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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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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2021. 5. 5.

2021_05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 조직의 모든 어리석음에 대한 고찰 / 원제: Schwarmdumm / 군터 뒤크 / 김희상 역 / 책세상 / 2016년 03월 05일 / 2021.05.04 

 

 

  우리는 [집단 지성]이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보면 적어도 평균 이상의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거 같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집단 안에서 바보가 되는 경험을 많이 한다. 회사와 같이 상하 간 직위에 의한 권력구조가 뚜렷한 집단에서 회의를 하다 보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어디에선가 표현하였지만, 회의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회사에서 하는 회의는 토론회보다는 보고회가 많다. 그리고 회장이나 사장이 좌장을 맡는 경우에도 그렇고, 임원이 사원들과 회의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회의에 참석한 사람의 숫자에 비해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현저히 적은 경우가 많다. 근속연수가 많고,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경험이 많다고 인정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을 제시하는 발언권을 선임 몇몇에게만 부여하여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킨다. 그 사람이 전문가 시절에 익혔던 지식이 지금의 환경과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별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랫사람에게 의견을 구하지도 않는다. 아니, 가끔 물어본다. "다른 의견 있나요? 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라고 형식적인 기회를 부여한다. 그리고는 "다른 의견 없으면 회의를 마치겠습니다"한다. 

  이런 종류의 책은 현 경영자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위 임원들이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어떤 이유로 잘못된 판단을 하고, 그들이 의도한 것 바와 다르게 회사가 항상 어렵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는지 궁금해진다. 왜 매년 어렵고, 위기인지 설명이 없다. 그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매출과 더 많은 수익(율)을 창출해야 한다고 할 뿐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어보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걸까? 과연 그럴까?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나름의 목표가 있을테지만, 그 목표가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하는 걸까? 경영자는 왜 매출 향상에 힘을 쓸까?  

  책은 북 스마트(Book Smart)와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를 이야기한다. 이론과 실재의 괴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BSC(Balanced Scoreboard Card) 시스템이 90년 대 이후에 많은 회사에 도입되고 난 후에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한다. 실적이 조작되고, 성과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목표의 수립과 측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테일러 이후에 등장한 과학적 관리기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효과는 없고 효율만 강조하는 분위기를 지적한다. 

  예를 들면, 설계하는 사람이 설계를 잘 하기 위하여 고민하는 시간은 업무 하는 시간일까 아니면 멍 때리는 시간일까? 책상머리에 앉아서 열심히 기계적으로 캐드를 그리기 위하여 마우스와 자판을 두들기는 시간만 일하는 시간일까? 90년대 말에 MRP(Material Requirement Planning, MRP(I), Manufacturing Resource Planning, MRP(II))와 ERP(Enterprenuer Resource Planning)가 제조업에 보급되기 시작할 때, 효율을 강조한 어떤 대기업은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잘하는지가  아니다) 측정하기 위하여 15분 단위로 일한 내용을 PC에 입력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연구직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15분마다 일한 거를 입력하기 위하여 하루 종일 아무 일을 못했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또는 15분마다 일한 거를 입력하다 보니 업무의 집중도가 더 흐려지지는 않았을까?

  회사에서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 체계가 있어야 한다. (사장이나 임원이 하는 말은 교육이 아니라 잔소리임을 알아야 한다). 교육을 통해 직원들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회사의 장래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정말 일할 맛이 나는 회사가 되지 않을까? 우리 회사 경영자는 우리 회사를, 우리 직원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