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속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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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찾아서

2010. 1. 4.



새벽 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삽시간에 20Cm가 넘게 쌓였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눈이 많이 와야 이듬해 풍년이 든다고 했지만 눈이 이렇게 많이 오면 그 피해 엄청날 것 같다.
여기 저기 비닐하우스 무너지고, 축사 무너지고, 교통 두절되고 산골마을 고립되고 그 피해 엄청날 것 같다.
철부지 아이들이야 눈이와서 좋겠지만 이렇게 많은 눈이 한꺼번에 내리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방송에서는 서울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건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창밖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 결혼식 때 일이 떠 오른다.
1월 7일
그 때도 지금처럼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미용실에서 성당까지 가려는데 차가 다닐수 없어서 꽤 먼거리를 걸어서 갔다. 드래스는 가방에 넣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속을 힘들게 걸어서 갔는데 당시 주례신부님 성당 일정에 쫓겨서 신랑만 입장시키고 미사를 시작한 후 미사 중간에 신부가 입장하는 희한한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 직장근처의 사진관 사진사가 오기로 하였는데 결혼식이 끝나가도 길이 막혀 오지 못해 부랴부랴 가까운 사진관 사진사 부르는 바람에 몇장 찍지도 못했다.

결혼식 끝나고 눈이 멎어 시댁으로 가는 중간에 교통을 차단한 경찰과 차가 간다느니 못간다느니 싱갱이 끝에 겨우 길인지 들판인지 구분되지 않는 도로로 간신히 시댁에 갔던일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일이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데
폭설 속에서 결혼한 우리 내외의 인생살이는 풍년일까?
흉년은 아닐것 같은데....

함박눈 흠뻑내려
저희들의 결혼을 축복하여 주신 주님
주님께서 보시기에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