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내가 사는 이야기

용지봉(202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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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2021. 7. 19.

  언제부턴가 휴일 아침에도 일찍 눈이 떠진다. 여름이 되어 해가 길어진 탓일까? 다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 빵을 토스트에 굽고 사과 잼을 바르고, 어제 청도에서 사 온 복숭아를 씻어서 잘라먹는 걸로 아침을 대신한다. TV를 틀어 예능프로그램 재방송을 보고 있자니 아내가 일어났다. 그리고는 큰 애를 깨운다. 토익시험 치러 가는 날이라고 한다. 큰 애는 일어나서 씻고, 혼자 주방에서 덜그럭 거리며 뭔가를 차려 먹는다. 그리고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한다. 내가 태워주겠다고 하며 나선다. 큰 애를 태워주고 아파트를 올라오면서 차에 실어두었던 옷 가방을 가지고 올라왔다. 날씨가 너무 좋다.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가방에서 옷을 꺼내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나선다. 아내에게는 4시간 정도 걸리니까 3시 전후면 돌아올 거라고 했다. 계획한 산행코스는 신낙남이라고 알려진, 용지봉~불모산~화산~굴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었다. 준비가 안되면 무모한 거라고 했던가? 막상 산행 중에 시간을 계산해보니 좀 터무니없이 먼 거리였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서 장유계곡을 둘러 돌아오는 길로 변경을 했는데, 이번에는 탈출로가 공사로 인해 막혀있다. 그래서 빙 돌아 나왔다. 거리는 멀었지만, 집 근처에 이런 숨은 숲길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고, 발견을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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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1.07.11(일), 맑음 

 

산행코스 : 신안천(10:35) ~ 장유계곡, 들머리(11:01/0:26) ~ 갈림길(12:53/2:28) ~ 용지봉(용제봉)(13:17/2:52) ~ 갈림길(13:56/3:21) ~ 임도(14:14/3:39) ~ 갈림길 (14:26/3:51) ~ 고속도로위(15:28/4:53) ~ 마무리(15:53/5:18) 

 

산행거리 : 13.29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5시간 18분(평균 속도 2.6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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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 신안천

신안천에서 등산 시작을 확인하기 위하여 트랭글을 작동한다. 요 며칠 비가 와서 신안천을 흐르는 물은 힘찬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물살이 적은 곳에서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신안천은 얼마 전 김해시에서 개통했다고 자랑하는 "장유 누리길"이 지나고 있다. 장유계곡에서 신안천을 돌아 조만강을 끼고 대청천으로 돌아오는 순환 둘레길이다. 둘레길 그늘에는 코로나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착용하자는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있다.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스쳐 지나간다. 신안천을 지나 105번 고속도로 아래의 고개를 넘어가면 장유 계곡이다.

 

10:58 동림선원

장유 둘레길 시작점으로 짐작되는 곳은 동림 선원 주차장 끄트머리다. 동림 선원은 불교대학을 겸하고 있는 문화재단으로 보인다. 주차장 바깥은 대청천이 맑은 물소리를 내며 힘차게 흐르고 있고, 사람들은 벌써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11:01 장유폭포

장유사 계곡과 대청계곡이 만나는, 장유사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장유폭포가 있다. 산림청에서 지급하는 복장을 차려입은 분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손목띠를 걸어준다. 정상체온임을 확인하였다는 증표가 될 것이다. 2m 거리를 유지하라고 방송은 줄기차게 나오는데, 물놀이하면서 그게 가능이나 할지, 잠시 걱정을 해본다.

 

기존에 있던 주차장은 없어지고, 그 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립 휴양림을 만들고 있다는데, 왜 이런 곳에, 아파트 단지에서 5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휴양림을 짓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지자체 누군가는 자기의 업적으로 다음 선거 포스터에 한 줄 적는 게 분명한, 공치사용 사업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차량을 돌려보내느라 분주하다.

 

그들을 뒤로하고, 들머리로 들어선다. 가파른, 그렇지만 짧은, 임시로 거치해놓은 듯한 짧은 철계단을 오른다. 몇 걸음 올라서니 뒷골이 뻐근함이 느껴진다. 갑자기 혈압이 높아진 건 아닐까 걱정된다. 상점 마을 갈림길까지 몇 번의 뒷목 뻐근함이 찾아와서 긴장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혈압이 문제가 아니라 거북목이 원인이라고 한다. 약간 가파른 경사길을 바닥만 보고 걸어서 뒷목 근육이 긴장했나 보다.

 

11:51 이정표(←장유계곡 1.3km, →용지봉 2.2km, ↑윗 상점 0.74km)

입구에서 1시간을 걸었는데, 아직 2km가 남았다. 마음이 급해진다. 원래는 용지봉을 찍고, 내려와서는 불모산을 찍고, 화산, 굴암산을 돌아 하산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리가 가늠되지 않는다. 이미 12시인데.....

 

12:21 전망 좋은 바위

창원시내 일부와 멀리 불모산이 보인다. 전망 좋다. 뒷목은 여전히 뻐근하다. 멀리 소낙 구름이 짙어온다.

 

12:27 이정표(←장유계곡, →용지봉 1.1km, ↓장유사 0.5km)

장유사에서 경내를 지나 스님들 숙소 뒤로 올라서면 만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은 장유사에서 올라와 용지봉으로 가서 발도장 찍은 후 다시 내려와 불모산으로 간다. 장유사에서 0.5km 다시 용지봉까지 1.1km, 용지봉에서 불모산 4.7km..... 장유사에서 출발해도 불모산까지는 6.5km 정도 된다. 짧은 거리가 아니다. 애초의 계획이 무모했던걸까?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장유사에 출발하여 용지봉 - 불모산 - 화산 - 굴암산 - 정자로 이어지는 코스를 타야겠다. 그래도 최소 10~14km는 될 것 같다.

 

12:53 724m, 이정표(←용지봉 0.8km,  →대청계곡 2.5km, ↓불모산 3.6km)

불모산까지 3.6km 생각했던 것보다 거리가 멀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대청계곡 입구에서 약 1시간 50분 정도를 산행했다. 속도가 늦은 편은 아니다. 무리하게 빨리 걸어서 뒷목이 뻐근했던걸까? 전망좋은 바위 이후로는 길이 평탄하여 쉽게 속도를 높인 것 같다.  

 

12:59 안부, 쉼터, 이정표(←용지봉 0.6km,  →윗 상점 3.1km, ↑장유사 0.4km)

아마도 장유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오면 만나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제법 넓은 공간에 쉴 수 있는 간이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응급 의료함도 있다. 

 

13:17 용지봉, 용제봉, 용제단, 이정표(←비음산, 대암산,  →전경부대, 대청계곡, ↓불모산 정상 4.7km, 윗상점 3.7km, 상점 고개 2.0km, 장유사 1.0km)

 

용지봉 정상이다. 용제봉이라고도 부른다. 정상에는 용제단이라고 하는 제단이 있다. 여기에서 제를 올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낙남정맥은 여기서 신/구를 나눈다. 요즘의 많은 자료는 여기서 불모산을 돌아 보배산을 거쳐 낙동강 하구둑으로 가는 길을 정맥 길로 치는 것 같다. 나는 매리교에서 신어산을 거쳐 여기를 지나갔다. 

 

내가 불모산을 돌아 굴암산 가는 길에 미련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왠지 찝찝한,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거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정자에는 두 쌍의 사람들이 쉬고 있다. 한 쌍은 부부로 보이고, 한 쌍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다. 정자에서 10분 정도 휴식을 하며, 간식을 먹는다. 남자 둘은 안민고개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인지 도착 시간을 계산하고 있다. 부부로 보이는 사람은 대청계곡으로 내려갈 듯하다.

 

13:56 갈림길, 이정표 (← 용지봉 1.4km, → 전경부대 3.6km, ↓장유사 1.4km)

소나무인지 전나무인지 침엽수 숲을 평탄한 걸음으로 걷는다.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거의 평지 느낌이다. 산악자전거와 산악오토바이를 타지 말아 달라는 현수막 앞으로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장유사, 가던 길로 가면 전경부대 방향이다. 전경부대는 진례에서 낙남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입구를 지나친다. 아무 생각 없이 직진한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를 한다. 한참을 가다 보니 느낌이 이상하다. 여기서 장유사 방향으로 내려가야 했다. 대략 2~3km는 더 걸은 것 같다. 길을 잘 못 들었다는 건 진례 평지 임도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14:14 진례평지 임도 (↑장유사 2.4km, → 용지봉 1.8km)

진례 클레이아크(도자기 박물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임도를 넘어오면 마지막 고개에 해당한다. 물론 여기서 장유사 방향으로는 얕은 오르막이 계속되기는 하지만, 거의 평지 수준이다. 사진을 몇 장 찍고는 임도를 따라 장유사 방향으로 향한다. 대략 30여 미터 앞에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14:26 체육시설, 이정표(←장유계곡 2.8km, →용지봉 1.4km, ↓진례, 신월)

아까 현수막이 있던 갈림길에서 장유사 방향으로 내려서면 만나는 곳이다. 직진을 하면 장유사 및 장유 계곡으로 향한다.  산길이 얼기설기 있어서 이정표의 거리는 무색하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장유사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장유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직 가본 적 없는 길이다. 장유사 방향으로 대략 1km 정도를 그늘 없이 임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잠깐 쉬었다가 간다.

 

능선 뒤쪽으로 그늘을 따라 한참을 간다. 산이 많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길은 인적이 드문지 풀이 높이 자라 있다. 그래도 길을 헷갈릴 정도는 아니다.

 

14:45 (장유계곡 봉쇄, 국립휴양림 조성)

여기서 오른쪽으로 들어가야 했다. 이정표도 없다. 출입을 통제하는 가로세로 1m짜리 현수막이 없었다면, 장유계곡으로 가는 길을 알 수 없었을 터이다. 잠시 고민했다. 현수막 너머로 보니 길도 희미하다. 그냥 내친김에 가던 방향으로 가기로 한다. 어디든 나오겠지. 아마 장유 IC 근처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15:14 계곡

한 참을 가다 보니 어느새 내리막을 걷고 있고, 세찬 물소리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린다. 계곡이다. 아~ 깊은 산에만 있다는 계곡이 여기에도 있다니.... 집 근처에 이리도 깊은 산이 있었단 말인가. 상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길을 따른다.

 

15:20 시원한 물에 세수

마침 길과 계곡이 몇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계곡물에 세수를 한다. 엄청 시원하다. 피로가 삭 가시는 기분이다. 길은 계곡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이 방향이라면..... 장유 IC 근처가 아니라 고속도로 아래가 나올 거 같은데....

 

15:28 남해고속도로 지선 105번 도로 위

이윽고 고가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신항만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발아래로 지난다. 이 길을 따라가면 길이 끊길 것 같은데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내려가다 보니 지역 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안심이 되었다. 지역 산악회 리본이 있다는 건 가끔 단체 산객들이 지나다녔던 길이라는 증거니까.

 

15:35 쉼터, 자동차 전용도로 걷기

그러나, 나의 바람은 자동차 전용도로에 가끔 있는 쉼터를 만나면서 덧 없어졌다. 쉼터는 각종 쓰레기들로 오염되어 있다. 결정적으로 여기서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통하지 않고서는 일반도로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갓길을 걷기로 한다. 그래도 갓길이 일반 시내 도로의 1개 차선 정도의 너비가 되어서 생각보다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가서는 안되는 길을 걸었다.

 

15:53 끝

장유 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대략 5시간 정도 걸었다. 5시간이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동네 산행이라 얕잡아 봐서 그런지 좀 긴 산행을 마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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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누리길 표지판. 총 13.5km 걷기 코스다.

 

윗 상점으로 가는 갈림길

 

불모산으로 가는 갈림길. 

 

용지봉 마지막 이정표. 벌목된 안부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장유사에서 가장 가까운 갈림터다

 

용지봉 정상 옆에 있는 이정표. 불모산 정상까지 4.7km다.

 

용지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창원 시 일부. 저기 보이는 큰 연못(호수) 옆으로 성주사 가는 길이 있다. 산 능선 중 옴폭 들어간 곳이 안민고개다

 

진례 임도를 따라 오다보면 직진은 장유사, 좌회전은 장유계곡(들머리에서 보면 오른쪽 사면)이다.

 

임도를 벗어나자 마자 장유계곡으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쉼터 

 

장유사 갈림길. 우회전 해야 했는데, 미련하게 직진하는 바람에 몇 km 더 걸었다.

 

 

오늘의 산행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