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내가 사는 이야기

천성산 2봉(202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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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2021. 2. 20.

올해 두 번째 산행지는 천성산으로 정했다. 천성산은 대략 3가지 코스가 있다. 내원사에서 출발하는 것과 홍룡사를 거치는 방법, 그리고 미타암과 그 근처를 이용하는 것 등이 있다. 꽤 오래전에는 회사에서 극기 훈련이란 걸 했었다. 당시 회사는 내원사 입구 산장에 진을 치고 대략 한 번에 150명 규모로 1주일간 극기 훈련을 했다. 매일 아침 숙소에서 내원사 입구 주차장을 돌아 나와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고속도로 육교까지 왕복 조깅을 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체력 훈련을 하고, 천성산까지 선착순 달리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영축산을 거쳐 신불산, 간월산, 배내봉, 가지산을 지나 고헌산까지 가는 영남 알프스 종주를 했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런지 당시 사회 곳곳에는 배우지 말아야 했을 군사문화가 배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게 여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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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1.02.20(토)

 

산행코스 : 내원사 제1 숲 주차장(11:10) ~ 내원사(0.5km) ~ 첫 이정표(11:24) ~ 비로봉(천성산 2봉)(13:13, 3km) ~ 내원사 (14:59) ~ 주차장(15:13)

 

산행거리 : 6.0km(트랭글 기준) (들머리 제외 시 5km)

 

산행시간 : 3시간 46분(평균 속도 1.7km/h), 휴식시간 20분

 

10:00 집에서 출발.

아침에 잠이 깨어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차를 옮겨달라고 한다. 허겁지겁 일어나 차를 옮겨 주차하고 나서 보니 8시 반쯤 되었다. 날씨가 참 좋다. 좋은 날씨에 이끌려 채비를 하고 나섰다. 벌써 10시다. 새벽에 일어나서 오전 산행하고 돌아오겠다고 여러 번 다짐을 해보지만 실천하는 날은 몇 번 없다. 

 

10:50

내원사 경내로 들어가는 곳인 일주문이 있는 곳에서 문화재 관람료와 주차비를 받는다. 각각 2천 원, 합하여 4천 원을 내고 들어간다. 내원사 입구까지는 꽤 먼 거리다. 한참 전에 조깅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그 바위가 그대로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군데군데 볼더링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내원사 경내는 볼더링 성지라고 했던가...

 

숲 속 주차장이라고 이름 지어진 곳은 일주문에서 약 2.5km 들어와야 하는데, 예전에는 상가들이 북적였던 곳이다. 주로 파전 집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오래되어 잘못된 기억일 수도 있지만... 90년대에 사찰 인근 풍속 정비사업 뭐 그런 류의 이름을 붙인 관공서가 주도하던 사업이 있었는데, 산속에 있는 불법 건축물을 일제 단속하여 철거하는 사업과 상수도 상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음식장사를 하지 못하게 했던 사업이 전국에 걸쳐 대대적으로 시행된 적이 있다. 아마도 그때 정비되었는 듯하다. 극기 훈련할 때 선착순으로 천성산을 올라 체크하고 내려오는 훈련이 있었는데, 체력 좋은 친구들은 재빨리 갔다 와서는 이곳에 있던 음식점에서 훈련대장들 몰래 파전과 막걸리를 먹고는 했다.

 

11:10

신발을 갈아 신고, 집에서 가져온 사과와 커피를 배낭에 넣고 움직인다. 세속의 때를 씻어 낸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세진 교를 지나면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있고, 그 뒤에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이라고 쓴 비석이 있다. 

 

11:24 첫 이정표(→제2봉 2.6km)

계곡을 따라 오르다 여의교를 지나면 내원사 대웅전이 있고, 거기를 지나쳐 오르면 천성산으로 오른다. 천성산은 지금 매설 지뢰 발굴작업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2봉을 목적지로 잡는다. 2봉은 계곡을 건너지 않고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간다. 몇 걸음 가다 보면 첫 이정표가 왼쪽에서 맞이한다. 2.6km 남았단다.

 

11:33

돌길을 걷다 보면 계곡에서는 맑은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에는 아직 남은 얼음 사이 바위 틈새로 물이 세찬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다. 물이 엄청 맑다. 

 

12:32 이정표(←내원사 1.9km, →0.9km), 등산 안내도

어느덧 절반 이상 온 거 같다. 여기서부터는 부드러운 흙길이다. 

 

13:13 정상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거친 바위를 오르고, 틈을 지나야 한다. 그래 봤자 1~2분 거리지만, 몸이 유연하지 않은 내게는 쉽지 않은 길이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볕 좋은 데 앉아서 사과와 커피를 취한다. 음식을 섭취하는 동안 미타암 방향에서 올라오는 산객들이 가끔 눈에 띈다.

 

오늘은 대체로 산객들이 없는 편이다.

 

14:54

내려올 때는 앞만 보며 걸었다. 가급적 잡념을 지우려 애써보기도 했다. 내원사를 지나칠 때, 그래도 관람료를 냈는데 싶어서  여의교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보기로 한다. 절은 최근에 단청을 새로 입힌듯 문양이 매우 화려했다. 단청은 우리나라 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하던데, 항상 볼 때마다 예쁘다, 아름답다고 느낀다.

 

15:15

차로 돌아와서 신발을 갈아신고, 오늘 산행을 종료한다. 추억도 되새기고, 날씨도 좋고, 아름다운 단청도 보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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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씻는다는 뜻이 아닐까....
산행 시작점에 있는 나무아미타불 석. [南無阿彌陀佛 염불 할  때 외우는 글귀로 아미타불에 귀의한다는 뜻. 나무아미타불에서 나무는 귀의 또는 귀명 한다는 뜻으로 부처님께 귀의하려는 신앙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에 계시는 부처님을 말한다. 이 나무아미타불은 서방정토에 살고 있는 무량수불 또는 무량광불인 아미타불에 귀의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거나 왕생을 구하고자 외우는 염불의 글귀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신령스러운 힘으로 악도를 면하고 서방정토 극락에 나기를 발원하며 이 문구를 외웠다--네이버 지식백과]
내원사 경내. 대웅전의 단청이 아름답다.
비로봉(천성산 2봉)에서 바라본 천성산(1봉) 정상
바위 틈새를 지나야 정상석을 만날 수 있다.
아직 남아있는 얼음들
정상석
대웅전 단청

 

오늘의 산행

 

내원사 대웅전 단청
내원사 대웅전 단청. 흰 꼬끼리가 있다.
단청
문에도 단청을 그렸다.
화려한 단청

 

내원사로 오르는 산책로에는 이와 같은 부처님의 말씀을 새긴 비석들이 제법 있다. 소크라테스도 비슷한 말을 했다. 네가 모른다는 걸 아는 게 곧 아는 거다.

천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