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그림.

손우정 2009. 2.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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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에 대하여 / 김남주

 

 

  새로운 사상은

  썩고 병들고 만신창이가 되어

  이제는 어떻게 손을 써 볼 수가 없는 그런 세상에서 태어난다

  이를테면 동학이 그러했다 반봉건싸움에서

  새로운 사상은 그 초년에는

  거리와 시장의 우스갯소리가 되기도 하고

  사문난적이라 박해의 과녁이 되기도 한다

  반역의 씨앗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그것을 멀리하고

  굶주린 이들이 그것을 가까이 한다

  사상은 노동의 대지를 그 밭으로 삼는다

  처녀들은 깊숙한 곳에 호미로 그것을 파묻고

  사내들은 억센 주먹으로 그것을 지킨다

  밤이 그들의 옷이고 별이 그들의 미래다

  고난의 긴 세월 낡은 껍질과의 싸움에서

  새싹의 기운은 이기고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려 지천으로 그 가지를 뻗는다

  사상의 꽃이 아름다운 것은

  민중의 피로 그것이 개화하기 때문이다

  그 열매가 아름다운 것은

  한 사람이 아니라 한두 사람이 아니라

  만인의 입으로 그것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침 이슬 /김민기

출처 : 지혜(智慧)의_등불
글쓴이 : 다윗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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