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해맑은아찌 2016. 3. 12. 21:21

우리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세돌 대 알파고 대결은 알파고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바둑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이세돌이라는 이름은 지난 10년간 그야말로 '아름다운 바둑"의 대명사였습니다. 여러 번 세계대회에서 우승도 했지만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하고 또 해설자들 마저도 놀라게 하는 창의적인 수법을 많이 보여 줘 바둑이라는 문화적 경기의 발전을 이끌어 온 세계의 선두주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기사이기 때문에 그런 그가 인공지능 바둑 소프트웨어에게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패한 것이 참 아플 것입니다.


인공지능 학자이지만 바둑 애호가이기도 한 저로서도 그렇습니다. 1국 종료 후 집사람의 요청으로 바둑도 인공지능도 잘 모르는 일반인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좀 이해할 수 있게 써 달라고 한 글이 SNS에서 많이 퍼져 읽힌 것 같습니다. 그 글은 쉽게 써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설명은 생략했고 특히 1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것이 이전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 달리   알파고의 수들은 많은 경우 "인간 프로 기사의 수"와 닮아 있었고 소위 우리가 "정수"라고 부르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그 부분은 알파고의 전부는 아니지만 네이처 논문에 기계학습의 과정으로 잘 나와 있었기에 그 부분을 제가 주로 설명했었고 이후 바둑을 아시는 분들이 댓글로 문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전문적인 설명을 섞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바둑을 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놀란 건 2국이었을 겁니다. 패착 없이 진 바둑..해설자들이 이세돌 사범이 유리하다던 그 직후 알파고가 지기 힘든 판을 짜 버리는 여섯 수 정도의 전개(68~73)는 국후 복기해 보시면 확실해질 겁니다.


그리고 기력은 출중하지 않지만 알파고의 원리를 알던 저는 1국에서 더 많이 놀랐고 2국과 3국은 어렵지 않게 승부 예측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알파고를 이기지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댓글로 말씀드렸습니다.


바둑 기력이 좀 되시는 분들에게는 많은 다른 기사보다 아래 글이 알파고의 착수 원리를 제법 잘 설명했다고 보여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글의 댓글 토론에서 저는 알파고의 특성 중 "돌의 연결성" 과 "균형" 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그래서 판의 모호성을 가급적 오래 유지해 가야 하고 올인으로 잡으러 가는 상황이 되면 이길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위 아주대 교수님 글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3국은 솔직히 승부 자체는 너무 초반인 27수 언저리에서 갈렸습니다.




26수까지 진행된 모습인데 저는 이 순간 까지는 해볼만 하고 상변의 백과 흑을 들여다 본 한 점을 연결시키지 않으면 작전이 기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상변에서 백이 젖혀서 몇 집 내고 사는 것 자체는 전체 판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데다  알파고의 원리 상 이단 젖힘 정도 해 두고 손 뺄 수도 있기 때문에 알파고의 탐색 엔진에 모호성이 상당한 수준으로 남아있을 거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초중반의 수읽기에서 이세돌 프로가 뒤질 것 같지 않으므로....



간단한 보드 게임인 8-퍼즐 탐색 예제인데요 알파고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처럼 이렇게 몇 수를 앞을 내다보는 lookahead 탐색을 합니다. 다만 아무거나 다 찾는 brute-force 탐색을 하는 게 아니고 (그러면 어떤 프로그램도 탐색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절대로 10급 이상의 기력을 넘어 설 수 없어요) 몬테 카를로 방식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확률 높은 좁은 영역만 탐색하기에 단시간에 많은 수를 보는 것입니다. 중반에 바둑 판 전체를 놓고 20~30수 보는 예제를 지난 번 글 네이처 논문이 제시했는데 그 때는 한 수에 5초만 생각하게 한 거고요 이번 대국에서는 대개 1분 정도 생각하고 두더군요. 그래서 판이 단순해져서는 절대 알파고를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어서 모호성이 남아 있고 완성되지 않은 바둑판을 끌고 가야 위 그림 처럼 탐색할 때 옆으로 택할 가짓수가 많아져서 깊이 있게 탐색하지 못하게 해야 승산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댓글에서 드린 것입니다.



조금 더 진행되었는데 이세돌 사범이 집을 지키자 알파고는 30번째 수로 두 돌을 연결합니다. 저는 기력이 5급이지만 이 수를 예견했습니다. 알파고라면 이렇게 두어서 연결을 꾀하거든요....그리고 "안 돼"라고 혼자말을 했습니다.



지난 번에 보여드린 네이처 논문에 있는 알파고 원리 중 하나입니다. 이 중 nakade는 '치중"을 말하는 용어인 모양이고요 알파고는 정책 네트워크에 다음과 같은 것을 입력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즉 바둑판 전체를 위와 같은 형태로 분석한다는 건데요 이 부분은 바둑을 좀 아시는 분을 위한 설명인데 이미 응수 패턴을 알고 있는지, 단수를 방비할 것인지, 그리고 "연결을 위한 이웃에 대한 정보", 치중, 응수 패턴, 손 빼는 패턴 등으로 구분한다는 힌트가 여기 있지요. 수리 통계적인 설명이 본문에 여러 복잡한 공식으로 있기에 그 부분은 설명하지 않겠지만 알파고에게 있어 바둑판의 형세 해석에 있어 중요한 팩터 중 하나가 "연결성"이라는 점은 전공자들은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K-baduk 의 김찬우 프로 해설을 들었는데 그 분이 인공지능 바둑 개발에 바둑 고수 입장에서 참여도 해 보시고 해서 그런지 이런 인공지능 바둑 및 몬테카를로의 특성 또 나아가 그것들을 활용한 학습 엔진을 장착한 알파고의 원리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셨다고 보이고요 그래서 그 분이 알파고의 많은 착수를 예상하고 가장 훌륭한 해설을 했다고 봅니다.    




30 수 이후 알파고의 돌들이 연결되고 나니 영 판이 기울어져 버렸습니다. 이 시점에 가서는 만약 사람 프로가 백이엇다면 이세돌 프로의 돌을 잡으러 갔을 것 같고 아마도 초반에 아주 큰 손해를 보았거나 그대로 끝났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파고의 목표는 '승리' 이지 '돌을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모호성을 제거해 승리하는 길로 가는 바둑을 두어 나갑니다.


이세돌 사범도 1,2국과는 달리 3국에서는 이러한 알파고의 특징에 대해 이해한 듯 차이를 좁히기도 하고 최대한 모호성을 살려 나가며 부분확정을 안 짓는 바둑으로 끝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항간에 많은 소문이 있던 '패에 약할 것 같은' 알파고에게 여러 곳에서 패 맛도 남기고 결행도 했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탐색 엔진 입장에서 볼 때 "패' 처럼 둔 곳에 또 두는 것은 탐색 경로에 대해 쓸데 없이 많은 탐색을 하게 만드는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꼭 필요하지 않으면 피하게 되지요 이게 '모호성'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수순 내다보기"의 약화를 가져오니까요. 그렇다고 팻감 계산 못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결국 패의 결행에 있어서 알파고의 실수는 없었습니다.  알파고는 패를 못 하는 게 아니라 피할 수 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피할 뿐이라는 걸 입증한 거지요.


알파고의 강화 학습에 대해 조금 설명드리자면 (지난 글에서는 고수의 착점 감독 학습에 의한 정책 네트워크를 "상담기"라는 형식으로 설명드렸죠) 그런 고수의 수 등을 통해 바둑의 패턴을 학습한 뒤 알파고는 자신의 쌍둥이와 대국하면서 승부의 결과에 미치는 착수점의 효능에 대해 거의 무한에 가까운 몇 천만 판의 실험 대국을 합니다. 이게 강화 학습입니다. 한 판에 250수를 둔다면 쌍방이 둔 수는 순서적으로 나열된 125수일텐데 이 각 돌들의 위치에 대한 가치(돌들 간의 관게 포함)에 대해 시뮬레이션해 보는 겁니다. 수백 판이나 수천 판 했다면 그 결과는 엉터리일 것인데 수천만 판 정도 되면 통계적으로 매우 정교한 가치 판단을 하게 됩니다. 


논문에 이랗게 자습만으로 학습한 알파고가 고수의 수만을 학습한 알파고와 맞대결 했을 때 승률이 80%라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알파고는 이 둘을 여러 가지 파라메터 실험 게수에 의해 연합하여 최종 가치 판단을 내린다고 지난 글의 댓글에서 말슴드렷습니다.


판 후이 2단과의 10월 대국과 이번 대국 사이의 5개월은 이런 자습 판의 증가 뿐 아니라 ....



1월 발표 네이처 논문에 나와 있는 실험 계수인데요 이게 영업 비밀일 수도 있죠 하지만 조건을 달리 해 보면서 최적치를 또 구해 볼 수 있기에 이 계수도 보정되어 있을 겁니다. 즉 더 가치 판단이 정교해진 상태로 이세돌 사범과 대국에 임했을 것입니다.


자 어떻든 이제 많은 분들이 완성도 높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실체를 바둑이라는 영역에서 접하시고 그 위력에 대해서 인정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의문점과 호기심을 가지실 겁니다. 솔직히 인공지능 학자인 저로써도 이만큼이나 빨리 이런 경지에 구글 측이 왔으리라고 까지는 예상 못 했습니다. 논문에 나온 걸로는 그리 많은 게 실질적으로 예측되지 않기도 하고요 정확도를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1국 보고 다시 놀란 거지요.... 그리고 한국기원 측이 진짜 우리 나라 인공지능 연구 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기나 했나 모릅니다. 제가 알기론 안 한 걸로 보여요....그냥 바둑 프로그램이구나 라는 관점 정도로 한국기원이 대처했을 겁니다. 게다가  이건 컴퓨터 과학의 일부지 전자나 기계 쪽에서 응용하시는 분들과는 기계 학습 원리 이야기가 안 되거든요....


몇 가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90년대 후반 이후 우리 나라 정부가 인공 지능 쪽에 투자를 거의 안 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강의는 아주 소수만이 들었고 그나마 대부분 그 원리를 공부하기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기법을 게임이나 다른 공학적 문제에 적용해서 "지능형 xxx"를 개발했다고 말하는 수준에 그쳐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대학의 연구자들 외는 광범위한 연구자 층이 형성되지 못한 게 우리 나라의 현실입니다. 해서 이번에 이세돌-알파고 때문에 인공지능이 언론의 각광을 받게 되자 정부가 우리 인공지능이 세계에 겨우 2.5년 뒤떨어졌을 뿐이며(근거가 뭘까요?) 인공지능 산업을 그간에도 육성해 왔지만 이번에 더 지원해 한국형 할파고 만든다 운운 하네요..진짜 인공지능 학자들이 페북에서 그러더군요. 2.5년이 아니라 2.5세기 아니냐고 그러다가 25년 정도라면 말은 된다고요....정부가 그리 말을 뱉었다면 저같이 이미 환갑 다 된 사람들 말고 젊은 40대 연구자들을 정말 확실하게 밀어 줘서 인공지능의 기반 기술을 개발하게 해 줘야 합니다. 기반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실험을 할 여건이 부족한데 3년 안에 알파고 만들어라 같은 닭짓은 제발 하지 마시기를....    


일단 이 이세돌 대국으로 돌아가서 보면 4, 5국이 남아 있는데 이세돌 사범이 흑번인 3국이 승산이 더 높았어요 내일 4국은 알파고의 흑번이라 따라가며 판을 짜는 바둑이 될 것이라서 "언제 손 빼고 선수를 잡아 내 바둑을 만들까?'를 이세돌 사범이 고민해야 하고요 1~3국 모두에서 보았듯이 원리상 중앙에서의 돌의 효율성과  돌의 연결성을 중시하고 그에 따라 계산력을 발휘하는 특성을 이해해 "잘게 써는 바둑"으로 이끌 때 승산이 있다고 저는 봅니다.  


이번 3국에서 보시듯 패도 잘 합니다. 다만 패가 개입되면 탐색 영역이 넓어져 깊이가 짧아질 뿐입니다.



3국 후 이세돌 사범 인터뷰 (질의 응답) 입니다.



구글 딥마인드 측 질의 응답입니다.


항간에 이세돌이 한 수 두면 딥마인드가 분석해서 알파고가 둔다 같은 괴담이 있었나 봐요. 그건 원리 모르고 하는 소리고요 알파고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은 아주 방대한 숫자 더미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수 때문에 변화하는 것은 매우 적기도 하고 이런 시합 모드에서는 위에 보여 드린 영업 비밀인 파라메터 같은 걸 고치지 않아요.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런 real time on-line learning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워낙 이번 대결에 있어 전문 용어 등이 많이 난무하는데 기자들이 제대로 알고 쓴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괴담만 많은가 봐요.....


그리고요 인공지능 중 기계학습 분야를 제가 전공했기에 그 부분에 입각해 많은 설명을 드렸지만 이번 알파고 프로그램에는 인공지능의 다른 분야인 빅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과는 다른 분야인  통계적 수리 모형, 병렬 프로그래밍 등 최첨단 컴퓨터 과학이 다 동원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이러면 인공지능이 인류를 정말 위협하는 것인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날 수 있는가? 에 관한 건데요......이런 건 인공지능학자로서 소견을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인식(Cognition)의 이해와 자동화에 관한 문제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양에서 체스 게임을 60년대부터 연구했는데 이유가 "머리 좋은 사람들이 체스를 잘 두므로 체스 잘 두는 사람의 행위와 인식을 연구하면 지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심리학적 명제에서 시작되었고 이것이 컴퓨터 체스로 연결되어 80년대에 이미 체스 프로그램이 세게 체스 랭킹 200위 안에 들기도 했습니다. 헌데 이러한 연구는 결국 '체스 잘 한다고 다른 인지 영역을 잘 한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후는 그저 "자동화"적인 관심만 생겼을 뿐이고 컴퓨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정복되어 버릴 만큼 탐색 영역이 바둑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바둑에서 알파고가 사람 최고수를 이겼으니 된 것 아닌가? 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번에 알파고가 보여준 것은 우리가 말하던 "추상적 개념" - 두텁다, 엷다, 가볍다, 모양이 좋다 등 - 이 직관의 범주에서 '계산의 범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다만 이것은 보드 게임이라는 특성 하에서 작용하고 이런 게임을 우리는 complete game(완전 게임)이라 부릅니다. 즉 경기자가 게임의 모든 규칙을 알고 하는 경우죠.


알파고가 다음에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한다고 하죠. 스타크래프트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기기 위해서는 "수행"  뿐 아니라 전략(policy, tactic)이 있어야 합니다. 다. 헌데 이 영역은 역시 인식보다 상위의 meta-cognition에 가까운 추상적 개념입니다. 이것이 계산의 영역으로 스타크래프트라는 불완전 게임(모든 map 이 다 공개되지도 않습니다)의 형태 속에서 가능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딥마인드 측이 이것도 성공한다면 또 큰 이슈가 될 겁니다. 스타크래프트가 바둑보다 어려운 게임이냐고 질문하신다면 이 둘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게임이라고 말씀드려야 하고 이렇게 다른 개념으로 동작하는 게임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공략할 수 있다면 이는 자동화된 인식에 대한 커다란 이해의 걸음이 되겠습니다.


단, 알파고1은 바둑에서만 적용되고 알파고2는 스타크래프트에서만 적용된다면, 즉, 확장성을 갖지 못한다면 그 인공지능은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면 10가지 난제를 위해 10가지 다른 인공지능 문제해결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인지 능력의 전이' 여부가 그 다음 단계에서 이슈가 됩니다. 이 단계는 아무리 빨라도 10년 정도 후일 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 확장성도 과연 어느 만큼 이루어질 수 잇을지 우린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해 기계 학습에 대해 우리는 공포를 가질 이유도 없지만 '그래 봤자 프로그램이야'라고 무시도 못합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제대로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을 가르치고 인재를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계 학습 분야에서 나오는 제 문제들을 이해하며 공부하다 보면 심리학이나 찰학 논문, 생물학 논문 읽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알고리즘은 물리학에서 부터 파생되었기 때문에 이해하려면 그 쪽도 알아야 하고 당연히 수학과 통계학을 잘 알아야 합니다. 헌데 우리 교육 체제는 어떻습니까? 몇몇 대학을 제외하면 우리 나라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대학생의 수학/통계학 실력이 예전보다 못해요. 교육 과정에서 빠져 있고요....이런 식으로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못 만듭니다. 다른 나라 것을 흉내는 내겠지만 앞서갈 방법이 없어요....


딥 마인드 측은 이번에 얻어진 인공 지능 기술을 의료 환경 족에 적용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인터뷰했지요. 과연 질병 진단의 판단 등에는 인공지능이 크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저도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 분야에서도 저는 다행히 의사들과 협업이 되어 여러 논문을 쓸 수 있었지만 의대와 공학자 간에도 의사 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인공지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미래의 사건은 앞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 판매'일 겁니다. 관련 기술은 이미 상당히 진척되어 있고 2020년 경에는 "판매' 단계에 이를 거라고들 합니다. 다만 그러자면 보험 관련 법규나 판례, 보험료 산정 및 교통 법규 등에 있어 많은 개정과 입법이 필요하겠지요. 


제가 인공지능 학자로써 우려하는 것은 이렇게 자율 자동차 판매 같은 것이 현실화될 때 외국에 비해 우리 사회가 각종 법규 적용 등이 미비한 채 그냥 "장사'에만 매몰되어 외국 엔진 수입해 판매하고 그러면.....사회 혼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능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여러 선진국은 이미 우리보다 많이 앞서서 단순히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사회 정착을 위해 필요한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거의 아무 방책이 없어 보입니다. 당장 손익이 눈에 안 보여선지요.....


이세돌-알파고 대국은 바둑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아마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우리가 바둑을 가르치고 이해해 왔던 정석, 정수, 격언 등의 개념이 달라져야 할 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모두가 알파고처럼 CPU 1200개 놓고 계산해 둘 수도 없으니.....바둑계도 자체적으로 '바둑의 목적이 무엇인가?' 에 대해 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그래봤자.."'라는 오만으로 이 사건을 받아들이지 말고 30년을 연구한 학자인 저 자신도 '이젠 따라잡기도 힘들다..' 할 만큼 빠르게 변하는 이 학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이세돌 프로, 이세돌 사범께 저는 무한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아마도 가장 용기 있는 기사로 세계 바둑사에 남아야 할 겁니다. 


1국은 잘 몰라 졌고 2국은 최선을 다했지만 알파고의 특성에 정면 도전했다가 계산력으로 졋습니다. 그리고 3국은 알파고를 이해해 가며 싸웠으나 초반 불리를 극복 못 햇습니다. 단 세 판 만으로도 알파고를 파악하고 힘들게 한 것 만으로도 그는 놀라운 천재 기사 맞습니다.


알파고는 과연 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주 강한 임팩트의 질문을 던집니다.


- 어디까지가 계산의 영역일까요? 바둑이든 그 외의 영역이든.....


지금 이 질문의 답을 가진 존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두가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명제입니다.


P.S.  좀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들이니까.....요즘 유명해 진 캐나다 고등학교가 있대요.....한국 유학생들 받아야 할 것 같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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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과 관련된 두 글 잘 읽었습니다. 뉴스나 다른 분석글을 봐도 막연히 기계의 계산력이 뛰어나다 정도의 설명만 있었는데 교수님의 글은 그와 다르게 자세하면서도 인공지능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어서 도움 받았습니다. 저는 인공지능과 통번역에 관심이 많은데요. 구글 회장이 조만간 언어의 장벽이 없어지고 전세계인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날이 올 것이라고 단언한 걸 보아 수 년내로 이제 더이상 외국어학습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실제 스카이프의 트랜슬레이터나 구글 번역기를 보면 일부 언어의 경우 일상언어에서는 큰 문제 없이 통역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혹시 교수님은 영어-한국어 통번역의 경우에 퀄리티가 높아지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자연어 처리 분야는 60년대부터 가장 전통적인 인공지능 연구 분야였고요 90년대부터 "말뭉치 인공지능 학습"을 중심으로 하면서 실전적 효용성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유럽어간 번역에 비해 한국아-영어 번역이 훌륭하지 못한 것은 언어 체계도 다르지만 한국어의 의미 분석 등이 다른 대상 언어에 비해 적게 덜 정교하게 이루어진 것이 주 요인으로 봐요 실제로 한-일 번역은 상당 수준이거든요. 하지만 이후에 나온 몇 가지 이론/알고리즘들을 잘 합성하면 번역기 수준에서는 5년 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통역으로 가는 것에 다시 5년 정도 대략 10년 정도 유예기간이 남아있지 않을까 해요....솔직히 지금 우리 분야에서 3년 뒤 예상이라는 것이 거의 부질없다고 보는 게 대세라서..10년이면 꽤 멀리 본 것일지도....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것같네요
감사합니다
저 맨 처 그림의 판에서 이세돌 9단이 왜 젖히지 않았을까요? 알파고 바둑 특성을 보면 돌의 연결을 중시하고 바둑판 전체에서의 영향을 키우는 거 같은데... 제 2국을 보면 모든 돌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 상황에서 흑이 젖혔으면 안에서 백이 살고 상변 흑집이 손해를 보더라도 바둑판 전체로는 흑 세력이 좋아 보이는데...

뭐 저의 바둑 수준이야 말할 바가 못되지만, 흑 두 점이 잡히지만 않으면 될 것 같은데... 그냥 상상 ... ㅎㅎㅎ
위로 젖히는 수 말슴이시라면 끊긴 후 수습이 어려워 보여요. 알파고 특성에 견주어 보면 상변을 지킨 흑의 29 수가 문제였고 중앙으로 활로를 주더라도 두 개의 백돌을 분리시켰어야 해요.
말씀대로 두시는 건 중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지요.
만약 중앙을 막는다면 백은 상변을 이단젖히고 흑이 뻗을때 한번 더 밀면 또 막지 못합니다 그러고 나서 좌상쪽을 뻗어두면 거의 선수입니다.
결과적으로 선수로 살려주고 (집으로 손해 많이 보고) 중앙에 치명적 단점만 남습니다.
이것이 프로까지 아니라도 아마튜어 상급자 수준들의 감각입니다.

물론 저도 중앙을 막는 것이 실전보다 알파고를 더 곤란하게 했을 거라는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승리는 어렵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자체로 손해가 너무 커서)
안데스 님이 바둑 고수시니 저도 질문....
알파고 특성을 고려해서 흑 29로 백 30 혹은 그 하나 좌측자리에 두어 흑 한 점을 압박하며 중앙 길을 열어주면 어떨까요?
ㅎㅎㅎ 아무렴 이세돌 9단이 되는 걸 못 봤겠습니까. 바둑판에 돌을 직접 놓아보니 저도 안 되는 거 금방 알겠네요.
그 생각은 안해봤는데 저는 찬성입니다.
일단 실전의29자리는 "석점머리"에 해당하므로 "기리"에 기반한 인간들의 대국에서는 "절대"에 가깝습니다.
알파고는 인간들의 "기리"에서 자유로우므로(간접적 영향은 받는다고 느낍니다만) 의외의 수가 나오고 생각 밖의 의표를 찌르는 일면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기존 기리에는 어긋나지만 )29로 30의 좌측자리에 두었으면 나중에 "밭전자"같은 의외의 치명적 강수는 없었을 것이므로 실전보다는 훨씬 낳았으리라 봅니다. 단, 결과론인 건 맞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역시 전문가가 쓴 글을 보아야 하네요. 10년 뒤, 20년 뒤는 어떤 세상이 올는지...좀 두렵기도 합니다.
네...솔직히 10년 뒤는 우리 학자들도 모릅니다.....예상할 수 없어요....많은 단순 사무 노동이 사라지는 건 맞습니다.
이세돌 진짜 인간승리입니다.
기립박수......
비밀댓글입니다
바쁘지 않은 비시즌에는 화제가 다양해지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