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릅대 매미채로 매미잡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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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2010. 8. 11.

'겨릅대 매미채로 매미잡던 시절'

 

 

 

우리 어릴적엔 집집마다 삼(대마)을 재배하고 삼베를 짰다.
그다음에는 담배 농사와 양잠(누에치기)를 했으며,
근래에 들어 고향 마을은 사과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방학을 하면 연중행사로 우린 매미를 잡았다.
학교에서 곤충채집 하라고 시킨것도 아닌데 우리는 늘 그런 재미있는 놀이에 빠져 있었다.
들에 새참을 내는 어머니 따라 갈 때에도 매미가 울면 잽싸게 집으로 달려가서 매미채를 잡았고
더위와 심심함에 겨워 낮잠 한 숨 자고 친구찾아 집을 나서게 될 때도 반드시 챙겨 가는 필수품이었다.
대마 삼 껍질을 벗기고 남은 앙상한 나무를 '겨릅대' 또는 '절읍(지릅)대' 라고 한다.
결이 없거나 마디가 없는 기다란 줄기로 길고 튼실하게 잘 자란 것은 키가 5m에 이른다.
대마 삼피 작업을 마치면 헛간이나 외양간 위에 몇 다발 올려 지붕 고칠 때 이엉 아래에 놓거나
발을 엮어 곡식을 널어 말릴때 썼으며 여름철 나무가 부족할 때는 대신 땔감으로 사용했다.

 

 

 

 

 

 

 

 

 

 

▼ 겨릅대 매미채 만들기


두껍고 실한 겨릅대를 골라 밑 둥은 그대로 두고 꽁지 얇은 부분을 세모나 네모꼴로 만들어 묶는다.
일단 풀어지지만 않으면 되게 하면 되니 특별히 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여린 부분이 적당히 말라 비틀어져 있으니 약간 힘을 주어 구겨서 부러지지 않게 접어주면 된다.

 

 

 

 

 

▼ 거미줄 찾아 묻히기


끈적 끈적한 거미줄을 찾아 묻히기 위해
동네 어딘가에 있는 거미를 찾아 거미줄을 걷으러 다녀야 한다.
명주실보다 더 가늘면서 끈적 끈적한 왕거미줄을 찾아 나선다.
동네를 샅샅이 뒤져 거미줄을 찾으면 조금 전에 만들어 놓았던 겨릅대를 돌려가며 거미줄을 감는다. 
겨릅대에 거미줄이 몇겹으로 감겨지면 접착력이 강한 매미채가 완성 되는데

흙이나 짚푸라기 같은 오염물이 묻으면 접착력이 떨어져 매미가 달라붙지 않으므로 유의해야한다.  

 

 

 

 

 

▼ 매미 잡기


접착력이 우수한 새로운 매미채를 들고 매미가 우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간다.
그리고 높은 곳에 붙어있는 매미에 겨릅 매미채를 살며시 갖다대면
찌익거리며 꼼짝 못하고 매미채에 달라 붙는다.  

조심스레 뒤로 빼낸 매미채에서 퍼덕거리는 매미를 잡어서 떼어내면 성공이다.

 

 

 

 

 

 

 

 

 

담장안의 감나무와 텃밭 뽕나무, 동구 밖 느티나무 등지에서 몇 마리 잡은 뒤에
발바닥에 땀이나서 고무신이 자꾸 벗겨져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분이 좋았다.
매미와는 원수 진 일도 없고 그렇다고 구워서 먹는것도 아닌데
언제나 여름방학이 되면 그들을 잡으려 더위속을 헤집고 다녔다.
다 헤진 바지와 딸기물든 런닝셔츠, 흙 먼지 땀에 얼룩진 꾀죄죄한 얼굴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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