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론 - 해외 강의 자료

로빈 2013. 11. 28. 14:42

 

 

(Mount Washington 맥도널드에서 벌어진 여 종업원의 인권 침해 사건을 다룬 영화 Compliance의 한 장면. 이 사건을 통해 1961년에 있었던 예일 대학 교수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Obediance 실험]이 다시금 조명 되었다.)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권위의 법칙이란 용어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될 수 있다. 권위의 법칙이란 행동 경제학보다는 사회 심리학에서 발견된 심리적인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행동 경제학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심리 현상이다. 권위의 법칙이 처음 심리학계에 소개 된 것은 1961년 예일 대학의 심리학과 조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이 시도한 사회 심리학 실험을 통해서였다. 밀그램의 실험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을 비롯한 추축국에서 발생했던 전쟁 범죄와 관련해서 어떻게 이성을 가진 인간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와 같은 실험은 솔로몬 내쉬의 인간의 순응에 대한 실험에서 시작되어 지금도 사회 심리학 실험에 있어서 인권 침해 논란이 되는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포드 감옥 실험]과 같은 실험들로 연계 되었다. 또한 밀그램의 실험은 최근에 미국에서 영화화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던 맥도널드 직원에 대한 인권 침해 사건을 통해 재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 그의 실험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권위적인 존재의 지시에 쉽게 굴복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밀그램의 실험의 설정. 이 실험에서 L과 E는 연기자로 L은 피 실험자이자 피해자의 역할을 E는 실험을 진행하는 박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T는 실제 실험 대상자로 앞에 있는 장치를 활용해서 L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되어 있다.)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먼저 전문배우 두 사람을 연구소로 초빙하여 한 사람은 교사의 역할(권위적 인물)을 연기하도록 하고 또 한 사람은 학생의 역할을 하도록 주문했다. 실험에서 두 배우는 마치 체벌을 통한 학습성과의 개선여부를 실험하고 있는 교수와 학생처럼 행동했다. 실험대상자들은 거리에서 임의로 선택되었고, 이 두 사람의 실험에 도우미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전문배우가 연기하는 교수와 학생을 진짜로 여겼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서 선택된 남녀 실험대상자들은 교수가 학생의 학습성과를 개선시키기 위해 지시하는 체벌을 학생에게 직접 집행했다. 체벌은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전기충격은 단추를 누를 때마다 한 번씩 가해졌고, 충격의 정도는 단계별로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전기 충격은 가해지지 않았고, 실험 대상을 선택 할 때 배우 한명이 항상 체벌을 받은 역할을 맡도록 조작 되었다. 그래서 상대방 배우는 전기 충격을 받는 피해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 임무를 수행했다. 밀그램의 관심은 실험대상자들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전문적 인상을 풍기는데다가 교수의 직위까지 더해진―권위의 영향하에 놓일 경우, 만약 연구소 바깥에서 접했다면 잔인하고 정신 나간 짓이라고 여겼을 체벌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지 여부였다. 실험결과는 놀라웠다. 대다수의 실험 참가자들은 실험을 주관한다고 믿어지는 배우의 지시에 따라 방안에 있는 다른 배우에게 무자비한 전기 충격을 가했다. 심지어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자도 있었다. 미국의 어느 소도시나 집단수용소의 경비원 역할을 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일상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던 평범한 사람들조차 적당한 권위(교수)에 굴복했고, 자신의 행동이 좋은 결과(학습성과)를 가져온다고 여기며 타인을 잔인하게 고문했다. 밀그램의 실험결과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밀그램의 실험을 다시 재 구성한 방송 실험 장면이다.)

 

그리고 밀그램의 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학자들과 일부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회자 되고 있었던 2004년 미국 캔터키의 작은 도시인 마운튼 워싱턴에서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다. 맥도널드의 부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던 도나 섬머스는 스콧 경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가게에 한 점원이 도둑질 혐의를 받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콧 경관의 지시에 따라 의심을 받고 있는 18세의 여 점원 루이스 오그본은 사무실로 데리고 온 서머스는 이후 3시간 반 동안 스콧 경관의 지시에 따라 상상하기 힘든 일을 18살 소녀에게 저지르게 된다. 그녀는 루이스의 옷을 완전히 탈의하게 하고 소녀를 그 상태로 방치 했으며,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 받는 약혼자는 스콧 경관의 지시대로 루이스를 나체인 상태로 체조를 하게 하거나 성 희롱 행위와 자신에게 간접 성행위를 하도록 지시 하기도 했다. 마운트 워싱턴 맥도널드 사건은 이후 전화를 걸어서 이와 같은 행위를 하게했던 데이비드 R 스튜어트가 체포되고 서머스 부 매니저의 약혼자인 월터 닉스가 성희롱 행위로 6년형을 선고 받았고, 맥도널드는 루이스 오그본과 도나 서머스로부터 소송을 당해 논란이 되었다. (서머스의 경우 사건 직후 해고 되었는데, 이후 전화를 걸었던 데이브 스튜어트가 다른 맥도널드 매장에도 유사한 전화를 걸어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 지면서 이와 같은 정보를 직원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은 맥도널드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마운트 워싱턴 맥도널드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 사건을 다룬 비디오. 실제 사건 영상과 이를 재 구성한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마운트 워싱턴에서 벌어진 맥도널드 직원에 대한 인권 침해 사건은 사건의 진행이 극단으로 간 사례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얼마나 권위라는 것에 쉽게 굴복하는지를 보여주고 밀그램의 실험에서 찾아낸 우리의 심리 현상을 확실하게 증명한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적인 부분을 협상에서는 어떻게 활용 할 수 있을까? 협상에서 제공되는 증거나 진술, 사실등과 같은 내용들에 전문가의 의견서를 첨부하는 것 만으로도 해당 자료의 신빙성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협상장에 변호사나 회계사등이 동석해서 특정 논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견지하는 정도 역시 훌륭한 협상 도구로써 권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권위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협상장에 회사의 중역이나 최고 경영자가 나설 필요는 없다. 예전에 남북한 회담을 하는데 있어서 참석자의 직급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이와 같은 사항이 아주 세부적이고 작은 문제인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협상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직급이 높은 사람이 나오는 것은 협상 테이블에서 즉각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직급이 낮은 사람을 보낸 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돌아가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반면에 말이다.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측이 가지고 있는 권위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동의를 얻어내봐야 뒤에 그런 결정이 뒤집어 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게 된다. 심지어 협상 전문가나 코치들 중에서는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할 경우 주니어급 변호사나 매니저급 직원을 협상장에 보내기도 한다. 현장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 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