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출간도서】

하늘 2015. 6. 27. 05:35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 신 영

             

             

             

             

             

             


            연둣빛 새순

            여린 햇살에 고개 내밀고

            초록이파리 봄비에 몸을 적실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뙤약볕에 익은 대지

            소낙비에 식어지고

            빗소리에 후박나무 잎 흔들릴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제 살갗을 긁어내고

            제 몸을 태워 오색 물들이는

            파란 하늘 아래 오색 빛 발할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오랜 기다림이

            하얀 그리움으로 쌓여

            겨울 햇살에 몸을 녹일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2013 /하늘.

             

             

             

             

             

             

             

             

            시인의 말

             

             

             

             

              시인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익숙할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풋내나는 덜 익은 사과 맛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여전히 부족한 나를 안 까닭인 게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세월의 흔적은 내 몸의 여기저기에 자국으로 남는데….

            여전히 철없는 마음은 불혹(不惑)을 지나 지천명(知天命)에 올라도 변할 줄 모르니

            아무래도 이순(耳順)을 기다려 볼 일이다.

             

              30여 년의 타국에서의 생활이 이제는 내 조국의 땅에서 자란 시간보다 더 많아지고

            지낸 세월보다 더 길어졌다.

            내 가슴 언저리에 하얗게 서린 짙은 그리움은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도 없고

            떨쳐버리려야 떨쳐버릴 수도 없는 지병이 되었다.

            어쩌면 하늘이 내게 주신 천형(天刑)이란 생각을 하며 이제는 그 그리움을 밀어내지 않고

            나의 분신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번 시집은 어설픈 처녀 시집 『하늘』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상에 내어놓고

            10년이 다 되어 두 번째 시집을 내어놓게 되었다.

            그저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고 싶은 마음과 그리움을 얼래고 푼 마음을 끄적거린 낙서일 뿐이다.

            그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머물지 않는 바람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노래를….

            그 어디에선가 그 누군가 들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한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바람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노래를 짙은 그리움의 노래를 홀로 흥얼거리도록

            내 가슴에 그리움을 남겨 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치고 싶다.

             

             

             

             

                                                                               하얗게 쌓인 눈을 바라보며

                                                                               2014년 2월의 보스턴에서….   /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