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자료실/대정장

마성 2016. 4. 5. 11:48

대정장/3권/187_방광대장엄경_5

 

방광대장엄경(方廣大莊嚴經)

 

방광대장엄경 제5

 

대당(大唐) 천축(天竺)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13. 음악으로 깨우치는 품[音樂發悟品]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깊숙한 궁전에 있으면서 장차 집을 떠나려 하자, 하늘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범왕제석과 사천왕이 늘 갖가지 공양 거리로써 보살에게 공양하면서 기뻐하고 찬탄하였으며, 또 다른 때에는 여러 하늘과 용과 신과 건달바 등이 저마다 생각하였다.

  ‘보살은 오랜 동안에 중생을 이룩하여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四攝法]으로 거두어 받아들인지라, 이 모든 중생들의 근기(根器)가 이미 성숙하였거늘, 보살은 무엇 때문에 오랫동안 깊숙한 궁전에만 계시면서 집을 떠나 도를 이루어 그들을 제도하지 아니하실까? 만약 때를 놓치면 아마 옮아 버려서 선한 마음을 보전하기가 어려울 터이니, 뒤에 정각을 이루어도 제도할 수 없으리라.’

  그리하여 보살 앞에 와서 예배하고 희망하며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보살께서 집을 떠나 도를 배우고 보리좌에 앉아 여러 악마를 항복 받고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시며, 열 가지의 힘[十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所畏]과 열여덟 가지 특수한 부처님의 법[十八不共法]을 완전히 갖추고, 12()인 위없는 법 바퀴를 세 번 굴리어서 큰 신통을 나타내며, 중생들의 모든 뜻이 즐거워하는 대로 모두를 만족하게 하심을 보리이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오랜 세월에 다른 이로 말미암아 깨닫지 아니하고 언제나 자신을 스승으로 삼아 세간과 출세간의 온갖 선한 법과 행할 바의 행을 환히 알았으며, 때와 때 아닌 때를 알고 신통에 노닐어 일찍이 물러나거나 잃는 일이 없이 중생들의 근기에 응함이 마치 바다의 조수가 때를 어기지 않음과 같았느니라.

  신통과 지혜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서 이롭게 해야 할 때와 꺾어 조복해야 할 때와 제도 해탈해야 할 때와 버려 버려야 할 때와 법을 말해야 할 때와 잠자코 있어야 할 때와 지혜를 닦아야 할 때와 외우며 기억해야 할 때와 생각을 해야 할 때와 혼자 있어야 할 때를 알았으며, 찰제리들의 모임에 가야하고, 바라문의 모임에 가야하고, 하늘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제석범왕이며, 호세천왕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의 모임에 가야 하는 때를 알았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최후 몸인 보살들이 장차 집을 떠나려 하면, 으레 시방의 그지없는 아승기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 여래의 신통의 힘으로 그 궁중 안의 울리며 타는 풍악에서 미묘한 음이 연출되면서 보살을 권하며 게송을 말하느니라.


  궁중의 채녀들이 타는 노랫소리는

  애욕으로 보살을 유혹하지만

  시방 모든 부처님의 거룩한 신력으로

  이 음성을 변하여 법의 말이 되게 하네.


  보살은 옛날 고통 받는 중생 보고

  그들에게 의지하는 이가 되리라 발원했나니

  장하도다, 만약 옛날 행들 기억하시면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중생들 위해

  몸과 살과 손발도 아껴함이 없었으며

  보시지계인욕과 그리고 정진

  선정과 지혜를 모두 수행하셨네.


  보리의 뛰어난 복 구했기 때문에

  일체 세간에선 미칠 이가 없으며

  이 중생들 성냄과 어리석음을

  보살은 자비로써 다 거두어 조복했네.


  보살은 어리석고 삿된 소견 지닌 이에게

  넓게 큰 자비심 일으켰나니

  쌓고 모은 복과 지혜 이미 그지없고

  선정과 신통이며 깨끗함을 다하셨네.


  몸빛은 능히 시방에 이르러서

  달이 구름 없이 널리 비춤 같나니

  수없는 음악 소리 미묘히 하며

  보살에게 속히 집 떠나기 권하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보살은 가장 훌륭하고 미묘한 궁중에 살며 온갖 필요한 것은 모두 다 갖추었나니, 전당과 누각과 여러 보배의 장엄이며, 당기번기보배 일산이 곳곳에 벌려 있어 보배 방울과 보배 그물로써 꾸며졌고, 한량없는 백천의 비단과 뭇 보배 그물로써 꾸며졌고, 한량없는 백천의 비단과 뭇 보배 영락이 드리워져 있으며, 온갖 교량과 길은 여러 가지 보배로써 깔아 만들어지고, 곳곳에 모두 여러 가지 보배 향로에 여러 이름 있는 향을 지펴 장막이 그 위에 퍼져 있었느니라.

  여러 못들의 그 물은 맑고 시원하며, 제철과 제철 아닌 때의 꽃들이 두루 피어 있고, 그 못 가운데는 물오리와 기러기원앙새공작비취(翡翠)와 가릉빙가(迦陵頻伽)며 공명(共命)의 새들이 온화하고 청아한 소리를 내었으며, 그 땅은 순전히 유리(瑠璃)로 만들어져서 광명이 사랑스럽기 짝이 없이 마치 밝은 거울과 같고 장엄하고 화려하여 비유할 수도 없으며, 사람과 하늘들이 보면 기뻐하지 않는 이 없느니라.

  다시 어느 때에는 여러 채녀들의 악기 소리에서 시방세계 부처님의 거룩한 신력으로 말미암아 게송이 나왔느니라.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큰 원을 세워

  중생들의 의지할 이가 없음을 가엾이 여겨

  만약 단 이슬의 크신 보리 증득하면

  구제하여 고통 떠나게 하리라 했네.


  옛날 부처님들께서 행하셨던 행과 같이

  혼자 빈 산 숲과 들 사이에 살면서

  여래의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면

  가난한 이들 보고 재보(財寶) 보시한다고 했네.


  보살은 이미 옛날 큰 보시 행하되

  온갖 재보를 모두 능히 버리어

  중생들에게 법의 비를 내리겠다 했으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깨끗한 계()에 모자람 없어

  옛날부터 많은 겁에 늘 닦고 익혀서

  중생의 모든 번뇌 해탈시키겠다 했으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백천 가지 모든 인욕을 닦고

  세간의 나쁜 말도 모두 참고 받으며

  늘 인욕으로 조복하겠다 했으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정진을 아주 억세게 하여

  오랜 동안 닦고 익혀 악마들을 꺾으며

  세 가지 나쁜 길을 없애겠다 했으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훌륭한 선정으로 모든 때 없애고

  단 이슬 뿌리어 중생에게 널리 미쳐

  세간을 갈증을 꽉 채우겠다 했으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그지없는 큰 지혜로

  삿된 소견어리석음미혹 끊어 없앴으며

  보살은 옛 큰 원을 생각해야 하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옛날 이미 한량없는 억 가지의

  자비와 희사(喜捨)의 훌륭한 행을 행하였고

  이 모든 훌륭한 행으로써

  세간의 중생에게 널리 폈습니다.


  채녀들의 타는 가락 매우 미묘하여

  애욕으로 보살을 유혹하지만

  시방의 부처님들 거룩한 신력으로

  모두가 법의 소리가 되게 하누나.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국왕이 되어

  사람이 앞에서 빌음을 따라

  당신과 왕위와 국토까지도

  기뻐하며 버리면서 뉘우침이 없으셨소.


  보살은 옛날에 바라문 되어

  수가(輸迦)라 이름하여 아주 정진하면서

  인자와 효도로 부모에게 공양했고

  한량없는 바라문과 여러 중생을

  성숙시키고 선한 길에 돌렸었기에

  그 몸들을 버리고 이미 천상에 났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신선일 적에

  가리왕(歌利王)이 성을 내어 뼈마디를 끊어도

  큰 자비심 일으켜 원망함이 없었으며

  상처 나는 곳은 모두 젖만 흘렀네.


  옛날 사마선(奢摩仙)의 아들이었을 때에

  부모와 산에 살며 같이 고행(苦行)하다가

  왕의 독화살에 잘못 맞았을 제

  사랑 품고 원망 없이 기뻐하며 죽었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금빛 사슴이 되어

  물 건너다 표류하는 사람을 보고

  자비심을 일으켜 구해 준 뒤에

  도리어 해 입어도 원망 없었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신선이 되어

  보배 구슬 잘못하여 큰 바다에 빠뜨리자

  용맹한 맘 일으켜 그 바다의 물을 푸매

  용왕이 두려워서 보배 구슬 돌려줬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큰 신선이 되어

  자비심으로 살려 달라는 비둘기 지키면서

  어떤 사람 쫓아와서 비둘기를 찾을 적에

  제 몸의 살을 베어 저울에 달아

  비둘기의 무게와 똑같이 주다가

  끝내 죽기까지 하면서도 지키고 있었네.


  또 보살은 옛날 사마선(奢摩仙)일 적에

  사람이 와서 나뭇잎이 몇이냐고 물을 제

  많고 적음 잘 알아서 대답해 주었건만

  그 사람이 믿지 않자 하늘이 와서 증명했네.


  보살은 옛날 앵무새일 적에

  제석천이 사람으로 변화하여 와서 묻기를

  깃들이고 있는 나무 이미 말라 죽었거늘

  어찌하여 지키면서 떠나지 않나 하자

  이것을 의지하여 성장(成長)했다고 대답하니


  제석천은 곧 희유한 마음을 내어

  죽은 나무를 다시 무성하게 하였네.

  보살이 바로 공덕 받아 지니시니

  세간의 중생들을 편안히 살리며

  부처님의 그지없는 공덕 바다에 두었네.


  이와 같이 시방세계 부처님의 위신으로

  보살의 모든 공덕 찬탄하시며

  채녀들의 타는 가락 변화시켜서

  보살이 빨리 집 떠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보살은 옛날 오랜 집에 큰 서원 세우되

  중생들의 생사 고통 뽑겠다 하셨으나

  옛날에 행한 바 행을 기억하시어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 그지없는 겁 동안에

  금과 은 등 여러 가지 값진 보배와

  머리왕위아내아들들까지

  와서 구하는 이 보면 기뻐하며 보시했네.


  옛날에 수비당아왕(首鞞幢牙王)이 되고

  원등주계왕(月燈珠髻王)과 대비왕(大悲王)이며

  견맹묘목왕(堅猛妙目王) 등 여러 왕이었을 적에

  모두 위력 지니어서 보시 잘 행하셨네.


  보살은 많은 겁에 계율 잘 지니어

  그 계율 청정함이 밝은 구슬 같았나니

  굳게 지녀 수호하고 작은 허물도 없었으며

  검정소가 제 꼬리를 아낌과도 같았네.


  보살은 기억하리. 일찍이 큰 코끼리일 적에

  사냥꾼이 화살로 그 몸을 맞혔어도

  자비심 일으켜 보복 없었고

  여섯 어금니 내버리며 계율 지켰네.


  보살은 기억하리다.

  많은 겁 동안 모든 인욕 닦았으며

  인욕을 닦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의 괴로움을 받았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에 곰의 몸이 되어

  얼고 주린 사람 보고 따뜻이 하고

  그가 가는 길에 사냥꾼을 만나서

  데려와서 같이 죽이는데도 원망 안했네.


  보살은 정진의 굳건한 힘으로써

  보리를 위하여 모든 행을 닦아서

  악마 왕과 악마 군사 물리쳐야 하기에

  지금 바로 때이오니 집 떠나야 합니다.


  보살은 기억하리. 옛날에 준마(駿馬) 되어

  허공을 날며 모든 세간 이롭게 했으며

  야차의 나라에서 중생들 제도하여

  두려움이 없는 곳에 편안하게 두었네.


  이와 같이 정진하기 그지없는 겁 동안에

  신통지혜 힘으로 번뇌를 없앴으며

  마음 아주 고루어 고요한 선정에 앉아

  이로써 중생들을 이롭게 했었네.


  보살은 옛날에 국왕이 되어

  널리 중생에게 열 가지 선을 하게 하여

  이 모든 중생들이 선행을 했으므로

  죽어서 다 범세(梵世)에 나게 되었네.


  보살은 지혜로 선과 악을 잘 아나니

  중생들 모든 근성 환히 알아서

  지혜로 모든 이치에 잘 들어야 하므로

  지금 바로 때이오니 빨리 집 떠나소서.


  보살은 중생들의 삿된 소견과

  생로병사의 괴로운 바다 안에 떨어짐을 가엾이 여겨

  생사의 험악한 길 깨끗이 없애며

  열반의 진실 된 길 나타내 보이소서.


  이와 같이 모든 시방의 부처님께서

  보살의 여러 공덕 찬탄을 하시며

  채녀들의 타는 가락 모두 변화시켜서

  보살이 빨리 집 떠나기 권하십니다.


  보살이 옛날 왕일 적의 이름은 승복왕(勝福王)이며

  시리니미흘슬타왕(尸利尼彌訖瑟吒)이며

  계살리천야야왕(鷄薩梨千耶若王)이며

  법사광명왕(法思光明王)견강궁왕(堅强弓王)이며


  계월광명왕(戒月光明王)진덕광왕(進德光王)이며

  지은능사왕(知恩能捨王)대위덕왕(大威德王)이며

  왕선월형왕(王仙月形王)맹실왕(猛實王)이며

  증장보리왕(增長普提王)구묘법왕(求妙法王)이며


  선주월광왕(善住月光王)수승행왕(殊勝行王)이며

  지진왕(地塵王)용시제방주왕(勇施諸方主王)이며

  혜시보발왕(惠施寶髮王)청정신왕(淸淨身王)이었는데

  이 밖에 다른 한량없는 왕이었을 적에

  다 버리기 어려운 것 잘 버렸으므로

  여래들께서는 그에게 법의 비를 내리셨네.


  보살은 옛날 항하사(恒河沙)의 부처님 만나

  모두 다 섬겨서 안 섬긴 이 없었으며

  보리를 구하여 중생 제도했으므로

  이제 바로 때이오니 빨리 집 떠나소서.


  처음에 불공견(不空見)부처님 섬기고

  견고화(堅固花)부처님을 섬겼으며

  한 생각을 청정히 하여

  비로자나(毘盧遮那)부처님을 뵈었습니다.


  또 전단(旃檀)부처님을 만나서

  풀의 횃불로써 공양했으며

  또 부처님께서 성에 드실 때

  금가루를 땅에 흩었습니다.


  법자재(法自在) 부처님을 만나매

  설법하며 장하다고 칭찬했으며

  보광여래(普光如來)를 만났을 제는

  한번 나무불(南無佛) 불렀습니다.


  대취광(大聚光)부처님을 뵙고는

  금으로 공양하였고

  광당(光幢)여래를 만났을 제는

  한 움큼의 콩을 바쳐 올렸습니다.


  또 지당(智幢)부처님을 뵈옵고

  무우화(無憂花)여래를 뵈었을 제는

  죽을 가져다 공양했으며

  거기서 큰 서원 세웠습니다.


  또 보발(寶髮)부처님을 만나서는

  밝은 등불로써 공양했으며

  화광(花光)여래를 뵈었을 제는

  좋은 약으로 공양을 했습니다.


  또 무외(無畏)부처님을 만나서는

  보배 영락을 베풀었으며

  바지가라(婆胝伽羅)부처님에게는

  파두마(波頭摩) 보배를 드렸습니다.


  사라왕(娑羅王)부처님을 뵈었을 제는

  순수한 우유로써 공양했으며

  시명칭(施名稱)여래께는

  사자좌로써 받들었습니다.


  또 진실(眞實)부처님과

  고지(高智)여래를 뵈었을 제는

  예배하고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또 용시(龍施)부처님 뵈옵고는

  의복으로써 공양했으며

  증상행(增上行)부처님 뵈었을 제는

  전단향으로 베풀었습니다.


  또 치사(致沙)부처님을 뵈옵고는

  묘한 발우로 공양했으며

  또 대엄(大嚴)부처님 뵈었을 제는

  우발라꽃[優鉢羅花]을 드렸습니다.


  또 광왕(光王)부처님을 만나서는

  묘한 보배로써 공양했으며

  또 석가(釋迦)부처님을 뵈었을 제는

  금 연꽃을 베풀었습니다.


  또 숙왕(宿王)부처님 만나서는

  여래의 덕을 찬탄하였고

  또 일면(日面)부처님을 뵈었을 제는

  장이화(莊耳花)로써 베풀었습니다.


  또 묘의(妙意)부처님을 만나서는

  진두화(眞頭花)로써 뿌렸었으며

  또 항룡(降龍)부처님 뵈었을 제는

  마니 보배로써 베풀었습니다.


  또 증익(增益)부처님을 만나서는

  훌륭한 뭇 보배의 일산을 바쳤으며

  또 약사(藥師)부처님 뵈었을 제는

  뛰어나고 묘한 자리로 받들었습니다.


  사자당(師子幢)부처님 만나서는

  뭇 보배 그물로써 받들었으며

  또 지덕(持德)부처님 뵈었을 제는

  음악으로써 공양하였습니다.


  또 가섭(迦葉)부처님 만나서는

  뭇 가루 향으로써 받들었으며

  또 방광(放光)부처님 뵈었을 제는

  미묘한 꽃으로써 공양하였습니다.


  또 아비(阿鞞)부처님 만나서는

  묘하고 훌륭한 자리[]로써 받들었고

  또 세공(世供)부처님 뵈었을 제는

  미묘한 꽃다발을 바쳤습니다.


  또 다가(多伽)부처님을 만나서는

  일찍이 천왕의 자리[]를 버렸으며

  또 난항(難降)부처님 뵈었을 제는

  뭇 묘한 향으로 베풀었습니다.


  또 대광(大光)부처님을 만나서는

  몸을 버려서 공양했으며

  또 상화(尙花)부처님 뵈었을 제는

  보배의 꾸미개를 바쳤습니다.


  또 법당(法幢)부처님을 만나서는

  뭇 묘한 꽃으로 흩었었으며

  또 작광(作光)부처님 뵈었을 제는

  우발라꽃을 받들어 올려

  마음을 다하여 공양하였습니다.


  이런 분과 그 밖의 한량없는 부처님을

  낱낱이 모두 여러 공양 거리로

  공양하고 섬기며 그만둠이 없었네.


  원컨대 보살은 과거 부처님 생각하며

  모든 여래 공양한 것 기억하시어

  중생들 고통하고 의지할 데 없었으니

  보살은 청컨대 빨리 집 떠나소서.


  보살은 기억하리. 옛적 연등불(燃燈佛) 만나

  청청한 무생법인(無生法忍)과 다섯 가지 신통 얻어

  물러나거나 잃음이 없었나니

  이로부터 모든 세계 능히 나아가

  일념으로 모든 여래 두루 섬겼습니다.


  유위(有爲)의 모든 법은 죄다 무상하고

  오욕(五欲)과 왕위는 다 일정하지 않나니

  괴로움에 시달리는 중생들을 위하여

  빨리 집 떠나시어 구제하기 원합니다.


  채녀들이 타는 가락 맑은 음을 연주하여

  애욕으로 보살을 유혹하려 하지마는

  시방의 부처님들 위신력으로

  나는 바 뭇 소리 법의 말로 나오네.


  삼계의 번뇌는

  마치 세찬 불과 같거늘

  헷갈려서 떠나지 아니하면

  항상 그 불에 타는 바 됩니다.


  마치 뜬 구름과 같이

  잠깐 만에 없어졌다가

  합한 뒤에 도로 흩어지나니

  모여서 장난하는 장소와 같습니다.


  생각 생각에 머무르지 않음이

  공중에서 번갯불 치는 것 같고

  옮고 없어지며 재빠른 것이

  쏟아져 떨어지는 물 흐름과 같습니다.


  애욕과 무명(無明)으로 말미암아

  다섯 길[五道]을 바퀴 돌 듯하나니

  돌고 돎이 그치지 아니하여

  옹기장이의 바퀴와 같습니다.


  다섯 가지 욕심[五欲]에 물들고 집착한 것

  그물을 씌운 날짐승과 같으며

  애욕은 원수와 도둑과 같아

  매우 두렵고 무섭습니다.


  다섯 가지 욕심에 처하는 것은

  마치 칼날을 밟음과 같고

  다섯 가지 욕심에 집착하는 것

  독이 있는 나무를 안음과 같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욕심을 버리기를

  마치 똥구덩이 같이 하나니

  다섯 가지 욕심에 어두워지면

  능히 생각을 잃게 합니다.


  모든 괴로움의 인()

  언제나 두려워해야 하나니

  나고 죽음의 나뭇가지를

  더욱더 잘 자라게 하며

  그로 말미암아 나고 죽는 물속에

  빠져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닙니다.


  성인은 그것 버리기를

  마치 침 뱉듯 하며

  미친개를 보면

  빨리 도망하여 피하듯 합니다.


  꿀 바른 칼같이 여기고

  독사의 머리같이 여기며

  창의 낱같이 여기며

  더러운 것 담은 병같이 여깁니다.


  버리거나 떠날 수 없으면

  마치 굶주린 개가

  송장의 뼈를 깨묾과 같습니다.


  다섯 가지 욕심은 진실하지 아니하여

  망령된 소견에서 생겨나므로

  마치 물속의 달과 같으며

  골짜기 속의 메아리와 같으며

  아지랑이와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물 위의 거품 같나니

  분별함으로부터 생겨납니다.


  실제의 법이란 없는 것인데

  나이가 한창일 때에

  어리석게 사랑하고 집착을 하여

  항상 존재한다고 말을 합니다.


  싫증내어 버리지를 못하면 능히

  늙고 병들고 죽음이 닥뜨려서

  그 젊고 씩씩함을 무너뜨리는지라

  모두가 그를 미워합니다.


  재물과 보배를 지닌 이로서

  멀리 여읠 줄을 알지 못하다가

  다섯 가지로 흩어지고 잃어지면

  문득 괴로움만 일어납니다.


  마치 나무에

  꽃과 열매가 무성할 제면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지만

  가지와 잎이 이울며 떨어지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음과 같습니다.


  늙고 쇠약하고 가난하고 병듦도

  또한 다시 그와 같으며

  마치 또한 독수리와 같아서

  세간에서 미워합니다.


  마치 벼락불에게

  큰 나무가 불타 버림 같으며

  또한 썩어서 못쓰게 된 집이

  오래지 않아 무너짐 같습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여읠 수 있는 법이 있나니

  원컨대 보살은 집 떠나시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말씀하소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중생들을 얽어매어

  마치 마루가(摩婁迦)

  니구수(尼拘樹)를 감은 것과 같습니다.


  세력을 아주 빼앗아

  모든 감관을 무너뜨려 버림이

  마치 모진 서리에

  우거진 숲을 앙상하게 함과 같습니다.


  한창 나이의 젊은 빛깔은

  그대로 변하고 무너져 버림이

  비유하면 산에 불이 나서

  시방으로 빙 돌 적에

  들짐승이 가운데 있다가

  당황하면서 괴로워함과 같습니다.


  나고 죽음에 처하는 이는

  또한 다시 그와 같나니

  원컨대 빨리 집 떠나시어

  구제하며 해탈하게 하소서.


  보살은, 병든 괴로움이

  중생을 상하고 괴롭게 함은

  마치 꽃나무 숲이

  서리로 시들어짐과 같은 줄 살피소서.


  보살은 죽는 괴로움이

  은혜와 사랑을 영원히 끊고

  권속들도 나뉘고 이별을 하여

  두 번 다시 볼 수 없음이

  마치 흐르는 냇물과 같고

  또한 지는 꽃과 같으며


  있는 힘을 해쳐 버려서

  자재하지 못하게 하고

  혼자 가며 벗이 없이

  업을 따라 떠나감을 자세히 살피소서.


  온갖 목숨은

  죽음이란 것에 먹혀 버림이

  마치 금시조(金翅鳥)

  모든 용을 먹어 버림 같습니다.


  또한 코끼리가

  사자에게 먹힘 같으며

  마갈어(摩竭魚)

  온갖 것을 삼켜 버림과 같고

  또한 세차게 붙는 불에

  우거진 숲들이 타 버림과 같습니다.


  원컨대 보살은 옛날에

  큰 서원 세웠던 것 기억하시어

  지금 바로 때이오니

  빨리 집 떠나야 하겠습니다.


  채녀들의 풍악은

  애욕으로 보살을 유혹하지만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변하여 법문의 소리 되게 합니다.


  이 모든 유위(有爲)

  다 당연히 무너져 없어짐

  마치 공중의 번개와 같아

  잠깐도 머물거나 쉼이 없습니다.


  또한 아직 굽지 않은 기와와 같고

  잠깐 빌어 있는 물건 같으며

  썩은 풀로 된 담장과 같고

  또한 모래로 된 언덕과 같습니다.


  인연에 의지하여 머무르는 것이

  굳거나 진실됨이 없나니

  바람 가운데 등불과 같고

  물 위의 무더기의 거품과 같습니다.


  물 위의 작은 거품 같으며

  마치 저 파초(芭蕉)의 가운데가

  단단함과 속이 없음과 같고

  허깨비와 같습니다.


  마치 저 빈 주먹을 쥐었을 제

  점차로 서로가 그것을 연유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분명히 모르면서

  망령되어 헤아리며 집착 냄과 같습니다.


  이를테면 사람의 공()

  삼이거나 모시에

  물레가 함께 어울려서

  그 줄을 이루게 되나니

  이 함께 어울림을 떠나고서는

  줄을 이루지 못함과 같습니다.


  십이인연을

  하나하나 분석하면

  과거 현재 미래가

  바탕과 성품이 없어

  구하여도 찾을 길 없나니

  또한 다시 그와 같습니다.


  비유하면 종자가

  싹을 낼 수 있지마는

  싹과 종자는

  그것도 아니고 여읜 것도 아님과 똑같으니라.


  무명으로부터

  모든 행을 능히 내는데

  무명과 행은

  또한 다시 그와 같습니다.


  그것도 아니요 여읜 것도 아니어서

  바탕과 성품이 비어 고요하나니

  인연 가운데에서

  구하여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진흙에 도장 찍음 같아서

  진흙 가운데는 도장 없으며

  도장 가운데도 진흙은 없으나

  요컨대 진흙과 도장으로 인하여

  무늬와 형상을 볼 수가 있습니다.


  감관과 대상에 의지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게 되어

  셋의 일이 어울려 합하여지므로

  능히 본다[]고 말하거니와


  대상은 식()에 있지 않으며

  식은 대상에 있지 않나니

  감관과 대상과 식 가운데

  본래 본다[]고 하는 것 없거니

  분별하며 망령되이 헤아립니다.


  대상에서 서로가 생긴다 함을

  지혜로운 이는 자세히 살필 것이니

  일찍이 모양이란 없는 것이며

  허깨비와 꿈들과 똑같습니다.


  마치 뚫어 비벼서 불을 낼 적에

  나무와 뚫음과 사람의 공이

  세 가지가 함께 어울려 합쳐져야

  불을 일으킬 수 있음 같아서

  세 가지 것 가운데에는

  본래에 불이란 없는 것입니다.


  어울려 합친 것이 잠깐 있었기에

  이름하여 중생이라 말하나니

  제일의(第一義) 중에는

  도무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목구멍에서

  입술과 혀가

  닿고 움직여서 소리가 나오지만

  하나하나의 것 가운데서는

  소리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니

  여러 가지 인연들이 함께 어울려

  이런 소리가 있을 따름입니다.


  지혜로운 이는 소리란 것을

  생각 생각에 이어 나가며

  실제의 법이 없는 줄 살필지니

  마치 골짜기의 메아리와 같이

  소리를 찾아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공후(箜篌)

  줄과 통과 손이

  함께 어울려서 소리 남과 같나니

  본래 가거나 오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인연 가운데에서

  소리를 찾아도 찾을 수는 없지마는

  인연을 여의고 소리를 찾는 것은

  또한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안과 밖의 모든 쌓임[]

  모두가 다 비고 고요하나니

  나가 없고 남도 없고

  목숨이라 한 것도 없습니다.


  보살께서는 옛날에

  연등(燃燈)부처님 만나서

  이미 가장 뛰어나고

  진실하며 미묘한 법 증득하였습니다.


  원하옵노니 보살은 이제

  중생들을 위하여

  단 이슬의 법 비 내리어

  흐뭇하고 넉넉함을 얻게 하여지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게송을 들은 뒤에는 오로지 보리에 나아가 바른 생각으로 게으르지 않았나니, 왜냐하면 보살은 오랫동안에 바른 법과 설법하는 스승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공양하면서 같이 깨끗한 믿음을 내어 바른 법을 구하고 바른 법을 좋아하고 바른 법에 머물러 듣는 대로 마음에 만족할 줄 몰랐으며, 중생들을 깨우치고 법을 보시하는 이에게는 깊이 존중함을 내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되 바라는 바가 없고 또한 법으로 인하여 재물과 보배를 구하지도 아니하였으며,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되 인색한 일이 없고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일심으로 애써 구하며 법에 의지(依止)를 삼고, 법의 갈무리를 수호하며, 인욕에 머물러 반야를 수행하고 방편에 통달하였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많은 겁을 겪어 오면서 세간에 다섯 가지 욕심의 허물을 멀리 여의었나니, 중생을 성취시키기 위하여 탐욕의 경계에 있는 것을 나타내 보여서 온갖 선한 바탕과 자못 훌륭한 복덕 양식의 힘을 쌓고 모아 더욱 자라게 하였으며, 넓고 크고 미묘한 다섯 가지의 욕심 경계를 받아쓰는 것을 나타내 보이면서도 그 가운데서 마음은 자재로웠느니라.

  보살은 이 때 옛날에 세웠던 발원을 기억하고, 이 옛날의 서원으로 말미암아 부처님 법을 생각만 하면 모두 앞에 나타나는지라, 크게 가엾이 여김을 일으켜 세간의 부귀가 아주 왕성하여도 반드시 닳아 없어져 버린 줄을 자세히 살피며, 또 생사에 모든 번뇌와 험악함과 두려움이 많음을 살피고 빨리 끊어 없애서 큰 열반에 들으려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오래부터 이미 생사의 근심을 분명히 앎으로 취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아니하고 여래의 진실된 공덕 구하기만을 즐겨서 아란야(阿蘭若)의 고요한 곳에 의지하여 그 마음은 언제나 자기와 남의 이로움을 즐겼으며, 위없는 도에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일체 중생들이 안락되게 하고 이익되게 하고 고요함을 얻게 하고 열반을 얻게 하기 위하여 언제나 큰 사랑과 큰 가엾이 여김을 일으켜서 네 가지 거두어 줌[同攝]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되 싫증내거나 게으름이 없었으며, 중생들 살피기를 마치 외아들같이 하였느니라.

  모든 경계에 마음은 집착한 바가 없고 크게 보시의 모임을 베풀어 복과 덕을 보다 자라게 하며, 간탐을 멀리 떠나고 보시하되 보답을 바라지 아니하였으며, 오랜 세월 동안에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탐내고 성내고 젠 체하고 인색하며 시새우는 모든 번뇌를 잘 물리쳐 일찍이 잠깐이라도 온갖 지혜로운 마음을 잊는 일이 없었으며, 크게 보시하는 갑옷을 입고 힘써 나아가는 투구를 쓰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써 중생을 제도 해탈시키며, 지혜의 힘이 굳건하고 억세서 한결같이 놓침이 없고 중생을 평등히 여기어 그 뜻에 즐거워하는 대로 모두 만족하게 하였느니라.

  때와 때 아님을 알고 법과 법 아님을 깨달아 보리에 회향(廻向)하였고, 보시에는 세 가지의 일[三事]이 깨끗하며 금강지(金剛智)로써 네 가지 악마[四魔]를 끊어 없앴으며, 계행이 이룩되어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잘 수호하여 작은 죄에 이르기까지 크게 두렵게 여겼고, 마음은 언제나 깨끗하여 모든 더러움과 나쁜 말헐뜯음업신여김비방때리고 욕설하며 결박하는 것에 일찍이 어지러움이 없었느니라.

  인욕을 두루 갖추어 성품이 고르고 부드러웠으며, 하는 일이 항상 견고하여 온갖 선한 마음에 물러남이 없었고, 생각과 지혜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한결같이 바른 선정을 닦아 지혜의 광명을 얻어 모든 어두움을 잘 깨뜨렸으며, 마음은 언제나 괴로움[]()무상(無常)의 깨끗하지 못한 법을 살펴보았고, 이미 사념처(四念處)와 사정근(四正勤)사여의족(四如意足)오근(五根)오력(五力)칠보리분(七菩提分)이며, 팔성도(八聖道)를 닦고 익혔느니라.

  또 언제나 사마타(舍摩他)와 비발사나(毘鉢舍那)에 편안히 머물러 깊이 연기(緣起)에 들며, 진실을 깨달아 항상 스스로가 분명히 알고 다른 이로 인하여 이해하지 아니하며, 세 가지 해탈문[三解脫門]에 노닐며, 모든 법이 허깨비 같고 꿈과 같고 그림자 같고 물속의 달과 같고 거울 속의 형상과 같고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으며, 부르는 소리의 메아리와 같은 줄 분명히 알았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오랜 겁으로부터 네 가지 위의(威儀)에 한결같이 이와 같은 지혜와 이와 같은 공덕과 이와 같은 정진이며, 이와 같은 이익에 머무른지라,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궁중 채녀들의 악기에서 미묘한 소리가 나오게 하여 보살에게 권하였느니라.

  또 궁중 채녀들을 교화하여 즉시 네 가지의 법문을 증득하기를 바랐나니, 네 가지의 법문이란, 첫째는 방편으로써 보시하고 온화한 말을 하고 이익되게 행동하고 같은 일을 하면서 이끌어 들임이요, 둘째는 삼보(三寶)의 종자를 이어받아 끊이지 않고 온갖 지혜 성품을 무너뜨리지도 아니하여 원력(願力)에서 물러나지 않게 함이요, 셋째는 지혜 힘이 굳건하여 큰 사랑과 큰 가엾이 여김으로 중생을 버리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자못 훌륭한 지혜 양식의 힘을 지니어 일체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분별하여 대엄(大嚴)법문이 앞에 나타날 수 있게 하기 위하는 그것이니라.

  이 네 가지로써 궁중의 채녀들을 성취시키기 위하여 이 때 큰 신통을 지어서 그 채녀들이 음악 소리를 알게 하였으며, 나왔던 말소리의 백천 가지 법문은, 이른바 넓고 큰마음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보리를 구하는 마음과 일으키는 깊은 마음이었나니, 부처님의 법에 깨끗한 믿음을 내게 하여 젠 체함을 멀리 여의고 바른 법을 존중하고 선과 악을 알며, 모든 부처님의 보시와 지계인욕선정정진지혜육신통사섭법(四攝法)사무량심(四無量心)사념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보리분팔성도분을 기억하여 사마타와 비발사나와 무상과 괴로움과 공과 나 없음[無我]과 부정한 것과 탐욕 없는 적멸[無貪寂滅]과 생멸이 없어져서 다하였다는 지혜[無生盡智]며 열반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분별하게 하려고 보살은 신통으로 음악 가운데서 이와 같은 소리를 나오게 하였나니, 여러 채녀들은 이 소리를 듣고 희유한 마음을 내어 기뻐하고 뛰놀며 전에 없던 일을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왕궁에 있을 때에 84천의 채녀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고, 또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들이 이와 같은 법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였으며, 미묘한 게송을 말하여 보살이 빨리 집 떠나기를 권하였느니라.”

 

  14. 꿈을 꾸는 품[感夢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하늘들이 보살을 권하고 나자 보살은 이 때 수단왕에게 현몽(現夢)을 하였나니, 왕은 꿈속에서 보살이 수염과 머리칼을 깎아 없애고 궁전 문을 나가는데 한량없는 하늘들이 에워싸고 떠나가는 것을 보았느니라.

  때에 왕은 꿈에서 깨어나며 나인에게 물었느니라.

  ‘태자는 지금 궁중에 있느냐, 유람을 나갔느냐?’

  나인은 대답하였다.

  ‘태자는 궁중에 있사오며 유람한 바는 없나이다.’

  그러나 왕의 마음에는 아직도 보살이 떠나가던 것을 의심하면서 애틋한 근심과 괴로움이 화살처럼 마음에 짚이는지라 생각하였다.

  ‘내가 꿈에서 꾼 것과 같은 일과 모양으로 그렇게 된다면 결정코 알겠도다. 태자는 반드시 집을 떠나리라.’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다시는 태자에게 유람함을 허락하지 않고 여러 채녀들이 다섯 가지의 욕심으로써 유혹을 하게 하여 그에게 애착을 내게 하리라.’

  때에 수단왕은 보살을 위하여 세 철의 궁전으로서, 첫째는 매우 추운 겨울을 맞아서는 따뜻하게 하고, 둘째는 혹렬한 더위를 당해서는 시원하게 하고, 셋째는 알맞은 철에는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게 지었으며, 다시 겹문을 지었는데, 여닫기가 어렵게 하고 열고 닫을 때에는 5백의 사람을 필요로 하고 여닫는 소리가 40리까지 들리게 하였느니라.

  모든 천문을 잘 알고 관상법에 아주 익숙한 이와 오통(五通) 신선들에게 죄다 앞일을 이르게 하였더니, 이러한 사람들이 모두가, ‘태자는 길상문(吉祥門)에서 성을 넘어 나가리라고 하는지라, 왕은 이를 듣고서는 점점 더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뒷날 어느 때에 보살은 유람을 나가려고 하여 마부에게 명하였다.

  ‘너는 수레를 차리라. 나는 잠깐 나가야겠다.’

  마부는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 태자께서는 유람을 나가려 하옵니다.’

  왕은 이를 듣고 즉시 사자를 파견하여 동산 숲을 쓸고 꾸미게 하였으며, 다시 벼슬아치에게 신칙하여 길을 편편하게 하고 치우면서 향수를 땅에 뿌리고 여러 가지 이름 있는 꽃을 흩게 하였으며, 보배로운 나무 사이에는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진주와 영락으로 차례로 장엄하였으며, 금은보배의 방울을 곳곳에 드리워서 화창한 바람에 흔들리며 미묘한 소리를 내게 하였고, 성으로부터 동산까지의 둘레를 빛이 나게 꾸미게 하였는지라, 정세하고 화려하고 깨끗하기가 마치 하늘 궁전과 같았으며, 다시 길가에는 모든 나쁠 만한 것이 없게 하였고, 쇠약한 늙은이나 병든 이와 죽은 시체며 귀머거리장님벙어리 등 여섯 감관의 불구자거나 상서롭지 못한 일은 아울러 내쫓게 하였느니라.

  그 때 보살은 여러 관속들에게 앞뒤에서 둘러싸여 성의 동쪽 문으로부터 나갔느니라.

  때에 정거천(淨居天)이 변화로 늙은 사람이 되었는데, 머리칼은 희고 몸은 파리하며 피부색은 바짝 마른 데다 지팡이를 붙잡고 꼬부라져서 헐떡거리며 머리까지 숙이고 살가죽과 뼈는 달라붙어 근육조차 없으며, 어금니는 빠지고 눈물과 침을 질질 흘리면서 혹은 서기도 하고 가기도 하다가 잠깐 엎드리기도 하고 잠깐 쓰러지기도 하는지라, 보살은 보고 마부에게 물었다.

  ‘이는 어떤 사람이라고 하는데 모양이 그와 같으냐?’

  때에 정거천은 신통의 힘으로 그 마부가 보살에게 대답하게 하였다.

  ‘이는 늙은 사람이옵니다.’

  그러자 또 물었다.

  ‘무엇을 늙었다고 하느냐?’

  대답하였다.

  ‘무릇 늙음이라 함은 일찍이 젊은 나이를 겪어서 점차로 쇠하여 못쓰게 되는데 모든 감관이 시들어지고 기력이 점점 없어지며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몸매는 바짝 마르며 위엄이 없어서 남이 업신여기고 거동하기가 매우 괴롭고 남은 목숨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이니, 이 일 때문에 늙음이라고 하나이다.’

  그러자 또 물었다.

  ‘이 사람 혼자만 그러하냐, 모두가 다 그러하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일체 세간이 모두 다 그와 같나이다.’

  보살은 또 물었다.

  ‘나의 이 몸 역시 그렇게 될 것이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무릇 이 삶이 있는 것은 귀하거나 천하거나 간에 모두 이런 고통이 있나이다.’

  그 때 보살은 근심 걱정하며 언짢아하다가 마부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어느 겨를에 동산 숲에 나아가서 멋대로 재미있게 놀겠느냐? 방편을 생각해서 이런 고통을 면하고 떠나야겠다.’

  그리고는 곧 수레를 돌려 도로 궁중으로 들어와 버렸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마부에게 물었다.

  ‘오늘 태자가 동산 숲에서 재미있게 놀고 기뻐하였느냐?’

  마부는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하나이다. 태자께서 성을 나가서 가다가 중도에 이르자 갑자기 길 위에 한 늙은 사람이 있었는데 기력이 쇠약하고 몸이 곤하기가 극심하였나이다. 태자께서 보고서 바로 궁중으로 돌아와 버렸나이다.’

  때에 수단왕은 생각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 아들이 집 떠날 조짐이로구나. 아사타 선인이 말한 바가 거의 진실이로다.’

  다시 이에 다섯 가지 욕심을 더하여 재미있게 즐기게 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어느 때에 정거천들은 보살이 도로 다섯 가지 욕심에 처하여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다시 보살을 위하여 일과 형상을 나타내 보여서 깨닫게 하고 빨리 집을 떠나가게 해야겠구나.’

  그 때 보살은 다시 마부를 불러 말하였다.

  ‘나는 이제 동산 숲에 나가서 유람하려 하니, 그대는 빨리 나를 위하여 대왕께 아뢰고 수레와 시중들은 장엄하여 마쳐 두라. 나는 잠깐 나가야 하겠도다.’

  왕은 이를 듣고 여러 신하들을 소집하여 말하였다.

  ‘태자가 전에 성의 동쪽 문을 나가다가 길에서 노인을 만나고 중도에서 돌아와 근심 걱정하며 좋아하지 않더니, 이제 또 동산 숲에 나아가려고 나가기를 청하매, 마땅히 성으로부터 동산에 이르기까지 죄다 깨끗하게 하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을 지피고 꽃을 흩게 하되 더러운 찌꺼기며 부정한 것과 늙고 병들고 죽은 사람이거나 상서롭지 못한 것들이 거리에 있지 않게 할지어다.’

그러자 벼슬아치가 칙명을 받고 꾸미고 화려하게 함이 먼저보다 더하였느니라.

  그 때 보살은 여러 관속들에게 앞뒤에서 둘러싸여 성의 남쪽 문을 나갔느니라.

  때에 정거천은 변화하여 병든 사람이 되었는데, 기진맥진하여 시드럭부드럭하고 상기된 얼굴에 헐떡거리며 뼈와 살은 바짝 말라 모습은 핼쑥한 데다 더러운 찌꺼기 속에서 크게 괴로움을 받고 있는데 두 사람이 보살피며 길의 곁에 있는지라, 또 마부에게 물었다.

  ‘이는 무슨 사람이라 하는가?’

  그러자 보살에게 대답하였다.

  ‘이것은 병든 사람이옵니다.’

  또 물었다.

  ‘무엇을 병이라 하는가?’

  대답하였다.

  ‘이른바 병이라 함은, 모두가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즐겨 좋아하는 것이 법도가 없는 탓이온데 사대(四大)가 어긋나서 백한 가지 병이 생깁니다. 앉고 누움이 불안하고 거동이 위태하며 숨이 점점 고달파지고 거의 목숨이 넘어갈 지경에 있나이다. 이런 일 때문에 병이라 하옵니다.’

  또 물었다.

  ‘이 사람 혼자만이 그러하느냐, 모두가 그러하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일체 세간에서는 죄다 그와 같나이다.’

  또 말하였다.

  ‘나의 이 몸도 그래야 되는가?’

  마부가 말하였다.

  ‘무릇 이 삶이 있는 이로서 귀하거나 천하거나 간에 모두가 이런 고통이 있는 것이옵니다.’

  그 때 보살은 근심 걱정하며 언짢아하다가 마부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어느 겨를에 동산 숲에 나아가서 멋대로 놀며 즐기겠느냐? 방편을 생각하며 이런 고통을 면하고 떠나야겠도다.’

  그리고는 곧 수레를 돌려 도로 궁중으로 들어왔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마부에게 물었다.

  ‘오늘 태자가 성을 나가서 유람을 하는데 기뻤었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하나이다. 태자께서 성을 나가서 가다가 중도에 이르자 갑자기 길 곁에서 한 병든 사람이 보였는데, 기력이 점점 쇠약해지면서 크게 괴로움을 받았나이다. 태자께서는 보고 바로 궁중으로 돌아왔사옵니다.’

  때에 수단왕은 생각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 아들이 집을 떠날 조짐이로다. 아사타 선인의 말이 거짓이 아니구나.’

  이에 다시 다섯 가지 욕심을 증가시켜서 재미있게 즐기게 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어느 때에 정거천들은 태자가 도로 다섯 가지 욕심 받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우리는 이제 다시 보살을 위하여 일과 형상을 나타내 보여서 깨닫게 하고 빨리 집을 떠나게 해야 하겠구나.’

  그 때 보살은 마부를 불러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동산 숲에 가서 유람하려고 하니, 그대는 수레를 차리라. 나는 잠깐 나가야겠다.’

  마부가 또 대왕에게 아뢰었더니, 대왕은 이를 듣고 마부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전번에는 동쪽 남쪽의 두 개의 문으로 나가다가 늙음과 병듦을 보고 돌아와서 근심 걱정을 하였으니, 이번에는 서쪽 문으로 나가게 해야겠다. 나의 마음은 그가 돌아와서 기뻐하지 아니함을 염려하는 것이니, 마땅히 안팎을 시켜서 도로를 장엄하고, 향과 꽃과 번기일산을 갑절이나 전보다 훌륭하게 하며, 늙고 병들고 죽는 것들의 불상사가 길가에 있지 않게 하라.’

  벼슬아치들은 칙명을 받고 꾸미기를 전보다 갑절로 하였느니라.

  그 때 보살은 여러 관속들에게 앞뒤에서 둘러싸여 성의 서쪽 문으로 나갔느니라.

  때에 정거천은 변화하여 죽은 사람이 되었는데, 상여 위에 눕히고 향과 꽃을 널리 뿌리며 식구들이 울부짖으면서 따라가며 보내는지라, 보살은 보고 마음으로 몹시 슬퍼하며 마부에게 물었다.

  ‘이것은 바로 어떤 사람인데 향과 꽃으로 그 위를 장엄하고 또 많은 권속들이 슬피 울고 있느냐?’

  때에 정거천은 신통의 힘으로써 그 마부가 보살에게 말하게 하였다.

  ‘이것은 죽은 사람이옵니다.’

  그리고는 또 물었다.

  ‘무엇을 죽음이라 하는가?’

  그러자 대답하였다.

  ‘대개 죽음이라 함은, 정신인 의식이 몸을 떠나고 목숨과 감관이 물러가는지라, 길이 부모형제처자권속들과 은혜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이별하여 영원히 다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정신만이 혼자 가서 다른 길에 돌아가므로 은혜하고 사랑하고 이뻐하고 미워하는 것이 다시는 아는 척 아니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죽음이야말로 참으로 슬프기 이를 데 없나이다.

  또 물었다.

  ‘이 사람만이 죽는 것이냐, 모두가 그런 것이냐?’

  보살에게 대답하였다.

  ‘무릇 이 삶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음이라는 데에 돌아가나이다.’

  보살은 듣고 더욱 불안해하면서 말하였다.

  ‘세간에 이러한 죽는 고통이 있거늘 어떻게 그 속에서 방일할까? 나는 이제 어느 겨를에 동산 숲에 나가겠느냐? 방편을 생각하여 이런 고통 떠나기를 구하여야겠다.’

  그리고는 곧 수레를 돌려 도로 궁중에 들어왔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마부에게 말하였다.

  ‘오늘 태자가 나가서 동산에서 놀며 기뻐하였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하나이다. 태자가 성을 나갔더니, 갑자기 길 곁에 한 죽은 사람을 상 위에 눕히고 네 사람이 상여를 메고 권속들은 슬피 울부짖었나이다. 태자께서는 보고 몹시 슬퍼하며 언짢아하다가 마침내 중도에서 곧 궁중으로 돌아왔나이다.’

  때에 수단왕은 생각하였다.

  ‘이는 바로 내 아들이 집을 떠날 조짐이로다. 아사타 선인이 거짓이 없었구나.’

  그리고는 이에 다시 다섯 가지의 욕심을 더욱 더하여 재미있게 즐기게 하였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어느 때에 정거천들은 태자가 궁중에 돌아가서 다섯 가지 욕심에 처하여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보살을 위하여 다시 일과 형상을 나타내서 빨리 집을 떠나게 해야 하겠구나.’

  그 때 보살은 다시 마부를 불러 말하였다.

  ‘오늘 동산 숲에 가서 유람하려 하노니, 그대는 수레를 차려라. 나는 잠깐 나가야겠도다.’

  마부가 또 부왕에게 아뢰었더니, 왕은 이를 듣고 마부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전번에는 세 쪽 문으로 나가면서 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보고 근심 걱정하며 좋아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번에는 북쪽 문으로 나가게 해야겠다. 도로를 꾸미고 향과 꽃과 번기일산으로 전번보다 훌륭하게 할 것이며, 다시는 늙음과 병듦과 죽음 등의 상서롭지 않은 일을 길 곁에 두게 하지 말라.’

  그러자 벼슬아치는 칙명을 받들고 꾸미고 좋게 하기를 전번보다 지나치게 하였느니라.

  그 때 태자는 여러 관속들에게 앞뒤에서 둘러싸여 성의 북쪽 문으로 나갔느니라.

  때에 정거천은 변화하여 비구가 되어서 가사를 입고 수염과 머리칼을 깎아 없앴으며, 손에 석장(錫杖)을 짚고 땅을 보며 걸어갔는데, 엄숙하고 위의가 올바른지라, 태자는 멀리서 보고 이는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느니라.

  때에 정거천은 신통의 힘으로 그 마부가 보살에게 말을 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이를 집을 떠난 사람이라 하나이다.’

  그러자 태자는 곧 수레에서 내려 예배하고 물었다.

  ‘무릇 집을 떠나면 이익된 바가 무엇입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집에 있으면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온갖 것이 무상하여 모두 이는 무너져 버리는 불안한 법임을 보고, 그 때문에 친족을 버리고 한적한 데 있으면서 애써 방편을 구하여 이 고통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닦고 익히는 것은 샘이 없는 거룩한 도[無漏聖道], 바른 법을 행하여 모든 감관을 조복하고 큰 자비를 일으켜 두려움이 없음[無畏]을 잘 베풀며, 마음과 행이 평등하여 중생을 보호하고 생각하며, 세간에 물들지 않고 영원히 해탈을 얻나니, 그러므로 집을 떠나는 법이라 합니다.’

  이에 보살은 깊이 기쁨을 내며 찬탄하였다.

  ‘거룩합니다, 거룩합니다. 천상과 인간 안에서 이것만이 으뜸입니다. 나는 결정코 이런 도를 닦고 배워야 하겠습니다.’

  이를 본 뒤에 수레에 올라 돌아왔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나가 놀면서 과연 즐거움이 있었더냐?’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하겠나이다. 태자께서 아까 나가다가 중도에 이르자 모두가 장엄하여 좋고 불상사들이 없었는데, 갑자기 어느 한 사람이 가사를 입고 수염과 머리칼을 깎아 없앴으며, 발우를 가지고 석장을 짚고 가는데 용모와 거동이 단정 엄숙하고 위의가 자상한지라, 태자는 문득 수레에서 내려가 예배하고 말을 하여 마치고는 수레에 올라 돌아왔사오나 끝까지 역시 무엇을 말하였는지는 모르겠나이다.’

  때에 수단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아사타 선인의 말이 거짓이 없구나하고, 이에 다시 미묘한 다섯 가지 욕심을 더욱 더하여 재미있게 즐기게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정거천은 보살을 빨리 집을 떠나게 하려고 거듭 부왕에게 일곱 가지의 꿈을 꾸게 하였나니, 첫째 꿈은 제석천의 당기를 여러 사람들이 마주 듣고 가비라성 동쪽 문으로부터 나가는 것을 봄이요, 둘째 꿈은 태자가 큰 코끼리를 타고 시중들에게 호위되어 가비라성 남쪽 문으로부터 나가는 것을 봄이요, 셋째 꿈은 태자가 사마(駟馬)의 수레를 타고 가비라성 서쪽 문으로부터 나가는 것을 봄이요, 넷째 꿈은 어느 한 보배 수레바퀴가 가비라성 북쪽 문으로부터 나가는 것을 봄이요, 다섯째 꿈은 태자가 네거리 가운데서 북채를 휘두르며 북을 치는 것을 봄이요, 여섯째 꿈은 가비라성 가운데에 하나의 높은 다락이 있는데, 태자가 그 위에서 사면으로 가지가지 값진 보배를 버리고 던지매 수없는 중생들이 다투어 가지면서 떠나가는 것을 봄이요, 일곱째 꿈은 성에서 멀지 않은 데서 갑자기 어떤 여섯 사람이 소리를 높여 통곡하는 것을 봄이 그것이니라.

  때에 수단왕은 이 꿈을 꾸자 마음으로 크게 두려워하다가 갑자기 깨어나서 여러 대신들에게 명하였다.

  ‘내가 밤중에 이와 같은 꿈을 꾸었는데,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해몽하는 사람을 불러다가 이 일을 풀이하게 해야 하리라.’

  때에 정거천은 변화하여 하나의 바라문이 되어 사슴 가죽 옷을 입고 궁문 밖에 서 있다가 외쳤다.

  ‘나는 대왕의 꿈을 잘 풀이할 수 있노라.’

  그러자 여러 신하들이 듣고 아뢰어서 궁중으로 불러들였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자세히 꾸었던 꿈을 설명하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와 같은 꿈은 바로 무슨 상서입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하셔야 합니다. 꿈에 제석천의 당기를 여러 사람들이 마주 들고 성의 동쪽 문으로 나가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한량없는 백천의 천인들에게 둘러싸여 집을 떠나야 하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태자가 큰 코끼리를 타고 시중들에게 호위되어 성의 남쪽 문으로 나가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집을 떠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열 가지 힘[十力]을 얻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태자가 사마의 수레를 타고 성의 서쪽 문으로 나가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집을 떠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畏]을 얻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보배 수레바퀴가 성의 북쪽 문으로 나가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집을 떠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법 바퀴를 굴리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태자가 네거리 가운데서 북채를 휘둘러 북을 치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나면 여러 하늘들이 전전하여 들으며 범천 세상까지 이르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높은 누각에 태자가 올라가서 보물을 버리고 던지면 수없는 중생들이 다투며 가지고 떠나가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나자 여러 천인들과 팔부(八部) 가운데서 가르침의 보배[法寶]인 이른바 사념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분과 팔성도의 갖가지 여러 가르침을 비처럼 내리는 형상입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꿈에 성에서 멀지 않은 데서 갑자기 어떤 여섯 사람이 소리를 높여 통곡하는 것은, 이는 바로 태자께서 집을 떠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지라, 외도 여섯 스승이 마음에 근심과 괴로움을 내는 형상입니다.’

  그 때 변화한 사람은 수단왕을 위하여 그의 꿈을 풀이한 뒤에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기뻐하며 경하하실지언정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는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 꿈은 상서로워서 큰 과보를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말을 마치고 갑자기 없어져 버렸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바라문이 꿈을 풀이함을 듣고 태자가 집을 떠나 도로 배울 것을 두려워하여 이에 다시 다섯 가지 욕심 거리를 더욱더 하였느니라.

  이 때 야수다라도 스무 가지의 무서워할 만한 일을 꿈꾸고 갑자기 깨어나서 마음속으로 놀라고 두려워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지라, 보살이 물었다.

  ‘왜 무서워합니까?’

  야수다라는 울면서 말하였다.

  ‘태자여, 제가 아까 꿈에 온 대지가 두루 진동함을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산뜻하고 큰 일산은 언제나 덮어 가려 주는 것인데, 차닉(車匿)이 갑자기 와서 내 것을 빼앗아 가지고 가는 것을 보았으며, 또 제석천의 당기가 넘어져서 땅에 있는 것을 보았으며, 또 몸 위의 영락이 물에 떠서 흘러가는 것을 보았으며, 또 해와 달과 별이 죄다 떨어져 버리는 것을 보았으며, 또 나의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끊어 버리고 떠나가는 것을 보았으며, 또 제 몸은 미묘하고 단정하거늘 갑자기 추하고 더러워지는 것을 보았으며, 또 제 몸의 손발이 죄다 깨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또 모습이 까닭 없이 벌거숭이가 되는 것을 보았으며, 또 앉아 있던 평상이 땅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보았으며, 또 언제나 태자와 함께 앉고 누운 평상의 네발이 한꺼번에 깨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또 하나의 보배 산의 사면이 높고 험준한데 불에 타며 무너져서 땅에 있는 것을 보았으며, 또 대왕의 궁전 안에 하나의 보배 나무가 있더니, 바람이 불자 넘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쨍쨍 비치는 해가 숨어지면서 천지가 캄캄해지는 것을 보았으며, 또 밝은 달이 공중에 있는데 뭇 별이 빙 둘러싸더니, 이 궁중에서 갑자기 없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또 큰 밝은 촛불이 가비라성을 나가는 것을 보았으며, 또 이 성을 보호하는 신으로서 단정하고 감탄할 만한 이가 문아래 서 있더니 슬퍼하며 크게 우는 것을 보았으며, 또 이 성이 변하여 들판이 되는 것을 보았으며, 또 성안의 숲과 나무와 샘과 못이 죄다 바짝 마르는 것을 보았으며, 또 장사가 손에 무기를 가지고 사방에서 내닫는 것을 보았습니다.

  태자여, 저의 꿈은 이러한지라, 마음이 매우 불안합니다. 장차 저의 몸이 일찍 죽으려는 것은 아닐까요? 은혜와 사랑이 나와는 이별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는 바로 무슨 증조입니까? 흉한 것일까요, 길한 것일까요?’

  그 때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집 떠날 때가 왔구나. 이 조짐을 나타내어 비()에게 이러한 꿈을 꾸게 하였도다.’

  그리고는 야수다라를 위로하였다.

  ‘비는 이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꿈의 생각이란 뒤바뀐 것이어서 진실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설령 꿈에 제석의 당기가 쓰러지고 해와 달이 떨어진다 하기로서니, 비의 몸에 어디를 다쳤습니까? 차닉이 일산을 가지고 떠나갔다 하거니와 꿈에 빼앗긴 것이므로 모두가 허망하나니, 다만 평안히 잠이나 자고 근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밤에 보살은 자신이 다섯 가지의 꿈을 꾸었나니, 첫째의 꿈에 몸은 대지를 자리로 하고 머리는 수미산을 베개로 하고 손은 큰 바다를 받들며 발은 발해(渤邂)를 밟은 것이요, 둘째 꿈은 어떤 풀의 이름이 건립(建立)인데 배꼽으로부터 나와 나무의 끝이 올라가며 아가니타천까지 닿는 것을 보았으며, 셋째 꿈은 털과 깃이 여러 가지 빛깔로 섞인 네 마리의 까마귀가 사방으로부터 와서 보살의 발을 받들더니 변하여 흰 빛깔이 되는 것을 보았으며, 넷째 꿈은 흰 짐승의 머리는 다 검은 빛이었는데 함께 와서 무릎을 꿇고 태자의 몸을 훑은 것을 보았으며, 다섯째 꿈은 어느 한 더러운 산이 형세가 높고 큰데 보살의 몸이 그 위에 있으면서 돌고 놀며 밟아도 더럽혀지지 않는 것을 보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