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내가 사는 이야기

소백산(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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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2020. 6. 1.

소백산은 거기까지 가는 거리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산행 거리 또한 짧은 게 아니라서 가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예전에 희방사역에서 내려 다녀왔던 기억이 희미하다. 키 낮은 철쭉 옆에 서서 찍은 사진이 있는데, 대략 25년 정도는 된 것 같다. 그 시절만 해도 등산복장에 대한 개념이 약할 때라 겨우 통가죽으로 된 등산화가 등산장비의 전부였던 시절이다. 비로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그때 기억이 기시감처럼 느껴지며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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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0.05.30(토)

 

산행코스 : 삼가탐방지원센터(06:30) ~ 비로봉(9:22, 5.5km) ~ 제1연화봉(10:45, 2.5/8km) ~ 연화봉(11:43, 1.8/9.8km) ~ 제2연화봉(12:30, 2.7/12.5km) ~ 죽령(13:33, 4.3/16.8km) (거리 : 이정표 기준)

 

산행거리 : 17.3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7시간 3분(평균 속도 2.6km/h)

 

산행 인원 : 홀로

 

들머리 : 삼가탐방지원센터 주차장

날머리 : 죽령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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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2시에 일어나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전날 밤에 일찍 잠들기를 실패하는 바람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포기할까 어쩔까 누워서 고민하다가 일어나 세면을 한다.

 

04:00

최근에 등산할 때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행동식으로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가까운 24시간 점을 검색하여 찾아갔으나 문을 열지 않았다. 간판에는 24시라고 분명하게 쓰여있는데, 불이 꺼져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영업시간을 조정한 사업장이 많다고 하더니 여기도 그런가 보다.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 들러 왕뚜껑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대용한다. 점심은.... 어찌 되겠지.

 

06:20 삼가탐방지원센터 주차장

결국 늦게 일어난만큼 늦게 도착했다. 일출 30분 전에 출발하려 했지만, 일출 1시간이 지나서 들머리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다가가니 초소에서 한 사람이 뛰어나와 5천 원이라고 한다. 주차비를 지불하니 안전바를 올려준다. 주차장에 들어가 신발을 갈아 신고 채비를 한다.

 

06:33 출발

출발하면서 뒤 돌아보니 눈부신 해가 산등성이에 걸려있다. 아직은 많이 쌀쌀하다.

 

06:34 갈림길, (→비로봉 5.5km)

100미터 정도 걸었을까? 이정표가 있다. 비로봉까지는 5.5km. 국립공원 내에 가게가 있다는 게 좀 이상하기는 했지만, 계속 가다 보면 식당이며, 과수원이며 일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 제법 나타난다.

 

06:42 삼가야영장

포장도를 따라 10분 정도 오르니 왼쪽으로 야영장이 있다. 같은 모양의 텐트가 줄지어 서있는 걸로 보아 글램핑장을 함께 운영하는 듯하다.

 

07:10 비로사 갈림길 (↑비로사 1.3km, →비로봉 3.7km, ↓삼가주차장 1.8km)

꼬불꼬불한 포장도를 따라 오르니 비로사와 비로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나와 비슷한 속도로 오르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한 팀만 보인다.

 

07:18 명품마을 달밭골 장승

왼쪽을 숲길이 나 있고, 그 앞에 장승이 2구 서있다. 그 뒤로는 현수막이 있고... 잠시 지도를 확인하고, 포장도를 따라 계속 올라간다.

 

07:21 달밭골

마치 여기가 달밭골인 듯 여러 가지 안내판이 있다. 격암유록, 택리지, 정감록 등이 기술되어있다. 좋은 곳이란 뜻이지...

잠시 쉬며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는다. 해는 어느덧 중천에 걸린 듯하고..... 승합차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리더니 시끌벅적하다.

 

07:34 숲길 초입

잠시 쉬다가 가던 길을 몇 걸음 옮기니 포장도는 끝나고 흙길이 나오다가 이내 숲으로 들어간다. 첫 숲은 잣나무인지 침엽수 숲이어서 싱그런 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07:45 W-ZONE 2, 쉼터

쉼터다. 쉼터에는 배낭 등 등산용품을 걸어둘 수 있는 기둥들이 서 있다. 처음 보는 것들이다. 공원관리공단에서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표준 산행 시계라는 것도 만들어서 현재의 시간에 화살표를 맞추면 목적지별 도착 예상시간을 알려주는 간단한 구조의 돌림판 시계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왜 W-ZONE이라는 영어를 사용한 점이다. 영어도 내키지 않지만, W가 뜻하는 바도 알 수 없으니 공단 직원들의 노력에 비해서 옥에 티가 되는 것 같아 아쉽다.

 

잠깐 쉬면서 초코바를 먹고 출발하려는 데 봐서는 안될 모습을 보았다. 한 사람이 바나나를 먹고는 껍질을 벤치 뒤로 던졌다. 아! 아직 우리의 의식 수준은 여기까진가? 나라도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더 조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07:49 이정표(←비로봉 2.7km, →삼가주차장 2.8km)

절반은 온 듯

 

08:16 비로사 구탐방로 갈림길(쉼터)(←비로봉 1.9km, →삼가주차장 3.6km)

 

08:31 양반 바위 (←비로봉 1.2km, →삼가주차장 4.3km)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음이 들린다. 귀에 매우 거슬리는 소리였다. 몇 걸음 가다가 멈추고 귀를 기울이기를 여러 차례 했다. 마침 이 구간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치고 있어서 짐승이 나타날리는 없지만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참기 어려웠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는데, 라디오 소리였다. 어떤 사람이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산행을 하고 있었다. 그 소리를 피해서 스트레스받으며 빨리 가느니 잠시 쉬면서 그 사람을 먼저 보내기로 했다. 이번 산행에서 만난 두 번째로 매너 없는 사람이었다.

 

08:35 철쭉을 보다

출쭉이 수줍게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했다.

 

08:45  (←비로봉 0.8km, →삼가주차장 4.7km, 비로사 3.2km)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다. 이정표를 지나니 곧 키 큰 철쭉나무에 꽃이 많이 보인다. 조금 이른가? 다음 주면 철쭉 터널이 형성될 듯하다.

 

09:02 나무계단

나무계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로봉까지 쭈욱 이어지는 것 같다. 중간에 쉼터도 있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는 키 큰 철쭉이다.

 

09:20 전망대

비로봉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날씨가 참 좋다. 멀리 가상관측탑과 천문대가 또렷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에는 확대를 해야 겨우 보인다.

 

09:22 비로봉 (←죽령주차장 11.3km, →삼가주차장 5.5km)

비로봉 정상석은 인기가 많다. 사람들이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예전에는 질서가 없이 왁자지껄 했다면, 요즘은 단독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다. 사람들은 모두 생각하는 게 비슷한가 보다. 번잡한 배경에서 찍는 것보다는 호젓한 느낌을 알기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기다리는 것이다.

 

간식을 챙겨먹고, 비로봉 주변을 둘러보니 옛 생각이 희미하게 떠 올랐다. 그래 그때에도 여기까지는 왔었구나. 익숙한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잠깐 억지로 옛 기억을 소환하려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현우와 함께 왔었다는 거, 그리고 풍경이 익숙하다는 거. 거기까지였다.

 

다음에는 국망봉 방향으로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긴다.

 

09:48 꽃피는 주목

고산지대에 있는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고 한다. 그런 주목도 이맘때 꽃을 피우는지 줄기 끝에 노란 방울이 맺혀있다.

철쭉은 아직 철이 이른지 몇몇은 힘겹게 꽃을 피워내고 있고, 몇몇은 눈치를 보며 꽃 봉우리를 머금고 있다.

 

09:56 천동 갈림길 (←죽령주차장 10.7km, ↑천동 주차장 6.2km, →비로봉 0.6km)

이정표 옆에 백두대간 설명판이 설치되어 있다. 소백산 국립공원의 백두대간은 총 45.km라고 한다. 도솔봉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구간이다.

 

10:21 (←비로봉 1.5km, →제1연화봉 1.0km)

발길 옆에 소담하게 피어있는 들꽃들을 보며 가다보니 어느새 사방이 습지로 확 트인 곳이다. 초지와 목지 사이에는 키 작은 철쭉이 경계를 서고 있다.

 

10:45 제1연화봉 표지목 (← 연화봉 1.8km, 제2연화봉대피소 4.8km, →국망봉 5.6km, 비로봉 2.5km)

잠시 쉬면서 간식을 취한다.

 

11:43 소백산 천문대

연화봉에서 아래쪽으로 가면 유명한 소백산 천문대가 있다. 천문대 관측탑은 둥그렇게 되어 있다. 아마 저 안에는 전파 망원경이 숨어 있겠지. 여기서부터 죽령까지는 시멘트 포장도다. 시멘트 길을 오래 걸으면 발목이 아픈데, 스틱을 이용하여 박자를 타며 걸으면 피로가 덜하다.

 

12:19 기상관측탑, 제2연화봉

포장도는 기상관측탑을 오른쪽으로 휘감아 내려간다. 넓은 공터에서는 단체 산객들이 식사를 하느라고 분주하다.

 

12:28 백두대간 제2연화봉 표지석

백두대간 표지석은 대체로 큰 화강암으로 세워져있다. 굳이 저렇게 큰 돌을 사용했어야 하는지, 저 돌은 어디서 왔는지, 국내산이라면 어느 산에서 캐 왔을 텐데, 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을 테고, 수입산이라면 백두대간을 표지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13:33 죽령 탐방지원센터

도착. 오늘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택시를 불러타고 삼가주차장으로 돌아와 신발을 갈아 신고 운전대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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