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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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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2021. 10. 20.

2021_20 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 이창신 역 / 김영사 / 2019 03 08 / 2021.10.04

 

  어떤 사람이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세상 일을 다 알수는 없다. 게다가 그 사람이 특정분야에 전문가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많은 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누가 그랬듯이, "전문가는 자기가 알고 있는 좁은 분야 외에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는 명제가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편 TV를 볼 때 소위 자칭/타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뉴스 앵커 옆에 앉아서 말하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보면 도대체 모르는 게 무엇인가 할 정도로 말을 잘한다. 과연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하는지 의심스러운 때가 많이 있어서, 그런 프로그램은 거의 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지구라고 부르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한지 혹은 관심이 없는지를 알려주면서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다. TV를 보면, 특히 종편쪽으로 채널을 돌리면,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는 아프리카 주민의 삶과 어린이의 고통을 보여주면서 자선단체에 후원하라는 광고를 쉽게, 그리고 너무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면 시청자들은 측은한 마음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에 저런 지역이 많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나도 자주 TV에 그런 모습이 노출되니까, 종국에는 아프리카는 대부분 저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이 대목을 지적한다. UN의 통계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건 인지상정으로 당연한 행위 일수 있으나, 그게 과장되거나 편향되어 사고나 지식을 왜곡시키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그래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흐름을 살펴보고, 때로는 통계 그래프의 방향도 돌려서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몇 가지 기억나는 잘못된 상식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에 비해서 수학적 사고력이 떨어진다. 세계 인구는 개발도상국 때문에 계속 증가할 것이다. 탄소 배출량 역시 개발도상국 또는 신흥공업국 때문에 증가할 것이다. 탄소 배출량만 하더라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이 이미(150년 동안) 배출하고 지금도 배출하고 있는 탄소의 절대량과 신흥 공업국이 지금 배출하고 있는 량을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중국이나 인도가 최근 20여 년 동안 배출한 탄소의 양이 미국이나 유럽 제국이 150년 동안 배출해왔고, 지금도 배출하고 있는 총량을 비교한다면 규제를 받아야 할 국가는 신흥공업국이 아니라 선진국이어야 한다. 세계 인구는 개발도상국 때문에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인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과거 유아 사망률이 높았을 때 노동인구가 필요한 시절에 아이를 많이 낳더 관성이 유지되는 까닭인 것이다.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이라 하더라고 위생이 개선되어 유아 사망률이 줄어들고,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먹고사는 걱정이 덜해지는 순간이 되면 인구 증가는 완만하게 정체기로 접어들게 된다. 선진국이라서 아이를 적게 낳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선진국은 오히려 노령인구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구가 증가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문장 하나는 이거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통계가, 뉴스가 보여주는 건 극히 일부분의 이슈가 되는 것들인데, 이게 전체를 대표하거나 대변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와 그렇게 이용하는 몰상식한 정치인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