漫想綠

류운 1999. 9. 25. 21:10
이거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로군요...

그동안 두분이나 독자가 생겨서, 겨우겨우 글쓸 맘이 좀 생기네요. 제가 좀 무대 체질이라서...^-^

그리운 사람을 맘껏 그리워 하기라... 이것이 과연 삶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확실히 즐거워지더라구요. 하하!! (잊지 마세요, 이 칼럼은 어디까지나 "류운식의" 삶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을^^)

어제도 저는 제가 한창 짝사랑 중인(어떤 친구는 이것을 두고 외사랑이라고 하던데... 머, 상대가 제 마음을 알고 있으면 외사랑이라나요... 하여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죠, 이 얘기에서는) 아이를 맘껏 그리워 했습니다. 고향에 내려오기 전에 운좋게 그 아이를 보고 내려왔는데도, 보고 싶은건 어쩔 수가 없잖아요?

굳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생각난 동네 친구, 학교 선생님, 전에 썼던 칼럼에서처럼 꿈에서 오랜만에 보게 된 사람... 때론 바로 곁에 두고 있는 사람까지도 그리워해 보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아쉬워 해서는 안된다는 것!! 무슨 얘기냐면요... 대개 그리움이 가슴아프다고 하는 것은 항상 아쉬움이 곁들여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곁들여진다라... 이거 영임님 칼럼에서 맛있는 얘길 많이 접했더니 물들었나^^)

쉬운 예를 들어, 헤어진 첫사랑을 그리워 한다고 칩시다. 문득 어느 순간 그녘의 얼굴이 떠오르고, 이어 좋았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이어집니다... 여기까진 좋은데, 거기서 "아, 그때 이랬더라면 좀더 좋았을텐데...", "왜 그때 난 그러지 못했을까?" 따위의 미련이 끼어들기 시작합니다. 지금 그녘을 다시 만난다면 그때의 잘못을 어찌 어찌 떨쳐버리고 하는... 일종의 책무감에 시달리기 시작하는거죠. 이것이 그리움을 가슴아프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생각치 않으세요?

저는 저얼대~ 그러지 않습니다. 뭐,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후훗, 난 대단한 인간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군요 -_-;) 떠오르는 추억의 사건이나 상황, 매개물에 대한 일체의 가치 절하를 하지 않은 채, 그야말로 그 그리움의 감정에 몰입해서 즐기는 거죠. 그때 그 상황에 그대로 들어가 버리는 겁니다. 그 때의 두근거림, 그 때의 가슴아픔, 그 때의 즐거움을 그대로 느껴보려 하다보면... 어느새 얼굴엔 눈물보단 웃음이 어려있을걸요. 대상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대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궤변이라구요? 음... 지난 번 칼럼에 이어 이번에도 궤변이 되어버렸군요...^^ 그래요, 어쩜 제가 아직 삶을 겪어본 폭이 좁아서 이 정도인지도 모르죠... 쩝. 하지만, 전 이렇게 해서... 여지껏 살아오는 동안 미워하는 사람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며 좋아하며 살아왔답니다. 이만하면 나름대로 훌륭한 방법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