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비평

손우정 2010. 10. 30. 15:16

지방의회, '김태호 낙마' 그 이상을 꿈꿔라
지방 인사청문회 도입 환영... 후보자 검증 기능 강화해야
10.10.29 09:52 ㅣ최종 업데이트 10.10.29 09:52 손우정 (roots96)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울 광화문 한 오피스텔 현관에서 준비된 총리 후보 사퇴문을 발표한 뒤 떠나고 있다.
ⓒ 권우성
김태호

얼마 전 사상 최연소 총리가 될 뻔했던 김태호 후보를 낙마시킨 것은 인사청문회라는 제도적 공간이었다. 청문회 자리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은 공정사회를 외치고 다니는 정부와 여당을 당혹케 했고, 결국 김 후보는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 간다"는 마오쩌둥의 어록 하나를 남기로 홀연히 떠나야 했다.

 

청문회 시즌이 올 때마다, 국민들은 이 나라 공직자들의 도덕성 수준에 혀를 내두른다. 우리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얼마나 썩었으면, 몇 차례의 자체 검증을 견뎌냈다는 후보들마다 상식 이하의 도덕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만스럽기는 하지만, 인사청문회가 없었다면 '존경받는 총리·장관님'으로 불렸을 많은 이들이 어느 정도 걸러지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방의회에도 '인사청문회 도입' 목소리 높아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 28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지방공기업사장 인사청문회 도입을 위한 '지방공기업법' 개정 건의안을 의결한 데 이어, 10월 20일 경기도시·군의장협의회 역시 인사청문회 도입을 위한 법령 개정 건의문을 채택했다.

 

공사, 공단 등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하거나 출연한 기관의 장과 임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사청문회 제도가 있는 곳은 2006년부터 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여전히 지역토호와 이권세력의 입김이 강한 지방자치의 현실에서 선거가 끝나면 각종 친·인척과 학연을 동원해 요직을 차지하는 지방정치의 현실을 볼 때, 지방의회 청문회에서는 국회보다 더 심각한 공직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2009년 공개된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장 기소 현황 자료를 보면, 선거법,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59명의 단체장이 기소된 바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은밀한 거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인사과정을 공개적인 청문회로 제어하고자 하는 시도는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국회 청문회의 경우에도 적지 않는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기 전에, 국회청문회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더 좋은' 청문회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시점이다.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사청문회는 2000년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등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과 각 부처 장관, 합동참모장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까지 인사청문회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인사청문회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기제라는 측면 이외에도 관련 정보와 청문회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원화된 국회 인사청문회 구조... 국회 통제 권한 없는 경우도 있어

 

  
▲ 이원화 되어 있는 인사청문회 구조 인사청문회는 국회가 동의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청문회와 동의를 결정하지 않는 청문회로 이원화 되어 있다.
ⓒ 국회입법조사처
인사청문회

국회 인사청문회 구조는 대통령중심제이면서도 국회권한을 확대시킨 1987년 헌법구조와도 닮아 있다.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등 통상 정치적 중립성을 중시하는 고위공무원(인사청문 특별위원회 담당)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국무위원이나 검찰총장, 국정원장 등 대통령이나 대법원장이 임명권을 가진 후보(소관 상임위원회 담당)에 대해서는 국회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별다른 통제 권한이 없다.

 

따라서 의회가 국무위원 등의 인사에 반대하더라도, 법적으로는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현재의 법률은 자치단체장에게 각종 지방 공기업 임원의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의회에서 인사청문회가 도입되더라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 역시 2004년 "(행정부구성원의) 임명행위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서 법적으로 국회인사청문회의 견해를 수용해야할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런 점에서 지난 청문회를 통해 일부 국무위원 후보가 사퇴한 것은 제도적 제재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국민여론을 감안한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문회에서 부적격자로 판단된 행정부 고위 공무원에 대해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을 기대하는 것 말고는 다른 통제 수단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자치단체장이나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 어디까지냐는 논쟁에 들어가지 않고서도 인사청문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 

 

[보완점1] 지나치게 짧은 청문회 기간 연장해야

 

우선 특별한 법정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미국과 달리, 20일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만을 허용해 의혹만 난무할 뿐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현 인사청문회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후보자는 백악관 신원진술서, 국가안보직위 진술서, 재산상황진술서를 비롯하여 FBI의 신원조사 동의서와 의료기록제공, 납세기록조사 허가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런 절차와 심사로 인해 통상 대통령의 후보자 인사검증에만 2~3개월이 소요된다.

 

의회에 설치된 소관 상임위원회는 재산공개 내역과 각종 경력, 병역사항, 범죄기록 등 관련자료를 재차 검토하는 2차 검증 절차를 거친다. 미국에서는 이런 복잡하고 장기적이며 세심한 사전 검증절차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회에서 개인의 직무와 관련된 검증 이외에 개인 신상에 대한 논란이 오고갈 이유가 별로 없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개인신상과 과거 전력, 부정과 부패에 대한 사전 검증이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며, 국민상식 수준에 부합하는 깨끗한 후보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적 검증이 주된 쟁점이 되고 있다. 아마도 지방의회에서 국회 청문회를 벤치마킹해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인사청문회가 법정기한(위원회별로 인준동의안 처리 시한은 상이)이 없지만 평균 70여 일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인사청문회 기간 또한 지금보다 최소 3배 이상 연장하거나 아예 없애 충분한 사전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부실 청문회를 극복하기 위해 후보자에 대한 자료제출요구권을 강화하고 해당 상임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의혹제기가 아닌 실체 파악에 근거한 청문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보완점2] 허위진술 후보에 대한 법적 책임 물어야

 

또 하나의 문제는 공직후보가 청문회에서 허위 진술할 경우에도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나 감정인이 허위진술이나 감정을 한 경우에는 처벌을 받지만, 정작 청문회 당사자인 후보자는 허위진술에 대한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기껏해야 모호한 어록을 남기고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뿐이다. 

 

고위공직자와 그 후보들이라면 일반들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인사청문 후보자가 허위진술을 할 경우 법적 처벌을 가할 수 있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미 공직에 임명된 뒤라도 허위진술여부가 파악된다면 임명 취소와 함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많은 공직후보자들이 자료제출요구에 대해 사생활이나 비밀보장 등의 이유로 거부해 왔는데, 비밀보장이나 사생활 보호의 범위를 명확하게 제한하거나 상임위원에게라도 비공개를 전제로 관련 정보를 열람케 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공정사회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들부터 모범 보여야

 

앞에서 제안한 것들은 임명권을 명시한 헌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법률로써 충분히 실현될 수 있는 조치들이다. 또 지방의회에서 청문회를 도입하더라도 반드시 보완되어야 하는 조치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언급한 이후 이 단어가 정가의 유행어가 되었지만,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고위공직자들과 그 후보들의 현실은 공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또 앞으로 지방의회에서 청문회가 시작되면, 어떤 경악할 만한 부패와 비리가 드러날 지 오싹해 지기도 한다. 

 

도덕성과 깨끗함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른 잣대가 적용될 수 없는 공직자의 기본적인 자격이다. 이런 점에서 왜 한국 인사청문회는 미국과 달리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지 않고 도덕성만 들이대느냐는 비판은 초점을 벗어나 있다.

 

정확하게는 기본적인 도덕성조차 부재한 우리 공직사회의 현실을 한탄해야 옳다. 정부와 여당이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최소한의 도덕성이라도 검증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 개선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때만이 공정사회의 근처라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 청문회이건 국회 청문회이건, 청문회가 청문회답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무었하나도 지나치게 빠른 시일 내에 끝내어야 하는 것 때문에 언제나 이 후 문제발생이 다반사이지요. 선거나 투표 제도가 그렇고 위의 청문회 제도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제도 - 와 유사한 것에는 공직자 재산공개제도도 있습니다. - 도 도입은 다행이지만 단발성에다가 실질 검증장치가 아닌 형식 수준에 머무른 것이 단점입니다.
꼭 미국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가 충분한 시간을 요하는 것 조차도 이런 식으로 처리해 온 것이 한 두 번도 아니지만 무조건 적인 저 비용 내지는 효율을 앞 세우며 일축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 아마 한국에서 공직자 1명 선출에 2 ~ 3개월 소모한다면 당장에 비효율 내지는 만만디 등을 외치면서 반대할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이 때문에 적잖은 부문에서 주권행사영역의 축소 또한 다반사이지만요.
지방 차원에서는 아예 더 심각한 수준이고 이것이 다시 최소한의 관심 내지는 무기력 냉소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토호정치를 북돋우어 주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고리를 단절/절단 하는 것이 1차 목표이기도 하고 중앙에서의 단점을 뛰어넘을 동력의 발생도 여기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정치혁파과제에 이 부분의 누락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위에서 보완점을 말했지만 또 다른 편에서 재산공개든 청문회든 1회 성으로 끝나고 이전의 발언내용이나 신고내용과 다른 사실을 발견했을 때의 처리장치도 부재하고 오히려 검증하는 편과 검증받는 편의 처지가 완죠니 뒤바뀌는 문제는 청문회든 재산공개 제도든 선거든 투표든 간에 이들 제도들에 대한 대대적인 혁파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한국 사회 아니 대중 민주주의 자체를 요약하자면 검증 받는 편이 오히려 활보하고 검증 하는 편이 울화상태에 놓인 사회이죠. 청문회나 재산공개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시간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시간은 과두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중에서 적극적으로 자유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민중으로 가는 길은 험하지만 이는 새로운 것의 출현이 명확한 만큼 대중에서 민중으로의 전이도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지방 차원에서라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사실 인사청문회가 글의 주제이긴 하지만 인사청문회의 한계는 명백하지요. 그나마 조금 나아지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