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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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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2020. 3. 14.

2020_06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 황교익 / 지식너머 / 2019년 08월 15일 / 2020.03. 08

 

  황교익. TV 프로그램 "수요 미식회"에서 그가 풀어내는 유명 음식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다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들었는지 다른 사람의 글에서 알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우리나라 음식 중에 "궁중"이라는 접두어가 들어가는 말은 진실이 아니라는 데 동감한다. 예를 들면, "궁중 떡볶이"라는 게 있는데, 정말 옛날 궁궐에서 왕들이 즐겨(?) 먹었을지 의문이 간다. 떡 그 자체가 옛날에는 고급 음식이었을텐데, 그걸 채소와 소고기를 곁들여 볶아(?) 먹었다는 것을 믿기 어렵고, 게다가 조리법에 설탕이 들어가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청이라면 몰라도, 설탕은 빨라야 구한말에나 들어왔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식(定食)이라는 개념 자체가 "정해진 식단"이라는 의미며, 일제 시대 이전에는 먹을 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정식에 대한 개념이 없었을거라는 그의 주장에 동감한다. 비싼 한정식 집에 가면 반찬이 많이 나온다. 전라도에서는 반찬을 2층을 쌓아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놓고 "한정식"이라고 한다. 요리인지 반찬인지 구분을 하기 어렵다. 다른 어떤 글에서는 세종대왕도 일식 7찬을 넘기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장류는 빼고  말이다. 그러니 한정식은 누가 먹던 밥상이었을까? 일제시대에 료리(料理)집에 유래 되었다는 그의 주장에 공감한다. 한정식은 일제 시대 이전에는 없었던 개념이니,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음식인 셈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라는 것도 7,80년대에 국가기관(시/군/구)에서 급하게 만들어낸 조악한 개념이라는 것에도 동감한다. 솔직히 개인적인 경험이기는 하지만, 80년대까지, 즉 첫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소고기 국밥 말고는 외식 할 수 있는 게 짜장면과 분식이 전부였다. 고기를 구워먹는 거는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처음 참가한 회식자리가 처음이었다. 식도락을 즐기던 있는 분들에게도 맛집은 있었겠지만, 향토 음식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다.

   그가 말하는 것 중에는, 소위 "맛있다"는 것을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모두가 맛있다"고 하면 "나도 맛있을 거야"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고, 정작 맛이 없을 때에는 "나만 그런가?"하며 특별히 반대하지 않을 거라는 평소의 내 생각과 일치하는 데가 있다. 닭고기는 맛이 없지만 치킨은 맛있다는 건 치킨의 양념이 맛있다고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의 주장에 세뇌되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의 주장은 많은 영감을 준다. 마지막에 음식과 정치를 연결시키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