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身練武

류운 2007. 7. 23. 12:40

이번 일본 출장 중에 가장 한가로운 날이랄 수 있는 지난 토요일 21일,

한국에서는 K-1 FN KHAN 대회가 열렸지요?

임치빈 선수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최용수 선수가 선전했고,

무엇보다 김세기 선수가 버질 칼라코다를 3넉다운 KO로 이겼다는 것이 대사건!

 

저도 그 뉴스를 보고서 판크라스라든지 몇몇 일본 격투기 관계자들에게 자랑을 했습니다만,

처음엔 럭키 아니야라는 뉘앙스였다가 2다운 후에 역전 3넉다운 KO승이라니까 다들 놀라는 눈치더군요.

확실히 3넉다운 KO라는 것은 완벽하게 실력에 의한 승리라는 의미니까요.

 

                                                                                        본인도 참 좋았던 모양입니다... ㅎㅎ

 

개인적으로는 김세기 선수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해본 사이이긴 합니다만...

(아, 코마 시절에 심판을 본 적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_-)a

그 스승이신 오세현 관장님과 어쩌다 지면상으로 논쟁 비슷하게 됐던 적이 있죠.  

제가 쓴 기사 중 한국 입식타격계의 레벨을 언급한 내용 때문이었습니다만...

사실 오세현 관장님 뿐 아니라 당시 입식타격 쪽 관계자 분들은 다들 좀 언짢으셨다고 합니다. ^^;;

뭐, 제 입장에서야 변명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입식타격이라는 전문 영역이 그만큼 전체적인 깊이가 있는 분야다...

따라서 당장 성적이 안 나온다고 해서 결코 우습게 봐선 안 될 것이라는 얘기였거든요.)

분명히 현장의 여러분들께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었을 테니 죄송한 것도 사실이고요.

 

여하튼 한국 입식타격계가 강하다고 주장하셨던 오세현 관장님께서

자신의 제자를 통해 확실히 그 사실을 확인시켜주셨고 또한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

저야 제가 틀렸다고 해도 그만, 그냥 입다물고 두 손 들고 있으라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

 

 

                  후반으로 갈수록 더 거세게 몰아가며 접전을 펼치는 박병규(왼쪽)과 챔피언 이시이 히로키

 

그리고 그 다음날인 어제, 일요일 22일 일본에서는 신니혼킥복싱 대회가 있었습니다.

말씀드린 바대로 박병규 (일본에서는 박용이라고 하더군요) 선수가 라이트급 타이틀매치를 벌였습니다.

결과는... 이미 뉴스를 보신 분들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3-0 판정패.

 

상대인 이시이 히로키가 워낙 베테랑인데가 절대왕자다운 면모를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7년 간이나 타이틀을 지켜왔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과연 그럴만 하구나 하고 납득하게 만든달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완벽한 타이밍과 거리에서 왼손 스트레이트에 가까운 잽으로

대시해들어가려는 박병규 선수의 기선을 판판이 차단해버리는 모습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박병규 선수는 뭔가 자기가 가진 실력을 100% 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2년만에 찾아온 타이틀매치 기회이기 때문에 긴장을 했던 것인지,

이시이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공격을 제대로 못 풀어나가니 보는 제가 다 답답하더군요.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이 이시이의 대단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나 박병규 선수의 최대 무기는 그 의지랄까요, 끈기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후반에 더 강해지는 타입입니다만,

단순히 체력이 좋다거나 쓰러지지 않는 근성을 발휘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말그대로 끝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는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이시이 선수도 경기 후 "태국 선수보다 오히려 상대하기 힘들다"라고 했을 정도로

후반에 확실히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이시이에게 오히려 더 거세게 맞서며 몰아붙이는데,

맞으면서도 결코 시선을 상대에게서 떼지 않고 갈수록 눈빛이 살아나는 것이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 박병규 선수의 저 눈빛 보이십니까?

 

이날은 타이틀매치가 총 3개, 이외에도 챔피언급 선수가 출전한 것이 2경기 더 있었는데

어느 경기나 정상에 있다고 해서 방심 못하겠는데? 하는 긴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경기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습을 본 우치다 노보루도 오랜 기간 헤비급 1위의 자리를 지켜온 노장답게

여유있는 듯 경기를 했지만 결국 도전자에게 2-0 판정패, 덜미를 잡히고 말았지요.

 

                                            아이 거 참, 잘 안 맞네... 고전하는 우치다 노보루 (왼쪽)

 

신니혼킥복싱의 대회를 직접 가서 본 것은 사실 처음이었는데요.

팔꿈치 공격을 허용하기 때문에 무에타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뭔가 '아, 이것이 일본만의 킥복싱이구나' 싶을 정도로 특색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덧붙여, 이하라 신이치 회장은 참 유쾌한 사람이더군요.

링 위에서 마이크어필 후 마이크를 높이 던져 아나운서가 잡게 하는 장난끼 넘치는 모습이라든지,

대회 끝나고 초대 인사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중량 초과로 다시 내린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직접 팜플렛을 3권씩 챙겨주고 (그다지 필요는 없었지만... -_ - 티셔츠가 좋은데)

다음에도 또 와서 응원해줘~ 라고 하는 모습이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맛이 있었어요. ^^

 

 

오세현관장입니다...살다보면 그럴 수 도 있죠...하지만 생각이야 어찌되었든..지금은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세기가 이제 격투기 시작한지 2년 5개월정도 됐네요...아직도 못가르친 기술이 많이 있습니다..선수가 실력이 뛰어나도 링에서 스승의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면 꽝이 되죠..그리고 스승이 세계적인 격투기 기술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그또한 정체된다고 봅니다.아직도 체육관에서 원투 로우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지도자 들이 많이 있습니다..저또한 처음에 그랬지만 신일본킥복싱에도 가보고 호주와 홍콩 기타등등에 다녀보니 내 지식이 그들기술보다 20년이 후지다는걸 알게되고 어깨너머로 공부햇죠..지금도 부족하지만...칸 대회장에서 김세기 경기가 끝나고 호주프로모터 레이가 바디에 맞지 않는 기술을 직접 몸으로 직접 가르쳐 주더군요...그것도 시합장에서 말이죠...앞으론 그래서 바디에 맞고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그가 가르쳐준기술과 내생각이 조합된다면 말이죠...말이 길어졌네요...이용업씨 (용업이형) 하고 소주한잔 합시다.
허걱, 제 블로그에 와보시는군요. ^^; 깜짝 놀랐습니다. 뭐 기왕 변명한 김에 책임 전가까지 해보자면 사실 그건 제목을 자기 멋대로 붙인 조기자 탓입니다. ㅋㅋ 그러니까 김세기 선수더러 다음에 조기자 보이면 그 돌주먹으로 한 대 때려주라고 하세요. ^^ // 세계적인 격투기술의 흐름과 정보, 그것이 필요하다는데 정말 동감합니다. 사실 제가 잡지를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것도 그 부분입니다만... 능력 부족이네요. ㅡ,ㅜ // 술은 안 마십니다만, 어쨌든 다음에 다 같이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