알순나는 마음으로 희유함을 내며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장하도다. 마음의 지혜가 기특하고 민첩하여

  5백 석가 성바지들 미칠 수가 없구나.

  그 옛날은 내가 산수 잘한다고 했건마는

  이제 알고 보니 태자야말로 측량할 수 없도다.


  때에 석가 성바지들과 일체 사람과 하늘들이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태자가 산수 계산을 하는 가운데서도 역시 제일이로다.’

  그리고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예배하면서 대왕에게 아뢰었다.

  ‘거룩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쾌히 좋은 이익을 얻었나이다. 이제 태자의 변재와 지혜가 죄다 첫째입니다.’

  때에 수단왕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아니, 알순나와 산수를 견주어 볼 수 있겠느냐?’

  그러자 보살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 일이 참 좋나이다.’

  때에 그 산수 스승은 보살에게 물었다.

  ‘아니, 백 구지(拘胝)는 분명히 아신다 하거니와 그 밖의 숫자 이름을 아십니까?”

  그러자 보살이 대답하였다.

  ‘제가 잘 압니다.’

  알순나는 말하였다.

  ‘태자께서 잘 아신다 하오니, 저에게 말씀해 보소서.’

  보살이 대답하였다.

  ‘백 구지를 아유다(阿由多)라 하고, 백 아유다를 니유다(尼由多)라 하고, 백 니유다를 경할라(更割羅)라 하고, 백 경할라를 빈바라(頻婆羅)라 하고, 백 빈바라를 아추바(阿芻婆)라 하고, 백 아추바를 비바하(毘婆訶)라 하고, 백 비바하를 울승가(鬱僧迦)라 하고, 백 울승가를 바호라(婆呼羅)라 하고, 백 바호라를 나가바라(那迦婆羅)라 하고, 백 나가바라를 지치바라(底致婆羅)라 하고, 백 지치바라를 비파바타반야제(卑波婆他般若帝)라 하고, 백 비파바타반야제를 혜도해라(醯兜奚羅)라 하고, 백 혜도해라를 가라파(迦羅頗)라고 합니다.

  백 가라파를 혜도인다리(醯覩因陀利)라 하고, 백 혜도인다리를 승합달람바(僧合怛覽婆)라 하고, 백 승합달람바를 가나나가치(伽那那伽致)라 하고, 백 가나나가치를 니라사(尼羅闍)라 하고, 백 니라사를 목다라바라(目陀羅婆羅)라 하고, 백 목다라바라를 살바바라(薩婆婆羅)라 하고, 백 살바바라를 비승이야발치(毘僧以若跋致)라 하고, 백 비승이야발치를 살바승이야(薩婆僧以若)라 하고, 백 살바승이야를 비부등가마(毘浮登伽摩)라 하고, 백 비부등가마를 달라락차(怛羅絡叉)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한 개 수미산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을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도사아가라마니(度闍阿伽羅摩尼)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恒河沙) 낙차(絡叉) 수의 양을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 숫자를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도사아가라마니사리(度闍阿伽羅摩尼舍梨)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 구지를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 숫자를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바하나바약이염치(婆訶那婆若爾炎致)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고로비(古盧鼻)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고타비나(古吒鼻那)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사바니차(娑婆尼叉)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 구지 낙차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아가라사라(阿伽羅娑羅)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백 구지 항하사 낙차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수입극미진바라마노라사(隨入極微塵波羅摩呶羅闍)라고 합니다.

  이 숫자까지 이르고 나면 일체 중생으로서는 모두 알 수가 없고, 오직 여래와 최후신(最後身)의 보살이라야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알순나가 말하였다.

  ‘태자는 어떻게 극미진(極徵塵)의 숫자를 알 수 있습니까?’

  보살이 대답하였다.

  ‘무릇 7극미진은 1아뇩진(阿耨塵)이 되고, 7아뇩진은 1도치진(都致塵)이 되고, 7도치진은 1유중안소견진(牖中眼所見塵)이 되고, 7유중안소견진은 1토모상진(兎毛上塵)이 되고, 7토모상진은 1양모상진(羊毛上塵)이 되고, 7양모상진은 1우모상진(牛毛上塵)이 되고, 7우모상진은 1()가 되고, 7기는 1개자(芥子)가 되고, 7개자는 1()이 되고, 7맥은 1지절(指節)이 되고, 12지절은 1걸수(搩手)가 되고 양() 책수가 1()가 되고, 4주가 1()이 되고, 천 궁이 1구로사(拘盧舍)가 되고, 4구로사가 1유순(由旬)이 되나니, 이제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1유순 안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을 알 수 있겠습니까?’

  알순나가 말하였다.

  ‘제가 태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도 오히려 아득하거늘, 하물며 다른 앎이 얕고 들음이 적은 이들이겠습니까? 오직 원컨대 태자께서는 저에게 1유순 안에는 얼마만큼의 작은 티끌이 있는가를 자세히 말씀하소서.’

  보살은 대답하였다.

  ‘유순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은 아추바(阿芻婆) 1나유다(那由多)를 다하거니와 또 30구지 나유다 백천이 있고, 6만 구지가 있고, 32구지가 또 있고, 5낙차가 있고, 12천 낙차가 있나니, 이렇게 하여 1유순의 티끌 수를 계산하여 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여 남염부제(南閻浮提)7천 유순이요, 서구야니(西拘耶尼)8천 유순이요, 동불바제(東弗婆提)9천 유순이요, 북울단월(北鬱單越)10천 유순인데, 이렇게 하여 4천하는 1세계를 이루며, 백억 4천하는 1삼천대천세계를 이룹니다.

  그 중에는 백억 개의 4대해(大海)와 백억의 수미산백억의 철위산백억의 사천왕천백억의 도리천백억의 야마천백억의 도솔타천백억의 화락천백억의 타화자재천백억의 범신천(梵身天)백억의 범보천(梵輔天)백억의 범중천(梵衆天)백억의 대범천(大梵天)백억의 소광천(少光天)백억의 무량광천(無量光天)백억의 변광천(遍光天)백억의 소정천(少淨天)백억의 무운천(無雲天)백억의 복생천(福生天)백억의 광과천(廣果天)백억의 무상중천(無想衆天)백억의 무번천(無煩天)백억의 무열천(無熱天)백억의 선견천(善見天)과 백억의 선현천(善現天)이며, 백억의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의 이와 같은 것을 삼천대천세계라 이름하는데, 세로와 너비의 양은 백 유순천 유순백천 유순구지 유순백 구지 유순니유다 유순까지 이르는데, 이렇게 하여 차례로 하여 유순의 수량은 알 수 있거니와 작은 티끌의 양은 여러 숫자의 이름으로써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삼천대천세계의 작은 티끌은 산수로는 헤아릴 수 없으므로 아승기(阿僧祇)라 이름하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 숫자를 말할 때에 알순나와 모든 석가 성바지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여 희유한 마음을 내며 기뻐 뛰기를 한량없이 하였고, 죄다 훌륭한 의복과 여러 가지 보배 영락(嬰珞)을 벗어서 보살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찬탄하였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알순나는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구지실다(拘胝室哆)에 아유다요

  이렇게 하여 또 니유다 있고

  경할라에 빈바라요

  숫자 이름 극진하여 아추바에 이릅니다.


  다시 초과하는 한량없는 숫자를

  이러한 것 태자는 모두 잘 아나니,

  석가 그대들은 이제 다 들으시라.

  태자는 세간에서 같을 이가 없느니라.


  삼천대천세계의 뭇 초목을 꺾어서

  산가지를 만들어도 지혜로운 이라 할 터인데

  이런 것도 헤아릴 거리가 못 되거늘

  하물며 또 5백의 석가 동자이리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백천의 하늘과 사람들이 죄다 장하십니다, 장하십니다하고 외쳤고, 허공에서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 세상의

  여러 가지 중생들이 지닌 마음을

  상품과 중품과 하품의 종류까지

  한 생각에 죄다 아실 터인데

  하물며 이러한 산수쯤이야

  똑똑히 모른다 할 수 없으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여러 석가 동자들을 항복시키고 재주 겨루기나 뜀뛰기차기달리기의 모든 것에 다 가장 뛰어났느니라.

  그 때 허공에서 여러 하늘들은 또 게송을 읊었느니라.


  보살은 오랜 겁에 보시지계 행하고

  인욕과 정진과 자비의 힘을 행하여

  이와 같이 가벼운 몸과 마음을 받았나니

  동작이 재빠름을 그대들은 아시라.


  그대들은 대사(大士)께서 늘 여기 계심 보고

  한 생각에 시방세계 가는 줄도 모르며

  부처 나라 놀며 다녀 두루 몸소 받드는데

  거기에 오가는 것 일찍이 모르면서

  여러 석가 동자에게 우승하게 되는 것

  이 일을 희유하다 할 거리가 못되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5백의 동자들은 힘을 겨루며 씨름하기 위하여 서른둘씩 짝을 나누었는데, 난타는 앞에 나와 용감을 떨치고 있으므로 보살은 손을 들어 겨우 그의 몸에 대며 힘을 쓰는가 할 때에 넘어졌느니라.

  제바달다는 언제나 젠 체하면서 보살을 업신여기고 자기의 힘이 보살과 똑같으리라 생각하여 불쑥 대중에서 나와 그 경기장을 돌고 재빠르게 달려 와서 보살을 거꾸러뜨리려고 하였느니라.

  그 때 보살은 조급히 굴지도 않고 느즈러지지도 않으며, 또한 성냄이 없이 편안히 자상하게 기다리다가 오른손으로 천천히 붙잡더니 나부끼듯 잡아 올려 그 젠 체함을 꺾고는 세 번이나 공중으로 던졌지마는 자비스럽기 때문에 다친 데가 없게 하고서 여러 석가 성바지들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이 모두 와서 나와 씨름을 해야 하리라.’

  그러자 모두가 성을 내며 단단히 마음을 차려 일제히 달려드는데 보살이 손가락질만 하여도 죄다 넘어졌느니라.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느니라.

  ‘장하도다, 장하도다.’

  허공의 하늘들은 여러 가지 하늘 꽃을 내리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가령 시방의 모든 중생들이

  모두 큰 힘 갖추어서 나연(那延)과 같다 해도

  맨 위의 지혜로운 사람은 한 생각에

  겨우 손가락질 하는 때에 다 넘어지게 하네.


  가령 수미산과 철위산일지라도

  대사는 손으로 만져 가루가 되게 하거늘

  하물며 세간의 물렁한 사람들이

  태자와 우열을 겨루오리까.


  마땅히 큰 자비로 도의 나무에 앉아

  욕계 하늘의 악마 군사 항복하고

  또 단 이슬로 중생에게 널리 미쳐야 할 이므로

  꼭 알라. 보살에겐 이길 수 없느니라.


  그 때 집장 대신은 여러 석가 동자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내가 이미 갖가지의 재주를 자세히 보았으니, 이제는 활쏘기에 누가 가장 우수한가를 시험하리라.’

  이에 같이 쇠북[鐵鼓]을 쏘기로 하였느니라.

  아난(阿難)이 말하였다.

  ‘쇠북을 2구로사(拘盧舍)의 거리에 놓아두라.’

  제바달다는 말하였다.

  ‘쇠북을 4구로사에 놓아두라.’

  난타는 말하였다.

  ‘쇠북을 6구로사에 놓아두라.’

  집장 대신은 말하였다.

  ‘쇠북을 8구로사에 놓아두라.’

  그러자 보살이 말하였다.

  ‘쇠북을 가져다 10구로사에 놓아두고, 아울러 일곱 마리 쇠돼지[鐵猪]와 일곱 개의 쇠다라나무[鐵多羅樹]10구로사 밖에 놓아두라.’

  그 때 아난은 활을 쏘아 2구로사까지 미치면서 두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제바달다는 쏘아서 4구로사까지 미치면서 네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순타는 쏘아서 6구로사까지 미치면서 여섯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집장 대신은 쏘아서 8구로사까지 미치면서 여덟 개의 쇠북을 뚫었나니, 여기에 한정되고 모두가 더 넘어갈 수는 없었느니라.

  그 때 보살은 활을 끌어다 쏘려 하였는데 그 활과 시위가 한꺼번에 모두 끊어져 버리는지라, 보살은 돌아보며 다시 좋은 활을 찾고 있었는데, 때에 수단왕은 마음으로 매우 기뻐하여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 지니시던 활이 천묘(天廟)에 있는데, 항상 향과 꽃으로 그 활에게 공양하고 있다. 단단하고 억세서 당길 수 있는 사람이 없구나.’

  보살은 말하였다.

  ‘시험 삼아 보내서 가져오게 하소서.’

  그러자 왕은 곧 사자를 보내서 선왕의 활과 화살을 가져오게 하여 가져다가 여러 석가 성바지 동자들에게 주었더니, 이 석가 성바지들은 모두 당기지도 못한지라, 그런 뒤에 활을 가져다 보살에게 주었느니라.

  그 때 보살은 편안히 앉아서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 손가락을 시위에 얹어 갑자기 당기며 힘을 들이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활을 튀기는 메아리가 가비라성에 두루 한지라, 성중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다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저마다 서로가 물었다.

  ‘이 무슨 소리일까?’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같은 때에 외쳤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허공의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보살이 활을 당기실 때에

  편안하여 동요하지 아니했으며

  뜻은 좋고 마땅하며 원만했나니

  악마 항복받고 정각(正覺) 이루리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보살의 몸과 마음은 안온하여 거동이 한가하고 자상했나니, 그런 뒤에 시위를 당겨 그 쇠북들을 쏘았는데 죄다 뚫고 지나가서 쇠돼지와 쇠나무를 모두 꿰뚫었으며, 화살은 땅으로 떨어져 그대로 우물이 되는지라 그 뒤 사람들이 여기를 화살우물[箭井]이라 불렀느니라.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다.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 태자께서 그 동안 일찍이 익혔거나 배우신 일도 없었거늘 이와 같은 재주를 고루 지니셨었구나.’

허공의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지금 보살의 활쏨을 보았지만

  희유한 일거리가 되지 못하며

  먼저 부처님의 자리에 앉아

  큰 보리를 증득해야 하시리이다.

  선정으로써 활을 삼으며


  ()과 무아(無我)로 화살을 삼아

  소견의 그물들을 찢어 없애고

  번뇌의 원수를 쏘아 깨뜨리소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수단의 재빠름과 뛰기달리기넘기서로 치기씨름글쓰기산수활쏘기말타기물 밟고 건너기수레 타는 빠른 솜씨며 날래고 씩씩한 갈고리질 등 모두 묘하게 잘하였으며, 말마(末摩)와 노름관상그림공예조각이며 불고 타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과 농담안마 등이며, 모든 값진 보배로 변화하는 환술과 해몽이며, 여섯 가지의 가축(家畜)을 상보는 것 등의 갖가지 여러 재주에 통달하지 아니함이 없었느니라.

  선계타론(善鷄吒論)과 니건도론(尼建圖論)포라나론(布羅那論)이치하사론(伊致訶娑論)위타론(韋陀論)니로치론(尼盧致論)식차론(式叉論)시가론(尸伽論)비시가론(毘尸伽論)아타론(阿他論)왕론(王論)아비리론(阿毘梨論)과 여러 조수론(鳥獸論)성명론(聲明論)이며 인명론(因明論) 등 인간의 온갖 기능과 사람을 뛰어넘는 위의 모든 하늘들의 재주까지도 죄다 통달하였느니라.

  이에 집장 대신은 수단왕과 여러 석가 성바지며 일체 대중의 모임에 알렸다.

  ‘나는 이제 딸을 태자비로 삼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보살은 세상 법을 따라 실제로 궁전에 있으면서 84천의 채녀들과 재미있게 즐기며 살면서도 야수다라를 첫째의 비로 삼았는데, 처음 궁중에 와서도 부인으로서의 얕고 속된 의심을 행하지 아니하고 바로 머리를 드러내고 얼굴도 가리는 일이 없었다.

  때에 수단왕과 우다이(優陀夷)는 은근히 이 일을 괴이히 여겼으며, 후궁 채녀들도 모두가 널리 말하였느니라.

  ‘비가 이제 처음 와서는 부끄러워함을 보여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드러내고 이상히 하여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없으며 경솔하고 천박함이 이러함에까지 이를까?’

  그러자 야수다라는 이 말을 듣고 여러 궁녀들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다만 흠만이 없으면

  무엇 때문에 가리고 감출건가.

  가고 서고 앉고 누움이

  모두가 다 깨끗하니라.


  마니(摩尼)의 보배가

  높은 당기에 놓아두면

  광채가 빛나서

  온갖 것이 나타나고 보이는 것과 같으니라.


  잠잠하거나 말을 하거나

  언제나 사사로운 숨김없나니

  모든 공덕으로써

  제물로 장엄이 되었느니라.


  비록 풀의 옷을 입거나

  헐고 해진 의복을 입는다 하더라도

  그 몸에 누를 끼침이 없고

  더욱더 아름답고 화려할 뿐이니라.


  만약 사람이 악을 품고서

  밖으로만 그 모양 꾸민다 하면

  마치 독이 든 단지에

  꿀을 바름과 같네.


  이와 같은 사람들은

  아주 두렵나니

  마치 독사에게

  가까이 갈 수 없음과 같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나쁜 벗을 버려 버리고

  착한 벗을 친히 한다면

  중생의 허물이 없어지리라.


  세 가지 보배[三寶]를 이룩한 것은

  공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나니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모두가 다 깨끗하니라.


  모든 위대한 선인께서는

  남의 마음을 능히 아시리니

  자신은 당연한 밝은 거울이므로

  거짓으로 덥거나 가림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수단왕은 야수다라가 이와 같은 지혜와 변재가 있음을 보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곧 훌륭한 의복과 보배 구슬과 영락이며 값어치가 한량없는 것을 야수다라에게 내려 주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태자가 뭇 덕을 갖추었거늘

  너도 아주 서로가 꼭 맞는구나.

  이제 이 둘의 깨끗한 이야말로

  마치 소()와 제호(醍醐)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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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astā. 별자리 28(宿) 가운데 하나.

2) Citra. 별자리 28수 가운데 하나. 동방에 있는 청룡(靑龍)의 수성(首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