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친구요/에휴의 감상문

행복지기 2021. 9. 12. 15:06

관계와 회복

 

 

나는 소설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를 읽으면서 관계회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맺는다. 나 자신의 관계로부터 시작해 가정, 학교, 동호회, 직장 심지어는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과도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정말로 사람에게 있어서 관계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에게 관계가 없는 삶이란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 회복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게 된다. 관계가 끊어지면 다시 이어져야 하는데 그 이어짐은 회복을 말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들에게 또 하나의 필수 요건은 회복이라는 단어이다. 관계가 형성되면 단절은 어느 순간에 오고 만다. 다시 단절이 이어지려면 회복의 단계를 거쳐야 관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계와 회복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1248319&orderClick=LEa&Kc=#N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이 소설의 챕터는 앨리스와 넬리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유명한 책들의 문장과 음식 래시피를 소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 앨리스와 넬리는 약 70년이라는 시공간의 차이를 두고 소설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은 앨리스와 네이트, 넬리와 리처드, 엘시 스완, 미리암, 샐리, 브로닌, 조지아 위팅턴, 제임스 도리언 등이 나온다.

 

이 소설에서 주목한 것은 가정에서 이루어진 관계를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대부분 등장인물들의 가정은 불행하고 불완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였다. 넬리와 리처드의 가정의 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넬리는 리처드 머독과의 관계는 형식적으로 넬리가 리처드에게 순종적인 형식을 취했지만 증오하는 감정을 품고 있었다. 넬리는 책에서 리처드를 두 얼굴의 남자’, ‘폭력을 가하는 남자’, ‘어디서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등으로 표현을 했다. 그 결과 넬리는 디기탈리스를 통해 조용히 리처드를 살해하고 두 번의 유산을 한다. 또한 넬리의 아버지를 잔인한 사람’,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한다. 이것으로 미루어보면 넬리도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음을 예상할 수 있다. 넬리의 엄마 엘시 스완, 이웃집 파월 아줌마도 아이를 원치 않았다. 그 이유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한 가지 이유는 정상적인 가정의 관계를 이루지 못한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넬리의 엄마 엘시 스완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것도 가정의 관계가 파괴된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가정은 거의 다 비정상적인 가정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 이제 넬리는 누구지? 엄마도 아니고, 리처드 머독의 아내도 아니면? 나는 누구지 넬리는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생존자야.”"(p.404)

"성공해서 뭘 할 건데? 앨리스는 샐리의 질문을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실업자 작가, 평범한 주부, 남편의 야망에 맞춰 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는 여자. 앨리스는 질문의 답 때문에 속이 울렁거렸다."(p.422)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회복 부분이다. <완벽한 아내를 위한 래시피>에서 정상적인 회복인지는 몰라도 유일하게 회복한 가정은 앨리스와 네이트 부부였다. 앨리스의 거짓말과 네이트의 무례한 요구와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 때문에 이 부부도 관계가 깨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앨리스의 임신과 LA행을 포기한 네이트의 결정으로 회복의 단계로 올라온다. 내가 누구인지, 나란 존재가 어떠한지를 생각해 봤을 것이다. 관계의 회복이란 바로 이런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의 연대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연대라는 속성 중의 하나가 회복이라는 것이다. 연대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거쳐 회복을 한다. 넬리와 미리엄, 앨리스와 샐리, 엘시 스완과 파월 아줌마, 앨리스와 넬리는 시공간을 초월한 연대를 보여준다. ‘페미니즘이라는 성격을 지닌 이 소설이 주는 진한 감동 중에 한 부분이다.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라는 제목과 책 정보만을 가지고 유추했을 때 추리소설 같은 스릴 넘치는 재미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었지만 예상을 빗나갔다. ‘레시피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도 심상치 않게 보였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주는 의미가 거의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 주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소설의 전개구조는 파격적이고 생기발랄한 형식을 취했을지는 몰라도 이것을 통해 말하려는 의도는 약했다는 것을 곁다리로 말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형식을 취해 소설을 전개했으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다.

 

 

2021. 9. 11.

다가오는 추석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