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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기름 제조하는 금정식품 탐방, 가족 기업 년 9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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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천 시

2014. 7. 18.

 

 

                           엿기름 제조하는 금정식품 탐방

                           가족 기업 년 9억 원 매출

 

 

우리 나라에서는 예부터 보리를 이용해 엿기름을 만들어 식혜나 고추장 등을 담글 때 주로 사용했다. 엿기름에서 나오는 맥아당이라는 효소성분이 음식물을 발효시키고 고급스러운 단맛을 가미해 완성되는 식품들이다. 보리가 싹을 틔울 때에는 씨 속에 들어있는 녹말을 아밀라아제로 분해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맥아당이 만들어 진다고 한다. 마치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엿기름은 밀, 보리 등에 싹을 틔어 말린 것으로 엿과 식혜에 이용되는데요.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답니다.)

 


북안면 신리리에는 맥아당인 엿기름을 만드는 특별한 제조업체가 있다. 아버지와 두 형제가 함께 운영하는 금정식품이 바로 그곳이다. 사과농사를 짓던 김도용(66), 양차이(67) 부부가 농외소득으로 생산을 시작했던 엿기름 사업이 장성한 아들들의 합류로 규모를 키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김도용 양차이 부부와 둘째 아들인 김태석(38)씨를 만나 엿기름 제조업체 금정식품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들어보았다.

 

 

- 엿기름 제조의 시작


금정식품은 사과와 포도밭이 늘어선 북안면 신리리의 농장들 사이에 있다. 본격적인 엿기름 제조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곳도 이웃 농가들처럼 농사를 짓던 사과농장이었다. 사과농사를 짓던 두 부부가 농외소득으로 영천시장의 상인들에게 엿기름을 만들어 납품했었던 것이 점점 확장되었고 지금은 국내 어디에도 없는 정선설비를 갖추고 연간 9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식품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괄목한만한 성장은 최근 3년간의 일이지만 엿기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벌써 20여년이 되어가는 전통있는 가업이다. 아버지를 이어 농대를 나온 둘째아들 김태석(38)씨가 농민후계자로 먼저 시작했고 직장을 다니던 큰아들이 3년 전 합류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북안면 금정식품 김도용 대표와 아들 김태석씨가 완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연간 400톤의 엿기름 생산


금정식품에서는 연간 보리 500톤을 발아시켜 약 400톤 정도의 엿기름을 생산한다. 엿기름을 생산하는 방법은 옛날 할머니들이 집에서 하던 엿기름 제조법과 동일하다. 그러나 적은 양의 엿기름을 제조하는 것과 대량생산을 하는 것은 결코 같은 범주에서 생각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는 물론 제조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조업처럼 시설과 노하우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다. 기온과 날씨가 전적으로 필요한 그야말로 농사와 재배의 개념이 함께 도입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보리는 0와 30도 사이에서만 발아합니다. 지금처럼 30도가 넘거나 0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육제한에 걸리게 되죠. 그래서 봄ㆍ가을에만 생산을 합니다. 엿기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조의 조건은 더 까다롭습니다. 햇볕건조를 해야 하는데 날씨가 늘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생산 가능한 시기는 연중 6개월 정도밖에 안됩니다. 그러니 생산이 가능한 시기에 조금 더 많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엿기름 원료인 싹이난 보리를 말리고 있는 현장

 

- 과감한 투자 그리고 가족들


이처럼 변화무쌍한 기온과 기후에서도 품질과 생산량을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2011년 3억원을 투자해 현재의 정선 설비를 갖추었다. 그러나 설비를 담당한 업체조차 엿기름 설비는 처음이라 초기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공학도인 큰아들 김석휘(41)씨의 섬세한 손길이 더해져 설비의 조작과 용도가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가족들이 함께 일하는데 불편함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태석씨는 “아버지는 그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계시고 과도한 투자를 경계하도록 해주시죠, 형은 공대출신 답게 주로 기계적인 부분에 대해 담당을 하고 저는 생물학적인 부분과 영업부분에 치중합니다. 서로 다른 점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것 같아요.”라고 답변했다.

 

 

보리 말리기가 장관이다

 

- 엿기름 말리기


엿기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총 10일 정도가 소요되며 매일 보리를 발아시키고, 말리고, 분쇄하고, 저장장소로 이송시키는 작업이 반복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4000평의 부지에 엿기름을 건조시키는데 넓은 부지에 엿기름이 가지런히 널려있는 장면은 쉽게 보지 못할 장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조가 생명인 엿기름은 햇볕을 골고루 쬐어야만해서 한번에 200포, 약 8톤 정도만을 널 수 있다고 한다.

뒤집어 주며 햇볕을 골고루 받아 수분을 없앤 엿기름을 다시 건조기에 넣어 하루를 더 말린다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엿기름 중 일부는 분쇄해 바로 납품하고 일부는 생산이 어려운 계절에도 안정적인 납품을 하기 위해 저장시킨다. 북안농협 창고를 임대해 200톤 정도를 저장하고 집에도 약 120톤 정도가 저장되어 있다. 저장된 엿기름을 금액으로 추산하면 6~7억 정도나 된다고 한다.

 

과감한 투자로 최신시설을 완비한 공장 내부

 

- 농업 지원정책을 찾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자본이 몇 억씩 묶여 있으니 초창기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원과 대출정책이 없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농협에 가니 담당자가 아주 적극적이더군요. 제안서를 들고 대출을 해달라고 찾아오는 농가가 전무하다면서 아주 친절하게 방법을 찾아주었어요. 농민신용보증기관에서 보증서 무담보 대출이 되었죠. 국립식량과학원과 농업진흥청에서는 기술, 규격, 포장 등의 자문을 받았구요.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원금을 받았지요. 관계기관을 문지방 닳듯 드나들며 정보를 찾고 사람을 만난 결과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부나 관계기관은 정책을 만들고 문을 활짝 열어놓는데 농가 활용의 경우가 적은 것 같아요. 오히려 관계기관에서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지원사업을 권장하는 형편이죠.”

 

건조장

 

- 영천의 보리는 품종이 안맞아


보리작목 등 지역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를 염두해 둔 관계기관의 방문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금정식품에서 소비하는 보리의 양이 지역농가들과의 연계를 통해 농산물 판매처의 출구가 돼주기를 희망하는 방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2012년도에 영천지역에서 30~40톤 정도의 보리를 받아서 써봤어요. 그런데 고르게 발아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지요. 엿기름에 적합하지 않은 보리 품종이었던 거예죠. 저희는 100% 국산 보리만을 사용해 엿기름을 만드는데 비싼 가격보다 품질의 문제가 큽니다. 국민들은 국산제품은 비싼가격을 주고 살 준비가 되어 있어요. 소비가 상당히 애국적이죠. 하지만 농가들은 아직 준비가 안돼있어요. 영세하고, 노령화되었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시스템화 시키고 수매하고 잘 포장해서 정말 괜찮은 제품이 되도록 정량화 시키는 것이지죠.

 

- 앞으로의 포부


김태석씨는 수백년동안 선조들이 만들어 왔던 엿기름의 제조 방법과 식혜, 고추장 등 엿기름이 들어가는 전통음식을 계량화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 장기적으로 보리를 직접 제조하고 제조한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며 생산된 엿기름이 모두 소비될 수 있는 맥주공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덧붙인다.
엿기름이라는 특별한 식품으로 농가 사업의 틈새를 공략하고 젊은 사업가의 면모를 발휘해 매출규모를 점차 확대시켜가는 금정식품의 앞으로의 눈부신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