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의 일상

은하공주 2015. 5. 22. 06:03

사월 마지막 날에 남편은 떠났다.

석달여 머물면서 좋았던 일도 서운했던 일도 범벅이 되어

막상 가고 나니 시원 섭섭(?)하다고나 할까.

뭐 어차피 가야할 계획이었으니....

애나가 나에게 물었다.

언니. 아저씨 가시고 나니 기분이 어때?

어떻긴 시원 섭섭하지.

아니 울어도 시원찮을 텐데 시원섭섭이라니.

얘. 이 나이되면 아쉬운게 없단다. 그리고 이틀후면 우리 아들이 오잖니.

아들은 아들이고. 그래도 서방님이 최고 아냐?


애나는 이시대에 보기드문 여필종부형 아내다.

나이도 나보다 한참 아래건만 

남편을 섬기는(?) 마음이 요즘 세태의 여느 마누라들 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하여튼 그녀는 놀라울 만치 최선을 다해 아내의 역할을 하고

남편으로 하여금 자신을 여왕대접을 하게 하는 그런 영특함을 가진 여인이다.


목요일에 남편이 떠나고 토요일에 큰 아들이 왔다.

달라스 까지 12시간 걸려서.

엄마보러 오느라  긴 비행 시간이 지겹지 않았을까.

비행기 안에서 자다 깨다 영화도 두어편 떼고 왔다 면서 

첫날은 그냥저냥 새웠는데, 

담날 부터는 시차때문에 비몽사몽이다.

일주일 휴가인데

저러다  일주일이 후딱 가버릴텐데.

조바심 치면서 아이를 깨워 끼니라도 거르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남편이 왔을 때도 아마 두 주일쯤 시차로 고생했지 싶은데 내가 그다지 신경쓴 일은 없었다.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자식은 다르다.


좋아하는 텍사스 바베큐집에 데리고 갔다.

큰 아들은  샌프란시스코쪽으로  출장을 자주 다녀서 그런지 웬만한 미국 음식은 

다 맛본터라 텍사스 특유의 고기맛을 궁금해 하길래

집에서 가까운 락 하트로 갔다.

비프 브리스켓과 베이비 립,반 파운드씩하고 스모크 빈과 피클을 접시도 없이 종이에 담아서 

일회용 포크 나이프로 먹는 곳이다.

곁들여 텍사스산  맥주까지.

고기 맛이야 어디나 비슷하지만 실내 분위기가

바베큐의 맛도 좌우한다고나 할까.

암튼 첫날 아들의 입맛을 확 잡은 락하트의 바베큐 덕에 두번은 더 갔던 고깃집.


담날은 오전부터 졸고 있는게 안쓰러워 알렌에 있는 아울렛으로 갔다.

아들이 필요한 것들을 사면서 

내 카드로 긁었다.

아들은 자기 카드로  결재하겠다고 우겼지만...

남편하고 쇼팡할 때 가끔 

당신카드로 결재좀 하자 그런다.

왜?

자기 것은 한국카드라 환율에다 수수료에다 한푼이라도 애껴볼라고....그랬다고.


다가오는게 여름이라 반바지며 티셔츠며 가죽 벨트까지 골라서

피팅룸에 따라 가서 입은 모습을 봐 주며 흐뭇해서 웃었다.

그렇게 좋아 엄마?

그럼. 네가 와 줘서 엄마는 행복해.

근데 아들. 언제 장가갈거야?

아직 몰라요.


하루저녁은 대학 선배 만나서 저녁을 얻어먹고 커피마시면서

오랫동안 얘기를 하다가 왔고.

금요일 저녁은 간단하게 수제 햄버거 집에서  취향대로 먹고 달라스 시내 관광을 했다.

바다처럼 너른 화이트락 호수에서 

다운타운 골목을 자동차로 돌면서 야경도 보고

그리곤 담날 아침 비행기로 훌쩍 떠났다.

내게 가장 소중한 두남자.

그렇게 내게 왔다가 다들 자기 생활터전으로 돌아간 뒤.


나는 5월 22일부터 예정된 퀼트비 전시회 준비에 온 힘을 다썼다.





2013년에 시작했던 사이또 요코의 플라워 베이스 벽걸이.

메인만 해 놓고 보더 패브릭을 구하지 못해 던져 두었던 작품.

달라스에 와서 후배들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시작했다.

메인과 다른 패브릭이 언발란스 될까 겁이나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보더 패브릭은 P&B 텍스타일. 

아들이 가고 난 뒤  9일부터 누비기 시작해서 21일에야 98%마쳤다.

오늘 저녁에 전시장에 걸어야 해서 

이 정도로만 마치고 훗날 또 보태어야할 듯 싶다.














 



퀼팅을 얼추 끝내고 바인딩을 먼저 했다.

가장 빠른 시간에 .

불과 2주만에 퀼팅을 마쳤으니

가히 모터손이라고 불려도 마땅할 터.


오월은 이렇게 다 가는구나.

아들과 모친의 정경이 저희집 모드와 유사 하군요!
한국의 모성 .............,
오래살다보니
큰아들보다는 작은아들이
더소중한 나의 남자네요
아들이 없다보니 늠름한아들과 걸어가는엄니들의 흐믓한 미소가 부러울적두 있네요
바느질 신의경지싶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저희와 상황이 비슷하군요
일년에 일주일 남편은 아이들을 보기위해 한국에서 오는데
어찌나 그 시간이 짧기만 한지요
남편과 아들, 그 시간이 황금같았겠습니다
맞아요.
그때는 한시간이 1초처럼 느껴져요.
아쉬움을 퀼트로 달래며 하루하루를 보내곤하지요.
얼른 이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아들괴 같이 보내는 시간은 왜 그리 좋은지요!!
은하공주님 마음 내마음!!
오랜만이예요.
요즘도 일하세요?
미국에 오니 내 나이는 아직 청춘이더군요.
저도 일꺼리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오랜만이죠? ㅎㅎㅎ
예전 블친들 근황이 늘 궁금한데
변함없이 여전하신것 같아요.

직장 완전 그만 두고 한국가서 1달반 놀다 왔습니다
또 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만드신 퀼트를 보면 항상 감탄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