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업(蕭昭業)과 하정영(何婧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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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남북조)

2018. 6. 19.

글: 지역사(知歷史)


남제(南齊)의 세번째 황제인 소소업이 황제가 되기 전에 먼저 남군왕(南郡王)으로 있었다. 하정영은 그때 그에게 시집온다.


남군왕으로 있을 때 소소업은 비교적 즐거운 생활을 보낸다. 하루종일 시정의 무뢰배들과 같이 어울려 놀았다. 소소업이 자기 하고 싶은대로 놀고 있을 때, 하정영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좋아하는 오락활동은 오로지 한 가지였다. 침대운동. 그녀는 항상 남편의 곁에 있는 남자들을 눈여겨 보았고, 그녀의 눈에 들기만 하면 모조리 침실로 데려와서 패왕경상궁(覇王硬上弓)으로 관계를 가졌다. 그래서 이런 경우도 많았다. 금방 밖에서 소소업과 같이 술마시고 놀았는데, 조금 후에는 부지불식간에 하정영의 침대 위에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이렇게 놀고 있는데, 한가지 좋은 일이 소소업의 머리 위에 떨어진다. 바로 황태손(皇太孫)에 봉해진 것이다. 그의 부친은 황태자(皇太子)였으나, 아쉽게도 단명하여 황제가 되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소소업은 황위의 직접 계승자가 된 것이다. 몇년이 지나서, 소소업의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황제에 오른다. 역사에서는 그를 제폐제(齊廢帝)라고 부른다. 하정영도 당연히 황후가 된다.


황제가 된 후에 소소업과 하정영은 더욱 사치한 생활을 즐긴다. 소소업은 겉으로 보기에 그거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 할 줄 알았다. 뇌성마비아와 비슷했다. 그러나 그는 좋은 인간이 아니었다. 역사기록에 따르면, 부친과 할아버지는 모두 그가 한 무파(巫婆)를 불러 무술로 죽였다고 한다. 큰 공을 세워서 소소업은 이 무파를 아주 잘 모셨다. 심지어 무파의 아들인 양민지(楊珉之)와도 아주 가깝게 지낸다. 양민지는 아무 능력이 없으나, 인물이 잘 생겼다. 그래서 하정영의 마음에 들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는 양민지를 자신의 침대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하루는 정오에 하정영과 양민지가 침실에서 놀고 있는데, 소소업이 돌연 찾아온다. 하정영은 급한 나머지 양민지를 침대 아래에 숨긴다. 소소업은 하정영의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의심을 품는다. 그래서 그녀에게 금방 뭘했는지 물어본다. 하정영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대답한다: 금방 낮잠을 자는데 꿈 속에 당신과 어수지환(魚水之歡)을 즐기고 있었는데, 당신이 들어와서 깨우는 바람에 일어났습니다. 그런 섹시한 이유를 듣자, 소소업도 바로 흥이 일어서 서둘러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가 꾸던 꿈을 완성시킨다. 가련한 양민지는 한창 흥이 올랐다가 침대 밑에 엎드려서 남이 즐기는 것을 그냥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황후와 양민지의 관계는 거의 반공개적이었다. 같이 식사하고 같이 누워있다는 추문이 무성했다. 소탄지(蕭坦之)라는 사람이 진언해서 양민지를 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소업은 차마 그러지 못한다. 그는 양민지를 좋은 친구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신들이 계속해서 요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양민지와 하황후의 간통사실을 고발하자, 소소업도 할 수 없이 소탄지에게 양민지를 참수하라고 명령하게 된다. 하황후는 그 소식을 듣고 급히 소소업을 찾아가서 간청한다. 소소업은 다시 양민지를 사면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사면을 지시했으나, 소탄지는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사면령이 오기도 전에 양민지의 머리를 잘라버린 것이다.


양민지가 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소업은 소란(蕭鸞)에게 죽임을 당하고, 욱림왕(郁林王)으로 격하된다. 하정영도 욱림왕비로 격하된다. 사서에는 소소업이 죽은 후 하정영도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