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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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시간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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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삐딱이의 시선(사회)

2020. 6. 2.

  대부분의 회의는 시작 시간을 정한다. 그리고 미리 정한 그 시간에 회의는 시작한다. 아주 예전에 시계가 비싸고, 손을 태엽을 감아주어야 작동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시계의 성능도 그리 좋지 않아서 5분 ~ 10분 정도는 맞지 않는 게 예사였다. 항상 약속시간에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만들어진 "코리안타임"도 그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다가 내가 중학교 때 카시오에서 디지털 전자시계를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착용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디지털 전자시계를 사면 시간을 세팅하는 데, 그때 1~2분이 틀리는 건 예사였고, 윤년이 있는 경우에는 날짜를 다시 세팅해야 하는 데,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그때는 전자시계라고 해서 무조건 시간이 정확하다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90년대는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 일종의 법칙이 있었다. 회의 시작 5분 전에 회의실에 착석하는 문화였다. 저마다 소지한 시계의 시간이 5분 정도는 왔다갔다하니 내 시계 기준으로 5분 전에 착석하면, 이미 회의가 시작한 뒤에 머리 숙이며 들어가는 일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닌다. 핸드폰에는 GPS에 의해 시간이 기재되기 때문에 혹시라고 밧데리가 방전되더라도 시간이 틀릴 일이 없다. 초창기 카시오 디지털 전자시계는 방전되고 나면 배터리를 갈아 끼우고 나서 시간을 세팅해야 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사람들은 대 다수가 똑같은 시계를 차고 다닌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 핸드폰으로 회의시간 알람까지 설정했지만, 그 당시 하던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에 업무를 배우신 분들은 회의 시작 5분 전 착석을 강조하신다. 좋다. 회의 시작전에 회의실에 전원 입장하자는 취지니까 나쁠 게 없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그 어르신들이 옛날 버릇 그대로 5분 전에 회의실에 들어와서 좌장 자리에 앉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좌장보다 늦게 회의실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고개와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더 큰 문제는 좌장이 착석을 하면 바로 회의를 시작하는 거다. "시작하지" 한 마디에 회의를 시작하는데, 회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보다 2분 ~5분 이르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은 1시간 이내에 마치자"라고 한다.

   회의 시작시간조차 지키지 못해서 정확한 시간에 회의 참석하는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조직이 경쟁력있는지, 회의를 마치는 시간은 지킬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