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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낙동정맥 4차 구간(한나무재 ~ 진조산 ~ 굴전고개 ~ 답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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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낙동정맥

2020. 8. 2.

  지난번에 답운치에서 어미랑재까지 내려갔다. 오늘의 한나무재 - 진조산 - 답운치 구간을 건너뛰려니 뭔가 허전하고 찝찝함을 견딜 수 없다. 문제는 한나무재까지 가는 길이다. 한나무재에서 물이 떨어져 개울에 물 뜨러 내려섰다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답운재까지 임도와 농로를 따라 걸어 나왔던 거를 생각하면, 거기까지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으리라 겁을 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도전한다.

      답운재는 말 그대로 구름을 밟고 넘어가는 고개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오늘의 산행은 구름 속을 걷는 건지 빗속을 걷는 건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비는 내리지 않으나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비보다 진했고, 겨우 10여 미터 밖은 안개인지 구름인지 알 수 없었다. 덕분에 온몸이 홀딱 젖었다. 게다가 이번 구간은 핸드폰이 거의 터지지 않아 지도를 보며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구름이 너무 낮게(?) 깔려있어서 그런지 GPS도 자주 놓쳤다. 그래도 구간이 짧았기에 크게 무리하지 않고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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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0.08.22(토)

 

산행 코스 : 답운치(07:30) ~ 한나무재 ~ 진조산 ~ 굴전 고개 ~ 답운치   

 

산행 거리 : 7.62km, 낙동정맥 구간 6km

 

준비물 :  지도 (월간 산)    

 

산행 시간 : 3시간 18분 (평균 속도 2.4km/h)

    

산행 인원 : 홀로

    

들머리 : 넓재(한나무재)

날머리 : 답운재

 

03:50

기상. 머리가 뻐적지끈하다.

 

04:15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어제 준비해둔 가방을 짊어 매고 나선다.

 

04:40

저번에 발견한 24시간 운영하는 김밥집에 들어 라면 한 그릇을 시켜 먹고, 김밥을 한 줄 포장하여 나선다.

 

서안동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가 간다. 앞으로 이 길을 한 두 번은 더 와야 할 것 같다. 낙동 다음 구간인 애미랑재 ~ 한티재 구간, 청량산....

 

06:28

영주 IC를 지난다. 여기서도 대략 70km를 더가야 한다. 몇 번을 와서 이제는 길이 익숙해진 건가 낯설지가 않다. 다만, 영주시내를 우회하기 때문에 영주시내의 모습을 알 수 없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7:28 답운재

영주 IC에서 대략 1시간을 쉬지 않고 왔다. 신을 갈아 신고, 배낭을 챙기고, 스틱 길이를 조절하고..... 한나무재를 향해 걸어간다. 아스팔트 주변으로 조금씩 만들어진 풀밭에 예쁜 여름꽃들이 피어있다. 

 

7:54 쌍전 2리 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 뒤로 있는 소로를 따라 대략 2시간 반 정도를 걸어가야 한나무재를 만날 수 있다. 소로를 따라 걷는다. 지난번에 차를 가지고 들어왔었다. 가다가 넓재로 빠지는 길을 지나치는 바람에 들어가지 못했던 한나무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 금강송 숲길 탐방로가 왼쪽 산기슭으로 지나간다. 

 

한참을 걸어서 넓재로 들어가는 갈림길을 만나는데, 인기척이 있다.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멀리 외딴집에 서너 명이 큰소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한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잠시 고민하다 넓재로 향하는 길을 따라 3~40m를 걸어가는데, 아까 그 집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온다. 넓재로 가는 길이 이 길이 맞는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길을 가는데, 조금 지나니 뒤에서 차량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까 그분께서 소형 트럭을 몰고 지나가다가 세우더니 뒤에 타라고 하신다. 

 

 

08:49 넓재, 이정표 ( 소광리, 금강송 쉼터, 참새목 쉼터), 이정표(전내, 한나무재, 평전(소광리), 갈전동 36번 국도)

넓재까지는 차를 타고도 한참을 들어간다. 대략 30분 정도 들어갔을까? 넓재에 도착했다. 그분은 사시는 곳이 그곳 넓재라고 한다. 숙소로 들어오는 길에 태워준 거라며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 한다.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핸드폰이 터지지 않아 지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길을 알려준 것만도 고마운데, 태워주기까지 했는데.... 한나무재까지는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고, 답운재까지는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신다.

 

넓재는

"고갯마루가 넓어서 넓재라고 한다. 또 일부에서는 큰 늪과 재가 있다고 하여 큰 넓재라고 부른다. 십이령  상에 있는 고개로써 선질꾼이나 나그네가 쉬어가기 좋은 넓은재라하여 넙재라 한다."

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설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제법 넓은 평지(?)가 탐방로 방향으로 뻗어있다.

한나무재는 탐방로 왼쪽 위로 뻗어있는 임도를 따라 올라야 한다. 

 

그리고 넓재에는 낙동정맥 트레일 이용 안내판에서 『울진 2코스 봉황의 터 탐방길』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다. 

 

09:16 한나무재, 금강소나무숲길(한나무재 - 주막종점 4.3km)

한나무재로 오르는 임도의 절개사면에는 바위가 굴러 떨어져 사태가 난 모습을 볼 수 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조심해야겠다. 새로 임도를 만드는 공사 길도 보인다. 

우리나라는 임도가 잘 되어있는 편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그 이유는 1950년 동란 때 전국의 많은 산들이  격전지였고, 군용 트럭이 다닐 수 있게 임시로 만든 군용 도로가 지금의 임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산불이 이동하는 것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서 일부러 임도를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방화로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한나무재로 오르는 길에도 새로운 임도를 만드는 공사를 보았다.

 

그럭저럭 끙끙거리며 올라선 한나무재는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져 있다. 일단 임도를 보수했는지 고갯마루가 절개지 아래로 푹 꺼져 있어서 답운치로 올라설 들머리를 못 찾아 잠시 두리번거렸다. 한쪽에 금강산 숲길 안내판이 보여서 올라서니 정맥길 들머리를 알리는 리본들이 보인다. 본격적인 숲길로 들어선다. 

 

핸드폰은 한나무재에서 잠깐 터지고, 이후부터는 계속 멍텅구리가 된다. GPS도 작동 안 되고, 데이터도 안 터지고.... 핸드폰으로 지도 확인도 안 되고....

 

숲길로 올라서 얼마 되지 않아 무거운 이슬이 나뭇잎을 타고 떨어지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대략 10여 미터 앞은 구름으로 가득하여 보이지 않고, 사방은 축축하다. 더운 거 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숲길을 탄다.

 

09:43 노끈 리본, 임도

낙남 때 얼마간 길잡이를 했던 노끈 리본을 여기서도 발견한다. 기분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색 바랜 노끈 리본이 걸려 있는 곳을 지나 한 발짝 나서니 작은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1분 정도 걷다 보니 오른쪽으로 진조산을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09:58 진조산 정상석

10여분을 길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리본이 보이길래 헤치고 들어가니 정상에는 무덤이 2기가 있고, 그 옆에 어느 산악회에서 만들어 놓은 정상석이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마른땅이 없어서 간식을 취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상석 부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서 김밥과 간식을 먹는다. 

 

간식을 먹고 진행 방향으로 직진한다. 그런데, 

 

10:23 알바

정상석에서 진행방향으로 숲길을 따라가니 급격한 내리막이 나타나고, 안부를 지나 길이 희미해진다. 풀섶은 사라지고 길을 놓친다. 산에서 길을 잃을 때는 위로 가라는 격언에 따라 마루금을 따라 가는데, 역시 조금 가다 길이 없어진다. 사실 그 길은 길이 아니라 비가 올 때 물이 흐르는 물길이었던 듯.

 

설마 하며 다시 핸드폰을 지도를 검색하는데, GPS와 데이터 신호가 잡히지 않아 앱이 뜨는 데 한참 걸린다. 겨우 확인한 현재 위치는 진조산에 정맥 길과 반대 방향으로..... 

 

다시 진조산으로 향해 돌아간다. 아까 내려온 급경사는 원래 길이 아니었는 듯, 길인 줄 알았던 곳은 그 흔적들이 보이지 않고.... 

 

10:32 진조산 정상 표지 걸개

정상적에 도착하니 왼쪽으로 (그러니까 한나무재에서 진행 해오던 방향에서는 오른쪽에) 많은 리본이 보인다. 그래. 정맥 길을 다니면서 알게 된 거는 중요한 포인트 또는 갈림길, 정상 이런 곳에는 항상 리본들이 서낭당의 그것들처럼 많이 달려 있었지. 그런데, 정상석에는 그게 없었던 거야. 왼쪽으로 내려서니 나무에 준.희 님의 걸개가 걸려있고, 선명한 길이 보인다. 대략 30분 알바 ^^

 

10:55 임도 (공사 중)

임도가 나타났다. 설마 여기가 굴전 고개? 너무 빠른데? 하며 가까이 가서 보니 새로 만들고 있는 공사중인 임도였다. 공사중이라서 그런지 리본이 없고..... 미안하지만 공사해둔 경사면에 깊은 발자국을 남기며 내려선다. 맞은편으로 넘어가는 길을 못찾아서 한참을 해메다 희미하게 보이는 리본을 하나 발견하여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11:05 굴전고개

굴전 고개는 땅이 말라 있다. 나는 숲에서 이미 흠뻑 젖었는데..... 비가 온건 아니고, 구름 속에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가 왔다면 굴전 고개도 젖어있어야 했다. 굴전 고개를 알리는 걸개를 확인하고 숲으로 들어선다. 몇 걸음  들어서니 다시 마른땅에 젖은 숲을 만난다. 

 

11:21 짐승 소리

오로지 땅만 보며 열심히 걷다 가끔 한 번씩 고개를 들어 돌아보면 키 큰 소나무, 금강송들이 하늘을 찌르고, 아주 가끔 놀란 새들이 안갯속을 날기도 한다. 그런데, 이 때는 분명 "컹"하는 소리였다. 개였던지 늑대였던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깜짝 놀라 잠시 멈칫했다가 "어흠"하며 인기척을 냈다. 짐승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낯선 소리를 들으면 긴장을 하고 피해 간다고 하니, 부스럭하는 것보다는 인기척을 내며 다니라는 말이 생각났다. 몇 번의 헛기침을 쏟아낸 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개소리 때문에 위험하다고 느낀 건 몇 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혼산 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낙오나 낙차가 무서운 게 아니라 짐승이 겁난다.

 

11:45 송전탑 (국가번호 마바 4693 8339)

짧은 임도를 만나고, 50여 m를 나아갔을까? 임도가 끝나는 점에 송전탑이 서 있다. 탑을 지나면서 이 탑을 세울 때 크레인을 사용했을까? 그 짧은 임도는 크레인 차량을 들어오게 하기 위한 임도였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11:56 산죽

산죽을 만났다. 지리산 삼신재에서 세석 가는 구간의 키 큰 산죽이 아니라 가슴팍 정도 오는 산죽이다. 발을 조심하여 나아간다. 

 

12:08 헬기장

헬기장을 지나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12:16 답운재

내리막을 내려가면 포장도로가 보이고, 답운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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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 도로변에 피어있는 여름 꽃
쌍전2리 버스 정류장. 정류장 뒤로 가면 넓재를 지나 한나무재로 갈 수 있다.

 

넓재에 있는 이정표. 소광리 방향이 한나무재로 가는 길이다. 한나무재를 걸어 넘어가면 소광리가 나온다.
넓재에 있는 작은 평원. 
한나무재 가는 임도변에 작은 산사태로 돌무더기가 흙과 함께 쏟아져 내려있다.
금강소나무 숲길 안내판. 한나무재에서 이 표식을 찾아 올라서 왼쪽으로 산사면을 따라 오른다. 주의: 안내판은 소나무숲길로 안내한다.
반가운 노끈 리본. 색이 다 바랬다.
진조산 정상석. 뒷쪽에서 앞쪽으로 나아가면 안된다. 뒤에서 오다가 정상석을 기점으로 오른쪽을 들어서야 한다.
진조산 정상 표지 걸개
새로 난 임도. 아직 공사 마무리가 덜 된듯
한나무재.
굴전고개 알림 표지 걸개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나타난 송전탑
헬기장
답운재
답운재, 들/날머리
표지판 뒤로 가면 애미랑재 가는 길이된다.
진조산에 알바 한게 지도에도 나타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