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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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이야기

2010. 10. 30.

 

   어제까지 시원스레 폐부에 느끼던 기운이 이제는 스미는 냉기에

온몸이 움츠러드는 듯합니다.

 

밤거리를 밝히던 가로등 아래 지나는 이 없는 썰렁한 거리지만 

어제까지도  그 빛 속에 빈자리가 정취를 느끼는  만추의 밤을 느끼게 했는데..

이제는 뒹구는 낙엽 속에 허전함과 적막함이 배이는 것 같군요

 

언제나 찾아오는 계절이고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이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이

조금씩 변화되어가게 느껴짐은 우리의 나약한 심성이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세월과 함께 쌓여가는 성숙함이기도 한가 봅니다.

 

 

   낙엽이 뒹굴며 어느덧 따듯한 화로가 그리워지며 월동준비를 하려고 분주한데

문을 들어서는 방문객이 있어 보니 초로의 노인이 찾아 오셨습니다.

그분은 한 뭉텅이의 서류를 꺼내 보이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선영의 자취가 담긴

각종자료와 족보였습니다.

경험상 그분의 방문 목적을 감 잡고 물으니 예견 한대로 조상을 찾기 위해 오셨더군요.

 

지역적 특성상 이곳은 찾는 이가 드문 곳인데 6.25 사변 시 이곳에 사시다가 피난을 가

돌아오지 않으신 분들이 더러 있곤 합니다.

 

   예전에 사시던 곳이 지금은 휴전선으로 가로막히고 혹은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곳 이여서

후손들이 찾지 못하고 그렁저렁 삶에 무쳐 사시다가 대가 끊끼거나 이런 저런 말 못할 사정으로

돌보지 못한 분들이 있게 된 것이죠.

 

이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이 지역은 손바닥 꿰듯이 알게 되어 옛말에 3년이면 서당 집 *도 경을 읅는 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하여간 직업상 이곳은 훤하게 되어 찾는 이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주곤 합니다.

 

   우선 가져온 자료를 보고 위치를 파악하는데 첫째로 남방한계선과 이북지역은 현재로서는 찾지못하는 지역,

둘째로 남방한계선과 그 남쪽으로 민간인 통제선 사이 지역은 찾을 수 있는 지역으로 구분하여 알려드리고 찾을 수

있는 지역은 답사하여 그 위치를 정확히 찾아드리곤 합니다.

 

업무상 주로 이곳은 집보다 토지 즉 전, 밭, 임야 등을 취급하게 되는데 독수리 눈 같이 정확히 찾아 주는 것이

몸에 배이다 보니 다른 분야는 잘 몰라도 이런 일들은 손쉽게 처리하여 일한 보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는데,

간혹 임야의 거래 시는 좀 골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되는 임야에는 분묘가 있기 마련인데 유연묘(후손이 관리) 와 무연묘(찾지앉음)가 있어 유연묘는 후손이

개장허가를 득해 처리하고 무연묘는 관청에 신고 후 신문에 2-3회 공고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아 처리하곤 하더군요.

 

저희는 중개사로써 입회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처음에는 좀 꺼림직 하였으나 이제는 그냥

덤덤해지곤 합니다.

 

보통 우리는 남향이 명당이라고 하지만 간혹 방향에 구애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언젠가 민통선 내 토지로 허가를 득해 참여해 본 경우로 그것은 가지런히 북쪽으로 향해 써 있더군요.

절차를 밟아 개장해보니 보통은 회를 위에 좀 처리하는데 이것은 2m정도로 하여 개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두 분이 북쪽으로 향해  합장하여 있었습니다.

 

   업자에 말에 의하면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 쓴 어느 정도 생전에는 힘과 재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자손이 찾지 앉은걸 보아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며 북녁을 바라본 것은 북쪽이 고향이라

그런 거 같다고 하더군요..

여우라는 동물도  눈감을 때는 고향을 향해 눕는다는데 고향이란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며

언제 가는 찾아가는 곳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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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장하여 확인하는 것은 그 위에 지석 또는 지표석이라고 하여 돌에 새기는 것, 기와장에 새기는 것 등

다양하다곤 하는데 보통 상석 위쪽에 발아래 부분에 기와장에 기록하여 두는 것, 관위에 글자 하나씩을

사각돌 하나씩에 기록한다는데 업자들에 말에 의하면 10기 중에 1-2기 정도가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그것을 보고 족보와 비교하여 조상을 찾고 한답니다.

정식으로 된 지석을 보니 한 줄로써 기록이 되어있고 생전에 자랑스런 벼슬을 한 분들은 두 줄로써

되어 있는데 맨 우측에 벼슬직함이 있고 그 좌측으로 성함이 기재가 되어 있었읍니다.

 

보통 보아보니 머리 부분과 정강이 부분은 남아있고 잔 것은 거의 없어졌으며 더 세월이 지나면 아무흔적도 없이

흙으로  돌아간다 하더군요. 우리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사실 그것이

눈으로 보니 진정 사실이더군요..

 

우리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늦가을이라 콧속에 스미는 냉기를 느끼며 한층 끼어 입고 산에 오르니 산세도 한여름의 그 풍성함이

 어느 듯 찬 서리에  눌려 퍽이나 위축되어있어 모처럼 찾은 산속에서 옷깃을 여미며 잠시 계절의 맛을

음미하는데  굉음의 기계소리 제자리에  돌아보니 이번작업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첫 번째부터

조금 파헤쳐 내려가니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성함과 직함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앞에서 볼때

오른쪽에 정경부인하고 여성이 있는데 무슨 무슨 성씨만 있고

그 왼쪽에 남자분이 있는데 벼슬이름은 오른쪽 줄에 그 왼쪽줄에 무슨 무슨 성씨와 이름이

박혀있는 지석이 나오던 군요.

 

머리에 백발이 희긋 희끗한 노년의 신사를 힐끗 쳐다보니 헤어졌다 오랜만에 피붙이를 만나는 그러한 표정 

그러나  사자와의 조우에 놀람과 경건함이 무쳐나더군요..

 

 

   감사하고 고맙다고 일한 분들에게 격려하고 가시는 백발이 성성한 뒷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그분 가정에는 오늘저녁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니

흙먼지를 털어내면서도 마음이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저녁 잠자리에 들어서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생전에 부친을 일찍 여의고 젊었을 시에는 찾아보려했으나 생활이 여의치 못해 못하다가

이제야 찾게 되었다고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이 마음에서 오래 동안 떠나지 않더군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환경에 따라 주어진 운명이 각자가 다르겠지만 어느 때가 되면 반드시 가야할 때는

누구나 똑같이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말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우리에 주어진 삶은 하늘에 던져진 돌처럼 처음에는 급격히 혹은 서서히 제각기 다른 각도 로 올라가지만

내려가야 할 때는 처음에 올라온 각도대로 급한 각도는 급하게 여유있는 각도는 여유롭게 내려가는 것은

누가 뭐래도 우리가 보아서 아는 사실들인데 .

우리의 주어진 인생도 취하는 데로 그대로 취하여지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이 만추의 가을 하늘아래...

 

 

* 연천부동산장단공인  http://silktime.neonet.co.kr

 

 

 자료 : daum이미지,뮤직,web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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