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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일 2006. 5. 7. 16:32

 

 

시작인데....

안스럽기만 한 아이들...

 
일요일 아침
나는 아들을 데리고 상공회의소로 갔다.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지 4개월
워드프로세스 3급 필기를 합격하고 실기시험을  치루기 위해서다.
아들은 아침에 엄마랑 둘이서 나선 것에아주 큰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았다.
시험에 대한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엄마~! 우리 시험치고 드라이브 갈까?]
[안돼..누나 시험공부한다고 집에 혼자있는데..]
[아~~그렇지]
그 한마디에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묻어있는것 같았다.[정현이와 함께]
 
 
딸은 중학교 들어가서 치루는 첫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학원다니는 친구들은 밤 11시다 12시다 공부를 하고
아침이면 6시에 일어나 공부를 한다는데
딸은 다니던 학원도 끊어 버리고 말았으니..
처음 학원을 다닐때 수업시간마다 다른 선생님이 들어오고
수업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재미있다는 말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한달 두달 다니고 나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아침이면 일어나지 못하고 코피를 흘리는가하면
저녁이면 두 눈이 시뻘겋게 충열이 되어 들어왔다.
모두들 한 두달은 적응 기간이여서 그렇다고
사람들은 곧 괜찮아 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눈 아래는 다크써클이 생기고
먹지 않던 영양제를 아침저녁으로
스스로 챙겨먹는 것을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물었다.
문제집풀이와 요점공부를 한다는 것이였다.
 

 학원교재를 보니 정말 중요한 부분에 밑줄과 형광펜으로 색색들이
칠해져 있고 누가 보아도 고시공부 하는 것 같이
열심히 공부한 흔적들이 한장한장 넘길 때 마다 남아 있었다.
그런데 딸은 학원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했지
머리 속에 넣어 두지 못하고 두손으로 색만칠하고  돌아온 것이였다.
물어보니 이것저것 혼동스럽기만 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과목을 한꺼번에
머리속에 집어 넣어주다 보니 이해를 못하고
하루 하루 지나면서 모르는 것은 넘어가는
버릇도 생겨 버린 결과였던 것 이였다.
이러게 해서는 안되는 데...
하면서도 쉽게 학원을 끊지 못하고 있는 내 마음 속에는
혹시 학원을 끊으면 성적이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집에 와서 스스로 공부를 하고
내일 할 공부를 얼마나 예습하고 학교에 갈까?
하는 조바심이 딸보다 더 강하게 나를 감싸고 있었는지 모른다.
남동생과 올케 그리고 언니..모두 학원을 끊으라고 했고
나도 곰곰히 생각하니 시간과 체력을 모두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과
읽고 싶은 책,그리기, 퀼트, 코튼돌 등등 너무 하고 싶어하는데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딸에게는 벅찼다.
 
 
외국어 고등학교다. 특수고등학교다. 하면서 모두
야단법석인 지금 내가 내린 결정이 옳은 것일까? 학원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복습으로 공부시킬 것인가?
내가 내린 결정에 내가 힘들어 하면 어찌하나?
딸은 학원보내 달라는 말도 안했고
학원을 그만두겠다는 말도 안했다.
다만 엄마인 내가 남들이 하니까 보냈고
딸이 힘들어 하니까 그만 보내려고 하는 것이였다.
 
 
나는 학원에 전화를 해서 결정을 내렸다.
집에서 공부를 시키겠다고 했다.
학원원장은 중간고사를 앞두고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학생부터는 얼마나 책상에 앉아 있으냐에  내신성적이 결정 된다면서
나의 마음을 다시 한번 뒤흔들어 놓았다.
정말 내가 하는 결정이 옳은가? 학원원장 말대로 타격이 올까?
또 다시 혼란이 왔다.
딸은 학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보내는 첫날..
날아갈 듯이 행복해 하고 많은 시간에 여유를 가졌다.
나는 간간히 중학교 교과서 요즘정리를 읽고 공부를 했다.
딸이 공부를 하면 나도 옆에 앉아 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자꾸 반복해서 읽으니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딸이 묻는 질문에 막힘 없이 알려줄 수 있었다.
딸은 지금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열심히 문제도 풀고교과서 위주로 공부를 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교과서를 제일 먼저 본다.
그리고 요즘정리를 하고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어보고 있다.
지금은 시작이지만
혼자서 스스로 공부를 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하는다는 말을 믿는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길들여지면
혼자서는 무슨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때문이다.
딸이 혼자서 공부하는 첫 걸음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학교 첫 출발의 시험.
선생님이 평가하는 첫시험이여서
모두들 신경을 곤두 세우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공부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 

 

사람의 뒷모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저녁놀이 온 마을을 물들일 때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마른 솔가지를 꺾어넣거나
가끔 솔방울을 던져넣으며
군불을 때는
엄마의 뒷모습이다

 

- 정호승, '뒷모습'-
출처 : ★ 햇솜이 있는 수필이야기 ★
글쓴이 : 햇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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