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의 일상

은하공주 2015. 12. 31. 11:26

하루 남은 2015년에게

살얼음 디디듯 조심스럽게 살아온 일년을 고백하련다.

그동안 자주 올리지 못한 포스팅을

오늘 한방으로 다 커버를 하고

다가오는 내년에는 좀 더 부지런을 떨거야 다짐하면서....


티비를 보면  건강프로그램을 먼저 챙겨보는 것이 

새로 생긴 습관이다.

내가 나이들었구나 하는 자각이 생긴다.

그러니 중요한 걸 까먹었을때도 그럴리가 없어 하고 단정짓던 

자신만만했던 자부심을 고이 접어 등뒤에 내려 놓고

나이 먹었잖아, 그럴수 있지. 나 믿지마.

나도 이젠 기억이 가물거리는 세대야 하고 변명을 늘어 놓는다.

그러고 나니 살기가 편하다.

실제로 바로 어제 주고받은 이야기가 내일엔 전혀 생소하게 

들릴 때도 있다.

내말이 맞는지 남편의 말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되면 다음 날이라도 오케이 하면 되니

어제와 다른들 무슨 상관?

(가끔 남편은 내가 어제와 완전 다른 소릴한다고 불평이긴 하다)


2014년 6월쯤 시작한 디어제인 블럭만 다 만들었다.

세끼 밥 해먹고, 아니 가끔은 남편이 할 때가 많으니 두끼정도라고 해두자.

바느질 하는 것도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라 한창 열중하다가 밥때가 되었다고 

손놓고 얼른 나가기가 어렵다.

그래도 첨엔 그리 하였다.

시계 쳐다 보고 11시 다되면 새로 압력솥에 밥 안치고 

나물 삶고 찌개 끓이는 아내의 역할놀이도 재미진 일이었다.

밥먹고 과일먹고 설거지 끝내고 나면 1시.

두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게는 천금과 같은 두시간.

하루 세번 6시간.

살짜기 꾀가 났다.

점심먹은 설거지를 저녁준비 하면서 해치우기,

그러면  한시간을 버는셈.

그리고는 폭풍 바느질.

해가 어둑해 질때까지 바느질 삼매경에 빠지다 보면 

운동이나 하던지 책이나 읽는 남편이 심심해서 할 일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고양이와 놀아 주는 소리도 들리고 

부시럭거리며 간식 챙겨주는 소리도 들리고

급기야 수도물 틀어놓고 설거지 하는 소리도 ......ㅋㅋㅋ


 








그리하여 설거지는 나의 손에서 타인의 일꺼리로 전락(?)

가끔 덜 떨어진 고추가루도 눈에 띄지만

그게 뭔 큰일이라고.

내가 한번 더 닦으면 될것을.

고마워,

이렇게 번 시간으로 디어제인에 올인한 결과

이런 성공이있나 싶게 잘 빠졌다.

역쉬 마음이 편하니 바느질도 잘되는거 같아.


배킹패브릭과 바탕패브릭을 퀼트 컨트리에서 사다 놓고

아직도 긴가민가 하고 있다.

첫 인상은 엄마의 품속처럼 따뜻한 분위기의 디어제인을 꿈꾸었지.




블루는 바이어스, 핑크는 배킹, 진한 베이지는 바탕.

크리스마스에 마지막 블럭을 끝내고 나니

날아갈 듯한 홀가분함.

그동안 남편 혼자  외출할 때 나는 블럭 만드느라 집에서 

고군 분투하느라 정신없었으니

이젠 어디든 같이 가 줄 수 있게 되었네.

비록 인간 네비게이션 역할을 할 뿐이지만.....


먹거리에 대한 나의 생각은

지극히 소박하다 못해 자칫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오해도 살만하다.

어릴때 먹었던 입맛과는 달리 자라면서 이것 저것 배운 지식에다 

우리전통의 재료에다 전통방식으로 조리해서

식구들에게 먹이는게 즐겁다.

그래서 남편이 올 때마다 생콩가루며 들깨가루를 두되씩 주문하는 것도 그 이유고,

시래기국 끓일때는 된장도 풀지만 콩가루에 버무린 국도 자주 끓인다.

부추를 콩가루에 버무려 찜기에 쪄내면 그 맛도 꽤 유혹적이다.

남편왈 대구의 유명한 한정식집에 요리로 오른 걸 보았다네.

그것이 경상도식 부추요리.

들깨를 넣은 국 요리도 즐겨 만들고.....

미국에 살면서 첨엔 이곳 레스토랑의 요리에 입맛이 확 바뀌는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점점 그 맛이 내 입맛이 아니란걸 깨닫기 시작했고

한국마켓이 대단한 이곳에 살다 보니 이젠 오로지 한식이 주 종목이 되었다.

20대인 딸아이는 미식에 가까운 입맛.

동서양의 음식을 맛보며 어떤 양념이 어느 정도 들었는지

이 맛이 더 상승하려면 어떤 조리법이 나은지 주절거리는 수준.

남편은 맛있는 한끼의 식사를 하고 나면 행복감이 물밀듯 밀려온다는 애식가.

이런 두사람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더 자주 

우리 음식으로 상을 차리는 일.

음식쓰레기 줄이는게 잘 사는 길이고

골고루 먹어야만 건강을 유지할수 있는 뻔한 사실을 

무슨 유별난 비방이라도 있는듯 시청자를 낚아대는 프로그램 제목에서

번번이 낚였던 아픈(?)추억.

 





막 김치 담고 남은 배추 우거지 몇잎을 

남편이 사랑하는 나무 사다리에 걸쳐놓고 

말리고 있다.

요즘 날씨는 달라스의 겨울답게 항상 영상이지만 

새벽에는 제법 쌀쌀한 기운도 있다.

해마다 김장 끝나고 무우청 새끼줄에 엮어 말리던 추억도 곧 

재현해 볼 때가 오리라.

2016년에는 4월쯤 고향방문 일정을 짜 볼 참이다.


2015. 12 .30


달라스에서





오랫만이십니다.그렇게 그동안 비쁘셨군요.
지금 이곳 뉴져지에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방천장 창문에 비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제법 굵은 빗줄기가 떨어 지는것 같네요.

한 가지일에 집중 하실수 있으시다니 부럽습니다.
할려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것도 없겠지만
그런 열정도 건강도 안생기는것 같네요.
2015년을 잘지내시고,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하. 열정이라니 정말 그랬나 싶어요.
그저 다른것 다잊을라고 한가지에만 매달린거 같아요.
그러자니 식구들에게 소홀했던거 분명히 많이 있을테구요.
달라스에도 지난주 내내 비가 왔었답니다.
골프장이 모두 홍수가 나는 바람에 요즘 집에만 있으니 좋군요.
밖으로 다니다가 현관문을 열면 따뜻한 공기가 맞아 주는것이
이래서 집이 최곤가 봐 하면서....
새해에는 운동도 더 열심히 하시고 어머님과도 행복한 시간 많이 가지시기를 빕니다.

킬트솜씨에 반해 늘 기웃기웃 거렸습니다.
이렇게 예술적인 작품 작업은 얼제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긴글 잘 읽어ㅆ습니다.
감사합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버들님도 하시면 잘 하실거예요. 안해서 그렇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월에 한국오신다니
기다려집니다

새해에두 한국요리 많이 해드시구
건강ㅈ하세요
맨날 한국음식만 만드니 저는 편한데
입맛 별난 식구들 다른것좀 먹어보자 아우성이랍니다.
저는 죽어도 안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스파게티랑 라자니아 자주 했는데 이젠 귀찮아졌나 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저리 말린 배추잎으론 어떤 요리를 하시나요???
궁금해서 질문 합니다
말린 배추잎 요리도 색다른 맛이 나지 않을가 기대해 보면서요
적당히 말린후 삶아요.
그리고 나서 삶은 배추잎에 콩가루를 묻혀 다시물 낸 국물에 넣고 끓인답니다.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이 추위를 녹여주고 야채의 섬유질을 섭취할수 있어서 좋아요.
주로 겨울철 음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