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마을

하늘지기 2011. 5. 25. 22:45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휘날리는 날도 얼마남지 않는 봄의 끝 날에

해밀마을 왕언니들의 성화가 보통이 아닙니다.

한량왕초보 농부! 너희들, 농사는 지을거냐? 남들은 다 모종을 심었는데, 어찌하여

너희들은 세월아~ 네월아 하느냐? 하우스에 심은 모종이 하우스 지붕을 뚫고

나오려고 한다.(왕언니들이 땅콩, 호박모종을 길러주셨습니다)

봄 날이 가기 전에 씨앗을 심어야 하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해밀마을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5월의 끝자락 어느 날,

김집사님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해밀마을로 첫 농사를 지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강화에서 꼭두새벽에 달려오신 집사님, 해밀지기님 그리고 저,

집사님의 애마에 몸을 실은 체 해밀마을로 고고~

 

생전 처음 땅콩 모종을 봅니다.

아, 땅콩이 이렇게 생긴 식물에서 열리는 것이구나!

비닐하우스에서 땅콩모종과 호박모종을 받아들고, 밭으로 옵니다.

까만국기가 여기저기 펄럭이는 완전 초짜 한량농부의 공화국입니다.

우리 동네가 생긴 이래, 이런 황당무개한 농부는 처음이라며, 마을 왕 언니들의

즐거운 이바구거리가 되었을 깜장 비닐 왕국!

이 왕국에 드디어 초록의 바다를 심을 때 입니다.

한량농부가 못 미더워 밭까지 따라온 왕언니들이 호미를 들고 모종을 척척 심어

주십니다.(초짜농부! 이 모습을 침 흘리며 보다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한 무더기를 다 심어주셨습니다.

모종 심는 방법을 가르쳐주신대로 초짜농부들이 여기저기 들쑤시며 모종을 심습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왕언니들이 한 말씀하십니다.

'땅콩 수확하는 날 꼭 불려유, 몇 가마니 나오나 보게' 그리고 아주 짝~은 목소리로

 '모종 값이나 나 올라나'

(모종 값을 드린다고 했으나, 우리 왕언니들이 수백억 달라고 해서 차일피 미루었습니다)

왕언니들의 도움으로, 땅콩, 호박, 옥수수를 열심히 심었습니다.

때 이른 더위에 고생하신 우리 김집사님!

운짱수고에, 농짱까지.... 생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