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탐방]박물관은 살아있다

에드몽웰즈 2021. 1. 15. 12:08

[박물관 탐방] 화폐의 모든 것, 화폐금융박물관

 

 

세종대왕,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신사임당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화폐의 도안 인물이다. 인간이 생활함에 있어서 절대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돈. 돈의 한평생, 화폐의 모든 것을 알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이다. 

 

화폐금융박물관은 서울백병원에서 아주 가까운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걸어갈 수 있다. 원래 이건물은 한국은행 본관으로 사용되었으나, 2007년 6월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여 전시공간과 전시물을 크게 늘렸다.

 

화폐금융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화폐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화폐가 전시되어 있고, 화폐의 생성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이곳은 돈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역사와 돈의 중요성 등등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화폐금융박물관 건물은 1907년에 일본 제일은행이 사용하기 위하여 착공하였으나, 1912년부터 조선은행 본점 건물로 사용되었다. 이후 한국은행이 1950년 6월 12일 창립되면서 본점 건물로 이용하였으나 한국전쟁 중 건물이 파손되어 1958년 복구되었다. 1981년 국가중요문화재인 사적 제280호로 지정되었으며, 한국은행은 1987년 건물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공사에 착수하여 1989년 완공하였다. 이 건물은 조선총독부청사, 경성우체국, 경성역사, 조선호텔 등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의 전반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서 르네상스 양식을 바탕으로 한 절충식 기법에 의해 만들어졌단다.

 

박물관의 입구에 들어서면 세종대왕을 중심으로 세계의 화폐 도안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여있는데, 대리석으로 꾸며진 고급스러운 내부장식과 높은 천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1층에는 기증화폐실, 화폐기기실, 금괴화폐실, 상평아트갤러리, 중앙은행, 화폐의 일생, 화폐광장 등이 있고, 2층에 한은갤러리, 모형금고, 세계의 화폐실, 체험학습실, 기획전시실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화폐로 떠나는 세계의 건축여행’전에 진행 중에 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1층에 위치한‘화폐의 일생’. 화폐의 순환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다. 영상물로 전반적인 화폐 제조 과정를 보여주고, 이론적인 설명과 함께 실제 화폐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사용할 수 없는 화폐는 어떻게 할까? 잘게 자르거나 녹이는 방법으로 폐기한단다. 우리나라에서 한해동안 못쓰게 되어 버리는 돈은 약 9억장. 5톤 트럭 194대 분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지만, 우리나라의 돈은 100% 면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잘게 잘라 건물 바닥재나 자동차의 부품으로 다시 태어난단다. 못쓰는 돈으로 건축용 자제를 만들다니…, 놀랍다.

 

위조지폐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확대해 놓은 코너도있다. 돌출은화, 숨은은선, 홀로그램, 요판잠상, 부분노출등의 버튼을 누르면 지폐에 해당하는 부분에 불이 들어오면서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돈을 투입해 직접진폐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위조지폐식별기를 이용해 볼수 있는데, 지폐를 넣으면 약 3초 뒤에 파란 버튼에 불이 들어오면서‘진짜 돈입니다’라는 글자가 보인다.

 

 

 

2층 세계의 화폐실에서는 우리나라의 시대별 화폐뿐만 아니라 세계 170여개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를 직접 볼 수있다. 그런데 화폐의 도안은 어떻게 결정될까? 화폐는 단순히 경제생활에 필요한 지급수단을 넘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그 나라의 문화 및 사회적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그 나라의 화폐를 살펴보면 해당 국가의 중요 인물이나 유명 동. 식물을 살펴볼 수 있어 세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U-money 테이블 위에 물줄기처럼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오는 세계 각국의 화폐의 이미지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는데, 화폐 이미지에 손을 대면 인물 등 화폐 도안에 대한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모니터를 통하여 그 나라의 대표적인 풍광과 도시전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화폐단위, 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도 볼 수 있다.

 

2층 체험학습실에서는 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에 나타난 퍼즐조각을 맞추어 세계 주요국의 화폐를 완성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압인기나 탁본 등을 이용하여 화폐모형을 만들거나 탁본을 만들 수도 있다.

 

 

전시실 복도에 흥미로운 디자인의 의자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의자 속에는 만원권 지폐 돈가루 19kg(약 1억 7천만원)이 들어 있다고 적혀있다. 돈의자라…, 못쓰는 돈이지만 이렇게 깔고 앉아 있으니 잠시나마 행복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화폐, 화폐의 모든것을 전시하고 있는 화폐금융박물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고,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좋고, 또 무료관람이라 부담도 없다.

돈. 우리 일상에서 필요한 존재이지만 지나치면 화를 불러오기도 하는 무서운 존재이다. 화폐금융박물관은 아이들의 경제지식은 물론,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함께 고민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사진 : 박창숙, 송낙중 (백병원 홍보팀)

 

 

 

 

 

 

 

 

 

 

 

 
 
 

[박물관탐방]박물관은 살아있다

에드몽웰즈 2020. 12. 21. 10:04

[박물관 탐방] 북촌의 명물, 백인제 가옥

 

 

기와지붕의 단아하고 고풍스런 곡선이 아름다운 백인제 가옥은 종로구 가회동 93번지에 위치해 있다.

 

100년전 12채가 넘는 인근 가옥을 구입해 지어진 탓에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당당한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별당채까지,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백인제 박사는 당시 국내 최고의 외과의사이자 백병원의 설립자로 그 의미가 남달라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하필 36도가 넘는 무더운 날에 방문한 탓에 고생은 했지만, 북촌 최고의 명물로 떠오른 백인제 가옥과 그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http://yeyak.seoul.go.kr)에서 사전예약하면 한복을 잘 차려입은 해설사가 1시간 가량 집안 곳곳을 안내하며 백인제 가옥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중간중간 백인제 박사의 항일운동, 백병원과 관련된 의미있는 일화도 들을 수 있었다.

 

 

백인제 가옥은 100년 전인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건립한 이래 한성은행, 최선익 등을 거쳐 1944년 백인제 박사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1950년 백인제 박사가 납북된 이후 2009년까지 백인제 박사의 부인 최경진 여사가 거주하였으며,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서울특별시 민족문화재 제22호로 지정받았다. 2009년 11월 최경진 여사와 가족들이 서울시에 기증한 이후 일부 수리를 거쳐 역사가옥박물관(백인제 가옥)으로 탈바꿈하여 2015년 11월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최근 하정우, 전지현 주연의 영화 <암살>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으며, 평일 400명, 주말 800명이찾는 북촌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백인제 가옥은 근대 한옥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일제 강점기의 한옥이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460㎡의 대지 위에 압록강 흑송(黑松)을 사용하여 지어졌으며,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하여 동시대의 전형적인 상류주택과 구별된다. 먼저, 사랑채와 안채를 구분한 다른 전통 한옥들과는 달리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을 두거나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많은 사용했다. 또한 안채의 일부가 2층으로 건축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전통 한옥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백인제 가옥만의 특징이다.

 

 

 

백인제 가옥을 자세히 살펴보자. 사랑채는 네칸의 방과 대청이 있고, 앞마당 정원에는 나무들이 잘 가꿔져 있어 봄과 여름에는 꽃을, 가을에는 단풍을 볼 수 있는데, 집안에서 바라보는 마당정원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랑채는 건립 당시부터 여러 소유자들의 사회적 활동의 배경이 되었는데, 백인제 박사 역시 흥사단원을 비롯하여 서재필, 이광수, 이용설 등을 초청해 마당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가족들이 주로 생활했던 안채는 안마당을 중심으로 서울의 넉넉한 근대 한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별채는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다과를 즐기며 창문으로 바라보는 북촌의 모습이라, 상상만으로도 삶의 여유와 잠깐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백인제 가옥 방문을 마치고 나와 안쪽 골목에 들어서면 바로 북촌나들이가 시작된다. 바로 앞에 북촌 박물관이 있고, 또 가옥 안쪽에 있는 정독도서관도 북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다. 무더위가 가신 9월, 백인제 가옥과 북촌 나들이로 도심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느껴보자.

 

글,사진: 백병원 홍보팀 박창숙, 송낙중 

 

 
 
 

[박물관탐방]박물관은 살아있다

에드몽웰즈 2020. 12. 4. 10:34

[박물관 탐방]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박물관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9년 11월 1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만든 ‘대한민국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이다. 순종은 제실박물관을 만들면서 박물관을 개방하여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한다(여민해락(與民偕樂))’고 밝했고, 이를 계기로 일반 백성도 궁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유물 관람의 기회를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인 대한제국의 제실박물관이 문을 연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문화유산과 자연을 보존 관리하고 전시와 교육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배움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이는 순종 황제가 제실박물관으 개방하여 함께 즐거움을 나누자 하였던 뜻을 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100년 지난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한국 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전시 및 행사가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10월29일부터 11월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국 박물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 한국 박물관 100년을 기념하는 전시인만큼 우리 박물관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600여개 박물관과 국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까지, 그동안 교과서에서 자료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각종 귀중한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안견의 몽유도원도(일본 덴리대(天理大) 소장), 수월관음도보관(미국 뉴욕 메트리폴리탄미술관 소장), 은제도금연화형주전자(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미술관 소장) 등 평소 볼 수 없던 문화재들이 전시된다. 하나 아쉬운 것은 어렵고 들어온 문화재들이 너무 짧게 한시적으로 전시가 된다는 점이다.  

 



‘평일이라 조용하게 관람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완전 오산이었다. 지긋이 나이드신 어르신을 비롯하여 박물관 데이트를 즐기러 온 여인, 제법 진지한 눈으로 유물을 보고 있는 어린이 등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안견의 몽유도원도만을 보기위해서 따로 줄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몽유도원도의 인기는 대단했다.  

 



전시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부에서는 박물관 100년의 역사를 주요 유물을 통해 훑어 볼 수 있다. 제실박물관 최초의 구입품인 청자상감포도동자문등채주자,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등 박물관사(史)와 관련된 주요 유물 120점이 선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박물관인 제실박물관, 우리 민족 문화를 지켜내고자 하였던 일제강점기의 박물관 활동과, 1945년 광복을 맞이하여 새롭게 연 국립박물관, 국립민족박물관, 인천시립박물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문화재 보존 관리를 위해, 또는 외국에 있어서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 문화재를 볼 수 있다. 보존을 위해 오랜 동안 특수보관장에 보관되었던 국보 204호 천마도, 조선시대 회화 가운데에서 연도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작품인 안견의 몽유도원도,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의 뛰어난 조형미와 제작수법을 보여주는 은제도금주전자 등은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세종의 아들인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무릉도원을 노닐던 꿈을 화가인 안견에게 말하자, 안견이 단 3일만에 그려서 안평대군에게 바친 그림이다. 이에 안평대군이 직접 몽유도원도라는 제목과 함께 7언절구의 시를 쓰고 안평대군과 함께 어울리던 신숙주, 성삼문, 김종서 바팽년 등의 문사 20여명이 그림을 칭찬하는 글과 시를 지어 완성한 작품이다. 당시 시와 글을 지은 이들이 모두 친필로 글을 적어 두어 예술적 가치 외에도 역사적인 가치도 상당한 작품이다.  

 


이밖에도 국외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불화, 의궤, 건칠불과 최근 출토되어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미륵사지와 왕흥사지 출토 사리장엄구 등이 전시되었다.  
또한 기획전시실 입구에는 국내 박물관의 각종 전시 도록들이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며, 문화를 가늠하는 척도라 했다. 100년전의 제실박물관은 이제는 600여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국 곳곳에 설립되어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배움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민해락’ 제실박물관을 일반인에게 개방해 함께 즐기고자 했던 순조의 뜻처럼 한국 박물관 100주는 기념전은 즐겁고 의미있는 전시회였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박물관에 찾아온 것이 마치 가볍게 영화 한편 보러 온 것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이 박물관이 딱딱한 유물전시장이 아니라 온 세대를 아울러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흐뭇했다.  
아쉬움 있다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국외에 있다는 사실. 우리의 문화재가 모두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을 꿈꾸어 본다.  

글,사진: 인제대학교 백병원 홍보팀 박창숙,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