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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여자 - 조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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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2019. 10. 25.

(세여자, 조선희, 한겨레출판사 2017)


  주세죽 , 허정숙, 고명자 세명의 여인들이 3.1운동이후 일제에 항거하거나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


  1권은 1920년 상해에서 부터 1939년 까지 이른다. 셋중에 주세죽은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함흥에서 홀어머니와 살던중 영생학교에 다니면서 눈을 뜨게 되어 여성도 남성처럼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던중 3.1운동이 일어나 독립만세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가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그 이후 상해에 유학해서 선생으로 활동하고자 했으나 어찌어찌 하다가 공산주의 활동에 빠지게 되고 박헌영과 결혼하여 살았다.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활동에 매진하였지만 매번 공산당 조직활동이 발각되면서 조선에서 그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다시 모스크바와 상해로 돌아다녔지만 나중에는 소련의 스탈린에 의해 누명을 쓰고 카자흐스탄으로 추방되어 5년간 징역을 산다.


  허정숙은 아버지가 허헌 변호사였고 살기에 풍족한 정도였다. 그녀는 일본으로 유학하라는 부모의 명을 어기고 상해로 와서 활동했다. 허정숙 역시 공산당 조직활동을 하였지만 주세죽 보다는 좀더 나은 생활을 하였다. 그녀는 여전히 아버지가 경성에서 변호사로 있었기에 경성과 상해를 오가고 또 미국으로 유학도 했다. 결혼을 세번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꽤나 활동적인 여성이었다.그녀는 중국 난징이 일본에 함락될때 난징에 갔다가 다시 무한으로, 그리고 중국 홍군을 따라 다녔다.


  고명자는 소위 예산의 양반집 딸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일제때 판사를 지내기도 했다. 양반집 고명딸로 크다가 우연한 기회에 여성학교에 들어왔다가 개화되었고 주세죽, 허정숙 등과 함게 공산당 활동을 했다. 나중에 왜경에 붙잡혀 갖은 고문을 당하였고, 그녀가 감옥에 있는동안 어머니가 죽었고, 나중에는 아버지까지도 죽게된다. 그녀는 전향서를 쓰고 석방되었다.


  2권은 1939년 경성에서 시작하여 광복절, 6.25전쟁, 전쟁후 북한의 남로당 숙청등을 거쳐 1991년 허정숙이 죽을때 까지 이어진다. 1939년이 되면 일본의 전쟁으로 점점더 조선민족은 피폐한 삶을 살게 된다. 전쟁의 광기에 사로잡힌 왜놈들은 내선일체를 주장하면서 조선의 젊은이를 전쟁터로 몰아가고, 나이 든 사람은 징용으로, 여성들도 징용과 심지어는 군부대 위안부로 잡아간다. 그런 와중에 공산주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더 심해진다. 명자는 전향서를 쓰고 쥐죽은 듯 묻혀 살려고 했지만 왜놈들은 그녀를 그냥 두지 않았다. 친일 잡지에 나와서 일을 하도록 압박을 가해 어쩔 수 없이 또 친일의 대열에 스게된다. 정숙은 중국 공산당과 합심하여 독립운동에 매진한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한 후 남쪽에서는 여운형 등이 건준을 만들지만 미국에 의해 권한이 박탈된다.  이승만, 김구, 김규식 등 많은 인물들이 제각각 건국준비와 권력을 향해 매진하였고, 남로당 역시 박헌영을 필두로 매진하지만, 그쪽도 연안파니 독립파니 하는 파벌이 많이 존재하였다. 하여간 그놈의 파벌... 말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은 또 소련파, 연안파, 빨치산파 뭐 어쩌구 하고, 소련의 스탈린으로 부터 낙점된 김일성이 권력을 잡는다. 그리고 6.25전쟁. 책에서는 전쟁에 승리를 확신한 젊은 김일성이 소련에 몇차례 찾아가서 동의를 구하고, 중국의 동의도 구했다고 한다. 단 며칠이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장담 했지만 초기에는 그럴듯 하던 전쟁이 대구에서 멈추고, 미국의 참전으로 인하여 다시 압록강 북쪽까지 후퇴하다가, 또 중국의 참전으로 다시 왔다 갔다. 전쟁은 서로가 민족을 해방시킨다는 주장으로 시작 했지만 미국과 중국이 참전하면서 우리땅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으로 바뀌어 버렸다. 전쟁중에 고명자는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죽어 버렸다. 그녀야 말로 허정숙을 만나지 않았다면 부잣집에서 별 탈없이 살았을 인생이었는데, 물론 또 다른 삶을 살면서 보람도 있었겠지만, 단야에게 배신당하고, 박헌영에게 멸시당하고, 전향했다고 동지들로 부터 멸시도 당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지 휴전 역시 우리는 빠져버린, 미국, 중국, 북한 대표끼리 결정한다. 그리고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권력자들의자리 굳히기가 진행된다. 남한에선 이승만의 독재가,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독재가, 특히 북한에서는 정적들을 물리치는데, 전쟁의 패배 책임을 남로당 등에 덮어 씌우면서 스탈린의 스타일 대로 완전한 독재, 선전을 앞세운 독재, 김일성의 신격화가 전개된다. 그런 와중에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죽임을 당한다.


  주세죽은 박헌영이 북한에서 부수상으로 있을때에도 박헌영이 그녀를 찾아 주지 않아서 스탈린이 죽을 때 까지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묶여서 살았다. 그녀는 1953년 그녀가 죽기전에 딸 비비안나에게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크질오르다에서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오지만 오는도중 결핵에 걸려 쓸쓸하게 죽는다. 여기에서 공산주의자 박헌영에 대한 입맛이 뚝 떨어진다. 아무리 혁명이 좋다고 해도 사람에 대한 정이 없다면 그건 이미 혁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좌우지간 주세죽은 남편 박헌영이 감옥에 있을때, 그의 소식을 모르기에 단야와 함께 살은 것이 결정적인 오판이 되었다. 그 결과 단야가 일본의 밀정이라는 누명을 쓰고 소련에 의해 총살되고, 주세죽은 단야의 아내라는 죄명으로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쌍한 인생을 살다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딸 비비안나 에게도 정도주지 못하여 그 딸 역시 어머니에 대해 잘 모르게 되었다.


  한편 허정숙은 해방 후에 북한으로 가서 내각에서 벼슬도 하며 김일성 우상화에 한몫도 했다. 그녀 주변의 동지들 연안파 들은 남로당, 소련파 등이 숙청을 당한 이후에 모두 숙청 되었다. 허정숙도 숙청될 위험에 처했으나 그들과 거리를 둔 덕분에 살아서 조평동 부위원장까지 하다가 1991년에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 세여자는 구한말에서 부터 1991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역사에 대한 소설이다. 아무래도 왜정시대에는 독립운동과 좌익운동이 함께 전개되었다. 일본 역시 그런 이유로, 일본 내에서도 공산주의를 탄압했지만, 유독 조선의 좌익운동은 더욱 심하게 탄압했다.

그리고 좌익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멍청한 원칙론에 따라 무리하게 조직을 하다가 일망 타진되는 그런 짓은 참으로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운동은 물론, 좌익운동이 아니라 민주운동에도 많이 탄압받았지만. 민주진영의 조직도 역시 허술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탄압하는 세력들은 역시 일본에서 배워먹은 대로 고문과 악랄한 짓을 했지만...

   하여간 세여자는 일찌기 개화를 했고, 젊었을 때는 모두 한마음으로 모여, 단발도 했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걸어간 길은 달랐다. 너무나 순종적이었던 고명자는 참으로 흔적도 없이 죽어갔다. 그리고 조금더 개방적이었지만 역시 박헌영에 거의 헌신적인 보필을 했던 주세죽 역시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서 긴 세월동안 유배생활을 했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젊었을때 활발하게 남자를 선택하여 몇번을 결혼한 허정숙은 91세까지 활발하게 살았다. 그리고 그들 주변의 별볼일 없던 남자들, 원칙론만 열심히 떠들어 대다가 위기의 순간에 변절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