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h's Attic

Sarah 2018. 4. 8. 18:17
평범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꿈의 단편들
시작은 언제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사람마다 영감을 주는 장소나 인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는 파리가 그렇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그렇다.헤밍웨이가 말한 "이동하는 축제인 파리"는 내 맘속에도 가장 편안한 장소 Comfortable zone이 된지 오래다.


파리시청 앞, 이동하는 축제 같았던 회전목마


If you are lucky enough to have lived in Paris as a young man, then wherever you go for the rest of your life, it stays with you, for Paris is a movable feast! " By Ernest Hemingway, A moveable Feast

만약 당신이 젊은이로서 파리에 살아보게 될 행운이 충분히 있다면, 그렇다면 파리는 이동하는 축제처럼 당신의 남은 일생 동안 당신이 어디를 가든 당신과 함께 머무를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가 인생 말년 쿠바에 머물며, 젊은 시절 파리를 추억한 회고록에 쓴 문장이다. 1세기 전에 살았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가 신인작가 시절에 기억하는 파리는 이동하는 축제 같았다니! 연말연시 반짝이는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시청 앞에 놓였던 회전목마 같았을까? 책 한권을 살 돈이 없어 전전긍긍해야 했던 그의 젊고 고독한 영혼을 생각해본다. 헤밍웨이의 가슴을 뛰게 했던 그 무엇이 언제나 궁금했던 터, 그가 자주 찾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내게 영감을 주는 핫플레이스 중의 하나이다. (당신도 작가를 꿈꾼다면 꼭 가보시라!)

시테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가는 길

서점이라기보다는 이미 파리 관광명소가 되어버린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이쯤 해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영화 '비포' 시리즈를 빼놓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애정이 가는 것은 단연  '비포 선셋'이다.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사랑이야기. 그러나 정말 어딘가에 있을 법한 세렌디피티 Serendipity 같은 스토리다. 비엔나에서 만나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했던 두 주인공 남녀 제시와 셀린느( 제 1편. 비포 선라이즈, 제3편 비포 미드나잇)는 써티 썸팅이 되어 9년 만에 우연찮게 재회한다. 어느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버린 제시(에단 호크). 신작 출판 기념회를 위해 파리에 들른 제시는 이곳,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셀린느(줄리 델피)를 만난 것이다. 이 고서적으로 가득한 운치 있는 서점에서의 조우가 난 참 좋았다. 9년이 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센강 위에 오고 가는 바토무슈는 관광객이나 타는 것이라며, 한 번도 시도조차 안 해본 파리지앵 여자는 난생처음 유람선을 타고 쉴 새 없이 얘기를 한다. 앙리 콰트르와 헨리 4세, 프랑스어와 영어 두 언어의 이질감만큼 두 남녀의 살아온 배경과 환경이 다르다. 그 커다란 벽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뛰어넘을 수 있을 까? 난 늘 흥미롭다. 이 대목이...


파리에서 하루를 그린, 그들만의 사랑이야기, '비포 선셋'


파리에서 꽃 피운 이 미국 문학의 아지트는 <비포 선라이즈> 이후에 더 빛나는 파리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미국인 조지 휘트먼이 1951년에 파리에 오픈 한 영미권 문학전문 서점은 지금도 많은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불어놓고 있다. 사실 헤밍웨이가 말한 셰익스피어 컴퍼니는 지금과는 다른 장소에 1919년 실비아 비치라는 미국인이 처음 문을 연 곳이다. 헤밍웨이 같은 잃어버린 세대 작가들의 문학 지성소와 같았던 그곳 서점은 제2차 세계대전중 독일군의 침공으로 문을 닫는다.


라이브러리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장래에 서점을 열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by 실비아 비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실비아 비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실비아 비치의 문학에 대한 애정과 뜻을 기리기 위해 지금의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Le Misral 르 미스트랄에서 이름을 바꿔 그 명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그의 딸이 운영 중이고 최근 들어 서점 옆에 카페도 열어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장미의 계절에 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내가 사랑하는 두 영화 'Midnight in paris 미드 나잇 인 파리'와 'Julie and julia 쥴리 앤 쥴리아'에서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등장한다. 영화나 책 속에서도 맘에 쏙 드는 장소가 있기 마련이니까! 내 파리 일정은 늘 이렇게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in my favorite movies


오후 늦게 찾아간 서점 안은 이미 세계 각지에서 구경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사람들이 치고 빠지는 풍경들을 뒤로하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몇 페이지를 자리 잡고 앉아 읽었다. 내가 여행을 갈 때마다 버릇처럼 가지고 다니는 최 아이템 책이다. 그다음 날은 비포 선셋의 영화 대본으로 엮인 책을 찾아보았다. 또 그다음 날... 이 곳 2층에는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전해지는 오래된 피아노가 있는데 당신이 전문가이든 아마추어이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연주할 수 있는 자유와 특권이 주어진다. 토요일 저녁에는 왠지 나도  그런 낭만적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낯선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 수도 있으니까.


서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새겨진 문장. 성경의 한 구절을 변형한 이 서점의 모토다. 그 한문장이 머물다 가는 손님들의 이목을 끈다. 그렇다. 우리 인생 문 앞에서도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변장한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었을 텐데.... 생각이 이에 미치자 내 인생을 스쳐간 벗들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아, 환대하는 마음만큼은 잃지 말아야겠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런 깨달음이 있었다.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누구든지 작가가 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공간. 창가에 놓인 Underwood 타자기를 탁탁 치면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올 거 같다. 오래된 구닥다리 타자기는 영문모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직은 다 알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속속들이 경험해서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맘 속에 꿈틀대는 아직은 못다 한 그 이야기들을!




겨울밤, 문학의 밤을 연상시키는 문학 사랑방

헤밍웨이와 제임스 조이스, 폴 발레리가 사랑했다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문학을 사랑하는 전 세계 인들이 한 번쯤 들르게 되는 랜드마크인 이곳이 당신의 맘에 들었으면 좋겠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더욱 특별한 이 서점은 젊고 가난한 작가 지망생을 위해 에세이 하나로 간단한 심사를 통해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보헤미안 워너비 라이터들은 매일 일정 시간 허드렛일로 서점을 돕고, 서점 구석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그 시간에도 맥북에 열심히 글을 쓰면서, 오고 가는 손님들을 지켜보는 문학 아르바이트생이 앉아 있었다.



서점을 다녀간 사람들의 수많은 사연쪽지들, 나도 저 구석에 몇문장을 썼다. 친구를 위해서 그리고 구입한 책들과 서점 종이백


한 겨울이지만 10월같았던 파리, 새해를 하루 앞두고.


오늘의 장소,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센강을 사이로 노트르담 대성당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서점 2층 창 밖으로 바라 본 풍경이 내가 늘 기억하는 소박한 파리의 일상 중에 하나다. 노트르담에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의 평화를 얻곤 한다. 영화 비포 선셋에서 작가가 된 제시의 말이 너무 좋아 그 자리에서 노트에 또박또박 필사를 해두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말, 누군가가 글을 쓴다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사용한다는 말이 참 좋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쓴다. by Sar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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