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마을

하늘지기 2011. 9. 9. 12:12

예초기 1

 

여름이 점차 익어가는 6월의 끝자락에 대전에 사는 처형네 식구, 처남의 손을 빌려 잡초와 전쟁을 치루기로 했습니다.

확~ 제초제를 뿌리라는 동네 왕언니들의 성화를 못 들은 척 흘려 버린 결과,

밭은 그야말로 잡초의 푸른바다입니다.

형님이 가져온 2대의 예초기와 새마을지도자에게 빌려온 예초기1대, 도합 3대의 예초기가 돌아갑니다.

푸른 물결을 자랑하던 잡초바다도 예초기의 칼날을 이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산산히 포말이 되어 흩어집니다.

 

풀은 천재입니다.

자라나지 못하도록 비닐멀칭을 하고 밭고랑 사이에 난 풀을 뽑아버리니, 풀이 이제는  땅콩, 호박,

옥수수  가운데로  옮겨가 자라기를 시작합니다.

태초의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었을까? 아니면 사랑, 동거이었을까?

곡식들도 풀인 것이 분명한데, 어찌하여 우리들은 그리도 풀을 못살게 구는 것일까,

풀과 공존, 풀과 동거, 풀과의 사랑! 정녕 불가능 한 일일까요?

 

다음에는 풀과 동거 속에 농사를 지어보려고 합니다.

풀과의 동거!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혹시 누가 압니까? 풀이 불쌍히 여겨주어 상상치도 못 할 일이 벌어질 지,

 

흩어진 잡초 사이로 땅콩, 옥수수, 호박이 고개를 삐죽이 내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