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겨울장미 2009. 5. 14. 11:04

 

그동안 몇 편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래 시는 공지영님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에 삽입된 시인데

참 좋아서 독후감 대신에 몇 편 올립니다

 

  멈춰서서 바라볼 수 없다면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이랴...

한낮에도 밤하늘처럼 별들로 가득 찬

시냇물을 바라볼 수 없다면

미인의 눈길에 돌아서서 그 아름다운

발걸음을 지켜볼 시간이 없다면

눈에서 시작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가련한 인생이 아니랴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

                             

 

       비상

              -사라 티즈데일-

 그리움 가득한 눈빛으로

제가 뒤 따르는지 확인하세요.

사랑으로 저를 일으켜 주세요.

미풍이 제비를 받쳐 올리듯

태양이 내리쬐든 비바람이 치든

우리가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저를 꼭 껴안아 주세요

느름한 바다가 파도를 끌어안 듯

산 속에 숨어 있는 당신 집으로

저를 멀리 멀리 데려가 주세요.

평안으로 지붕을 잇고

사랑으로 빗장을 걸도록 해요.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또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사랑한 뒤에

                 -존 시먼스-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픔을 지니고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해서 안 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너무나도 괴로운 일,

지금까지는 만남이 즐거운 일이었으나

그 즐거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리 사랑 이제 모두 끝났으면

만사를 끝내자, 아주 끝내자

나, 지금까지 그대의 애인이었으니

몸을 굽혀 새삼스레 친구일 수야 없다

 

     

        선물

            - 기욤 아폴리네르-

만일 그대가 원한다면

나 그대에게 드리렵니다.

아침, 그토록 상쾌한 아침과

당신이 좋아하는 빛나는 내 머리칼과

푸르고 금빛 나는 내 눈을

 

만일 그대가 원한다면

나 그대에게 드리렵니다

따스한 햇살 비치는 곳에서

눈 뜰 때 들려오는 온갖 소리와

분수에서 들리는

흐르는 물줄기의 아름다운 소리를

 

마침내 찾아들 석양 노을과

쓸쓸한 내마음으로 얼룩진 저녁

조그만 내 손과

당신 가까이에

놓아드리고 싶은 나의 마음을

 

 

       비오는 날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

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

모진 바람 불 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

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내 인생 춥고 어둡고 쓸쓸하다

비 내리고 쉬지도 않고

내 생각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

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

지붕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그리고 한탄일랑 말지어다

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

그대의 운명은 뭇사람의 운명이니

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

어둡고 쓸쓸한 날 있는 법이니

 

                              

    현금타는 사람의 노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눈물로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이

뒤척이는 밤들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울며 보낸 적이 없는 이

천국의 힘을 알지 못하니

 

너희 천국의 힘 우리들 삶 한 가운데로 인도하고

가련한 사람들 죄 짓게 만들어

고통 가운데 그를 버려두나니

모든 죄업 지상에서 갚게 함이라

 

          

          고엽

                   -자크 프레베르-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했던 나날들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다웠지

마른 잎들을 갈퀴로 모으고 있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가 없어...

마른 잎들을 갈퀴로 모으고 있네

모든 추억과 모든 뉘우침도 다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어두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는 없었지

네가 불러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살았었네

하지만 인생은 남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놓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이 모래에 남긴 발자취는

물결이 다 지워버리네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ㅎㅎ 감솨~~~
짧고 간결한 詩들의 詩語속에
빠져있다보면
마음의 풍요화 평화를 느낄수 있어 좋지요.

창밖엔 비가 내리려고 하나봐요.
하늘이 잔뜩흐려 있는걸 보면...

파란 잎새들이 햇빛을 받아 영롱한 푸른빛을
발산하는것도 예쁘지만
흐린 날씨속에 바람에 살랑대는 잎새들의 모습
오늘같은 날도 나름대로 운치있고 좋은 날이네요.
기형도의 <빈집>
예전에 읽으며
천재시인의 죽음을 애도했던 기억

쓸쓸하게 죽어간 시인의
한이 어린 듯한 시
그 시에 내내 묻어나는
이별과 슬픔과 죽음을 보았지요

비 내리는 주말 입니다
겨울장미님
멋진 주말 되시옵길....

여전히 안녕하시지요?
기형도님의 유작시집에 실린
빈집...
아직도 세상의 그늘에서
몸부림치던
그의 글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오월의 싱그러움을 타고...
님...
비온 뒤 날씨가 화창 합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비밀댓글입니다
독후감 대신에 실렸던 시들
저도 그 책을 읽긴 해도 이렇게 좋은 시들이 있었나 싶네요

좋은 시 기욤 아폴리네르님의 선물 다시 한번 잘 읽고 갑니다
몇 편의 시들을 하나 하나 음미하며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하다가
갑자기 제가 즐겨부르는 '진도아리랑'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네요.

왜 또 왔소 왜 또 왔소/ 정 주고 갈 길을 왜 또 왔소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에/ 아리랑 으흠흠 아라리가 났네

만남은 반가우나 이별을 허네/ 이별을 헐바엔 왜 이리 왔나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에/ 아리랑 으흠흠 아라리가 났네

간다 간-다- 나 돌아 가요/ 정든 님 따라서 나 돌아 간다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에/ 아리랑 으흠흠 아리리가 났네
비오는 날입니다.
비오는 날 읽으며
창밖을 봅니다.
분주히 오가는 우산들뿐
사람은 어디 있는감!ㅎㅎ
건물 10층에서.

오늘 부부이 날입니다.
특별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제대로 책 한 권 못읽으니 뭐하고 사는지...한심합니다.
덕분에 마음청소 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마니 올려 주세요 ^^ ....................헤헤....................
반가운 시가 몇편보여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살아가는게 다그런것인데 마음이 우울하군요~~~.

이번에는 카페정모로 변산반도에 가서
아주 열심히 놀다가 왔답니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요,ㅎㅎ...
시간이 되시면 제 카페오셔서 사진 구경하시고
감상평도 해주세요.

가슴을 포근히 적셔 주는 시에
이 밤이 더욱 향기롭습니다.
시는 언제나 윤기 나는 살을 그려주고
도톰한 여유를 안겨 주어 감사롭습니다.
유달산이 곱게 보이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