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BAR GOLD BULLION DORE SKR

하얀바람구름 2015. 4. 22. 18:39














 
 
 

GOLD BAR GOLD BULLION DORE SKR

하얀바람구름 2015. 4. 19. 21:00
기사 관련 사진
▲ 광화문하늘 서울역사박물관 마당에서 올려다본 하늘
ⓒ 장향란

관련사진보기


생각없이 지내는 하루였다. 생각없이 하늘을 쳐다봤고, 눈이 부셔서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세월 흐르면 다 사그라지는 거다, 함부로 쓰지 말자, 괜히 쓴웃음 지었던 그런 오후였다.

4월 18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하늘을 살짝 가리는 제법 오래된 커다란 건물까지 낯익게 바라보다 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보고 나온 건 오후 다섯 시. 청계천 인근에서 만나기로 한 식구와 통화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광화문역쪽으로 향하다 정말 희한한 광경을 봤다.

아, 이건 뭐지? 

기사 관련 사진
▲ 세종로 사거리 끝도 없는 경찰 버스
ⓒ 장향란

관련사진보기


이, 이건 뭐지? 어쩐지 낮부터 교통이 막히긴 했다. 그런데 이렇게 종로 저 끝 보이지 않는 곳까지 경찰 버스가 길 양쪽을 꽈악 막아서 아무런 차량 통행도 이루어지지 않는 광경은 처음 봤다. 처음엔 그저, 집회에 대비해 경찰 버스가 정차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서울 시내 광화문 네거리에 일반 차량 하나 없이 경찰 버스가 좌우를 막고 서있는 그런 광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거다.

대체 무슨 상황인가? 어쨌든 나는 걸어서 네거리 한 가운데에 섰다. 왼쪽 옆에서 열 댓 명이 외치는 세월호 관련 구호가 들려왔다. "세월호 진상 규명하라."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얼뜨기 시민에 불과한 나조차 뭔가 이 가당찮은 차벽과 물샐틈없는 의경들의 굳건한 인의장벽 앞에서 갑자기 막막하고 답답해졌다. 이건 뭐냐구.

조금은 상급자인 것같은 사람한테 물어봤다. 

"이건 대체 뭐죠? 누가 이렇게 시키는 거죠? 이게 뭐하는 건가요?" 

집회 때문이라고 하는 것같았다. 집회? 누가? 어디서? 내 눈에 보이는 건 끝도 없는 경찰버스 뿐인데?

아무튼 나는 교보문고 앞에서 머나먼(!) 동아일보 앞으로 가야만 했다. 버스가 거의 붙을 듯 길을 막아서 사람 하나 들어갈 틈이 없어 이동은 지하도를 이용해야 한단다.

지하도로 내려갔다. 광화문 역의 지하 교보문고 앞은 참으로 한가하게도 보이더라. 머릿속부터 혼란스러워진 채 5번 출구, 6번 출구. 시청 방향, 덕수궁 방향 표지판을 읽으며 숨을 고르며 5번 시청 방향 출구로 갔다.

텅 빈 광화문 광장... 지하차도까지 막은 경찰

기사 관련 사진
▲ 광화문 지하도 애꿎은 의경들
ⓒ 장향란

관련사진보기


허, 지하도가 막혔다! 갈 수가 없다. 나는 오늘 아무 생각 없이 길을 나선 시민이었다.

"이건 아니지. 여기가 대한민국이야?" 

다들 집회 때는 애꿎은 의경들이 불쌍하다고 한탄한다. 나는 아들같은 그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생각들을 좀 하자고. 이게 맞아? 이게 민주공화국이야? 이건 아니지."

상급자 시늉을 내고 있는 이에게 또 물었다.

"지금이 1980년인가요? 이건 아니죠. 이런 꼴은 처음 보네요.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줘야죠. 이런 건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야!"

이상한 아줌마로 비춰졌을까. 나는 화가 났고 내 화를 표출했다. 그리고는 또다른, 6번 출구로 갔다. 거기도 똑같았다. 사방은 항의하는 사람들 투성이다. 외국인들이며, 주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사람들, 아이를 길 저 편에서 만나야 한다는 젊은 엄마 등등.

대체 그 지하 통로를 왜 막아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그건 그 길을 막고 있는 저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긴 항의 끝에 겨우 한 줄 틔워줘 다시 도로로 나왔다. 이쪽저쪽이 막힌 채 광장은 비어 있다. 그 빈 광장에서 마구잡이 횡단을 하며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잃었다.

지금이 전쟁상황인가? 경찰은 뭐가 두려운거냐

기사 관련 사진
▲ 세종로 네거리 비어있는 광장
ⓒ 장향란

관련사진보기


지그재그로 돌아다니다 저 조선일보 앞에 있다는 가족과 통화를 하고 그 쪽으로 향했다. 조선일보 코리아나 건물 모퉁이에서 또 막혔다. 모퉁이 건물과 경찰 버스는 또다시 사람 반쪽도 못 지나가게 붙어 있는 상태였다. 거기도 갈 수 없단다. 서울 한가운데에서 삼팔선도 아니고 휴전선도 아닌, 경찰버스와 의경에 가로막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됐다. 

자, 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내 식구를 만날 수 있나요? 덕수궁 뒤로 멀리 돌아서 가셔야 한다고 친절히 일러준다. 감사한 경찰이다! 코리아나 호텔에서 오른쪽으로 멀리 가는 동안 길목, 골목까지도 죄다 경찰버스와 의경들이 꽉 막고 있다.

도대체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일인가?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내 눈에 시위대라고는 보이지도 않는데 일반인들의 도로 출입을 지상이고 지하고 죄다 막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방향을 잃게 만드는 4월의 어느 토요일 서울 한복판.

어느 길로 돌았는지 아무튼 덕수궁을 뱅 돌아 겨우 시청역까지 갔다. 그러는 동안 과격한 시위대를 보았느냐고? 노란 리본을 단 일행 열 댓 명. 나이든 어른과 젊은 여자아이들이며 다양한 사람이 섞인 한 무리. 그리고 처음에 봤던 광화문 광장의 노란 만장 아래의 열댓 명. 그게 전부다.

대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찰 버스와 의경, 경찰대를 동원해서 그들(이,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이 막으려고 했던 시위대는 다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내가 오늘 허깨비들 속에 있었나? 울분과 분노에라도 나는 이 저녁 그 집회에 섞여야 했지만, 하찮은 가정사에 묻혀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길게도 아닌, 단지 매일의 작은 평화만을 바라는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깨고 분노케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리적으로 사방이 막힌 철벽 앞에서 마치 정신나간 아줌마처럼 분노해서 소리질러야 했다.

"지금이 무슨 계엄인가요?" 
"1980년이냐구요?!" 
"이건 대체 누가 시키는 거지?"
"이게 대체 누구를 위한 짓이냐고?"

대체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 광화문에서 실제로 본 것은 허깨비같은 공권력. 허깨비같으면서 부정적인 상황을 조장하는 그런 공권력, 그게 전부였다.


 
 
 

GOLD BAR GOLD BULLION DORE SKR

하얀바람구름 2015. 4. 18. 11:14

이 문제·이 수사·이번 일…’ 박 대통령 입에선 ‘성완종’ 세 글자가 안나온다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국인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 국제공항 군항공수송사령부에 도착, 콜롬비아 측 환영인사들의 영접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보고타=연합뉴스)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16) ‘유체이탈 화법’은 제발 그만
측근들 불법 정치자금에도 남 말하듯 “부패 용납안해” 
‘성완종 리스트’ 부정부패의 최대 수혜자는 박 대통령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쩌면 세월호를 외면하고 그냥 출국할 수도 있겠다고 지레 걱정을 했기 때문입니다.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자리를 떴기 때문에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에 간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에서 뭐라고 말했는지 전문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꽤 긴 내용입니다. 중요한 부분만 소개하겠습니다.

“1년 전 오늘, 우리는 온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소중한 많은 분들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자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비통한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저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마음이 무겁고 아픕니다.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다 속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옵니다. 오늘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아픈 1년의 시간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넋을 국민과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도 않고 늘 가슴에 남아서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서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셔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갑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합니다.”

어떻습니까? 도식적이고 상투적인 어투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래도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이라는 대목이나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간다’는 대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한 일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출국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입니다. 이완구 국무총리 거취는 “(중남미 순방을) 다녀온 뒤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떠한 조치라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행입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를 남겨놓고 무책임하게 그냥 출국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세월호와 승객들을 팽개치고 먼저 탈출한 이준석 선장처럼 말입니다.(▷ 관련 기사 : 선장의 탈출과 대통령의 출국) 물론 국무총리를 사퇴시키고 특검 수용을 확실하게 결정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일단 이 정도 매듭을 지어놓고 출국하는 것만도 ‘잘했다’는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대통령이 도망치듯 해외로 나간 사이에 리더십이 완전히 무너진 이완구 국무총리가 국정을 이끄는 최악의 상황을 일단 면했기 때문입니다.
성완종 리스트’ 8명중 7명이 친박…여전히 ‘남 일’ 말하듯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뒤에 결국 이완구 국무총리를 사퇴시키고 특검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전에 두 가지 큰 과제를 봉합이라도 해 놓고 떠나는 것을 보고 저는 “그래도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상식은 남아 있었구나.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한 가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입니다. 유체이탈(遺體離脫)은 영혼이 자신의 신체를 벗어나는 현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점검회의를 했습니다. 발언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수사 과정에서 최근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문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입니다. 저는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도 그런 사람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한번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놔두고 경제 살리기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겠고, 여러분들과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나 중단됨이 없이 반드시 해내겠다 하는 그런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얘기인데 “저는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나오는 8명 가운데 7명이 친박근혜 인사입니다. 이들이 받았다는 돈은 대부분 2007년 경선자금, 2012년 대선자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돈이라는 얘깁니다. 불법 정치자금의 수혜자가 불법 정치자금을 처단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회동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6일 아침 <조선일보>가 사설을 이렇게 썼습니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메모 남의 일처럼 말할 처지 아니다’라는 제목입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와 언론 인터뷰 등 일방적 주장만으로 이들이 불법적인 돈을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이 대거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선 먼저 국민에게 송구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어야 한다.

더욱이 성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이 출마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친박인사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했다. 이 돈이 대선 경선이나 대선 과정에서 쓰였다면 후보였던 박 대통령 역시 불법자금 문제의 당사자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박 대통령이 금품수수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상관없이 불법자금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정치개혁 차원의 부패 척결을 주문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16일에도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 회동 결과를 전하며 “이번 일을 부정부패를 확실하게 뿌리뽑는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여러번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방귀 낀 놈이 성내는’ 태도엔 이유가 있었으니…

이쯤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화법이 아니라 그의 실제 생각과 가치관이라고 봐야 합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 꼭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짐작가는 바가 하나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이나 대선후보들이 정치자금을 직접 만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 통치자금을 쌓아두고 썼습니다. 영수회담을 하면 야당 총재에게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 야당의 지도자였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을 자신들이 직접 받았습니다.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등 정보기관, 그리고 경찰의 감시가 극심한 시절에 아랫사람들이 돈을 만지도록 하는 것은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몸에 전대를 차고 다닌 일도 있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으로 대선자금이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나면서 정치인들은 돈을 마련하느라 큰 고생을 했습니다. 1992년 대선에서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렇게 돈을 쓰다가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거두었던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사법처리되면서 풍토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회창 총재나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는 자신이 직접 돈을 만지지 않았습니다. 믿을만한 측근 몇 사람이 정치자금을 모았습니다. 후보는 정치자금을 누가 얼마나 줬는지, 어디에 얼마씩 썼는지 정도를 보고받았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12월 20일 대선에서 당선된 다음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의 김용준(오른쪽 두번째)·정몽준(오른쪽) 공동선대위원장의 바로 뒷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앉아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그러다가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었습니다. 가족이나 측근이 알아서 돈을 조달해서 쓰고 후보에게는 아예 보고도 하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후보에게 보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나중에 불법 정치자금 사건이 터져도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후보가 불법 정치자금의 존재를 아예 몰랐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참모들이 정말로 불법 정치자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믿었을까요? 알만한 사람에게 물어봤습니다. “에이 무슨 그런 순진한 말씀을 하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07년과 2012년 캠프 명단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돈많은 사람’ 몇 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선과 대선을 치르려면 선관위에 신고할 수 없는 거액의 정치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돈을 마련해서 집행해야 한다는 것을 박근혜 대통령도 잘 알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유체이탈 화법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52년생입니다. 아홉살이었던 1961년 아버지가 쿠데타로 최고권력자의 자리에 올랐고 자신은 최고권력자의 큰 딸이 되었습니다. 거처를 아예 청와대로 옮긴 것은 1963년 열한살때입니다. 그의 신분은 ‘큰영애님’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평범한 사람들과는 신분이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스물두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유신정권에서 청와대 안주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퍼스트 레이디’가 아니라 ‘국모(國母)’에 가까웠습니다.

큰 영애·유신 퍼스트 레이디…‘왕족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왕족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결정으로 전쟁에서 패배했는데도 엉뚱하게 전장에서 돌아온 장수의 목을 쳤습니다. 신을 대리해서 나라를 통치하는 왕족은 ‘무오류’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고마워할 줄 모른다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왕족 무오류’ 가치관 때문 아닐까요?

마무리하겠습니다. 성완종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부패의 최고 책임자는 아닐 수 있지만 수혜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화를 내는 기막힌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요?

성완종 리스트가 모두 사실로 밝혀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경선과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최종 책임은 당시 후보였던 나에게 있다”고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관련영상] ‘비타3000’ 대통령은 몰랐을까? / 돌직구

[관련영상] 이완구와 홍준표, 검찰의 선택은? / 법조예능-불타는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