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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이거 - 아라빈드 아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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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2021. 9. 15.

(화이트 타이거, 아라빈드 아디가, 권기대 옮김, 베가북스)

 

이 소설은 화이트 타이거 회사의대표가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에게 보내는 서신의 형태로 전개되는 소설인데 처음 앞부분은 별로 재미가 없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보다가 그냥 꺼버린 후 소설을 읽고나서 다시 영화를 봤다.

 

인도에서 최하층 계층에서 태어나 이름도 없이 그저 '무나(아이)' 였던 바람 할와이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서 선생님이 이름을 지어준다. 바람 할와이는 조금 똑똑해서 그 아버지가 학교를 보내지만 얼마 다니지 못하고 형 키산에게 끌려서 찻집에서 일한다. 그러나 찻집에서 일해서는 결핵으로 죽은 아버지를 따라가는 길이기에 노랭이 할머니를 졸라 운전학원비를 빌려서 운전면허를 따고 그 지역의 악덕지주 '황새' 가족의 운전기사로 취직한다.

 

인도는 힌두교의 카스트제도가 엄격해서 최상층 브라만에서부터 최하층까지 그 신분이 정해져 있다. 사실 요즘 도시에서는 많이 깨졌다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이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듯 하다.바람 할와이의 카스트 신분은 원래 과자를 만드는 계층인데, 상점과 과자를 만들 수 있는 권리를 그의 아버지가 물려받을 때 지주놈들이 경찰과 작당해서 빼앗았기에 인력거꾼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인도 소설을 몇 권 읽었지만 참으로 답답한 일이 많이 벌어진다. '적절한 균형', '그토록 먼 여행', '가족문제', 'Q and A' 등에도 카스트제도의 폐해가 기술되어 있지만 이 책에도 정부 지도자, 경찰등의 무능, 비리, 부패,  기득권 세력, 부자들의 탐욕 등으로 하층민들은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한편 바람 할와이가 취직할 무렵 황새의 아들 '아쇽'이 미국에서 그의 아내 '핑키'와 함께 귀국했는데 그가 주로 하는일이 델리에 거주하면서 황새가 광산등을 하면서 탈세를 할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젊은이의 생각, 인도의 카스트를 넘는, 지주의 아들에 어울리지 않는 신선한 사상을 갖고 있던 아쇽도 점점 지주의 생활에 물들어 가게 된다. 그리고 태어나면서 부터 하인의 삶을 운명처럼 앉고 사는 바람은 자진해서 노비의 생활을 하는데, 어느날 핑키의 생일날, 술에 취해서 핑키가 운전대를 잡게되고 어린아이를 치어 죽이는 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그때 황새와 아쇽의 동생 몽구스(영화에서는 형으로 나옴)가 교통사고 운전자를 바람에게 뒤집어 씌우는 자필 진술서를 서명할 것을 지시하는데, 감히 거부도 못하고 서명한다. 그리고 그 때부터 자신의 신분과 인도의 신분제도에 치를 떨면서 서서히 자아를 깨닫게 된다.  책에도 기술되어 있지만 인도의 하층민들은 마치 도계장 옆에 있는 닭장에서 닭들이 자신들의 동료들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도 닭장에 갇혀 감히 탈출을 꿈도 꾸지 못하듯이 그렇게 자신들의 운명을 깨려고 하지 않는다. 바람은 이 운명의 틀, 닭장에서 탈출하기로 작정한다. 그리하여 아쇽이 뇌물을 주기 위하여 많은 돈을 찾아서 정부 인사에게 갈 때 아쇽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방갈로르로 가서 새로운 사업을 한다. 

 

그 역시 경찰에게 뇌물을 주면서 사업을 하지만 악덕 재벌들 처럼 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나는 여러 해를 두고 열쇠를 찾고 있었도다. 그러나 문은 줄곧 열러 있었던 것을."

 

그래, 맞다. 원래부터 노비인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깨고 나올 생각을 못 한다. 우리나라 조선 500년동안 양반 상놈의 신분제가 이어졌다. 그래서 노비가 양반집 '마님'을 불쌍하다고 우는 멍청한 짓을 하였다.  지금도 자신의 개코도 없는 것들이 국가 채무를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전 국민의 삶이 피폐해 지고, 특히 자영업자들의 삶이 말이 안되게 되었다. 그래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데, 그러면 국가채무가 늘어나서 안된다고 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들이 죽는다고 난리친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말하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쥐뿔도 갖지 못하거나, 은행 채무로 허덕이거나, 건물 임대료 내느라고 절절 매는 것들이다. 최저임금을 걱정하기 전에 무노동으로 벌어들이는 건물임대료를 줄이자고 요구하거나, 쥐뿔도 없는 사람에게는 얼마 이하라도 이자를 없애거나, 이렇게 어려울 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여 그 돈이 지역의 자영업자에게 들어가서 경제가 돌게 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하는데 닭장의 닭처럼, 닭고기집 주인의 팔을 걱정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있다.  우리나라도 어서 닭장을 탈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