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송씨네 2006. 9. 30. 23:14
아저씨 어서 일어나요 길에서 자면 큰일나

무슨일이 있었나 빗속을 거닐었나 저 까만 발로
꿈꾸고 있는 걸까 뭐 할말이 있을까 어디 얘기를 들어볼까

길에서 주무시면 얼어죽어 버릴 거에요
아저씨 일어나 기운내요
 
-자우림 2집 '이런데서 주무시면 얼어죽어요' 중에서...-
 
 
 
 
 
오늘 (9월 30일) 새벽 영등포역에서 잠을 자던 노숙자들이 방화 셔터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MBC 뉴스 자료화면 중에서...

 

 

사실 노숙자들이 전철역에서 잠을 청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저 사람들... 저 사람들이 죽음 자초한 일인데 우리가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이다.

종각역, 을지로 입구역, 서울역, 영등포역 등등...

노숙자들이 잠을 청하는 장소는 이렇게 역주위가 많다.

 

나는 얼마전 노숙자들에게 저녁 식사를 배푸는 한 봉사 단체 취재를 접하면서 노숙자들이 잠을 청하는 모습들도 관찰하게 되었다.

 

사랑은 행동(Action) 입니다!-자원봉사 단체 '행동하는 양심'...기사 보기!

 

 

그들은 하나같이 낡은 박스를 줍고 거기에 어디서 구해왔는지도 모를, 또한 세탁은 했는지 의심스러운 담요를 준비하고 거기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이정도는 노숙자들 중에서는 양반인지도 모른다.

양말을 벗고 아주 오래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고 옆에 소주병이 뒹굴고 있는 상태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들도 있다.

 

그리고 내가 얼마전 관찰한 노숙자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서울 종로의 한 은행 앞...

은행 운영시간은 끝난 주말 자동현금 인출기에 누워 있는 한 노숙자를 발견하였다.

 

 

 

 

 

 

옆에는 쓰레기통이 놓여져 있었고 사람들이 먹다 버린 쓰레기로 쓰레기통 주위는 아수라장이다.

이 옆에서 한 노숙자가 잠을 자고 있다.

술에 취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노숙자들과의 자리 다툼을 벌이다가 이 곳까지 온 것일까?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은행 앞에 써져 있는 안내문이다.

 

 

 

 

 

자동 현금 인출기의 운영시간 연장...

추운 겨울이라면 이 곳이 어쩌면 이 노숙자에게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겨울에 이런 곳에서 자칫 잠을 청했다간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

물론 앞에 이야기한 전철역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 보다 상태는 좋을지도 모른다.

사진에서와 같이 이 노숙자 옆에도 셔터가 설치되어 있다.

전철역에서 벌어진 방화 셔터가 떨어지는 사고 만큼이나 공공 시설 혹은 은행과 같은 시설의 물건들에도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왜 그들은 위험한 행동을 각오하고 이 곳에서 잠을 청하는 것일까?

 

거리미관을 해치는 주범은 노숙자들이지만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보금자리가 제대로 보장이 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이번 사고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제 2, 제 3의 사고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은 괜찮지만 겨울에 이런 곳에 계시면 얼어죽어요... 제발 아저씨의 보금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라고 말이다...

서울시와 정부는 이들을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까지 이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한번쯤 눈을 돌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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