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네입니다.

신미네 2017. 1. 26. 14:45





2017 농업·농촌, 희망을 쏴라 ③밭농업에 집중할 때

생산과잉 쌀에서 벗어나 수입 의존도 높은 ‘콩·잡곡류’에도 관심을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50% 초반이고 곡물자급률은 23~24%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생산량을 늘릴 수도 없다.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 무색하게 요즘은 쌀이 넘쳐나 문제기 때문이다. 반면 길거리간식을 대표하는 붕어빵을 비롯해 과자류, 빙과류, 빵, 떡과 죽 등 팥을 이용한 식품이 넘쳐나지만 대부분 수입 팥이 들어간다. 따라서 새해에는 생산과잉구조인 쌀 생산을 조정하는 것 못지않게 밭 농업에 집중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콩이나 잡곡류의 생산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봄직하다.


●왜 밭농업인가?
쌀 못지않게 밭농업 생산성 향상 시급…정책 지원·R&D 집중 목소리
주산지·집단화 된 밭 용수개발·농로 정비, 소비처 창출로 판로확대를


쌀은 생산과잉구조인 반면 밭 식량작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밭 농업 생산성 향상에 집중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통계에 따르면 2015양곡연도(2014년 11월 일~2015년 10월 31일) 기준 전체곡물자급률은 23.8%이고,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만을 따졌을 때 자급률은 50.2%다. 통계에 따르면 쌀은 자급률이 2011년 83.1%로 떨어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4년 95.4%, 2015년 101%에 달했다. 사료용을 제외한 콩의 자급률은 2011년 26.1%에서 2015년 32.1%로, 식량으로 사용되는 기타곡물(팥, 녹두, 기타두류, 메밀, 호밀, 기타잡곡)은 10.6%에서 13.9%로 다소 높아졌다. 건강과 기능성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콩이나 잡곡의 자급률도 증가추세이지만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이다.

정부도 밭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전대책을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7월 ‘밭 식량산업 중장기 발전대책(2016~2020년)’을 발표하고 밀, 콩, 잡곡 등 주요 밭작물의 생산 확대와 자급률 제고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확대 및 기반확충, 수급안정 및 유통기능 강화, 수요확대, 제도개선 등을 통해 2015년 10.6%인 밭 식량작물 자급률을 2020년 15.2%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농촌진흥청 역시 쌀 과잉문제 해소와 밭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R&D를 집중하고 있다. 농산업의 신가치 창조 및 지속 성장을 견인할 목적으로 ‘TOP5융복합프로젝’를 추진하고 있는데, 밭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밭농업 기계화 및 고부가가치화’가 포함돼 있다. 또 2014년부터 ‘두류, 잡곡 생산 거점단지사업’을 통해 품종, 재배기술, 기계 등 농진청 개발기술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데 생산성이 20%이상 높인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강항원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장은 “거점단지사업은 2014년 잡곡으로 시작해 콩, 팥으로 확대했고 2017년에는 땅콩, 참깨, 들깨 등 유지작물까지 추가할 계획”이라며 “거점단지에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종합적으로 투입하고 있는데 20%이상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한다. 또한 거점단지의 성과를 분석·보완하면서 사례를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강항원 과장은 “논의 경우 그 동안 정책지원과 R&D가 집중됐기 때문에 품종도 다양하고, 경지정리도 잘돼 있으며, 기계화율도 98%에 달하지만 쌀이 남아돌아서 문제가 된다”며 “밭작물은 소규모 다품목이기 때문에 기계화율도 56.3%에 불과하며, 품종이나 재배기술 등 모든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전한다.

강항원 과장의 설명처럼 밭작물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기반정비가 미흡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할 기계화율도 낮다. 또한 생산농가도 소규모·영세농 위주라서 생산 및 유통구조가 취약하다. 아울러 기계화 적응품종의 개발과 보급이 미흡하고, 재배양식도 각각이다. 이에 따라 고품질 품종 및 안정생산기술, 작부체계 정립, 기계화 등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실용화는 미흡하다. 또 수입산과의 가격차이도 줄여야 하고, 소비를 감안한 생산량조절과 가격안정화도 필요하다. 따라서 농림공직자 출신인 김재왕 신미네유통사업단 부설연구소장은 “밭농업 생산 향상을 통한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주곡인 쌀 자급을 위해 들였던 노력 못지않게 이제는 밭농업에 정책지원과 R&D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시급한 것이 밭작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주산지나 집단화된 밭을 대상으로 용수개발 및 농로 등을 정비하는 것이다. 밭 기반정비는 1994년부터 2014년까지 10만5900ha가 추진돼 목표 18만ha의 58.8%, 전체 밭 면적 74만8000ha의 14%만 정비했다. 그 이후로는 예산문제로 추진실적이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논에 밭작물 재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객토를 통한 배수개선 또는 배수시설설치 등을 통해 논밭전환 다용도 농지기반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로는 요원하다. 정책의 연속성 확보도 중요하다. 2002년 전작보상제, 2011년 논 소득기반 다양화사업 등 쌀 생산을 조정하기 위해 밭작물이나 대체작물 재배를 유도했다가 유야무야한 전례 때문이다. 밭농업 계약재배를 선도하고 있는 곳에서는 무엇보다 판로확대를 위한 소비처 창출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사례1/신미네유통사업단 
‘대원콩’ 계약재배 풀무원 납품
정부수매가보다 높은값 주목


농가를 조직화하고 안정적인 판로보장으로 잡곡자급률 제고 및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선도적인 사례가 경북 문경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신미네유통사업단(대표 김대성)이다. 이곳은 2010년부터 정부보급종인 ‘대원콩’ 계약재배를 통해 전량 풀무원에 납품한다. 가격은 시세를 보고 결정하는데 2016년 기준 우선지급금은 1㎏당 4000원으로 정부수매가격 3868원보다 높으며, 최종판매가격이 결정된 후 정산을 해준다. 또 농가의 평균생산량이 660㎡(200평)기준 200㎏정도이기 때문에 우선지급금만 받아도 80만원이 넘는 매출이다.

이와 관련 김재왕 소장은 “수입콩을 원료로 한 두부 1모가 1000원 남짓인 반면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 1모는 3000원이 넘는데, 가격경쟁력은 떨어지지만 국내산 원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있기 때문에 판로확보가 된다”면서 “300농가와 계약재배를 하는데, 영농팀의 기술지도와 생산자실명제 등을 통해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풀무원에 꾸준히 출하하는 이유”라고 전한다. 연간판매물량은 400톤 전후인데 2015년에는 470톤을 판매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콩 재배가 늘고 있다. 고추를 재배하던 농가들이 연작피해, 고령화 등으로 콩 재배로 전환하는데, 3만3000㎡(1만평) 규모의 콩 농사를 짓는 곳도 있다. 또한 콩은 기계화와 작부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수매제도가 존재해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재배가 늘어나는 이유다. 설명에 따르면 콩의 경우 파종과 탈곡은 거의 100%로 기계화돼 있고, 수확작업도 바인더(예취기)가 많이 보급돼 있으며, 콤바인도 나와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비닐피복재배도 늘고 있고, 온난화 영향으로 개화기 온도가 올라가면서 20~30%의 농가는 관수시설도 갖췄다. 따라서 김 소장은 “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는 콩 재배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농가별 재배기술 차이가 적고 생력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확비용만 낮추면 재배면적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수요처 확대는 과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대원콩’은 두부용인데, 두부요리가 부침개나 찌개요리 등에 한정돼 있는데다가 전통시장이나 음식점에서는 값싼 수입콩으로 만든 두부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김재왕 소장은 “소비자들이 GMO(유전자변형)콩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정부보급종자를 사용한 국산콩은 이런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며 “이런 장점을 내세워 학교나 군급식 등 대형소비처를 확대하고,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아이들의 입맛을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