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내가 사는 이야기

가지산(202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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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2021. 2. 14.

오랜만에 가지산에 다녀왔다. 겨울 동안 꼼짝하지 않고 움츠려 있었던 몸을 풀기에는 적당한 코스라 생각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들머리에는 차량들이 빼곡하고, 정상에도 사람들이 빼곡했다. 더없이 좋은 날씨에 상쾌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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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1.02.13(토)

 

산행코스 : 들머리(11:07) ~ 석남터널(11:25, 0.5km) ~ 중봉(12:58) ~ 정상(13:30, 3.9km) ~ 원점회귀(15:33)  (거리 : 이정표 기준)

 

산행거리 : 7.7km(트랭글 기준) (들머리 제외 시 6.6km)

 

산행시간 : 3시간 51분(평균 속도 2km/h), 휴식시간 25분

 

09:34 집에서 출발.

동네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맥도널드 가서 맥모닝 세트를 1개 산다. 
내비게이션은 새로 생긴 도로, 울산 - 밀양 고속도로로 안내한다. 양산을 지나 울산 가기 전에 새로 생긴 인터체인지에서 올라서니 곧 터널이 시작된다. 터널이 꽤 길다. 터널이 끝나는 점에 배내골 톨게이트로 빠져야 한다. 접속도로를 내려 서니 익숙한 배내골의 풍경이 들어온다. 많은 펜션들은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많은 펜션들이 보다 현대적으로 개축을 한 게 느껴진다. 브런치 카페도 많이 생겼고, 차량을 이용한 캠핑장도 군데군데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배내고개로 오르는 무리가 서넛은 되는 듯하다.

 

배내고개에 가까워질수록 갓길 주차한 차량과 산객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혼잡하여 조심스레 운전한다. 배내고개를 넘어 내리막으로 내려갈 때에도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여러 무리들을 만난다. 아! 나도 자전거를 타고 배내고개를 넘고 싶어 하지 않았는가?

 

친구 중 한 명은 단독으로 백두대간을 완주했다고 한다. 구간별로 접속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을 텐데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백두대간을 도보와 자전거 이렇게 2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여 완주하였다. 나는 걸어서 한번 자전거 타고 한번 이렇게 두 번 가려고 꿈만 꾸고 있었는데... 백두대간을 시작할 때는 첫 번째 관문이 성삼재를 넘는 일이다. 그게 자전거가 되었든, 도보가 되었든(도보의 경우는 택시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성삼재를 자전거로 넘으려면, 배내고개 정도는 자전거로 넘어야 할 터. 좀 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11:07 준비

석남터널로 가까이 갈수록 갓길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아진다. 들머리 입구까지 갔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 차를 돌려 내려와 가지산 휴게소 『바람에 실려』가 있는 곳까지 내려왔다. 넓은 길 가에 차를 세우고, 신발을 갈아 신고, 옷을 갈아입고, 아까 사 온 맥 모닝을 먹고, 물을 마시고, 스틱을 재정비하고...... 출발한다.

 

11:25 들머리, 이정표 ( → 가지산 정상 3km)

석남터널이 시작되는 초입에는 가지산 정상까지 3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시작은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다. 몇 걸음 걸으니 숨이 차다. 한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에 산소를 주입하려니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 같다. 

 

11:33 

겨우 10분도 안되었는데, 숨이 차서 물 마시기를 2번이나 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돌아보니 석남 휴게소에서 가지산 휴게소까지 꼬부랑 길가에 세워둔 승용차들이 빼곡하다. 사람들이 참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1:43 이정표(→ 가지산 3km, ↓석남터널 0.4km, ←능동산 3.3km)

아까의 초입에서의 이정표도 가지산까지 3km였는데,,,,, 살짝 힘 빠지는 소리가 등골 저편에서 들려왔다. 이제 400m 왔구나.... 

 

11:49 갈림길, 이정표(→ 가지산 2.7km, ↓석남사주차장 2.0km, 석남터널 0.7km, 능동산 3.6km, ↑밀양)

조금 나아가니 안부에 이정표가 돌무지와 함께 있다. 

몇 걸음을 걸으니 오른쪽 비탈에서 젊은이 2명이 올라온다. 백팩이 상당히 커 보여서 몇 킬로그램 정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30kg이라고 한다. 옛날 설악산 5일간 종주할 때, 27kg이었다는 확실하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보다 부피가 더 커 보였다. 

 

12:14 간이 휴게소, 이정표(←석남터널 1.8km, →가지산1.6km)

간이 휴게소에서는 두부김치와 라면 등 간단한 취식 거리를 판매하는 듯,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무언가를 먹고 있다. 진달래 군락지 안내판이 있고,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조금 긴 나무계단을 만날 때면 주흘산이 생각난다. 주흘산 나무계단은 1000개가 넘었다. 여기는 588개라고 누군가 제일 위에 적어 놓았고, 100개마다 계단 아래에 까만 매직으로 표시를 해두었다. 계단 아래 까만 표식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12:27 이정표(↓석남터널 2.7km, →가지산 정상 1.1km)

흠... 이 정도 되면 이정표를 믿지 말아야 할까? 앞선 간이매점에서 여기까지 겨우 500m 왔는데, 석남터널까지 거리는 0.9km로 벌어져있다니..... 샛길과 우회로가 따로 있을까?

 

12:58 중봉(1,167m)

중봉 너머로 가지산 전경이 보인다. 왼쪽으로는 밀양으로,,, 오른쪽으로는 언양 쪽으로 뻗어간다. 멀리 쌀바위가 보인다.

 

13:08 이정표(← 가지산 0.4km, → 석남고개 2.6km, ↓제일농원 2.4km)

 

13:30 가지산 정상(1,241m)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커다란 바위 1개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은 긴 줄을 이루고 있다. 나는 줄을 서지 않고, 몇 걸음 뒤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쉰다. 초입에서 3km 이정표를 보았을 때 1.5시간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무엇이든 함부로 속단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느낀다.

 

13:45 산막

정상 뒤편 아래에 있는 산막으로 내려가서 라면을 한 그릇 사 먹는다. 라면에는 콩나물, 표고, 북어 등이 들어있고, 생각보다 그리 짜지 않았다. 산막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친 흔적을 남겼다. 등산 리본부터 벽 낙서까지... 심지어는 천장에도 글을 남겼다.

 

15:33 원점회귀

산막에서 라면을 먹고 일어서 왔던 길을 돌아서 천천히 내려간다. 종아리가 약간 당긴다. 햇살이 느껴져 수건을 꺼내 머리에 두르고 모자로 눌러 햇빛 가리개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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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의 나무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되돌아본 들머리. 길 가에 차량들이 물샐틈 없이 꽉 차있다.
산막 휴게소에서는 두부김치와 막걸리, 라면 등을 판매하는 것 같다. 중봉 가기전의 계단이 시작점에 있다.
나무 계단의 끝 점에 누군가 적은 놓는 글. 계단은 총 588개다
중봉 너머로 가지산 전경이 보인다.
오른쪽 끝 봉우리가 가지산이다. 가지산의 왼쪽 밀양방향 전경
가지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쌀바위가 보인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줄 서있는 산객들
줄 서지 않고, 비스듬히 배경하여 한 컷
산막 안에서 라면을 조리하는 산막주인들
산막 내부. 동물들이 영역을 표시한다면, 사람들은 낙서로 왔다 감을 표시한다 
옛 정상석. 최근에 세운 웅장하고 화려한 정상석 보다 이게 더 멋있어 보인다. 

 

총 거리 7.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