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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마을에서 바라본 서쪽 덕유산 풍경=작년 첫눈 오는 날 찍은 사진) *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맘때쯤 바람의 집을 감나무 가지에 지었을까 가지 끝에 매달린 홍시의 목 줄기를 타고 위태, 위태 매달린 허공이 묘하다 주위는 온통 산으로 겹겹이 둘렀는데 압곡재로 난 오솔길이 똥그란 눈..
<금년 봄에 울집에 피었던 란꽃> * 촛불로 타 들어가는 까닭은 1.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린 꿈을 꾸었다 꿈의 무게가 추억을 짓누를 때면 잠자는 여인을 깨우러 부엌으로 들어갔다 세월 마름질한 부엌문은 수평으로 잠이 들었고 손때 입힌 그릇들 찬장에 수북한 먼지로 쌓여 가쁜 숨을 ..
* 이름들이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면 그리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골목 갈색의 변방에 흙먼지 휘날리는 아픔의 조각 누군가 세월을 헤집고 다닌 흔적이 장작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 사립문 굳게 걸어 잠그고 흙벽에 그려놓은 알 수 없는 이름들이 세월에 녹이 슬어 더욱 흐릿해..
* 외갓집 가는 길 꽃도 혼자 가는 길은 외로웠다 별도 혼자 가는 길은 쓸쓸하다 드러내지 않고 기쁨으로 가는 길 누이 삼단 머릿결 같은 길이 거기에 있어 비가와도, 눈이 와도 언제나 꽃길이었으니 산등성이 넘어가는 그 길에는 격식도 예의도 없고 오직 평화로운 경계만 있을 뿐 그래서 ..
(비 오는 날의 마이산 풍경) * 어디쯤일까 저믄 강에 들면 달이 되고 싶다 검은 제 그림자 찬물로 깨끗이 헹군 뒤 지긋이 담갔다가 건져 올린 달을 향해 지빠귀 날아간 쪽으로 건들바람 일었다 어디쯤이었을거야 쬐그만 새의 알이 순수의 가장자리에서 알의 행세를 할 때 기다림이 익어 한..
* 안개비는 내리는데 바람꽃이 아침의 첫머리를 흔들자 비에 젖은 갈꽃이 흔들렸다 흘러가는 꿈을 꾸었을까 누웠다 일어서는 풀꽃들의 이마에 툭, 떨어져 우는 빗방울 맑고 투명한 강물이 되어 가장 깊은 곳에서 물고기좌로 춤추던 별빛 모아 구석구석 끼어 있는 어둠 닦아내면 어디선가..
< 필자 엄니 : 평생 딸로, 며느리로, 어머니로 인고하며 살아 오신 어느날 봄 나들이 때 찰칵 하여서 간직한 사진 입니다, 그리 하여, 하여에 대해서 메모해 보았습니다> * 하여 하여, 목화다래 익어갈 무렵 산안개 따라 먼 산 엎디어 가고 산중에 꽃 피었어도 보아 주는 이 없으니 가끔..
* 꽃밭에 온 손님 꽃밭을 들여 놓기 위해 꽃씨를 뿌리고 새움이 돋을 때 먼저 온 강아지풀이 제자리인양 왈왈 짓는데 올망졸망한 올챙이 꾸물거리듯 소롯이 돋아난 잎 새 위로 별 총총 불러들여 세월을 가꾼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꽃이 먼저인지, 꽃밭이 먼저인지 오늘은 기어코 판단을 ..
* 그를, 어디선가 보았다는 등 뒤를 쫓아온 세월이 바스락거릴 때 묵정밭이 지어 놓은 망초꽃 저물도록 매미 울음이 시간을 초월하여 접시꽃 흔들리듯 나부낀다 그것은 여기 그가 있다는 사실로 믿고 추적에 나섰다 분꽃은 분꽃대로 메밀꽃은 메밀꽃대로 하릴없는 대궁을 빠짝 치켜 올려..
* 칸나 하늘을 씻어 주던 그 색깔 산투르, 100개의 현에 조용히 닻을 내리면 원색으로 날아온 벌이여 꽃으로 귀환하는 꿈의 전설을 밟고 세월의 사다리에 촉수를 내민다 촉수의 생각을 키워 빠르게 손 내미는 햇살 언저리 홍장(紅粧)의 여인이 태양을 점령할 때 무희의 춤사위에 사분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