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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신낙남정맥 1차 (노적봉 ~ 봉화산 ~ 보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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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낙남정맥

2021. 9. 22.

작년에 낙남정맥을 나름 완료 하고는 이곳 신낙남도 곧 다녀올 거라 생각했지만 그새 1년이 지났다. 집 앞의 산길이라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여유도 있지만, 거리가 24km가 넘고, 망해정에서 노적봉까지는 탈출로가 마땅치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다른 정맥 길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낙남은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길도 희미하여 잃어버리기 일쑤이고, 망개나무가 많아 가시덤불을 헤집고 나아가는 길도 많다. 그래서 도전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원점복귀 및 차량 회수가 단독 산행에서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기도 하다. 

 

벼르고 별러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다녀오기로 마음 먹는다. 1차 구간은 녹산 수문 공원에서 망해정까지로 하고, 하산 뒤에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차량을 회수하는 계획을 세웠다. 자전거로는 대략 18km 정도 된다. 그러나 계획은 항상 틀어지게 되어있는 법. 부실한 아침 식가와 때를 놓친 점심 식사, 4번인가 5번인가 길을 헤매고 망개나무 가시덤불과 거미줄들....... 난관은 헤쳐나가라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다리에 쥐가 와서 중도 하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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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1.09.19(일), 화창

 

산행코스 : 녹산 수문 공원 ~ 노적봉 ~ 봉화산 ~ 보배산 ~ 두동고개  

 

산행거리 : 14.2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7시간 (평균 속도 2.1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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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녹산 수문 공원

낙동강 하구언에는 몇 개의 수문이 있다. 녹산 수문은 짐작하건대 규모나 낡은 정도를 보아서 가장 오래되어 보인다. 공원은 승용차 10대가량 소화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잔디밭에는 출입 금지, 평상에는 취식/취사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작은 공간이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할 거면 잔디밭을 왜 만들었는지, 평상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면 평상은 왜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채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09:30 봉화산 가는길 입구

녹산 보건지소를 향해 인도를 따라 걷다가 마지막 골목을 살피면 봉화산 가는 길 표식이 있다. 골목 끝 전신주에도 봉화산 가는 방향 표지가 걸려 있다. 곧 산을 오르는 짧은 나무 계단길이 나타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09:47 봉화산 등산 안내도, 이정표(←봉수대 ↓녹산 보건소 →체력단련장)

이정표 기둥에는 [봉화산생태숲길] 표식이 적혀있다. 그 옆에는 평상이 있어 잠시 쉴 수 있고, 오른쪽에는 우리나라에서만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체육시설이 있다. 잠시 쉬었다가 봉수대 방향으로 나아간다. 임도를 따라 오르막이 지난하게 이어진다. 안내 지도를 보면 봉화산까지 대략 3km 정도 된다.

 

09:58 전망대

전망데크에서 부산 방향으로 보면 오른쪽으로 명지 국제신도시의 높은 아파트 숲이 바다에서 불쑥 솟은 것처럼 보인다.  그 너머로 낙동정맥 끄트머리인 몰운대가 있다. 높고 푸른 하늘의 구름은 솜사탕처럼 포슬포슬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10:02 노적봉 갈림길, 체육 시설

왼쪽으로 가면 노적봉이 있어 그 방향으로 간다.

 

10:07 노적봉

노적봉임을 알리는 팻말이 리본들과  함께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방송통신 송신 안테나가 정상을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진행하는 줄 알고 안테나 탑을 뱅뱅 돌았다. 더 이상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없어 등산 지도 앱을 몇 번이나 열어서 살폈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길을 잃고 헤매는 횟수가 잦다. 그만큼 준비를 덜하고 산행을 하기 때문이리라. 정맥 길을 명산 산행길과 달라서 길 찾기에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 많다. 명산 가는 길은 사람들이 자주 오르내리기 때문에 길이 선명하고 넓지만, 정맥 길은 토끼나 노루가 다녔을법한 길도 제법 있고, 낙엽이나 그늘이 있으면 길을 놓치기 쉬운 곳도 많다.

 

10:20 다시 체육 시설

노적봉에서 체육 시설이 있는 곳으로 내려온다. 체육 시설이 있는 곳은 안부(말 안장 같은 형상을 가진 고갯길)여서 넘어가는 길을 놓치면 길을 헤매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아까 노적봉으로 가는 길에만 정신을 팔아서 진행 방향으로 길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내려와 다시 살피니 넘어가는 길이 체육 시설 너머로 있다.

 

10:22 이정표(← 전망대 ↓대성암 →녹산보건지소)

안부를 잠깐 내려가면 오른쪽에 이정표를 두고 지나친다. 짧은 삼나무 숲길을 지나면 체육공원과 전망대가 나타난다.

 

10:27 전망대

전망대에서는 몰운대에서 거제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신항에서 가덕도를 지나 거제로 들어가는 거가대교가 희미하게 보인다. 날씨가 참 좋다.

 

10:33 이정표(← 봉수대 1.6km, ↓대성암 0.4km, →전망대, ↑생곡마을 1km)

전망대에서 경치를 조망하고 나서 조금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계속 직진한다. 길은 임도를 따라 편한 길이 이어진다.

 

11:03 계단길

나무 계단길을 따라 오른 후에 벤치에 앉아 간식을 취하고 숨을 고른다. 한 10여분 쉰 거 같다.

 

11:22 봉화산(320m), 봉수대

나무 그늘 사이로 봉수대가 보인다. 봉수대 바로 옆에는 정상비가 서 있다. 320m. 봉수대는 최근에 개축했는지 돌이 깨끗하고, 봉수대로 올라오는 화강암 계단길 또한 이끼가 없이 깨끗하다.

 

11:30 대나무 숲

봉수대에서 사방이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하다 헬기장으로 내려선다. 헬기장에서 몇 걸음 지나면 직진방향으로 대나무 숲이 있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이 있다. 대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묘가 1기 있고,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직진하여 나아가니 벌초하는 사람이 세 분 보인다.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로 보인다. 장고개 가는 방향을 물으니 돌아나가 계단길로 가라 이른다. 

 

11:41 이정표, 체육시설, 이정표

이정표와 체육시설, 이정표가 연달아 나온다. 첫 이정표에는 (←산양마을 1km, →봉수대 0.3km, ↑미음 개발지구 0.9km) 표식이 있고, 체육 시설을 지나 있는 이정표는 (성고개1.8km ↓산양마을 0.9km, →봉수대 0.4km)이다. 장고개를 성고개라 적은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다음의 이정표를 보면 성고개라고 따로 있는 듯하다. 

 

12:02 오른쪽 숲 속 철탑

길 오른쪽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철탑이 보인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12:06 세 번째 길 놓침

길이 편안하여 쉼 없이 걷고 있는데, 기분이 싸하다. 둘러보니 넓은 임도는 어느새 사라지고, 길의 흔적이 희미하다.  지도 앱을 통해 살펴보니 100여 미터 전에 오른쪽으로 갔어야 했다. 서둘러 길을 돌아 나와 두리번거리니 역시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임도가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12:12 임도는 철탑 밑으로 이어지고, 한동안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는지 풀의 키가 제법 높다.

 

12:15 이정표(←장고개 1.2km, →봉수대1.7km)

이정표는 거의 60도 각도로 누워있다.

 

12:25 녹산 미음공단

산을 절개하여 닦은 공단부지에는 아직 업체가 그리 많이 입주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거 같은데....... 요즘 지자체별로 지자체장의 업적성 공단 또는 택지 조성사업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다. 기업의 입주가 활성화되면 좋은데, 시민들의 세금을 들여서 공단이나 택지를 조성해놓고 빈 땅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아서 세금 낭비가 아닌가 싶다. 

 

12:40 생태통로

콘크리이트 길을 따라 내려가서 생태통로까지 공단길을 따라 걷는다. 생태통로 위에는 물 웅덩이도 있고, 나무도 심어놓았는데, 콘크리이트 위에 흙을 덮고 그 위에 만든 웅덩이에 물이 고여있을 리가 없고, 심은 나무가 잘 자랄 리 없을 거 같은데, 쓸 데 없는 걱정이겠지.

생태통로를 건너 길 잡이가 될만한 표식, 리본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리 다니는 산 꾼들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가 될법하다. 토끼나 고라니가 다녔을 법한 희미한 길을 따라 오르니 나무 그늘과 가시덤불이 길을 놓치게 만든다. 여기서 지도 앱을 보며 가장 가까운 등산로를 찾아 북진한다. 길 헤매는 게 세 번째다. 

 

13:08 길

거미줄과 덤불, 나뭇가지들을 헤집고 다니기를 20여분 작은 골 너머로 잘 다듬은 묘지가 보인다. 묘지가 있다는 건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다는 것. 묘지를 지나니 작은 개울 건너로 임도가 나타난다. 지도 앱으로 확인하니 등산로가 맞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는 산길을 알리는 표식이 거의 없다. 지도 앱에 의존하여 방향만 동서남북을 구분하면서 임도를 따라 나아간다. 

 

5갈래 갈림길에서 신발끈을 다시 잡아매면서 잠시 휴식 겸 방향을 가늠한다. 오른쪽으로는 올라가는 길. 정면으로는 내려가는 길인데, 리본이 몇 개 있다. 왼쪽으로는 알 수 없는 수평 길. 그 옆으로는 오르막길인데, 지도 앱을 통해 방향을 가늠해보면, 마지막 길이 맞는 길인 거 같다. 직진의 내리막길은 반대방향에서 오는 산객들이 공단으로 우회하는 길인 듯하다.

 

오르막 임도를 따라 오르면 묘지에서 길을 끝나고, 묘지 왼쪽으로 작은 길이 나있다. 거기로 들어가니 오솔길이 이어진다. 오솔길을 따라 죽 전진한다. 길을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는데, 키가 큰 풀과 나무 그늘, 낙엽 등으로 가끔씩 잠깐잠깐 길을 놓치기도 한다.

 

14:17 리본

거의 한 시간 반 만에 만나는 리본이다. 이후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작은 길이 이어졌다 끊어졌다 한다. 가끔씩 길에서 서너 발자국씩 벗어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다시 되돌아와서 길을 찾기를 반복한다.

 

15:00

오르막 끝에 벤치 2개가 마주 보고 있다. 전망은 볼 수 없으나 겨울이면 괜찮은 전망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지도 앱을 보니 보배산이 바로 앞이다. 간식을 먹고 일어난다. 몇 걸음 걷다가 하산길로 탈출해야지 마음먹는다. 이미 다리에 쥐가 나고, 점심 먹을 때를 놓쳐서 제법 피곤하다. 빨리 탈출하자.

 

15:10 보배산(479.2m)

보배산임을 알기는 팻말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데, 그 밑에 있는 정상석은 훼손되어 있다. 

 

15:39 382봉

보배산에 탈출하기로 마음을 먹고 연결되는 등산로를 기대하며 몇 걸음 걸었는데, 연결되는 길은 찾을 수 없고, 어느새 다음 봉우리에 왔다. 물론 여기까지 오면서도 몇 번의 길 놓침이 있었다. 

 

15:57 두동 고개

긴 풀섶 사이로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선 안부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다. 다만 오른쪽에서 골프공을 칠 때 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도 앱을 통해서 골프장이 바로 옆에 있는 걸 확인하는데, 사람 말소리가 들린다. 방향을 오른쪽을 틀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여기서 망해정까지는 4~6km 정도 되어 보이는데, 지금의 속도로는 2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다리에서 쥐가 나는 빈도가 점점 잦아진다. 무리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골프장으로 내려선다.

 

 

16:20

골프 치는 사람들의 말소리는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제법 멀리까지 기척을 느낄 수 있다. 카트가 다니는 길을 따라 골프장을 빠져나온다. 택시를 부르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봉화산 봉수대

 

 

 

 

 

 

 

 

 

 

 

 

 

 

 

오늘의 산행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