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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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을 둘러싼 사회적 전투 : 자본가계급의 분열책동에 맞서 노동자계급 전체를 단결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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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14. 11. 11.

141111공무원연금.pdf

 

 

 

이번 칼럼이 발표된 뒤, 페이스북에서 "구자우"님께서 이 글을 요약해 공유해 주셨습니다. 읽기 편하게 줄여주신 점에 감사드리면서, 구자우님의 발췌본을 앞에 게재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보시는 분은 간략하게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칼럼 전체를 읽으실 분은 발췌본 이후 부분을 펼쳐서 보시거나, 첨부한 PDF 파일을 다운받아 보시면 되겠습니다.

[발췌]

공무원연금개악을 둘러싼 사회적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개혁안의 기본은 공무원연금 구조를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 비해 대략 40% 더 내고, 30% 덜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재직 공무원의 경우 기존 7%인 월급의 연금기금 적립비율을 10%까지 올리도록 했다. 연금지급률은 현재는 재직연수에 평균소득액과 1.9%를 곱하도록 했지만, 이를 2016년에는 1.35%로 낮추고 2026년부터는 1.25%로 하향 조정토록 했다. 2016년 이후 신규 채용되는 공무원은 아예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4.5% 적립률, 1.0% 지급률을 적용받는다. 연금지급 개시연령도 현행 60세에서 2031년부턴 점차 높여 65세로 바꿔나간다.

이와 같은 공무원연금 개악의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민연금을 받는 일반 국민들과의 형평을 맞추겠다는 논리고, 다른 하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재정적자를 완화하겠다는 논리다.

두 가지 명분 모두 눈가리고 아웅하기다. 우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문제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지 않은 악선동에 가깝다. 연금으로 얼마를 받느냐는 얼마만큼 연금액을 불입하느냐를 떼어놓고는 접근할 수 없다. 공무원들이 내는 연금액은 일반 국민들이 불입하는 국민연금액과는 크기가 다르다. 국민연금 납부자의 월평균 납부액이 8만2천 원으로 기여율이 4.5%인 반면 공무원연금 납부자의 월평균 납부액은 월평균 납부액이 25만 원으로 기여율이 7%다. 당연히 받는 액수가 공무원연금이 절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문제를 가장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는 ‘불입액 대비 연금액’을 뜻하는 수익비다. 물론 수익비는 표면적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야 하는 게 퇴직금이다. 퇴직금은 노동자들의 노후연금의 한 종류로, 일종의 일시불 연금으로 볼 수 있다. 공무원들의 퇴직금은 대단히 낮게 산정돼 있는데, 이것을 벌충하는 개념이 높은 공무원연금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조건 하에서 퇴직금을 더해 재산정한 수익비는 그렇게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특혜를 누리는 공무원들은 따로 있다. 바로 극소수의 정무직들이다. 정무직은 공무원 가운데 유일하게 매달 연금 500~600만 원, 600만 원 이상 수급자가 있는 직종이다. 정무직이란 감사원장, 국회사무총장, 대통령 비서실장, 국무총리, 장관, 차관, 청장, 광역시장, 도지사 등을 말한다. 이들은 공무원연금기금에 돈을 낸 적이 사실상 없다. 하지만 일반 공무원 퇴직자들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가장 오랜 기간 공무원연금기금에서 수령해가는 고액수령자들이 바로 이들이다. 가령 전직 대통령연금 수령액은 월 1,400만 원에 이른다. 따라서 ‘상박하후’로 공무원연금을 개정한다고 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어차피 정무직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을 거의 한 푼도 내지 않았기에 받는 돈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이들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낸 연금에서 공짜로, 그것도 가장 높은 연금액을 수령해가는 일종의 도둑들인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도둑들의 불로소득을 없애지 않고, 다만 약간 손 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새누리당과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악이 관철되면 그 결과는 객관적으로 무엇일까? 그러면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수익비 구조보다도 오히려 불리해지는 것이다. 그 점에서 ‘새마을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이 애국하는 심정으로 희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일부 우익단체들의 주장이 차라리 더 솔직하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 일반 대중들과 공무원 노동자들을 대립시켜 마녀사냥의 재물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뒤, 연금과 관련한 그 다음의 수순은 무엇일까? 바로 정부 재정적자를 이유로, 그리고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문제를 들고 나와 공무원연금 수준의 낮은 수익비로 국민연금을 개악하는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전가하고 있다. 담배세 인상처럼 세금이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동원하기 시작하고 있다. 공무원, 교사 연금축소로부터 시작되는 국민연금 축소계획은 그것을 능가하는 대규모 위기탈출 프로젝트다. 다음으로 정부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임금과 공무원연금을 낮추고,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절약하고 모든 돈으로 그 동안 자본가들을 위해 퍼줘서 생긴 정부재정적자를 만회하고, 나아가서 더 많은 돈을 자본가들에게 퍼주겠다는 것이다. 법인세를 낮추고, 온갖 규제완화 명목으로 자본가들에게 매기는 세금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상황은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다 :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킴으로써 자본가들이 위기를 탈출하는 것, 그리고 그 선두에 정부가 서는 것!”

그런데 탐욕스런 자본가들과 이들의 탐욕을 대변하는 자본가정부는 이것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위기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과잉자본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를 마련해줘야 한다. 공무원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개악을 통해 연금기능을 사실상 소멸시키고, 그 빈자리를 민간연금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확대정책이 그것이다. 공무원연금만이 아니라 공기업퇴직금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퇴직금을 퇴직연금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것은 민간 거대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 생산분야의 이윤율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으며, 장기간 동안 정상화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정부의 정책은 거대한 금융투기판을 불러올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의 미래는 자본주의 경제의 불안정성에 저당 잡힐 것이다. 반면 대재벌들의 민간 거대보험사들은 어떻게든 노후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상당한 이윤을 수확할 것이다. 정부 또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축소로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다.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체제 위기의 모든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바로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우선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 연금을 더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공공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노동자대중의 생활수준을 사회적으로 개선해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전망을 세운다면, 지금 정부가 감행하고 있는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저항력이 있었다는 조건 하에서만 성립하는 얘기지만, 그 동안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던 고용주(정부) 덕분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아주 큰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자본가들의 부를 증식시키는 데만 혈안이 된 자본가정부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이것은 위기만은 아니다. 거대한 기회일 수가 있다. 바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계급을 사회적으로 결집시켜 한 줌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에 맞서 투쟁해 자신의 생존권과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함께 지켜나가는 새로운 전망을 열 수 있다는 말이다.

가증스런 정부에 맞선 공공부문 노동자 총단결투쟁이 점차 형성돼 나가고, 이것이 공무원, 교사연금을 비롯해 전반적인 국민연금개악반대로 뻗어나간다면 이 투쟁은 고립된 한국 노동자운동을 전체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한국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노동자계급 대 자본가계급, 노동자운동 대 자본가정부 사이의 거대한 계급투쟁을 작렬시키는 출발점이 공무원연금개악 반대투쟁을 통해 탄생할 수 있다.

혼자서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직 전체 노동자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단결투쟁 속에서 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해야만 살 수 있다는 계급적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가 옳게 내딛고 있는 그 발걸음을 중단 없이 계속 내딛는 것, 그리고 이 발걸음에 전체 조직 노동자운동이 합류해 온 힘을 다해 사회적인 계급 대치선을 단호하게 치는 것, 바로 이것이 절실한 과제다. 공무원연금개악 반대투쟁은 그 위대한 시발점이 될 수 있고, 또한 반드시 돼야 한다!

[본문 전체는 아래를 보세요.]



연금문제는 이 시대 한국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의 기본 생존이 연금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연금 이외의, 부동산을 통한 재산소득이나 금융소득을 통한 노후생계 해결의 가능성이 노동자 민중에게는 갈수록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연금문제는 더욱 사활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노동자운동이 사회를 주도해나가는 데서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의제로 거듭 던져질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지난 2월 박근혜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공무원연금·공기업·규제 등 공공부문에 초점을 맞춘 이 계획안은 위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 거세게 빨려들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를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강화정책으로 타개하려는 자본가국가의 계획을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계획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멈추지 않고, 전체 노동자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다. 공공서비스 개악은 물론이요, 국민연금개악을 비롯해 민간분야 노동자들을 더욱 강력한 착취 속으로 떠밀기 위한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우선 공무원연금개악을 둘러싼 사회적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 공방전에서 노동자운동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전진하느냐는 사회의 주도권을 자본가계급이 쥐느냐 노동자계급이 쥐느냐를 가름하는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노동자운동은 용기와 무한한 책임성을 갖고 이 사회적 전투에 나서야 한다. 그것은 공무원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임과 동시에 노동자운동과 전체 노동자대중을 하나로 연결시켜 자본가계급에 맞서는 전체 노동자의 투쟁전선을 세워내는 빛나는 사회적 전진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전체 대중의 생존의 문제가 풍전등화에 놓인 이 비상한 상황에서 한줌 착취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대중의 생존권을 무참히 희생시키려는 잔인한 자본가국가에 맞서는 소중한 정치적 전진으로 기록될 것이다.

 

특혜? : 눈가리고 아웅하는 자본가정부

 

새누리당 개혁안의 기본은 공무원연금 구조를 더 내고 덜 받는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 비해 대략 40% 더 내고, 30% 덜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재직 공무원의 경우 기존 7%인 월급의 연금기금 적립비율을 10%까지 올리도록 했다. 연금지급률은 현재는 재직연수에 평균소득액과 1.9%를 곱하도록 했지만, 이를 2016년에는 1.35%로 낮추고 2026년부터는 1.25%로 하향 조정토록 했다. 2016년 이후 신규 채용되는 공무원은 아예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4.5% 적립률, 1.0% 지급률을 적용받는다. 연금지급 개시연령도 현행 60세에서 2031년부턴 점차 높여 65세로 바꿔나간다.

 

이와 같은 공무원연금 개악의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민연금을 받는 일반 국민들과의 형평을 맞추겠다는 논리고, 다른 하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재정적자를 완화하겠다는 논리다.

 

두 가지 명분 모두 눈가리고 아웅하기다. 우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문제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지 않은 악선동에 가깝다. 연금으로 얼마를 받느냐는 얼마만큼 연금액을 불입하느냐를 떼어놓고는 접근할 수 없다. 공무원들이 내는 연금액은 일반 국민들이 불입하는 국민연금액과는 크기가 다르다. 국민연금 납부자의 월평균 납부액이 82천 원으로 기여율이 4.5%인 반면 공무원연금 납부자의 월평균 납부액은 월평균 납부액이 25만 원으로 기여율이 7%. 당연히 받는 액수가 공무원연금이 절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문제를 가장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는 불입액 대비 연금액을 뜻하는 수익비다. 물론 수익비는 표면적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야 하는 게 퇴직금이다. 퇴직금은 노동자들의 노후연금의 한 종류로, 일종의 일시불 연금으로 볼 수 있다. 공무원들의 퇴직금은 대단히 낮게 산정돼 있는데, 이것을 벌충하는 개념이 높은 공무원연금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조건 하에서 퇴직금을 더해 재산정한 수익비는 그렇게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 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 문제점과 개선방안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20141110일자 <연합뉴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무원연금을 대가로 공무원임금을 낮춤으로써 임금의 일부가 공무원연금으로 이전되는 측면을 함께 감안한다면, 격차를 말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연금이 제정된 1960년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제시한 입법취지는 이런 것이었다. “이 연금에는 여러분의 임금과 퇴직금도 포함돼 있다. 그러니 당장의 낮은 임금과 퇴직금은 참아 달라!” 실제로 일반 공무원들이 저임금을 감내했던 것은 임금의 일부가 공무원연금으로 적립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일종의 후불임금개념이 공무원연금에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것들을 따지지 말고, 순전히 형평성의 문제로만 접근한다면 공무원연금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이 일반 국민들에 비해 과도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말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

 

특혜를 누리는 공무원들은 따로 있다. 바로 극소수의 정무직들이다. 정무직은 공무원 가운데 유일하게 매달 연금 500~600만 원, 600만 원 이상 수급자가 있는 직종이다. 정무직이란 감사원장, 국회사무총장, 대통령 비서실장, 국무총리, 장관, 차관, 청장, 광역시장, 도지사 등을 말한다. 이들은 공무원연금기금에 돈을 낸 적이 사실상 없다. 하지만 일반 공무원 퇴직자들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가장 오랜 기간 공무원연금기금에서 수령해가는 고액수령자들이 바로 이들이다. 가령 전직 대통령연금 수령액은 월 1,400만 원에 이른다. 따라서 상박하후로 공무원연금을 개정한다고 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어차피 정무직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을 거의 한 푼도 내지 않았기에 받는 돈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이들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낸 연금에서 공짜로, 그것도 가장 높은 연금액을 수령해가는 일종의 도둑들인데,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도둑들의 불로소득을 없애지 않고, 다만 약간 손 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새누리당과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악이 관철되면 그 결과는 객관적으로 무엇일까? 그러면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수익비 구조보다도 오히려 불리해지는 것이다. 그 점에서 새마을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이 애국하는 심정으로 희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일부 우익단체들의 주장이 차라리 더 솔직하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 일반 대중들과 공무원 노동자들을 대립시켜 마녀사냥의 재물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뒤, 연금과 관련한 그 다음의 수순은 무엇일까? 바로 정부 재정적자를 이유로, 그리고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문제를 들고 나와 공무원연금 수준의 낮은 수익비로 국민연금을 개악하는 것이다.

 

정부 재정적자 : 책임 떠넘기기

 

정부는 천문학적인 정부 재정적자를 공무원연금 개악의 근거로 들고 있다. 가령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이한구 위원장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정부가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위해 주는 연금 보전금이 53% 줄어들도록 했고, 2080년까지 합치면 35%가 줄게 된다“2080년까지 적자 보전금 1278조 원이 드는데 우리 당의 모든 안을 동원해도 830조 원은 나가야 하고 그래서 최종 줄어드는 적자가 440조 원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에 의한 재정적자 규모가 과장돼 있다. 자본가정부와 자본가정당들에게 익숙한 수법이지만, 적자의 크기를 과장하기 위해 2080년까지 무려 64년 동안 발생 예상치를 더해 천문학적 수치로 가공하고 있다. 연 평균으로 따지면, 연간 15조 원 규모인데 이것은 이자비용을 더하고 물가인상분까지 계산한 최대값이다.

 

게다가 이 정부 재정적자를 공무원연금에 따른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1960년에 제도가 시행됐다. 공무원연금은 의무납입기간 20년이고, 가능납입기간 33년이다. 따라서 1980년에 최초 수령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대부분 정년을 채운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금이 지급됐다. 그런데 연금기금은 1993년부터 적자로 바로 전환된다! 지출은 거의 없고, 대부분 수입만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바로 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가? 33년간 공무원들이 매달 납입한 연금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것을 파헤치면 적자의 진정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다.

 

99년부터 2000년도 사이에 가져다 쓴 연금적립금을 아직도 국가에서 연금관리공단에 갚지 않고 있다. IMF 시절 11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하면서 퇴직급여 명분으로 공무원연금에서 정부가 빌려 사용한 돈이 2013년 가치 기준 93,139억 원이다. 법적으로 정부가 공무원연금기금에 내야 할 돈인 정부책임준비금을 내지 않아 2013년 기준으로 누적된 금액도 72천억 원에 달한다. 이런 식으로 정부책임 때문에 공무원연금에서 발생한 적자규모는 2013년 기준 총 3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서 공무원연금의 정부 부담률을 보면, 일본은 28%, 미국 35%, 프랑스 62%, 독일과 대만은 100%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12.6%OECD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1960년 공무원연금법 입법 취지인 임금의 일부를 후불제 개념으로 공무원연금으로 이전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책임주체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후불임금을 떼어먹으려는 정부이지 공무원 노동자들이 아니다.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의 당면 표어 :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공격하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연금과 임금을 대폭 줄여 착취를 강화하고, 나아가서 이런 착취강화 시도를 연금 일반에 대한 개악을 통해 전체 노동자 민중에게 확대하려는 기만적 정책은 한국 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현 시대의 모든 주요 자본주의 정부들을 관통하는 돌림병처럼 도처에서 출몰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전 세계적 위기가 이 모든 정부들을 동시에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2010년 이래 공무원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18% 줄었다. 2020년까지 공공부문을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려는 계획도 발표됐다. 공무원연금을 대폭 삭감하려는 계획도 빠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노동자들을 정부 재정적자 해결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연금개악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철도 소유주인 프랑스 철도시설공단(RFF)과 철도 운영을 맡은 SNCF55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이유로 통합하고, 그 과정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이런 책임전가 시도는 그리스와 스페인 정부의 경우에는 더 극적인 형태로 나타난 바 있다.

 

자 본가들을 살리는 데는 정부 재정을 거리낌 없이 쏟아 부으면서도 공공부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정투입에는 극도로 인색했던 결과였던 부채 증가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세계 도처에서 터져 나왔던 것은 이와 같은 배경을 깔고 있었다. 영국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총파업이나 프랑스 철도 노동자파업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저항은 세계 전반에서 새로운 활력으로 점차 솟구치고 있다.

 

재정적자를 빌미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비롯한 노동자계급에 대한 자본가정부의 공격은 모든 주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공통적인 현 시대의 모습이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주요 자본주의 정부들이 보이는 모습은 지금 한국 정부의 공공부문정책과 너무나 흡사한 일종의 예고편이다.

 

자본주의의 세계적 위기와 자본가국가의 반동화

 

주요 자본주의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모종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 나라들을 함께 휘감는 공통의 물질적 기초가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바로 자본주의의 세계적 위기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동자에 대한 공격과 착취를 증가시켜, 노동자계급의 피땀으로 자본가들의 왕국을 안전하게 만들려는 몸부림이 자본가정부들의 현 정책을 규정하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금융산업에 고인 투기자본들에 의해 실질가치와 무관하게 인위적으로 형성된 부동산거품이 더 이상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됐음을 드러냈다. 파산이 예고된 거대 금융기업들만이 아니라 이 거대 금융기업들에 막대한 투자를 한 생산분야의 대기업들도 함께 위기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다. 소방수로 나선 자본가정부들은 엄청난 구제금융 조치를 통해 자본가들을 원조했는데, 이것은 정부부채로 남겨졌고, 국가파산의 위험을 도처에서 탄생시켰다.

 

이런 상황 앞에 자본가정부들은 노동자들을 향해서 긴축재정을 작동시켰다. 복지의 체계적 축소와 나란히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의 축소정책이 뒤따랐다. 또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를 증가시켜 국가파산의 위험을 줄이려 발 벗고 나섰다. 한마디로 자본가정부는 자본가들을 향해서는 무한한 재정확대정책을, 노동자들을 향해서는 무한한 재정축소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정부재정은 오로지 자본가들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가들로부터 세금을 벌충하는 방식으론 절대 안 된다. 오히려 갖가지 규제완화 명목으로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 이것은 정부 재정적자를 눈덩이처럼 불리는 핵심 요인이다. 가령 자본가들을 위한 분야에서 확대예산기조는 이명박 정권 때부터 집행돼 왔고, 이런 추세는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4대강 사업이란 이름으로 건설자본을 위한 퍼주기 정책을 막무가내로 집행했다. 이를 이어받아 박근혜 정부는 이른바 규제완화란 이름으로 자본가들의 생명줄을 만들려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자본가들을 위한 퍼주기 정책들은 정부부채를 급증시키고 있다. 특히 대응 자산이 없어 국민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적자성 국가채무는 오는 2018400조 원에 달하고 국가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18년에는 5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4921, 정부에 따르면 2015년 국가채무는 5701천억 원으로 올해(전망치)보다 431천억 원(8.2%) 늘어나고 국가채무 중 적자성 채무는 3142천억 원으로 315천억 원(11.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적자성 국가채무가 전체 국가채무 증가분 중 70% 이상을 차지하고 늘어나는 속도도 전체 국가채무보다 빠르다는 것이다.”(2014922일자 <연합뉴스>)

 

이런 국가부채 급증은 어떤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가? 국가부도 위험 앞에서 그리스에서 벌어진 사태가 한국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자본가들을 향한 확대재정정책을 멈출 생각이 없다면, 바로 그만큼 노동자들을 향해 긴축재정정책을 도입하는 것 말고는 한국 자본가국가는 재정위기에서 도망칠 다른 길이 없다. 유럽과 미국에서 자본가정부가 갔던 길을 한국 자본가정부는 빠른 걸음으로 뒤쫓고 있다. 해법도 똑같다. 노동자들을 겨냥해 날카로운 착취의 발톱을 휘두르고, 이렇게 더욱 강화된 착취를 공권력이라 부르는 강제력과 함께 온갖 교활한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정당화하는 것이다.

 

누가 이 위기의 대가를 치를 것인가?

 

우선 정부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전가하고 있다. 담배세 인상처럼 세금이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동원하기 시작하고 있다. 공무원, 교사 연금축소로부터 시작되는 국민연금 축소계획은 그것을 능가하는 대규모 위기탈출 프로젝트다. 다음으로 정부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임금과 공무원연금을 낮추고,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절약하고 모든 돈으로 그 동안 자본가들을 위해 퍼줘서 생긴 정부재정적자를 만회하고, 나아가서 더 많은 돈을 자본가들에게 퍼주겠다는 것이다. 법인세를 낮추고, 온갖 규제완화 명목으로 자본가들에게 매기는 세금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상황은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다 :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킴으로써 자본가들이 위기를 탈출하는 것, 그리고 그 선두에 정부가 서는 것!”

 

그런데 탐욕스런 자본가들과 이들의 탐욕을 대변하는 자본가정부는 이것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위기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과잉자본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를 마련해줘야 한다. 공무원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개악을 통해 연금기능을 사실상 소멸시키고, 그 빈자리를 민간연금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확대정책이 그것이다. 공무원연금만이 아니라 공기업퇴직금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퇴직금을 퇴직연금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것은 민간 거대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 생산분야의 이윤율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으며, 장기간 동안 정상화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정부의 정책은 거대한 금융투기판을 불러올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의 미래는 자본주의 경제의 불안정성에 저당 잡힐 것이다. 반면 대재벌들의 민간 거대보험사들은 어떻게든 노후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상당한 이윤을 수확할 것이다. 정부 또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축소로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다.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체제 위기의 모든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자본주의 경제를 이끄는 핵심 부위들에서 위기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세계 자본주의 경제 역시 밑도 끝도 없는 침체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앞에서 자본가정부는 대중들이 선거를 활용해 저항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려운 다음 국회의원 선거 이전인 2년 동안 빠르게 위기전가정책을 밀어붙이려 계획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개악을 필두로 먼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총공세가 진행될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자계급 전체에 대한 공세로 이어질 것이다. 공무원들을 몰아붙인 명분이었던 정부 재정적자 해결 논리는 곧장 노동자 민중을 겨냥한 세금인상과 공공서비스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공무원들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이 연금개악으로 노후를 저당 잡히고, 더 비싸게 전기, 수도, 가스, 철도, 지하철 등의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공공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지키고, 동시에 정부 재정적자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는가? 다시 말해 자본주의 위기의 책임으로부터 노동자계급이 벗어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는가?

 

아주 분명한 길이 있다. 이 위기를 불러왔고, 또한 국민들의 혈세를 자신의 부를 증대시키는 도구로 전용해왔던 바로 그 자들인 자본가들에게 책임을 묻는 길 말이다. 이른바 국가재정이 대규모 적자를 눈덩이처럼 키워왔던 그 동안, 그리고 노동자대중이 경제위기의 온갖 대가를 치르면서 실업과 저임금, 비정규직제도에 신음해 왔던 그 동안 자본가들은 어떤 상황에 있었던가? 그들은 천문학적 부를 더욱 빠른 속도로 늘리면서 부의 왕국을 더 높이 건설해왔다.

 

2009년까지 재벌가문의 재산은 800조 원 정도였다. 지금 그들의 재산은 5년 전에 비해 53%나 불어난 1,240조 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근거하면, 1998년에 국민총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73%였으나 2012년에 63%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동일 기간에 국민총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16%에서 21%로 수직상승했다. 동국대 김낙년 교수의 통계에 의하면, 2012년 기준 한국의 상위 1% 소득은 전체 국민소득의 20%에 달하고, 상위 10% 소득은 전체 국민소득의 45.5%에 이른다.

 

 

 

바로 이들에게 위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게다가 한국의 대자본가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국민들의 재산을 사적으로 전용한 결과 탄생했으며, IMF를 거치면서 자신들이 져야 할 적자를 국민들의 재산으로 대체했다. 공공서비스 또한 이들은 자본가국가와 결탁해 헐값으로 이용하면서 이윤을 축적해왔다. 가령 컨테이너, 시멘트, 석탄 등 철도 화물수송 분야는 자본가들이 사용하는 공공서비스 분야다. 그런데 여기서 운송료는 원가보상률 50%도 안 되는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이윤율을 보전해주는 대가로 철도화물분야에서 적자가 쌓이는 것이다.

 

이 착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만이 정의와 평등의 원칙에 부응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 사내유보금이란 이름으로 저장된 대기업의 수백조 원의 이윤에 과세해야 한다. “3일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20대 대기업 집단의 사내유보금은 3224,490억 원에서 5889,500억 원으로 82.6% 늘어났다. 반면 20대 그룹의 실물투자액은 20093330억 원에서 지난해 96,060억 원으로 70.9%나 감소했다.”(2014113일자 <아시아경제>) 2013년 사내유보금 588조 원과 실물투자액 96,000억 원 사이의 차액은 무엇인가? 적정한 이윤율을 보장받지 못해 이리저리 떠돌면서 투기자본으로 둔갑하고 있는 거대한 이윤 덩어리가 아닌가? 이 이윤 덩어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기준에서 보더라도 투자되지 못하는 암덩어리가 아닌가? 이에 대해 단 10%만 세금을 부과해도, 60조 원에 달하는 재원이 조달된다.

 

이토록 간단하고 정의로운 해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정부는 공무원 노동자들과 노동자대중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는가? 이야말로 이 정부가 오직 노동자 민중에 대한 수탈을 통해 부유한 착취자들의 천년왕국을 지키는 파수꾼에 불과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자본가들에게 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는 이 자본가국가에 맞선 단호하고도 대담한 노동자투쟁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발상법

 

만일 착취자들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거꾸로 이렇게 공세적으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착취자들이 노동자대중을 수탈해 쌓아올린 거대한 불로소득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노후를 보장하는 전망 말이다. 그렇게 문제를 재설정한다면, 현재의 공무원연금은 더 확대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유지하는 것이 정당하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그렇게 접근한다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바로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우선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 연금을 더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공공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노동자대중의 생활수준을 사회적으로 개선해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전망을 세운다면, 지금 정부가 감행하고 있는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저항력이 있었다는 조건 하에서만 성립하는 얘기지만, 그 동안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던 고용주(정부) 덕분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아주 큰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자본가들의 부를 증식시키는 데만 혈안이 된 자본가정부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이것은 위기만은 아니다. 거대한 기회일 수가 있다. 바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계급을 사회적으로 결집시켜 한 줌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에 맞서 투쟁해 자신의 생존권과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함께 지켜나가는 새로운 전망을 열 수 있다는 말이다.

 

가증스런 정부에 맞선 공공부문 노동자 총단결투쟁이 점차 형성돼 나가고, 이것이 공무원, 교사연금을 비롯해 전반적인 국민연금개악반대로 뻗어나간다면 이 투쟁은 고립된 한국 노동자운동을 전체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한국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노동자계급 대 자본가계급, 노동자운동 대 자본가정부 사이의 거대한 계급투쟁을 작렬시키는 출발점이 공무원연금개악 반대투쟁을 통해 탄생할 수 있다. 이 전망을 사회적이고 계급적인 투쟁을 통해 현실에서 실현함으로써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공세를 노동자운동의 빛나는 진격의 나날들로 뒤바꿔 놓는 것이 바로 우리가 꿈꿔야 하는 미래가 아닐까? 자본가정부와 그들의 끄나풀인 자본가언론들이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연금을 둘러싼 공방전 속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자대중의 생존권이 하나로 동여매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 바로 이것이 한국 자본가계급의 전술이다. 이 전술을 깨버리고, 반대로 둘 사이를 강철 동아줄로 꽁꽁 묶어세우는 것, 바로 이것이 공무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래서 한국 노동자운동이 자본가계급의 공세에 맞서 노동자대중의 생존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전체 사회에 당당히 알려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노동자계급의 해법이 광범위한 노동자대중의 가슴 속에 박히고, 더 높은 해결책을 향한 대담한 결의가 대중적으로 샘솟게 해야 한다.

 

착취자들의 전술과 노동자운동의 전술 : 전국공무원노조가 옳게 가는 길을 따라 계급적 전선을 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본가정부의 전술은 간단하다. 4,500만 노동자 민중과 120만 공무원들을 서로 대립시키면서, 불안정한 미래와 노후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공무원 노동자들을 겨누는 무기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이런 이데올로기적 포위고립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그 다음은 고립된 공무원 노동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물리적 진압작전이 뒤따를 것이다. 이것은 우선적인 저항주체인 공무원노동조합을 파괴하는 궤멸공세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작전이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다음 번 차례는 공기업 노동자들이 될 것이다. 그 뒤는? 공공부문 노동자운동을 제압한 뒤, 자본주의 경제회생을 내세워 민간분야 노동자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전개될 것이다.

 

이에 맞서 지금 전국공무원노조는 옳은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의 공무원연금제도를 보호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국민연금 수준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사회적 깃발을 대담하게 휘날리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대중과 공무원 노동자들을 대립시켜, “국가재정을 어느 계급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노동자들을 위해 아니면 자본가들을 위해?”라는 연금문제의 진정한 쟁점을 비껴가고 노동자계급을 분할하려는 자본가국가의 술책에 맞불을 놓는 것이다. 동시에 이것은 공무원노동자들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올바르고 현명한 길을 걷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위기탈출을 돕기 위해 정부재정을 쏟아 부은 결과 막대한 적자가 누적돼 비틀거리는 자본가정부의 상황, 그리고 갈수록 헤어나기 힘든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반면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의 불안정과 불투명한 미래에 신음하는 대중의 상황이 현재를 특징짓고 있다. 이 사회적 토대 위에서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광범위한 노동자대중의 요구와 자신의 요구를 하나로 통합시키지 않고서는 한 발도 전진하기 어렵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이 점을 꿰뚫고 공세적이고 계급적인 사회적 전투로 전진함으로써 자신의 생존의 요구를 함께 해결하려 나서고 있다.

 

자본가언론들을 총동원한 입체적인 이데올로기 공세 앞에서, 게다가 그 동안 한국 노동자운동의 치명적인 질병이었던 조합주의 때문에 광범위한 미조직 노동자대중이 노동자운동을 특권집단으로 불신하는 상황에서 공무원노조는 자본가 국가가 쳐 놓은 분할의 장벽을 과연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단적인 사례가 작년에 전개된 철도노조의 12월 파업투쟁이었다. 수서발 KTX 민영화 반대투쟁은 철도 노동자들조차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뜨거운 지지를 끌어냈고 이것은 정부가 파업 노동자들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게 만든 강력한 저지선이었다. 이런 투쟁의 풍부한 가능성은 앞으로 더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이런 경험은 전혀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된 노동자운동이 자신들만의 문제해결에만 갇힌 조합주의 늪에서 벗어난다면, 그래서 자신의 문제와 전체 노동대중의 문제를 하나로 결합시킨 정치적이고도 계급적인 사회적 운동으로 전진할 수 있다면 이에 호응할 수 있고, 또한 이에 호응함으로써만 자기 앞에 닥친 위기와 재앙을 극복해갈 수 있는 광범위한 노동자대중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상황이 있다. 바로 공공부문 노동자 전체의 단결 가능성이다. 그리스에서, 영국에서, 미국에서, 스페인에서, 프랑스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결과 저항은 점차 솟아나고 있다. 유럽에서 정부 공세의 일차적 타겟이었던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총파업의 선두부대였다. 가령 영국에서는 2011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연금개악 반대를 내건 두 차례의 파업이 일어났다. 올해 8월에도 영국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한 임금투쟁을 전개했다.

 

한국에서도 그 동안 침체상태에 있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일어나 하나로 단결하고 과감하게 연대투쟁에 나서는 상황은 결코 먼 미래의 상황이 아닐 것이다. 정부를 전면에 내세워 총단결한 자본가계급의 공세 앞에 정치적, 계급적 전선을 쳐야만 최소한의 권리라도 사수할 수 있다는 점이 모든 공공부문 노동자들 속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냐 한국노총이냐와 무관하게, 공무원 노동자대중 속에서 함께 단결해 투쟁해야 한다는 자각이 확대되는 것은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정부의 공격이 공무원 노동자를 시작으로 교사, 공기업 노동자를 비롯해 전체 공공부문 노동자를 겨냥하는 만큼, 공공부문 노동자 전체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연대투쟁의 기운은 대중 속에서 계속 확대될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공무원연금 개악반대 및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개선하라는 요구를 자신의 요구로 받아 안고 정부에 맞서는 공공부문 노동자 총투쟁전선을 세울 수 있다면, 이것은 이후 예고되는 정부의 일련의 공세 앞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굳건한 저항선을 건설하는 소중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물론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10년 이상 자리잡아왔던 침체의 분위기, 연대투쟁의 약화, 나아가서 공공부문 노조 상층에 두텁게 자리 잡은 관료적 지도부는 쉽사리 극복하기 어려운 역사적 유산이다. 하지만 풍부한 잠재력도 꿈틀거리고 있다. 우선 공공부문 노동조합 속에서 그동안의 침체와 보수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투쟁에 나서고자 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자라나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공기업 노조들에서도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공부문의 평조합원들은 깨어나고 있다. 그들은 정부와 붙어볼 만한 힘을 노동조합이 조직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온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따져보고 있다. 게다가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사실상 똑같은 공격에 노동자들이 대면하고 있다. 이제껏 정부는 공격의 시점을 사업장 별로 달리 하면서 투쟁전선이 하나로 모이는 것을 적극 차단해왔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겨냥한 지금의 동시다발적 공세는 그만큼 공공부문 전반에 대한 공세를 오래 끌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자본가계급에게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처럼 공동의 문제에 동시간대에 직면한 노동자들은 조금이라도 기회가 열리면 공공부문 노동자 공동전선을 향해 더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

 

정부와 공공부문 노동자들 사이의 전면전은 향후 2년간 한국 자본가계급 대 한국 노동자계급 사이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이후의 계급역관계를 좌우할 결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바로 그 만큼 한국 노동자운동이 계급적으로 단결하고 정치적으로 각성하며, 전체 노동자대중과 함께 투쟁하는 사회적 세력으로 부상해야 할 필요성은 절실하다. 자본가계급과 그들의 정부 또한 총력전 태세로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87년 노동자대투쟁과 96, 97년 노동법개악 반대투쟁을 통해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선보인 노동자운동을 경험한 한국 자본가계급이다. 그들은 과거 87년처럼 노동자투쟁에 무방비상태로 기습당하는 경험부족의 부대가 더 이상 아니다. 또한 사회적 이데올로기 전장에서 충분한 우위를 점하지 않은 채 단순히 물리력으로만 노동자운동을 상대하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게다가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한 노동자대중의 상태와 점증하는 분노의 에너지를 그들은 계산에 넣을 수밖에 없다. 사실 역설적이게도 이와 같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가 낳은 결과물 중 하나가 공무원연금 개악시도다.

 

공무원 조직을 자본가정부의 휘하에서 통제할 수 있느냐는 자본가정부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요소 중 하나다. 그런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제껏 자본가정부가 동원해왔던 것은 안정된 고용과 함께 미래의 확실성, 즉 공무원연금제도였다. 그런데 후자의 버팀목을 자본가정부 스스로가 뒤 흔들고 있다. 아니 파괴하려 하고 있다. 위기에 몰리고 있는 자본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가 없기 때문이며, 정부 재정적자로 자본가정부 자신이 위기에 빨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가려져 있던 자본가정부의 모순, 즉 이 정부의 목적은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그 수단은 공무원 노동자들을 동원하는 것이라는 모순이 바야흐로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을 자본가정부는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공무원연금제도가 흔들리면서 공무원 노동자들의 계급적 자각과 단결투쟁을 억제해왔던 물질적 토대는 허물어져가고 있다.

 

만약 자신의 요구와 노동자대중의 요구를 하나로 결합시킨 사회적 전투로 공무원 노동자들이 계속 전진하고 의미 있는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면, 이것은 자본가정부에게는 거대한 패배를 뜻할 것이다. 그들의 발밑에서 노동자운동의 거대한 부대가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재앙을 피하기 위해 자본가국가가 동원하는 전투의 장비와 규모는 막대할 수밖에 없다. 가령 제도언론을 총동원한 입체적인 이데올로기 공세는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이런 포위고립전략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전체 노동자운동의 계급적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 공무원연금 개악반대투쟁과 함께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대폭 개선하는 투쟁을 전체 노동자운동이 자기 투쟁으로 떠안아야 한다. 그리고 이 투쟁을 전체 노동자대중과 함께 하는 사회적 투쟁으로 확장해야 한다. 그 가운데 기업 법인세 대폭 인상’, ‘재벌들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대폭 과세처럼 연금재원을 자본가계급에게 부담시키는 계급투쟁적 전선을 사회적으로 세워내야 한다. 나아가서 군비축소, 경찰병력축소 등과 같은 요구로 확장해야 한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소중한 능력은 파괴적이고 비생산적인 영역이 아니라 가장 생산적인 영역에서 발휘돼야 한다. 가령 사회복지사, 교사, 의료인력 등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산적 영역에서의 공무원 일자리 확대를 청년실업 해결과 연동시켜야 한다. ‘생산적이고 복지적인 공공분야에서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젊은이들에게 보람 있는 일자리를 열어주자!’

 

이런 계급적 총단결투쟁의 힘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필사적으로 덤벼드는 자본가정부와 홀로 맞서야 하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아무리 옳더라도 성공적으로 전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의 투쟁을 전체 민주노조운동의 사활적 투쟁으로 받아 안고 사회적 전투에 대담하게 착수해야 한다. 사업장별로 갈가리 찢겨왔던 조합주의 운동을 극복하고 계급적이고 정치적인 운동으로 한국 노동자운동이 도약하는 소중한 기회로 받아 안아야 한다. 이렇게 전진하지 않는다면, 미조직 노동자대중의 고통이 커질수록 오히려 조직된 노동자운동이 고립돼 정부의 공세에 격파당하는 불행한 상황을 연금문제에서도 우리는 피할 수 없다. 그것은 계급적, 사회적 운동으로 도약하지 못한 노동자운동에 내려지는 역사의 심판이다. 자 신을 덮치는 불행과 고통을 끝장낼 유일한 길이 자본과 정부에 맞선 노동자운동을 지지하는 것임을 평범한 노동자대중이 확신할 수 있게 온갖 희생과 헌신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전투에서 우리 노동자운동이 승리를 제대로 열어가는 것이다.

 

노동자의 힘을 대신하겠다는 자들을 경계하자!

 

부르주아 정치권의 타협과 조정능력에 기대지 않는 것, 특히 야권연대전략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공공부문에서의 투쟁을 위한 정치적 전제조건이다. 2013년 수서발 KTX 민영화에 맞선 투쟁에서 철도 노동자들이 경험했듯이, 자본가정당들은 중요한 것은 다 포기하고 다만 부르주아 정치세력들의 말장난이나 쳐다보는 무기력한 처지로 노동자들을 몰아넣는 수단으로 협상과 합의를 이용했다. “그들은 우리를 책임질 생각이 없는 사기꾼이다. 다시는 속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 철도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우리는 작년 민영화반대 철도노조투쟁의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하게 된 이 소중한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민영화 반대문제와 달리, 현재 새누리당 주도로 진행되는 공공부문 노동자 공격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공부문의 노조관료층을 협상 파트너로 이용해, 약간의 양보를 하되 큰 전투 없이 자본가계급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그래서 공공부문 노조관료집단을 회유 포섭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만 새누리당과 다를 뿐이다. 공무원연금 개악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흡수하려는 정치적 이해타산의 결과물이다.

 

게다가 새정치민주연합과 같은 세력에 기대하고 협력하는 것은 공무원연금 개악반대투쟁이 계급적 투쟁으로 도약하는 데서 결정적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불신하고 있는 광범위한 미조직 노동자들은 이 의심스런 당과 협력하는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놀음이라고 단정해버리면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와 달리 노동자 자신의 단결투쟁력에만 철저하게 의지하는 것, 그래서 광범위한 노동자대중과 조직된 공공부문 노동자투쟁을 하나로 묶어세우는 데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 것만이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점에서 또 하나 경계해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사회적 합의 요구다. 우선 질문해야 할 것은 무엇을 사회적으로 합의하자는 것인가의 문제다. 공무원연금을 축소시켜 형평성을 재고하고 정부 재정위기를 타개하자는 논의의 기본 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포를 다 떼고 수세적 링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셈이 될 것이다. 그 때부터는 얼마나 덜 뺏길 것인가를 둘러싸고만 논의가 진행될 것이고, 더욱이 국민연금 확대를 공무원연금 문제와 연동시키는 공세적 전진은 원천봉쇄될 것이다.

 

다음으로 질문해야 할 것은 사회적 합의는 도대체 어떻게 이뤄지는가의 문제다. 자본가정당들을 주축으로 해서 여기에 중립을 가장한 교수들이나 정부관료들을 끼워 넣는 구조 속에서 노동조합의 지도자들 몇몇이 들어간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합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그것은 사회적 합의를 가장해서 노동조합의 지도자들을, 나아가서 노동조합의 대중들을 꽁꽁 묶어버리는 함정에 불과하다. 진정한 사회적 합의는 노동자계급 전체의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미조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사회의 전체 노동대중들을 향해 호소하고 그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단호한 노동자투쟁에 의해서만 열릴 수 있다. 이것만이 힘으로 가짜 사회적 합의기구의 권위를 박살내고 사회적 요구를 자본가들과 정부에 강요할 수 있는 유일한 사회적 수단이다.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노동자투쟁이란 단단한 구심을 갖출 때에만 사회적 역량을 하나로 모아냄으로써 강력한 에너지로 타오를 수 있다. 그리고 이 에너지를 통해서만 사회의 압도적 다수자인 노동자대중의 의지가 하나로 합의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회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같은 세력이, 그리고 이 세력의 중재 하에 열리는 가짜 사회적 합의기구가 해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런 노동자의 독립된 투쟁이다.

 

하지만 투쟁과 단결을 회피하려는 노조관료층은 자신의 무능력을 가리기 위해 더욱더 집요하게 새정치민주연합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을 것이며, 사회적 합의기구에 목을 맬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중재가 아니라 생존권을 사수하는 것이며, 자본주의 공세를 정면 돌파할 수 있는 승리의 길을 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투쟁과 단결이라는 사활적인 방향이 투쟁하는 노동자들 앞에 더욱 강력한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전망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공무원연금 문제를 시발점으로 공공부문에서 계속해서 전개될 것이다. 그 승부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오직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 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에 의해서만 결과는 좌우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자본가계급은 사회적 세력으로 자신을 세워내고자 분투하고 있다. 비록 기만적이고 가증스러울 뿐이지만, 그들은 대중에게 자신들이 내놓는 해법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있냐고 꼬드기고 있다. 공무원연금 문제에서 현재 그들은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고, 사회적 세력화의 일보를 내딛고 있다.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는커녕 한 줌 착취자들의 주체할 수 없는 거대한 부를 증식시키는 역할에 몰두하고 있을 뿐인 자본가정부와 자본가정당들조차 사회적 세력을 조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노동자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노동자운동은 그들이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진실로 강력한 사회적 세력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단 하나의 요소만 충족하면 된다. 혼자서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직 전체 노동자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단결투쟁 속에서 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해야만 살 수 있다는 계급적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가 옳게 내딛고 있는 그 발걸음을 중단 없이 계속 내딛는 것, 그리고 이 발걸음에 전체 조직 노동자운동이 합류해 온 힘을 다해 사회적인 계급 대치선을 단호하게 치는 것, 바로 이것이 절실한 과제다. 공무원연금개악 반대투쟁은 그 위대한 시발점이 될 수 있고, 또한 반드시 돼야 한다! (2014년 11월 11일)

 

- 첨부파일

141111공무원연금.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